두 바퀴로 만난 섬섬에서 섬으로 여행할 때 가장 조심할 점은 배를 놓치지 않는 것이다. 첫 단추를 잘 못 끼우면 주르르 밀려 버리기 때문이다. 근데 비행기가 말썽이었다. 인천에서 나가사키행 비행기가 지연 출발하면서 사세보항에서 출발하는 우쿠지마행 배 시간을 맞추기 위해 공항에서도, 항구에서도 얼마나 조바심을 냈는지 모른다. 어쨌든 오전 10시40분. 우쿠지마행 페리에 안전하게 탑승했다. 첫 여행지인 우쿠지마는 고토열도 최북단의 섬이지만 행정구역상으로는 고토시가 아니라 사세보시에 속한다. 짐을 내려놓고 한숨을 돌린 후에 목마른 사람은
우리가 고토로 간 이유고토열도가 성지순례의 한 코스로만 알려져 있어서인지, 자연을 만끽했다는 여행기를 찾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구성된 6명의 고토열도 원정대의 미션은 알려지지 않은 비경을 속속들이 만나고 오는 것이었다. 순례자가 아닌 여행자로, 특별히 캠퍼로서 말이다. 우리가 여행한 고토(五島), 즉 5개의 섬은 원래 고토의 주요 섬 5개와는 달랐다. 나가사키 사세보에서 배를 타고 고토열도를 북에서 남으로 내려오는 동선을 짰다. 첫 밤은 우쿠지마(宇久島), 둘째 밤은 노자키지마(野崎島), 3일과 4일째 밤은 나카도리지마(中通島),
홍콩에서 딱 하루만의 시간이 주어진다면올드타운센트럴은 가장 보편타당한 행선지다.꼭 소화해야 할 스케줄을 압축했다.*올드타운센트럴은 홍콩 여행의 필수 코스다. 할리우드 로드(Hollywood Road)를 중심으로 남쪽의 소호(Soho), 북쪽의 노호(Noho), 포호(Poho) 지역까지 포함한다. 홍콩의 시간이 그대로 느껴지는 오랜 골목골목에는 트렌디한 가게, 골목 사이사이 힙한 벽화들이 들어차 있다. 실컷 먹부림을 부리다 슬렁슬렁 쇼핑하기 좋은 셩완(Sheung Wan) 지역과 나이트라이프의 성지 란콰이퐁(Lan Kwai Fong)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걸어야 한다. 빌딩 사이, 좁은 골목 틈틈이 발자국을 찍으며. 가을에 홍콩을 만난다면 한여름 동안 숨어 있었던 당신의 걷기 본능이 깨어날지 모른다. ●Old Town Central노란 가스등 아래올드타운센트럴90년대 홍콩영화의 감성에 취해 본 적 있다면, 당신에게 올드타운센트럴은 ‘홍콩의 거리’ 이상의 의미를 갖게 될 것이다. 홍콩섬 서쪽, 센트럴 일대를 칭하는 올드타운센트럴은 높은 고층건물이 산을 이루고, 어느 곳보다 빠른 신식 문물이 들어오는 장소. 동시에 오랜 역사가 켜켜이 쌓인 노포, 거리와 골목 등이
말레이시아의 수도 쿠알라룸푸르는 골프여행하면 떠오르는 1순위 목적지가 아니다. 동남아시아만 해도 태국이나 필리핀 등 쟁쟁한 여행지가 많다. 앞으로도 크게 달라지지 않겠지만 그래도 상관없다. 쿠알라룸푸르의 매력은 대중성이 아니고 희소성이다. 참신한 골프여행을 찾는 골퍼에게 상대적으로 깨끗하고 안전한 쿠알라룸푸르의 이미지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인프라도 손색이 없다. 겨울을 나기에도 부담없는 착한 가격의 장기 체류형 골프장도 있고 쿠알라룸푸르 인근의 명문 골프장을 섭렵할 수도 있다. 다양한 선택지 중 쿠알라룸푸르의 자타공인 상위 랭킹 골
새삼스레 ‘있던 곳’에 대한 그리움이 솟아난다. 마음을 억누르던 노여움도 누그러진다. 지금, 수수한 팔라완으로 떠나야 할 이유다. 비행기가 이륙하는 순간은 늘 극도의 흥분으로 가득하다. 짓누르고 있던 억압을 땅에 내려놓는 기분이랄까. 몸과 마음이 지쳐 있을 때였다. 팔라완으로 가는 비행기에서 단잠에 빠졌다. 4시간이 금세 지나고 푸에르토 프린세사에 닿았다. 국제공항답지 않게 소박한 공항은 수속이 빨랐다. 짐을 끌고 나오니 후끈하고 축축한 공기가 폐 속으로 훅 들어왔다. 열대의 향기다. “지금은 우기입니다. 언제 어떻게 폭우가 내릴지
안다만해를 따르자던 여행의 동선은 어느 순간부턴가 의식하지 않아도 됐다.바다는 길잡이가 되어 줄 뿐더러, 곁을 떠나지도 않았다.“자, 이제부터 시~작!” 푸껫섬과 태국 본토를 잇는 사라신 브리지(Sarasin Bridge)를 건너는 차 안에서 현지 가이드 니나(Nina)가 다짜고짜 숨을 참으란다. 흐읍- 휴우. 다리 끝에 다다라 아껴 둔 숨을 몰아 내쉬자 “이 다리 끝에서 끝까지 숨을 참으면 사랑이 이루어진다는 얘기가 있거든요.” 그제야 니나는 이유를 설명했다. 길이 약 500m에 제한속도는 시속 90km, 계산해 보면 20초 정도
작은 배를 타고 바다 위의 사바나, 바다 위의 나미비아와 같은 플로레스해를 항해했다. 낯설기만 한 빠다섬과 길리라와 다랏섬에서 트레킹을 하고, 카나와섬에서 스노클링을 즐겼다. 코모도섬과 린차섬에선 이 시대 마지막 남은 공룡의 후예와 만났다. 인도네시아는 매우 광대하고 깊은 나라였다. ●바다 위의 나미비아 인천에서 출발해 적도를 넘어 발리로 날아왔다. 하지만 목적지는 발리가 아니다. 한 열에 네 자리씩 있는 프로펠러 비행기에 다시 올라 월리스 라인(Wallace Line)을 넘어 오세아니아로 향했다. 월리스 라인은 영국의 동식물 연구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나가사키에는 가톨릭 금지령이 내려졌다.매서운 탄압에도 신자들은 남몰래 성가를 구슬프게 불렀다.그래서 나가사키에는 침묵 속에서 굳건히 신앙을 지켜온 이들의 애잔함이 서려있다.신자들의 정신적 가치로 무장한 나가사키는 지난 2018년 7월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재되는 영광을 얻었다.●신자들의 정신적 고향 오우라 천주당 나가사키 항구와 접한 언덕길에는 1864년 일본의 개항으로 선교사가 세운 성당, 오우라 천주당이 있다. 몰래 신앙을 지켜온 신자들이 무려 2세기만에 선교사와 만난 장소로 의미가 크다. 선교사와
일본 영화 속에 등장할 법한 작은 시골마을을 동경해 왔다면, 시마네현 이이난쵸를 찾아가자. 자연으로 둘러싸인 이곳에서는 모두가 마음의 평화를 얻을 수 있다.●숲이 주는 온갖 축복이이난쵸 자연이 주는 평화를 만끽해본 사람이라면 안다. 높은 산, 흐르는 물길과 가까이 있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안해진다는 것을. 시마네현의 이이난쵸가 사랑받는 이유다.이이난쵸는 시마네현의 중남부에 위치해 있다. 츄고쿠 산지의 중간 즈음에 자리하고 있는데, 덕분에 고도 1,000m에 이르는 높은 산에 둘러싸여 있다. 근처 도시인 히로 시마, 이즈모, 마츠에에
인도는 빠르게 변해 가고 있지만, 라자스탄의 시간은 더디 흘렀다. 라자스탄엔 우리가 생각하는 인도의 이미지가 오롯이 남아 있다. 여행을 마치고 온 지금도 라자스탄은 ‘색깔’로 각인돼 있다. 황량한 사막의 땅에 원색의 물감이 뚝뚝 떨어져 있었다. 초로의 남자는 알록달록한 터번을 쓰고 풍성한 콧수염을 만지작거리며 코가 뾰족한 알라딘 가죽구두를 신고 다녔다. 라자스탄 여성들은 빨강, 노랑, 주황, 보라, 초록 등 원색의 사리인도 여성들이 입는 전통 의상로 온몸을 휘감고 사뿐사뿐 걸었다. 인도 북부에 위치한 라자스탄(Rajasthan).
치앙라이 여행을 마치고 방콕에서 이틀을 더 묵었다. 방콕이 점점 넓어지는 것인지, 우리가 아는 방콕이 너무 작았던 것인지, 뜨는 명소들이 많았다. 역시 방콕! 모든 것이 좋았다. ●직접 만들어 보는 태국 음식아미타 타이 쿠킹 클래스 Amita Thai Cooking Class철제 대문을 열고 들어서자 소소한 마당이 펼쳐졌다. 어릴 적 여름방학을 맞아 외할머니 댁에 놀러 갔을 때처럼 마음이 편안해졌다. 아니나 다를까, 웃음이 인자한 할머니가 우리 일행을 맞이했다. 자신을 탐(Tam)이라고 소개한 그녀는 오늘 우리에게 태국 음식을 알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