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보낸 시간보다 한국에서 보낸 시간이 더 길어지면서 이제는 한국에서의 생활이 더 익숙해졌지만, 막상 여행지나 맛집 추천 부탁을 받으면 그때부터 큰 고민이 시작된다. 사람마다 취향이 다른 데다, 우리나라는 할 것도 갈 곳도 맛볼 것도 너무 많은 곳이니까. 특히 여행을 많이 한 사람이 추천을 부탁할 때는 더 난감해진다. 여행을 통해 경험의 넓이와 깊이를 쌓은 이들을 감동시키기란 더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며칠 전 5박6일 일정으로 서울을 찾은 직장동료이자 학교 후배인 맥스(Max Pomeranc)의 여행을 도와주는 일은 더 힘들
가을바람이 차가워지면 여느 회사와 마찬가지로 호텔들도 내년도 예산편성에 돌입한다. 호텔을 먹여 살릴 시장 세그먼트(Market Segment)별 상황을 예측하고 그에 따른 2019년 한 해의 목표 매출을 결정 한 뒤에 비로소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영업비용을 책정한다. 기업체 시장에서는 얼마의 매출을 올릴 것인지, 여행사를 통한 물량은 얼마의 가격에 몇 객실이나 판매 할 것인지, 영업과 마케팅 담당자들은 벌어들일 매출과 비용을 놓고 다음 한 해를 준비한다. 인건비도 책정해야 하고 마케팅비용도 가늠해야 한다. 미뤄놨던 욕실의 낡은 수도
학교 앞 문방구가 사라졌다. 2007년 1만9,617개(종사자 수 3만2,647명)를 기록했던 문방구로 불리는 문구용품 소매점포는 2015년 1만1,735개(종사자 수 2만1,810명)로 줄었다. 문구용품 소매점포가 매년 1,000개 정도 사라지는 이유는 초중고 학생 인구의 감소로 인한 수요 감소와 대형마트에서 문구류를 저렴하게 팔기 시작하며 시장 경쟁에서 밀렸기 때문이다. 이에 더하여 2011년부터 시행된 ‘학습준비물지원제도’가 문방구 위기의 결정타가 됐다.학습준비물지원제도는 일선 학교에서 교육청의 지원을 받아 기본 학용품 및 학
지난 주말 성수동에 다녀왔다. 내 기억과는 달리 지금의 성수동에서는 브루클린이나 포틀랜드 등으로 여행을 갔을때 느꼈을법한 분위기가 그대로 전해지고 있었다. 공업지역의 낡아 버려지거나 용도를 잃어 방치된 공장들을 철거하는 대신 리노베이션을 통해 새로운 공간으로 재생시키는 세계적인 트랜드 ‘뉴어버니즘(New Urbanism)’의 중심지가 한국에서는 바로 성수동인 것이다. 내가 찾아간 ‘대림창고’ 역시 겉에서 보면 오래되고 낡은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는, 이름 그대로 어떤 공장의 평범한 창고와 같은 외관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내부로
골목길이 떴다. 최근 서울 구석구석, 감성이 살아 있는 골목길을 찾는 이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 방문한 기억나는 맛집은 어느 곳에 있는가? 나지막한 건물들과 좁은 골목길에 자리한 나만 알고 싶은 맛집인가? 혹, 그곳이 연남동이나 성수동 아니면 한남동에 있는 건 아닌가? 그렇다. 한때 아무도 알아주지 않던, 교통이 불편하고 유동 인구가 적어 침침한 분위기마저 풍기던 골목길이 이제는 핫 플레이스로 탈바꿈하고 있다. 좁은 골목길에 저마다의 개성을 간직한 작은 상점과 카페, 레스토랑이 삼삼오오 모여 있다. 강남역이나 명동 같은 시내 중심지
10년도 넘은 일이다. 니케이트렌디(Nikkei Trendy)라는 일본의 경제 잡지가 일본 국내 호텔의 서비스 수준을 점검하기 위해 80개 시티호텔을 이용하고 각 호텔의 평가를 특집으로 발표한 적이 있다. 이 특집의 점검항목은 판에 박힌 위생이나 서비스 응대 시간, 친절 등의 항목이 아닌 재미난 10가지 항목이었는데 그 중 기억에 남는 건 ‘호텔은 불야성인가?’와 ‘호텔은 밤과 아침, 두 개의 얼굴을 가지고 있는가?’라는 항목의 측정이었다. 늦은 밤 시간에도 호텔은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응대할 대안을 갖추고 있는냐는 의미였다. ‘호
김선주 님, 조희정 님…. 탑승 고객을 확인하는 호명 소리가 우렁차고 씩씩하다. 아침 6시20분 버스 출발 시각에 맞추느라 새벽잠을 설쳐 흐리멍덩했던 정신이 일순 또렷해진다. 와, 에너지가 넘쳐흐르는 걸…. 그 흘러넘치는 에너지는 여행 일정 내내 기복 없이 한결 같았다. 친절한 미소와 유쾌한 언행의 원동력이 된 것은 물론이다. 여행객들과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 명랑한 기운은 더 세지고 강해져 급기야 일행들 모두를 전염시켰다. 하하하, 호호호, 낄낄낄, 깔깔깔, 웃음이 끊이질 않았다. 정말 베테랑 가이드구나, 누구랄 것 없이
문화체육관광부 선정 우수여행사, 한국여행업엽회(KATA) 우수여행상품 선정여행사, 전라북도 전담여행사…. 아름여행사가 가진 화려한 타이틀을 모두 읊자면 시간깨나 필요할 것 같다. 그동안 우수여행사로 받은 각종 표창장이며 상패만으로 사무실 한쪽 벽이 빼곡하게 채워졌으니 말이다. 아름여행사는 신인철 부사장과 시작부터 함께였다. 연간 운영하는 700~800개 여행상품의 95%는 모두 그의 손을 거쳤으니, 자식과도 같은 상품을 대하는 그의 애정은 남다르다. “여행을 만드는 사람은 섬세해야 합니다. 여행에는 많은 변수가 따르지만 가이드나 상
박민우의 여행기는 지질하고 비루하다. 당황스러울 만큼 솔직하기도 하다. 자칭 ‘글 광대’의 연희는 종이를 무대로 펼쳐진다. 책을 펼쳤다면 이미 그의 주술에 걸려든 것이다. 당신은 곧 그의 팬이 된다. 곧 여행도 떠나게 될 터이고. ●이렇게 즐거울 수도 있구나! “언니, 나 이 작가님 초청 강연 한 번만 해줘. 소~원이야!” 여행 좋아하는 후배의 간청에서 그의 이름을 처음 들었다. 여행작가 박민우. 표지에 그의 얼굴이 있었다. 이상하게 낯이 익었지만 딱히 떠오르는 건 없었다. 일다 SNS를 연결했다. 몇 달
익숙함을 돌아보는 시간이 된다. 함께 나누는 시간과 함께 걷는 걸음 다음날 아침, 현지 기상상황이 좋지 않았다. 흐린 날씨 속에 다시 서먹함을 보이던 아이들은 오후 시간 물놀이를 하며 한걸음 더 가까워졌다. 역시 함께 나누는 ‘시간’의 힘을 느꼈다. 물놀이 시간을 마치고 두 번째 예술 프로그램으로 허나영 예술인이 주도하는 모빌 만들기(Free Throw-Free Draw)를 시작했다. 이틀간의 여행을 돌아보고, 다양한 방법으로 여행에 대한 각자의 이야기를 펼쳐 보였다. 예술인들은 그렇게 제작, 발표된 아이들의 작품들로 작은 전시회를
시작은 ‘그’ 때문이었네시작은 모두 그 때문이었다. 일본이라면 안 가 본 곳이 없고, 지금도 한 달에 반 이상은 일본에 가는 김윤중 대표가 “나 일본에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어!”라고 말했을 땐, 달리 주저할 이유가 없었다. 그렇게 모인 6명의 여행전문가들의 공통점은 모두 고토열도가 처음이라는 것. 그러나 초행임을 믿기 어려울 만큼 김윤중 대표의 사전 준비는 치밀했다. 젊은 나이에 창업한 일본전문여행사를 탄탄하게 키워 낸 이의 저력이었다. 엔타비의 송준헌 후쿠오카 지사장은 호텔 주방장부터 피아노 조율사, 관광버스 운전사, 관광협회
지난달 레터에서 에어컨 없음을 고백했는데, 이번 달에는 TV가 없음을 고백해야겠습니다. 랩톱도 있고 모바일도 있으니, 그럭저럭 살아집니다. 아무래도 퍽 활자적인 인간인 것 같습니다. 그런 제가 액션캠을 하나 살까 고민 중입니다. TV 없이는 살아도 카메라 없이는 못 사는 세상이 온 걸까요?시나브로 변해 왔습니다. 더 이상 신제품의 종이 매뉴얼을 읽지 않고 동영상 매뉴얼을 선호한 지가 꽤 되었습니다. 바보상자라니요. 활자 대신 영상으로 배우고 있습니다. 여행은 오래전부터 최적의 영상 콘텐츠였지만, 소수의 전문가가 독점적인 채널을 통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