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라완은 필리핀 최고의 청정지역, 최후의 미개척지로 불린다. 희귀한 멸종위기 동물들과 전 세계에 존재하는 산호종의 75%가 서식하는 자연의 보고다. 저마다의 상상에 따라 수만 가지 형상을 볼 수 있는 지하강 국립공원필리핀의 또 다른 선물어두운 저녁, 팔라완의 푸에르토 프린세사Puerto Princesa 공항에 내렸다. 밤이라곤 해도 명색이 공항인데 너무 깜깜하다. 공항을 나서니 바로 시골길이다. 사람도 별도 보이지 않았다. 푸에르토 프린세사를 ‘숲의 도시’라고 부른다더니 공항은 ‘숲속의 공항’ 같다. 필리핀 서쪽 끝에 위치한 팔라완
호후? 들어 본 적이 있었던가? 늘 그렇듯 ‘잘 알지도 못하면서’ 짐부터 꾸렸다. 어디로 발을 떼야 할까 역전에서 두리번대는 것으로 호후에서의 초침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2박 3일, 그러니까 내 인생의 무려 20만 초를 호후와 함께했다. 모자이크처럼 촘촘했던 시간들이다. 학문의 신 ‘스가와라노 미치자네’를 신사 밖으로 모시고 나오는 호후의 남자들 호후의 옛 영주 모리의 저택 내부에서 바라본 안뜰 호후일본 혼슈 남서부 야마구치현의 중앙에 위치한 도시. 현내 최대 도시인 시모노세키와 주고쿠 지방 거점 도시인 히로시마의 중간 즈음
Ryokan HOSHINO RESORT KAI ASO어느 해인가 아소의 산 구비를 구불구불 오르며 울컥 올라왔던 멀미를 기억했다. 참기 힘든 시간이 지나고 한껏 나른해진 시선 안으로 들어온 원시의 산 덩어리와 평야. 놀라운 그 풍경에 경외와 감동이 절로 일었었다. 그리고 몇년이 흘러 다시 찾은 아소. 그 산 풍경을 바라보며 계곡 속에서 머물렀던 하루가 다시 그 따뜻함으로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터이다. 노란 카보스를 띄워 더욱 운치 있는 호시노 리조트 카이 아소의 개별 노천탕 일본의 대표적인 럭셔리 료칸 & 리조트 브랜드인 호시노 리
정교한 바로크풍 건물 사이로 웅장한 러시아 음악이 흐른다. 중국에서 가장 먼저 서양 문화를 받아들여 이국적인 분위기를 풍기는 하얼빈. 겨울이면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키는 화려한 빙등제가 펼쳐진다. 그뿐인가.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역사의 현장도 이곳에 있다. 그래서인지 하얼빈은 다른 중국 도시에 비해 더 가깝게 느껴진다. 하얼빈에서 가장 번화한 중앙대가. 유럽스타일의 건물들이 눈을 사로잡는다 하얼빈합이빈, 哈爾濱은 추울수록 더욱 빛나는 도시다. 일 년의 반 이상이 겨울. 1월 평균기온은 대략 영하 20℃에 이른다. 길
변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하지만, 세상에는 변하지 않아서 보석이 된 곳들도 있다. 창문만 열면 어디에서든 산이 보이는 구이저우성(귀주성, 貴州省)이 그렇다. 사방이 산이다. 평균 해발이 1,000m. 성 전체가 청정지역인 데다 기이한 산과 폭포, 동굴이 곳곳에 숨어 있다. 뿐만 아니라 중국의 56개 민족 중 49개 민족이 이곳에 살고 있다. 중국에서 구이저우성만큼 다채로움을 자랑하는 곳이 있을까. 소수민족의 아름다운 전통 공연을 만날 수 있는 구이저우성소수민족의 보금자리구이저우성은 성 자체가 하나의 세계다. 구이저우성 3,900
●그 남자의 일기골목길 위에서 다시 만난 타이완벌써 몇 번째 타이완 여행인지? 그럼에도 또다시 타이완으로 향한 이유는 새로운 기대 때문이었다. 이번 여행에선 타이완의 삶과 문화가 녹아 있는 골목길을 만났다. 따시 라오제의 고풍스런 상점들. 건물 상부에 새긴 간판은 100년을 유지하고 있다●옛 거리타이완의 북쪽에 위치한 수도 타이베이. 17세기부터 유입된 한족들이 18세기 초 단수이강을 중심으로 터전을 잡고 마을을 형성하기 시작하면서 이내 무역항으로 번성했다. 1875년 타이중에 있던 타이완부臺灣府를 타이베이로 옮기면서 타이완 제1의
●가오슝명랑하지만 우수에 젖은 눈빛을 가졌다. 네모난 창고를 수십 가지의 변주로 채워 넣을 수 있는 힘, 그리고 매일 저녁 앞바다로 떨어지는 석양을 즐길 줄 아는 감성. 밤이면 두런두런 말 소리가 울려 퍼지는 아이허강을 넘어 멀리 가오슝 항구가 내려다보인다 옛 부두 창고에 예술이 깃들었다. 숨어 있는 작품들을 찾아보거나 트렌디한 숍을 탐방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버려진 부두 창고를 찾아가는 이유보얼예술특구The Pier-2 Art Center굳이 따지자면 보얼예술특구는 ‘가오슝’이란 이름 옆에 꼭 따라 붙는 짝꿍이다. 호기심이 동하는
두 사람이 나섰다. 타이완 방방곡곡을 훑으며 각개전투를 펼치고 나니 크고 작은 것 모두 버릴 게 없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그래서 기록한다. 두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은 타이완의 얼굴을. 옛 군사주둔지였던 쓰쓰난춘은 매일 베이글 냄새가 솔솔 풍기고, 매주 플리마켓이 열리는 문화 장터로 변모했다. 색바랜 대문의 조화만큼 정겨운 풍경이다 타이완은 어떤 곳일까공식명칭은 ‘중화민국’이다. 우리나라 3분의 1 정도 크기의 섬나라다. 인구는 약 2,300만명, 수도 타이베이와 함께 가오슝, 타이중, 타이난이 4대 도시로 불린다. 16세기까지는 말
진작 왔어야 할 곳인데 많이 늦었구나. 리장麗江에서 샹그릴라香格裏拉로 가는 길 위에서 느낀 소회다. 겨우 3박 4일이란 짧은 시간이 아쉬웠다. 윈난雲南, 즉 구름 남쪽이란 이름은 ‘꽃구름의 남쪽彩云之南’이란 말에서 유래했다. 우리에게는 차마고도茶馬高道로 유명하지만 쿤밍昆明-다리大理-리장-샹그릴라로 이어지는 윈난 여행코스는 중국인들에게 가장 낭만적인 여행지로 꼽힌다. 윈난의 호도협에서 한 여인과 마주쳤다. 윈난에서 만난 가장 화려하고 고혹적인 여인이었다구름의 남쪽에서 잠시 머물다여정은 쿤밍에서 시작됐다. 쿤밍은 얼핏 중국의 여느 대도
그러니까 이 모든 건 다 기차 때문이다. 일본 기차 여행이 편리한 건 여행 좀 해본 사람이면 다 아는 사실이라지만, 오사카 간사이공항에서 200km 넘게 떨어진 오카야마가 이렇게 쉽게 연결될 줄은 몰랐다. 꼭 가야 할 곳이라며 기나긴 리스트를 작성하지 않아도 좋은 동네. 느긋한 오카야마로의 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고라쿠엔 산책로에서 바라본 오카야마성의 모습. 일본의 성 중 드물게 검은색 외피를 하고 있어 까마귀 성이라는 별명을 얻은 성이다 구라시키 미관지구의 풍요로운 색을 담아내는 오하라 미술관. 모네와 샤갈, 르누아르와 피카
때로는 호텔이 여행의 메인요리가 된다.머무는 것만으로도 잊지 못할 화려한 밤을 만들어 줄 중국의 럭셔리 호텔 세 곳.에디터 고서령 기자 7만1,459개의 타일을 사용해 만든 작품으 로, 숲을 몽환적으로 표현했다. 만다린 오리엔탈 푸동 로비에 있다 휴양 리조트인 랄루 칭다오에는 노천 온천과 인피니티풀이 있어 여름 휴양에 제격이다 구마 켄고가 디자인한 어포짓 하우스 베이징은 전통과 현대의 조화를 보여 준다 ●상하이만다린 오리엔탈 푸동 Mandarine Oriental Pudong 오직 나를 위한 상하이상하이의 랜드마크 동방명주탑이 화려
야자수가 넘실거리고 쪽빛 파도가 일렁이는 섬, 하이난(해남, 海南). 살랑거리는 바람과 적당한 날씨에, 복잡했던 머릿속이 텅 비워진다. 하이난에서는 ‘잠시 멈춤’ 버튼을 누르고 자연에 폭 파묻힐 수 있는 자유가 있다. 일상에 지친 도시인들에게, 사랑을 속삭이고 싶은 연인들에게 하이난은 잊지 못할 추억을 선물한다. ’동양의 하와이’라고 불리는 하이난. 하이난에서는 모든 것을 잠시 멈추고,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만 바라보자 가족끼리, 친구끼리 누구와 함께라도 좋다. 제트스키와 바나나보트 등 다양한 해양 스포츠도 즐길 수 있다 아름다운
이제 더 이상 치앙마이에서 코끼리는 물론이고 썽테우도 툭툭도 탈 필요가 없다. 카페, 갤러리, 서점, 부티크 호텔, 디자인 등의 키워드가 요즘 치앙마이 여행을 더욱 풍요롭게 만들고 있으니 말이다. 시내 곳곳을 사뿐사뿐 걸어 다니며 오래 머물고 싶은 치앙마이 여행. 치앙마이의 워킹 스트리트는 말 그대로 걷는 즐거움이 가득한 길이다. 마냥 걷다보면 예쁜 카페, 서점, 오래된 사원과 다리, 먼저 눈을 맞추고 웃어 주는 치앙마이 사람들을 자연스레 만나게 된다 ▶Check list아래 항목 중 5개 이상에 해당된다면 당신이 치앙마이에 반할
히말라야를 품은 순백의 나라, 설산만큼 순수한 사람들이 사는 대지, 가난해도 행복지수가 높은 무욕의 삶…. 그게 전부가 아니었다. 네팔의 표정은 훨씬 다채로웠다. 카트만두, 포카라, 치트완으로 떠난 백, 청, 홍 세 빛깔 네팔 여행기. 오스트레일리안 캠프로 향하는 히말라야 미니 트레킹 코스는 산간 마을 주민들의 삶의 터전이기도 하다. 그들은 순수한 미소로 이방인을 맞는다 ●白 포카라Pokhara히말라야 미니 트레킹 포카라에 머문 사흘 내내 찌푸렸다. 네팔의 우기(6~9월)는 9월 중순 끝자락으로 몰려서도 수그러들지 않았다. 하늘은
숨이 막혔다. 비행기는 아직 티베트 고원 위를 선회하고 있는데, 들이마시는 숨이 평소의 절반 수준이었다. 고산증 예방을 위해 하늘이 취하는 조치가 아닐까 싶었다. 하늘에서 느꼈던 호흡 곤란은 망상이 아니었다. 말과 행동이 자연스럽게 느려지고 머리가 띵하게 저려 온다. 세계의 지붕, 티베트 고원에 들어왔다는 증거다. 포탈라궁에서 만난 기도하는 티베트 할머니. 이 모습이야말로 티베트의 마음을 설명하는 완벽한 장면이었다 고원지대에 위치한 라싸는 처음 찾아가는 여행객에게 가파른 호흡과 작열하는 태양을 선물한다티베트는 중국어로 시짱西藏이라
누가 그랬다. 아이를 데려가는 여행은 부모에게 휴식이 아니라 고난이라고. 그럼에도 많은 가족여행자들이 세부를 찾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아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교육적인 일정들이 많은데다, 굳이 리조트를 벗어나지 않고도 충분히 여행의 재미를 느낄 수 있기 때문. 완벽한 가족여행을 위해 챙겨야 할 세 가지를 꼽았다. 이곳에 도착했다면 드넓게 펼쳐진 바다도, 모험의 동산처럼 보이는 리조트도 모두 다 우리의 것! 스노클링에 나선 아이들의 발장구가 바쁜 제이파크 아일랜드의 프라이빗 비치 ●check list 1방점은 리조트에 찍어라 편
겨울의 창춘(장춘, 長春)에는 두 가지 색만이 존재한다. 파란색과 하얀색. 눈이 시리도록 파란 하늘 아래 끝도 없이 펼쳐진 하얀 눈은 세상 어디에서도 보지 못한 환상적인 풍경을 만들어 낸다. 반짝반짝 빛나는 겨울, 사람들은 얼음 수영을 하고 스키를 탄다. 그리고 투명하게 반짝이는 무빙을 감상한다. 겨울을 가득 채워 줄 즐거움을 생각하면, 영하 30도의 추위는 그저 사소한 불편일 뿐이다. 겨울이 되면 창춘은 ‘눈의 왕국’으로 변한다. 말의 털에도, 사람이 쓴 모자에도 고드름이 맺혔다 인기 있는 길거리 간식 중 하나인 물엿 입힌 과일
나라의 가을과 겨울의 매력은 색으로 나타난다. 수줍게 물든 단풍이 아니더라도 일루미네이션 이벤트나 밤하늘에 펑펑 쏘아올린 불빛이 춤추는 전통적인 행사 등 지금이 나라현을 여행하는 적기다. ●나라의 단풍 홍조를 띈 나라나라의 가을은 색동저고리 곱게 차려 입은 새색시 같다. 부끄러운 듯 홍조를 띄지만 단정하면서도 우아한 기품을 잃지 않는다. 나라의 단풍 명소라고 하면, 사슴으로 유명한 나라 공원이다.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야생 사슴을 공원 곳곳에서 쉽게 만날 수 있어 이색적인 곳. 11월 초부터 12월 초까지는 알록달록하게 물든 단풍이
후난성湖南省·호남성에서는 시간을 잊는다. 원초적인 경관을 지닌 장자제張家界·장가계와 고대도시 펑황鳳凰·봉황, 그리고 남쪽 화이화懷化·회화에 머무는 동안 신선과 속인의 경계를 무수히 넘나들었다. 무르익어 아름답고 경이로운 풍경이 그곳에 있다. 후난성 상서토가족묘족자치주에 자리한 봉황고성의 풍경. 타강 주변으로 위락시설 대부분이 길게 늘어서 있다 삭계욕자연보호구의 보봉호는 장자제 유일의 수변풍광을 간직한 곳이다. 10여분간 유람선을 타고 풍광을 감상한다 백룡엘리베이터에 오르기 전 승강장 앞에 펼쳐진 위안자제의 풍경●장자제張家界놀랍고 놀
여산廬山에 가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고즈넉한 여산의 분위기에 깊숙한 곳에 숨어 있던 마음이 열린다.삼청산三淸山에 가면 누구나 신선을 만난다.구름바다 위에 살짝 보이는 기묘한 바위들은 신선처럼 신비로운 모습을 보여 준다.어제와 같은 하루를 보내고 있다면, 장시성강서성, 江西省으로 떠나 볼 일이다.시인이 되거나 신선을 만나거나, 기대하지 못한 놀라움을 만날 수 있을 테니까. 거문고를 닮았다 하여 여금호라고 불리는 산정호수.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초록과 아름다운 호수 때문에, 한없이 머무르고 싶은 마음이 든다 신선이 나타날 것 같은 삼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