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면 독서를 여행에 관한 또 다른 사랑의 표현이라고 말할 수도 있지 않을까. 책을 읽고 나면 그 자리엔 껍데기만이 형상으로 남아 있을 뿐 나를 휘감았던 생각의 알맹이는 종이 위 어딘가로 간데없다. 지금까지 해온 여행 중 열의 여덟이 바로 그곳에서 시작됐다. 독서를 통해 어떤 관념 위로 여행이라는 생각이 닻을 내리면 그 항해는 기어이 현실에서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지속되었다. 마치 어찌할 수 없는 사랑에 이끌리기라도 하는 것처럼. 한창 직장 생활에 함몰되어 반투명한 인간으로 살아갈 때 서점이야말로 나에겐 공항과도 같은 자유를 주는
안 친했으면 하는 사람들이 친하면 눈꼴시다. 돈도 주고받고, 서로 뒤도 봐주고, 상대 내연녀 주머니 사정까지 걱정해 주는 사이면 더 눈꼴시다. 좀 떨어져 있었으면 좋겠다. 뭐 때문에 그렇게 친한가 하고 살펴보면 서로 품앗이해 주고 있어서 그렇다. 예로부터 우리에게는 ‘품앗이’라는 따뜻한 공동체 문화가 있었더랬다. 돌아가며 밭일 도와줄 때는 따뜻한 문화였겠지만 세를 다투고 돈이 흐르는 자본주의 땅에서는 의미가 다르다. 누이랑 매부만 좋자고 품앗이하는 동안 다른 식솔들은 고스란히 피를 빨리는 구조라서다. 는 누구의 말마따나 호
그는 친절했다. 행여 공항행 열차를 놓치기라도 할까 봐 호텔 직원은 열차 시간표에 우리가 타야 할 열차까지 표시해 주었다. 이틀간의 오사카 출장을 마치고 귀국하는 날, 회의가 늦어져 비행기 시간이 조금 걱정되던 참이었다. 다행히 호텔 바로 앞 역에서 쾌속 열차에 올라타고 나서야 안심이었다. 동행한 거래처 G대표님, K이사님도 느긋하게 한숨 잠을 청했다. 난 여느 때처럼 창밖을 바라보며 풍경을 즐겼다.얼마 후 이제 공항이 머지 않았다고 생각될 즈음, 방송에서 나오는 이번 정차역 이름이 어딘가 낯설었다. 얼른 노선도를 봤더니만, 앗!
“얘들아, 한 번의 여행이 전부를 바꿀 수 있을까?”투어챌린저 하이스쿨 발대식장에 들어서서 가장 처음 받은 이 질문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다. 평소 여행이란 놀고 쉬는 것이라고만 생각했던 나. 5박 7일의 여정을 마친 지금, 여행은 나의 꿈을 향해 한 발자국 더 나아가게 하는 귀중한 경험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1 아픈 역사의 흔적, 콰이강의 다리를 거닐다 2 꿈에 그리던 태국 입성! 다 함께 기념사진 3 두근두근! 2016 하나투어 투어챌린저 하이스쿨 발대식 현장‘하나투어 투어챌린저 하이스쿨 2기’라는 이름 아래 모인 우리는 ‘챌
요즘 아침저녁으로 야외로 나오는 사람들이 부쩍 늘었다. 움직이기 딱 좋은 선선한 가을, 걸어야 할까 달려야 할까? 걷기와 달리기는 신발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가장 대중적인 운동이다. 각자의 목적과 상태에 따라 속도와 방법을 바꿀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종아리의 뭉친 근육을 풀고 싶다면 뒤로 걷기, 다이어트 효과를 원한다면 빨리 걷기가 좋다. 집중력을 높이고 싶다면 아침에 달리는 것을 추천한다. ●걷기 걷기는 근육과 뼈를 튼튼하게 해 주고, 속도와 자세에 따라 다이어트뿐 아니라 종아리 ‘알통’을 방지해 주는 부수적인
미국에서 유학하던 시절, 나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었다. 결혼하자마자 곧바로 미국으로 유학을 떠난 우리 부부는 돌이 채 안 된 아기를 키우며 아등바등 공부하며 살고 있었다. 하지만 여행을 무척 좋아하는 우리는 그 와중에도 틈이 날 때마다 기회를 만들어 여러 곳을 다니려고 노력했다. ‘한국에서 가기 힘든 곳을 가자!’는 생각으로 새로운 곳으로, 가기 어려운 곳으로 여행을 다녔는데 브라질이 그중 하나였다. 유명한 영화와 노래에 등장하는 리우데자네이루의 길게 뻗은 아름다운 해변을 따라 걷고 싶었고, 산을 올라 웅장한 예수님 동상을 보고
자기소개는 자신의 경계에 대한 고백이다. 자기의 어떠함과, 어떠할 수 없음을 밝히는 시간이다. 자신 안에(intro)있는 가능과 한계를 동시에 이끌어(duce)내 표현하는 행위가 자기소개다. 지금의 나를 형성한 경험, 취향, 지적토대를 끄집어 내놓으면서 사람과 사람의 만남이 시작된다. 희미했던 내 존재에 명확한 테두리가 그어지는 찰나다. 그림으로 이루어진 문자를 상형 문자象形文字라 한다. 사람은 언어가 존재하기 전부터 형태를 그려 소통을 했다. 사람이 그리는 무늬를 연구한다 해서 인문학이듯, 한 사람이 살아온 인생의 형태를 그리는,
물길처럼 졸졸졸 세계여행을 하고 온 그녀가,다시 물길처럼 졸졸졸 국내여행을 하고 돌아왔다.여행길에서 그린 사랑스런 그림을 한 아름 안고서. 달인은 대학생 때 세계일주하면서 그린 그림으로 라는 책을 펴내 이름을 알렸다. 어린 나이에 대단하다. 대단하다니, 사실 난 뛰어난 적이 없었던 학생이었다. 고등학교 때 어떤 과목은 거의 0점을 받았을 정도로 공부를 못했다. 모든 걸 잘했던 언니에 비해 콤플렉스가 많았다. 그림 실력이 이렇게 뛰어난데, 뛰어난 적이 없다니. 그림이 내가 유일하게 잘하는 거다. 어릴 때부터 그림 그리는 걸
여행사를 이용하지 않는 개별자유여행객과 가격 싼 것만 찾아 온라인 여행사로 떠나버린 고객들 때문에 고객이 없다고 한탄하는 여행사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자신은 아무 잘못도 없는데 세상과 고객이 바뀌어 어쩔 수 없다는 푸념이 이어졌다. 잘못이 없다는 그의 주장도 타당한 측면이 있지만, 자신의 잘못이 없다는 것을 인정받는다고 해서 없는 고객이 생기는 것은 아니다. 잘못이 없음에도 고객이 없다는 그의 말이 진실이라면 모든 여행사에 고객이 없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 여행사에 유독 고객이 없다면 그것은 경기나 고객의 문제가 아니라 여행사의
주변국가에 비해 외국인 투숙 비중이 월등히 높은 한국 호텔은 좋든 싫든 국가의 관광정책에 한 몸처럼 엮어져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 관광산업의 가장 큰 환경 요소인 ‘중국’이라는 시장에 호텔 산업의 시선도 집중돼 있는 현실이다. 신규 호텔 건설에 대한 사업성도 중국 시장의 성장세를 근거로 하고, 해외 브랜드 호텔의 한국 진출 이유도 중국시장의 성장을 담보로 한다. 고급 호텔은 ‘어떻게 하면 중국의 상위계층을 유치하느냐’를 고민하고 중저가 호텔은 치열한 경쟁에서 버텨보고자 매일같이 조식을 포함한 저가 단체를 받을까 말까 고민한다. 때
장장 5일 연휴인 이번 추석. 귀성길 위에서 몇 시간이고 버틸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깜깜하다. 이동시간이 길어진다는 건 그만큼 관절과 척추 건강에 위협을 뜻하니, 교통수단별 바른 자세를 미리 알아본다. ●자동차엉덩이는 바짝, 주기적인 스트레칭장시간 운전을 하는 운전자는 허리 건강에 각별히 신경 써야 한다. 시트에 기대어 엉덩이를 앞으로 지나치게 뺀 자세로 운전을 하면, 허리에 압력이 가해지는 것은 물론 무릎 관절에도 무리가 가기 때문. 엉덩이를 뒤로 바짝 밀착시키고, 운전대와의 거리는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이 약간 굽혀지는 정도
즐거울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아는 게 병이라고 온통 걱정으로 가득한 여행기자들의 ‘회색빛’ 액티비티 경험담들. 그래도 해본 자만이 늘어놓을 수 있는 기우와 걱정이니, ‘유비무환’이라 생각하고 들어 주시라. 정리 취재부 아는 것이 병일까, 약일까 차- (어색하게) 다들 액티비티 해봤나?김- 음… 요즘 분위기 안 좋던데. 죽고 다치고. 주제가 안 좋다. all- ㅋㅋㅋ차- 사고는 항상 있는 것 같다. 얼마 전 애드벌룬 화재도 있었고. 액티비티가 있다고 하면 어쨌든 ‘우선 해보자’라는 주의인데 김부장은 아닌가 보다.김- 안
멋진 노을사진 찍는 법SUNSET PHOTOGRAPHY 노을은 멋있다. 잘 찍어 보고 싶지만 어렵다. 하늘이 허옇게 날아가거나 땅이나 건물이 새까매지기 십상이다. 그토록 멋진 노을 사진들은 도대체 어떻게 찍는 걸까? 왔노라, 찍었노라, 그러나조금만 기다리면 찾아올 단풍 시즌. 왼쪽의 사진은 단풍의 절정기에 일본 교토 기요미즈데라(淸水事), 청수사를 촬영한 사진이다. 교토에 가면 꼭 한 번 가 봐야 할 일본의 국보다. 그러나 이런 명소를 찾는 시간은 대부분 대낮이기 마련이다. 촬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광원인 해가 높이 떠 있는 시간에
여행을 떠날 때 내 마음은 점 보러 갈 때와 좀 비슷하다. 지금까지 내 인생의 큰 변화는 죄다 우연인 듯 운명적인 여행에서 촉발됐다. 마치 신탁을 기다리는 고대 그리스인처럼 나는 여행에서 미래의 실마리를 찾는다. 내게 ‘티베트에 가리라’는 신탁이 온 것은 지난 6월 중국 쑤저우(소주, 蘇州)에서다. 그날은 쑤저우에서 항저우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나는 바쁜 일정 때문에 점심도 거르고 혼자 핑장루라는 전통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근데 거리와 참 어울리지 않는 티베트 티숍 하나가 눈에 띄었다. 들어가 보니 티숍은 일부고 안쪽 복도를 따라
햇살 밝은 아침, 기대하던 패러글라이딩을 위해 미니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우리 부부와 호주 커플을 태운 차는 바로 산으로 올라가지 않고 먼저 시내로 향했다. 비행을 책임질 ‘파일럿’들을 픽업해야 한다고 했다. 스위스 인터라켄의 골목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파일럿들을 하나씩 태우기 시작했다. 아직 숙취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조금은 푸시시한 그들의 모습을 보자니 이건 무슨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초야에 묻혀 사는 주인공들을 하나씩 불러 모으는, 뭐 그런 느낌. 아무튼 파일럿 4명을 다 태운 후에야 비로소 차는
열흘 뒤면 나는 랍스터가 된다. 아니,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있으니 랍스터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로 정정하겠다. 그쪽이 좀 더 희망적이다. 어쨌든 9월 중순이면 어떻게든 결단이 나 있을 것이다. 연인을 찾는다면 다행이 인간의 삶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볼 것도 없이 랍스터행이다. ‘사랑’을 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사랑이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는 조건이라면 어떨까? 연인이 없는 자는 즉시 커플 메이킹을 위한 호텔에 45일간 감금되고, 유예기간 동안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불행 중 다행으로 자신이 원하는 동물이
“선생님, 말라리아 주사는 안 맞아도 되나요? 준비물은 뭘 챙겨 가야 해요?”아이들이 아닌 부모님들의 질문세례였다. 생애 첫 해외여행을 앞두고 마치 소풍을 기다리는 초등학생처럼 들떠 있던 부모님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한 아이는 “이게 꿈은 아니죠? 꿈이라면 안 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기까지 했다.설렘을 가득 안고 긴 시간 이동한 끝에 태국 카오락에 도착했다. 다음날 아침,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해변의 한적한 잔디밭에 둘러앉았다. 가족 소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족愛 재발견’ 일정을 진
‘아는 것도 병’이라더니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설픈 지식과 반쪽짜리 선입견이 온전한 실상을 가려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게는 8월 초에 다녀 온 캄보디아가 그랬습니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캄보디아의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앙코르와트의 신비보다는 덥고 습한 날씨, 1인당 연간 국민소득 130만원의 가난, 부패한 관료가 먼저 그리고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도착 비자를 받을 때 공항 공무원들이 1달러 팁을 요구하면 어떻게 대처하라는 외교부 안내를 기사로 다뤘던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그랬던 캄보디아로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일본의 작은 마을 유후인. 얼마 전 유후인으로 주말여행을 다녀왔다. 유후인은 신기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수많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거리를 가득 채웠지만, 대형 골프 리조트나 호텔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유명한 역사나 문화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경관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유후인 기차역을 시작으로 2km 뻗어난 ‘유노쓰보’ 거리에는 300여개의 다양한 종류의 상점과 카페, 미술관 그리고 분식점으로 가득했지만 거리 사이로 구석구석 한적한 시골길이 있었다. 길을 따라가면 주변의 논밭과 호숫가가
요즘 아주 먼 곳으로 여행 중이다. 우리가 일생동안 하는 여행 중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선입견이나 오래된 인식처럼 낡은 생각을 깨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역을 읽고있다. 정확히 말해 주역에 ‘대한’ 책이다. 우연히 주역에 대한 평을 읽었는데,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책이 존재할까 싶을 만큼 지혜의 끝판왕, 최종원리란다. 주역만 잘 이해하면 세상만사를 창조주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꿰뚫어볼 수 있다는 이야긴데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주역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