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안의 파란 바다만 떠오르던 태안. 이곳엔 초록빛 농촌마을도 자리하고 있다. 흘러가는 시간과 변화하는 세상에서도 옛 전통의 고운 면만 간직하고 있더라. 매화둠벙마을에서 텀벙텀벙 시원하게 놀았다.●서해안의 곱디고운 농촌마을 ‘태안’이라는 지명을 들으면 파란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서해안 바다와 푸른 하늘이 조화를 이룬 풍경을 보러 온 수많은 여행자들의 모습도 그려진다. 그렇지만 이게 전부는 아니다. 태안 곳곳에 다양한 명소가 숨어 있으며, 매화둠벙마을도 그중 하나다. 이 마을을 다녀온 후로는 태안의 초록빛도 깊이 간직하게 됐다.
2020년 초 고흥과 여수 사이에 4개 다리가 개통되면서 적금도, 낭도, 둔병도, 조발도는 양방향에서 차량으로 오갈 수 있는 섬이 되었다. 섬에 다리가 놓이면 많은 것이 달라지게 마련이다. 우리가 알고 있던 과거의 섬을 기억하는 일, 누구의 몫일까? ●밧줄의 미학적금도적금도는 2016년 팔영대교 개통으로 고흥반도와 연륙된 최초의 여수 섬이다. 적금도란 이름은 ‘금을 쌓아둔 섬’이라는 뜻이다. 오래전부터 금맥이 있다는 이야기가 전해져 일제 강점기부터 수차례 채광을 시도했지만 성공한 예는 없었다고. 적금도는 외형적으로는 평범한 어촌마을
10월이다. 여름을 보내기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가을이다. 여름을 배웅하러 동해로 갔다. 그곳에서 가을을 만났다.●여름이 그립다면양양더 늦기 전에, 해담마을1,183m 높이의 조봉 아래로 맑은 계곡이 흐르는 곳. 첩첩산중에 해를 담은 마을이 있다. 서울-양양 고속도로가 개통되고 나서부터 더는 첩첩산중이라 할 순 없지만, 덕분에 빠르게 오갈 수 있는 강원도 산골 마을이 생긴 셈이다.여름엔 방갈로와 캠핑이 인기고, 펜션이 있어 가을 이후에도 숙박할 수 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휴양하는 것도 좋지만, 해담마을이 매력적인 이유는 페인
과거 보러 한양 가는 길에 이 마을에서 새 신을 갈아 신곤 했다는 옛 선비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맨발이어도 좋을 만큼 맑고 청정하다. 이쯤에서 신을 벗고 쉬어 가도 좋으리. ●신을 벗으시오! 경천 싱그랭이 에코빌마을의 시작을 알려 주는 장승과 솟대를 지나 이제 싱그랭이 마을에 도착했음을 알려 주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 싱그랭이 마을을 500년 동안 보호해 온 느티나무다. 동네에서 가장 큰 그늘을 찾아 모인 아주머니들이 멸치 대가리를 톡톡 따 내며 흉금을 털어 내고 있었다. 원님도 쉬어 갔다는 야외 쉼터를 중심으로 ㄷ자 대형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을 따라 안동을 여행하니, 예스러움과 고즈넉함이 참 마음에 들었다. ●퇴계처럼 기품 있고 간결하니도산서원조선시대 대표적인 유학자이자 선비인 퇴계 이황(1501~1570) 선생은 안동에서 태어났다. 발걸음은 자연스레 도산서원으로 향한다. 조선 선조 7년(1574년)에 건립된 서원으로, 퇴계 이황의 위패를 모시고 후손과 제자들이 제를 올리고 후학을 양성하던 곳이다. 지금도 퇴계 선생의 정신과 가르침을 찾는 발걸음이 끊이지 않는다. 간결하고 검소했던 퇴계 선생의 성품을 본뜬 듯 소박하지만 올곧은 기품이 도산서원에 가득
실내 여행지라고 얕봤다면지금이야말로 겸허해질 때다. ●언덕 위의 화려한 월드‘강릉 지역 날씨’. 여행 전날, 이 문구는 네모난 검색창 위로 수도 없이 입력됐다. 우산을 챙길까, 부채를 챙길까. 영동북부지방의 연평균 강수량은 1,400mm. 서해안의 비슷한 위도에 위치한 타 지역과 비교하면 많은 편이다. 애매한 강수확률에 한참을 고민하다 결국 결단이 내려졌다. 실내를 공략하자. 무더위와 강추위, 태풍과 폭설에도 끄덕 없는 무적의 여행지, 그 첫 시작은 언덕에서부터였다. 굽이굽이 많이도 올랐다. 택시기사가 멈춰선 언덕에는 거대한 직사각
만물의 관성은 시간 앞에서 무기력해진다. 변하지 않을 것만 같았던 목포가 달라졌다. ●목포는 낭만항구다 내가 아는 어떤 사람은 목포에 마음이 쓰인다고 했다. 연고지도 아닌 목포에 말 못할 사연이라도 묻어둔 걸까? 아니다. 그저 목포를 애정하는 한 사람으로서 갖게 된 애타는 마음이다. 목포는 1897년 우리나라에서 네 번째로 개항한 항구도시다. 자주적으로 개항한 항구도시이자 지리적, 군사적 요충지로 역사적 의미가 깊은 4대 항구도시 중 하나임에도 목포의 인구는 약 22만명. 부산(340만명)이나 인천(294만명) 등 다른 항구도시에
예스러움과 모던함을 맛있게 비볐다.혀끝에서 전주의 멋과 맛이 달콤하게 맴돌았다. ●전통과 신념, 소중함을 지킨다는 건눈길마다 한국이 묻어난다. 한옥의 유려한 처마 곡선 아래 한복을 입은 연인들이 거닌다. 전주 한옥마을은 ‘우리 것’에 대한 전주인들의 사랑과 이를 지키기 위한 투쟁정신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일제강점기 일본인 상인들이 전주에 대거 거주하며 세력을 확장하기 시작했고, 이에 반발해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한옥을 짓기 시작했다고.한옥마을을 즐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먼저 옷을 갈아입어볼까? 곳곳에서 전통 한복부터 개화기 의상
한 번의 여행으론 아쉬움이 남는 여행지가 부산이다.과거와 현재, 그리고 조화를 이룬 곳들이 수두룩하니까.계속해서 새로워지는 이 도시의 다음 모습도 궁금하다. ●하늘에서 한 번, 땅에서 한 번부산은 도시와 자연 모두를 경험할 수 있는 흔하지 않은 곳이다. 덕분에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꼭 가고 싶은 희망 여행지’로 세 손가락에 꼽히는 도시다. 테마도 다양하다. 미식, 자연, 역사, 액티비티 등 우리가 여행을 통해 즐기고 싶은 대부분이 이곳에서 가능하다. 게다가 자갈치 시장, 남포동 등 오래된 공간과 해운대 센텀시티, 럭셔리 호텔 등의
옛 번영의 기억을 가늠해 본다. 조선시대 당시 지금의 마포, 공덕 부근에 존재했던 마포나루의 날들을. 한강의 대표적인 나루였던 마포나루는 늘 전국에서 드나드는 배들로 붐비곤 했다. 지금은 영락없이 현대적인 모습이지만, 옛 흔적이 일대 곳곳에 남아 있다.상인들이 구워 먹던 갈비의 전통을 잇는 갈비집들, 뱃사람들의 무사를 기원하며 지어진 사찰, 마포와 특별한 인연을 맺은 역사 속 인물들까지. 걷는 속도에 맞춰 찬찬히 역사를 떠올려 본다. 얽힌 사연만큼이나 풍성한 게 또 있으니, 먹거리다. 갈매기 골목과 족발 골목, 전 골목 등이 포진해
동네 마당에서 새 소리를 듣고 길고양이와 알 수 없는 밀당을 하며 물 좋은 계곡에서 꾸밈없는 시간을 보냈다. 대단한 무언가를 하지 않더라도 그 자체로 귀한, 그것은 유독 가족의 특성이기도 했다.●순천의 순한 기운기분 탓일까. 순천에 가까워질수록 한결 온순해지는 것 같다. 언젠가 순천에 다녀온 누군가가 ‘순하다’고 말했던 기억 때문일지도 모른다. 곤두서 있던 날도 뾰족했던 성미도 조금은 잠잠해지고 있었다. 순천역에 도착해서도 목적지까지는 차로 40분을 더 가야 했다. 꽤 굽이진 도로가 이어졌고 창문 사이로 드는 뙤약볕이 팔뚝 아래 마
주제가 담기면 늘 걷던 걸음도 달라진다.자연이, 역사가 살아 숨 쉰다.개천 따라 한강길Bulgwangcheon & Hongjecheon Stream추천코스│디지털미디어시티역 3번 출구-불광천-홍제천 합류부-한강 합류부 & 홍제천교-홍제천 합류부-홍제천-가좌역 1번 출구길이│약 6.7km 소요시간│ 2시간 꼭 어떤 목적이 있을 필요는 없다. 물길을 따라 걷는 산책은 이미 근사하니까. 서울을 가로질러 흐르는 불광천과 홍제천을 걸어 보자. 그중에서도 마포구 구간은 한강을 품고 있으니 개천과 강을 동시에 산책할 수 있는 셈이다. 자칫 지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