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나콜라다 한 잔과 노을 한 컵.리조트에서 보낸 어느 오후.4:00pm꼬리가 길던 오후의 볕.수영장의 시계가 4시를 가리킨다.살갗 위로 햇살이 내려앉는다.|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Kota Kinabalu, Malaysia 내 몫의 여름오늘의 노을이 속삭인다.어서 이 여름을 가지라고,이건 아무나 가져도 되는 여름이라고.|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 Kota Kinabalu, Malaysia글·사진 곽서희 기자
몰타 고조섬에 위치한‘탈 믹스타 동굴(Tal Mixta Cave)’입니다.돌 구멍 사이로 지중해를 내려봅니다.그리고 평화롭다고 생각합니다.단순한 하루를, 여행은 매일 준비합니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2022년 4월27일.터키 부르사의 어느 장면들. 잔잔한 호수울루아바트 호수.그리고 배 한 척.잔잔히 물결친다.| 부르사 괼야즈 Golyazı, Bursa어느 마을의 아침주말르크즉 마을.찬란하고도 소탈한 아침이었다.| 부르사 주말르크즉 Cumalıkızık, Bursa여행, 일상2022년 4월27일.기다린 만큼 특별할 것만 같았던 터키 부르사의 어느 장면들은여전히 잔잔하고 차분했다. | 터키 부르사 Bursa, Turkey 글·사진 강화송 기자
여행의 해빙기.알프스 빙하가 녹아 흐르는 계곡을 거슬러 올랐습니다.스위스의 천장에 닿았고비로소 여행과 만났습니다. 글 천소현 사진 강화송 기자
●INTJ 계획 변태계획이 여행의 전부.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이미 가 본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는 타입. 여행지에 대한 전반적인 파악은 이미 끝난 상태. 남은 것은 오로지 실행뿐. 그들에게 여행은 계획을 증명하는 시간. 실패를 배제하며 희열을 느낀다. 계획 없이 흐르는 대로 여행해야 하는 곳은 INTJ에게 감옥이나 다름없다. 대중교통량이 많으며 시간 약속 잘 지키기로 정평이 난 스위스 루체른 정도면 충분히 만족할 것. ●INTP알쓸번잡알아 두면 쓸데없고 번거로운 잡학박사. 모든 일정에 효율성을 따진다. 대체로 비판적인 태도인데 딱
수컷 공작새의 날개란 말이죠,암컷을 사로잡는 필살기입니다.청록색 깃털이 부채처럼 펼쳐지면모두가 홀린 듯 빠져들죠.햇살이 백화점 천장에빗금을 남기는 오후,벽화 속 공작과 마주했습니다.그의 날개보다도 강렬한프랑스 파리의 유혹이 시작된 거죠. 글·사진 곽서희 기자
벚꽃은 잎보다 꽃이 먼저 핍니다. 그래서 더 화사하고 더 반갑습니다.벚꽃은 이전 여름이 끝나는 시점부터 ‘겨울눈’을 만들어 스스로 에너지를 저장합니다.그렇게 길고 긴 겨울을 견디고단단한 준비를 거쳐새잎이 돋기 전, 눈부신 꽃을 피워 냅니다. 글·사진 강화송 기자
리스본의 어떤 날은 한 편의 동화 같아서이대로 이야기가 영영 끝나지 않았으면 싶을 때가 있다. ●데워지는 시간오후 두 시.햇볕에 지붕이 달궈지면딱 그만큼의 온기만큼 마음에도 열도가 생겨나곤 했다. 은은하되 식지 않게.●시장에서벼룩시장 가는 길.2유로만 깎아 줘요.그렇게 팔면 남는 게 없죠.소란한 흥정이 골목을 채운다.터무니없이 저렴한 가격에추억을 샀던 날.●쨍한 여름 한 즙당도 높은 오렌지와 싱싱한 야채를 꾹 쥐어짜서 온 도시에 흩뿌리면 이런 모습이 될까.●엔딩 크레딧리스본을 배경으로 영화를 만든다면결코 빼놓지 않을 장면들.엔딩 크
놀랍지만, 시간에도 온도가 있습니다.워낙 제멋대로라 종잡기 어렵지만요.가까운 과거여도 차갑게 식는가 하면,오래 지나도 부글부글 끓어 넘치는 기억이 있죠.미국 오리건주에 핀 라벤더 한 송이에도빛 한 줄기가 흐릅니다.추억도 그만큼 데워지는 중이겠죠.햇볕에 달궈진 잎사귀처럼,부디 열도를 지닌 시간이 이어지기를.이른 봄에 품어보는 작은 바람입니다. 글 곽서희 기자 사진 Tristan Zhou
지구상 가장 안락한 휴식처.대자연의 품에 안겼던 무수한 날들의 기록. 남겨진 시간버려진 열차, 이끼 낀 세월.흔적을 더듬어 올라가면남겨진 시간들이 보인다.| 중국 항저우 Hangzhou, ChinaGetaway완벽한 탈출구는 언제나 자연.일상의 상처가 없는 그곳에선삶조차 푸르게 물든다.| 미국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Oregon & Washington, USAOn the Road결정적인 순간은 늘 갑작스럽다.달리는 차 안에서,뻥 뚫린 도로에서,펼쳐진 길 위에서,예고도 없이 불쑥 찾아온다. | 미국 오리건주와 워싱턴주 Oregon & W
크리스마스 축제부터 신년맞이 얼음 축제까지.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에 온기가 감돈다.러시아의 겨울이 따뜻할 수 있는 이유. 축제 길모두의 걸음이 광장을 가리킨다.늘어난 입김만큼 미지근해진 공기.축제가 시작됐다.|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와 하바롭스크 Vladivostok & Khabarovsk, Russia 축제가 끝나고헤어짐의 끝은 아쉬움의 시작.내년에 또 봐. 안녕, 안녕.집으로 흩어지는 발걸음에 제동이 걸린다. | 러시아 하바롭스크 Khabarovsk, Russia 글·사진 곽서희 기자
러시아 하바롭스크의 레닌 광장.신년맞이 얼음 축제가 열렸습니다.낮 기온 영하 36도,온 세상이 얼었습니다.썰매장과 미끄럼틀이 분주합니다.추위는 온기로, 냉소는 미소로 바뀐 지 오래죠.머잖아 녹을 테니 지금을 즐기는 것.하바롭스크가 겨울을 견디는 방법입니다.글 ·사진 곽서희 기자
아슬아슬 까마득하게.분명치 않게 희미하게아스라이 보이는 것에 대하여. 파도를 덮은 발자국반짝이게 멀기라도 했으면.가까웠던 기억을 아스라이 만드는 시간이 느리고 잔잔하게 가까워진다. 덮쳐 온다.| 일본 미야코지마 Miyakojima, Japan기억을 메우는 오늘넘실거리는 세상. 오늘이 과거를 쓸어내리면구멍 난 기억이 평평해진다. 오늘보다 내일 더 단단히 굳어 간다.| 일본 Japan공전지구를 맴도는 달처럼,아스라이 보이는 것에 대하여.여행은 여전히 공전 중이다. | 일본 교토 Kyoto, Japan 글·사진 강화송 기자
이곳은 체코 카를로비 바리입니다.카를 4세의 다리를 낫게 만든, 치유의 도시죠.체코는 마침 가을을 지나겨울로 향하고 있었습니다.낙엽이 물들어 떨어집니다.도시는 색을 잃어 갑니다.곧 눈이 내릴 테고, 고요히 얼어붙을 테지만,이 모든 순간은 새싹을 틔워내기 위한 과정입니다.체코의 그 자리는 여전히 아름다웠습니다.새해가 왔고, 우리는 여전히치유의 과정을 지나는 중입니다.새로움을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죠. 글 강화송 기자 사진 손고은 기자
호호 내뿜는 입김,펄펄 날리는 눈.파리에 겨울이 내렸습니다.숨이 피고,눈이 집니다.숨이 눈으로 보이고,눈이 숨이 되는 시간. 숨과 눈이 이 계절의 공백을 메웁니다. 글·사진 곽서희 기자
어느 낯선 인도로부터 다시 여행을 찾는다. *나갈랜드는 인도 동부의 주다. 미얀마의 북서부에 접해 있는 나가 산지에 위치한다. 주도는 코히마. 뉴델리로부터는 동쪽으로 약 1,704km 정도 떨어져 있다. 산지와 산림, 구릉으로 둘러싸여 있으며 해발고도는 약 1,300m에 달한다. 주민은 대부분 나가족으로 구성되어 있다. 외형적으로 몽골족과 유사하다. Ludo주사위를 굴려 말을 움직인다.발 없는 말이 천리길에 나선다.루도(Ludo)는 서양판 윷놀이다.| 코히마 KohimaNeermahal루드라사갈(Rudrasagar) 호수에 담겼다.
분명 궁전이 저기 보이긴 보이는데 그렇다고 완벽하진 않습니다.호수에 바람이 불어올 때면궁전은 어떤 모습으로 일렁일까요.기다리면 결국 볼 수 있을 텐데기다림이 그리 쉽진 않습니다.인도 아가르탈라에 위치한 니르마할 수상궁전입니다.그 아래 일렁이는 호수는 루드라사갈 호수입니다. 글 강화송 기자 사진 차민경
Fall in love with fall in New York. 뉴욕의 가을과 사랑에 빠졌다. 신호하늘 위로 하늘하늘 낙엽이 구른다.산책을 즐기라는 가을의 신호다.| 워싱턴 스퀘어 공원 Washington Square Park옷 입는 계절누군가 가을에 대해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것이다.한 해 중 센트럴 파크가 가장 환하고 노란 옷을 입는 계절이라고.| 센트럴 파크 서부 Central Park West물든 바퀴자전거 바퀴에 붉은 낙엽이 물들었다.출근하던 그의 페달이 느려진다.| 블리커 스트리트 Bleecker Street늦은 오후의
낙하할수록 아름다운 것이 있다.스트라스부르의 가을이 그랬다.| 편지사각이는 흑심 끝에 온기를 담아 편지를 쓰고 싶던 날.스트라스부르의 낙엽 한 장이 손끝에 닿았다. 뜨거운 입김으로 쓰고찬 공기로 지웠다. 마음을 적은 단어를 모아 보니 결국, 사랑이다.| 창나에게 여행은 마음에 크고 시원한 창을 내는 일.걸쇠를 풀고 창문을 여니따뜻한 기억이 분다.그 안에 비치는 건 언제나사람, 사랑, 사람.| 경사진 마음스트라스부르에선 바닥이 기울어진 집에 머물렀다.오래된 목조건물이라 고치기도 어려워요.기울면 기운 대로 사는 거죠.호스트가 인생을 말
다리를 건너는 중입니다.저편엔 누가 기다리고 있을까요?또다시 마주할 걸 알기에구태여 뒤돌진 않겠습니다.흐르던 땀이 말랐습니다.세상의 채도도 변했습니다.노랑이 된 초록, 하늘이 된 파랑은머잖아 또 하얘질 테지요.끝이 보인다 해도서두르진 않을 겁니다.건너는 길이 이토록 좋으니까요. 글 곽서희 기자 사진 Joe Thoma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