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게 마지막 단 한 끼가 주어진다면 나는 부산으로 떠날 것이다.●솰아있네, 부산2023년의 마지막 달 마지막 날, 내게 마지막 단 한 끼가 주어진다면 어디로 떠나야 할까. 그나마 따뜻한 부산이 우선 떠오른다. 한반도에서 12월 평균기온이 가장 높은 지역이다. 피란수도여서 이북 문화도 섞여 들었고 화교와 일본인, 러시아인 등 외국인이 많이 사는 부산이라 맛난 음식도 다양하게 많다.구포역 앞에는 일찌감치 부산에 터를 잡은 화교가 운영하는 만둣집 ‘금룡’이 있다. 다른 요리 없이 물만두, 군만두, 찐만두, 만둣국 백반에 오향장육만을 파는
강릉 예술은 청년이다. 에너지가 넘치고 끊임없이 변한다. 새로운 예술가들이 꾸준히 강릉으로 스며들고 있다는 게 그 증거다. 강릉 예술의 터줏대감인 하슬라아트월드부터 몰입형 미디어아트를 통해 빛과 소리의 예술을 보여 주는 아르떼뮤지엄까지, 시공간을 넘나드는 작품들이 여행자를 기다린다. ●자연과 예술이 어우러진 강릉의 보물하슬라아트월드하슬라아트월드는 강릉의 보물이다. 산과 바다, 사람과 예술이 어우러진 복합예술공간으로, 마음을 보듬고 상상력을 키우기 좋은 곳이다. 진한 솔향을 맡으며 걷다 보면 슬며시 조각품이 말을 걸고, 툭 터진 바다
강릉의 바다는 여행자를 위한 종합선물상자다. 원하는 모든 것들을 한껏 즐길 수 있다. 바다의 풍요로움을 만끽할 수 있는 주문진시장, 파도 소리 들으며 잠들 수 있는 솔향기캠핑장, 향긋한 커피를 즐기며 드라마 의 주인공이 되어 보는 영진해변까지, 놓치지 말아야 할 강릉의 바다를 소개한다. ●바다와 솔숲을 다 품다연곡해변 솔향기캠핑장바다를 즐기는 최고의 방법 중 하나는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는 것이다.강릉의 연곡 솔향기캠핑장은 바다가 코앞이다. 소나무 숲도 있다. 솔 숲 안에서 바다를 바라보며 캠핑이 가능하다. 뿐만 아
강릉의 길은 무지개다. 강릉만큼 다채로운 길을 품은 곳은 또 없을 터. 신사임당이 어린 율곡의 손을 잡고 넘던 대관령 옛길, 푸른 바다를 보며 국내 최대 해안단구를 걸을 수 있는 정동심곡 바다부채길, 강릉의 상징인 소나무 아래를 걷는 바우길, 다섯 개의 달이 뜨는 호수 주위로 드리워진 경포호 산책길까지 각양각색이다. 강릉의 특별한 길을 두 발로 느껴 보자. ●신사임당과 율곡의 발걸음을 따라대관령 옛길 전국에 수많은 옛길이 있지만, 대관령 옛길만큼 귀한 길은 많지 않다. 태백산맥의 주요 고개로 영서와 영동을 나누는 대관령(해발 832
몇 년 전, ‘백령에서 울릉까지’라는 타이틀로 우리나라 20여 개 섬을 연속 여행했었다. 여정은 10월 말에 시작돼 크리스마스 이틀 전에 끝났다. 늦가을과 겨울을 타고 흐르던 알싸한 기억, 시산도는 11번째 섬이었다. 그 섬을 다시 찾았다.●첫인상은 바다 공장시산도의 첫인상은 거대한 바다 공장과 같았다. 역기 모양으로 생긴 어구와 크레인이 물양장 가득 쌓여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바삐 움직이는 외국인 근로자들, 말로만 들었던 ‘부자 섬’의 진면목을 보는 듯했다.시산도에는 150여 가구에 250여 명의 주민이 산다. 많은 가구가 미
향기는 직접 가지 않으면 맡을 수 없다. TV가 아닌, 두 발로 현장을 가야 하는 이유를 다시 깨우쳐 준 이번 여행. 다음에 불가리아로 떠난다면, 분명 이 장미 향 때문일 것이다. ●장미의 나라에서불가리아는 ‘장미의 나라’다. 국화부터 장미다. 불가리아산 장미 오일은 고급 향수의 원료로 사용되는데, 세계 최고 품질을 자랑한다. 프랑스, 이탈리아의 유명 브랜드 장미 향수에는 대부분 불가리아산 장미 오일이 들어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멀리 가지 말고, 여행 가방만 열어봐도 알 수 있다. 장미 향 신경 안정 오일, 장미 모양 볼펜, 장
2023년 두짓 타니가 일본에 최초로 진출했다. 그 첫 도시는 천년의 고도(古都), 교토다. 태국의 호스피탈리티 정신이 일본의 오모테나시와 만나서 더욱더 정교해졌다는 걸, 육감으로 깨달았다. ●태국 한 방울, 일본 한 스푼내가 가장 자주 여행하는 나라는 일본, 내가 가장 편안함을 느끼는 나라는 태국이다. 전자는 나의 여권에 찍힌 도장의 개수가 증명하는 바이고, 후자는 내가 오래전 방콕 가이드북의 저자라는 설명이면 충분할 것 같다. 이 두 조건의 완벽한 조합을 교토에서 만났다. 태국의 국민성이라고 불리는 호스피탈리티 문화는 호텔 비즈
세부 제이파크 아일랜드가 가족 여행객들에게 사랑받는 이유에 대하여. ●모두가 행복할 수밖에 없는 리조트연말이 다가오면 따뜻한 해변이 절실해진다. 푸른 바다를 외면하자니 아쉽고, 막상 떠나자니 두렵다. 누군가 그랬다.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은 부모에게 휴식이 아닌 고난이라고. 그럼에도 수많은 가족 여행객들이 연말이면 세부로 향한다. 다 이유가 있다.세부 막탄섬에 위치한 ‘제이파크 아일랜드’는 유독 한국인 가족 여행객들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는 리조트다. 투숙객의 대부분이 어린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이다. 세부 막탄에 자리한 수많은 리
‘옛것을 지키면서 새로움을 향해 나간다’는 온고지신(溫故知新). 시간이 겹겹이 쌓인 곳에 새로움을 불어넣은 지역에 마음이 간다. 쓸모가 사라진 공간에 에너지를 넣고, 사람이 떠난 도시를 매만져 다시 발길을 돌리게 만드는 ‘도시재생’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요즘. 일본정부관광국(JNTO)의 추천을 받아 지속가능성을 보여 주는 주고쿠 지방의 소도시 세 곳을 여행했다. ▶AIRLINE제주항공이 히로시마까지 화·목·토요일 주 3회 직항 항공편을 운행한다. 아침 8시5분 출발로, 이른 아침부터 여행을 시작할 수 있다. 일본, 대세는 소도시
●1000년 은행나무의 전설말하는 은행나무경북 칠곡군 기산면 각산리 417, 커다란 은행나무 한 그루가 옛 이야기를 간직한 채 가을을 보내고 있다. 1018년에 심은 것으로 추정한다는 안내판의 문구대로면 1000년이 넘었지만, 보호수를 알리는 나무 앞 푯돌에는 1993년에 보호수로 지정됐고, 수령이 950년이라고 새겨져있으니, 보호수 지정년도에서 30년이 지난 지금으로 치면 980살 먹은 나무다. 1000년에 가까운 ‘1000년 은행나무’라고 할만하다.이 은행나무가 있는 곳은 옛 대흥사 터이기도 하다. 대흥사는 신라시대에 창건됐다고
백악산(북악산)의 중심 북악팔각정에서 도로(북악산로. 이른바 북악스카이웨이) 옆 숲길을 따라 하늘전망대가 있는 북동쪽으로 걷는다. 하늘전망대에 올라 전망을 보고 숲으로 들어가면 1968년 1.21 사태 당시 총알 흔적이 남아 있는 바위 ‘호경암’이 나온다. 가파른 내리막 계단이 골짜기의 깊이를 말해준다. 오르내리는 숲길을 따라 걷다 만난 성북천 발원지는 숲속의 평범한 작은 물줄기다. 갈림길에서 숙정문 방향으로 걷는다. 조선시대 한양도성의 북대문인 숙정문을 통과해서 삼청공원 쪽으로 걸어 숲을 빠져나온다. 삼청동 옛 마을 골목길은 푸근
가을 양양 여행을 계획할 땐 양양에서 유명한 먹을 것들을 중심축으로 삼아야 한다. 양양은 물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에 알려진 양양 송이가 가을 양양 특산물 음식의 대표주자라면, 자연산 섭국은 오래 전부터 양양사람들이 집에서 끓여먹던 음식이다. 대를 이어 말아내고 있는 막국수 냉면, 아이 간식 어른들 술안주로 자리 잡은 닭강정 또한 놓치지 말아야 할 것들이다. 초가을에 1박2일 온가족 여행을 그렇게 다녀왔다. ●양양에 도착하자마자 송이전골을 먹으러 갔다일기예보는 정확했다. 전국 가을비, 양양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택시를 탔다. “송이
크루즈를 타고 홋카이도를 여행했다.바다에 가만히 안긴 채로, 호사를 누리면서.●여행의 수고가 귀찮아질 때언제나 여행을 바란다. 하지만 그 여행에 수반되는 수고들이 귀찮아질 때가 있다. 각종 예약, 공항의 절차, 비행기를 타고 이동하는 시간, 다시 공항에서 호텔로의 이동. 이 모든 것들이 버거워 떠남을 망설일 때가 있다. 문득 크루즈 여행이 눈에 들어왔다. 가만히 객실 침대에 누워서 창밖만 보고만 있어도 매일 새로운 여행지에 도착할 수 있으니까. 초대형 호텔이 저절로 움직여 목적지에 데려다 주는 셈이다. 크루즈 안에는 수영장, 레스토
맛으로는 장흥을 이길 곳이 없다. 장흥의 산해진미에 대하여.진정한 진수성찬의 고장흔히 맛있는 음식을 두고 ‘산해진미’라고 표현한다. 하지만 ‘산해진미(山海珍味)’란 산과 바다에서 나는 진귀한 맛이란 뜻이다. 그러니까 그냥 하나의 맛있는 음식을 산해진미라고 지칭해선 안된다. 이와 비슷한 말로 ‘진수성찬(珍羞盛饌)’이란 말이 있는데 여기서 진수(珍羞)는 평소 보기 드물게 맛 좋은 음식, 성찬(盛饌)은 반찬을 풍성하게 차림을 뜻한다. ‘만한전석(滿漢全席)’을 산해진미로 칭하기도 하는데 사실 만한전석은 고유명사다. 청나라의 황제, ‘강희제
지금 제주에서 가장 예술적인 장소 4곳을 소개한다. 본태박물관, 빛의 벙커,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 시네마, 김택화 미술관을 다녀왔다.1. 본연의 아름다움 본태박물관본태박물관은 도미니크 페로, 톰 메인과 더불어 세계 3대 건축가로 꼽히는 안도 다다오가 설계했다. 노출콘크리트에 빛과 물이라는 근원적 요소를 활용, 건축과 외부환경을 조화롭게 연결한다는 작가 고유의 건축 철학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본태는 ‘본래의 모습’을 뜻한다. 건축가와 박물관의 지향성이 일치한다는 점에서 일단 끌린다. 박물관은 크게 3개의 구역에 5개의 전시실로 나뉜
가을을 지나 겨울에 접어들면, 골퍼들은 따뜻한 남쪽 나라를 찾아 떠나는 새들처럼 새파란 골프장을 찾아 떠난다. ●화산 지대에 조성한 세계 최대 골프장미션힐스 골프 & 리조트Mission Hills Golf & Resort중국 하이난섬 북쪽 도시 하이커우(海口)엔 이미 유명한 그리고 여전히 전세계 골퍼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골프 클럽이 있다. 정확한 이름은 미션힐스 골프 & 리조트(Mission Hills Golf & Resort). 골프장과 리조트, 온천 등의 부대시설을 겸비한 초대형 복합 리조트 단지다. 우선 골프코스부터 살펴보
거문도는 마음만 먹으면 찾아갈 수 있는 섬이 아니다. 초봄부터 가을까지는 관광객이 집중적으로 몰려 배편 예약이 쉽지 않다. 동계에는 잦은 기상악화 탓에 결항률이 높아진다. 만만치 않은 계절의 틈새를 노리던 어느 가을날. 인파를 비집고 절정에 달한 계절을 찾아 거문도로 떠났다.●3개의 섬으로 이루어진 거문도거문도는 동도, 서도, 고도라는 이름을 가진 3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있다. 고도와 서도는 삼호교로 서도와 동도는 거문대교로 이어져 있어 하나의 생활권역을 이룬다. 그럼에도 그중 행정과 생활 편의시설의 대부분은 고도에 집중되어 있다.
바야흐로 가을, 제주에 억새의 계절이 찾아왔다.●용눈이오름우아미의 귀환공식적으로 제주도에 위치한 오름의 수는 368개다. 실은 400여 개가 넘는다고 한다. 오름이란 무엇일까. 아주 쉽게 정리하면 제주도에 있는 200m 이하의 봉우리와 산은 죄다 오름이라고 간주하면 된다. 많이들 오름을 한라산 주변의 기생화산이라고 알고 있는데, ‘오름’이란 낱말 자체가 제주에서 통용되는 순우리말이다. ‘오름’은 우리말로 ‘산봉우리’를 뜻한다.제주 성산읍 수산에서 구좌읍 송당까지 이어지는 11km 구간을 차로 달리다 보면 기분이 절로 좋아진다. 되바
#호안미로재단 #카사바트요 #가우디 #바르셀로나현대미술관 #도스팔리요스 #에스티마르●‘미로’에 처음 눈 뜨다제각각 뻗어 있는 직선과 화살표, 동그라미와 촉수들이 읽히기 시작했다. 호안 미로(Joan Miro, 1893~1983년)의 작품에서 남자와 여자, 별과 태양, 날아가는 새가 보이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그것은 호안미로파운데이션 도슨트의 힘이었다. ‘길고 지루한 시간이 될까 봐, 어차피 들어도 모를까 봐’의 핑계를 버리고 적극적으로 도슨트의 설명에 귀를 기울인 결과 난생 처음 초현실주의 화가이자 조각가, 도예가인 호안 미로의 생
#프라다파운데이션 #10꼬르소꼬모 ●그렇게 프라다 마니아가 되어 간다드디어 프라다에 반했다. 오래된 ‘명알못’를 단숨에 사로잡은 건 밀라노 프라다 파운데이션(Fondazione Prada)의 격조였다. 1994년 프라다 파운데이션을 설립하고 예술문화 활동을 해 온 미우치아 프라다, 파트리치오 베르텔리 부부가 밀라노의 문화공간을 위해 선택한 건축가는 경희궁에 ‘프라다 트랜스포머’를 구연했던 렘 콜하스다.삭막한 산업지역이었던 밀라노 남쪽, 옛 증류주 공장은 포디움이 되었고, 고층 건물도 더해졌다. 빛나는 유리 벽면의 포디움은 정원의 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