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는 고요했고, 숲은 여전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가을 하늘을 벗 삼아, 태평양을 곁에 두고 걸었다. 그래도 괜찮았다. 2012년 2월 개장, 21개 코스를 운영하는 규슈올레의 성공에 힘입어 미야기현에서도 올레길이 열렸다. 규슈에 스며든 올레의 정신이 일본 동북부 지역에도 퍼져나가기 시작한 셈. 지난 6월 시작한 몽골 올레까지 합치면 3개국의 길 위에 올레의 리본이 휘날리게 된 것이다. 규슈올레, 몽골 올레와 마찬가지로 (사)제주올레가 코스 개발과 자문, 길 표지 디자인을 제공하는 한편 운영 방침과 철학까지 공유한다. 제주도,
사가현을 걷다 보면 드는 생각이 있다. 이 청명한 자연 속에서 하룻밤 포근히 잠들어 보면 어떨까? 바다로 떨어지는 해를 바라보는 하룻밤, 편백나무 숲에서 하룻밤, 맑은 호숫가에서의 하룻밤. 이런 밤 이후에 오는 모든 낮은, 충만하다. ●하도미사키 캠핑장(波戸岬キャンプ場)사가현 가라쓰시 북단 히가시마쓰우라반도(東松浦半島)에 위치한 현립 캠핑장으로 켄카이국정공원(일본의 지차체가 관리하는 공원)에 속해 있다. 하도미사키 곶의 서쪽 해안을 따라 총 4개의 구역으로 나뉘어져 있는 캠핑장은 대부분의 사이트에서 바다 조망이 가능한데 특히 화산섬
엄마와 딸의 첫 해외여행지로 사가현을 선택했었다. 두려움으로 시작했지만, 일본어를 못 해도, 운전을 못 해도 문제될 것이 없었다.화려하지도 밋밋하지도 않은 볼거리들이 친근하게 다가왔다. 더도 말도 덜도 말고 사가현만 같으면, 대가족 여행도 대만족이리라.●아이들도 엄마도 좋아하는 명과 투어 사가역부터 사가현청까지 뻗은 골목은 아기자기한 상점들로 가득하다. 평소에도 ‘디저트 배와 밥 배는 따로 있지’라고 생각한다면, 전통과 맛을 겸비한 명과점들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에도 시대에 규슈의 나가사키에서 에도로 설탕을 운반했던 228k
사가현에는 3개의 올레 코스가 있다. 바다와 만나는 가라쓰 올레, 온천마을이 종점인 우레시노 올레와 다케오 올레는 규슈 올레 완주자가 첫 도전자에게 추천하는 이상적인 올레 코스다. www.welcomekyushu.jp/kyushuolle●발도 예뻐지는 우레시노 올레 온천과 도자기로 유명한 우레시노 코스는 다이죠지절(大定寺)과 요시우라신사(吉浦神社) 등 일본의 절과 신사 문화를 경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구불구불한 숲길을 지나 펼쳐지는 다원은 일본에서도 손꼽히는 우레시노 녹차의 생산지. 그 푸름에 눈과 마음을 씻고 계속 나아가면 주민
올해도 여전히 한국인의 최고 인기 여행지는 일본이다.이토록 일본을 찾게 만드는 매력은 무엇일까?일본정부관광국(JNTO)은 지금도 당신을 유혹한다.내 마음을 알아본 일본여행자의 감성을 자극하다JNTO는 올해 ‘마음맞춤, 일본’이라는 콘셉트로 여행자의 마음을 만족으로 채워주고 있다. 일본 곳곳에서 사람, 자연, 문화 등 일본관광이 추구하는 가치를 즐길 수 있다.우선 여행자의 일상에 일본 현지를 더한다. 일본 특유의 골목, 시끌벅적한 이자카야, 운치 있는 노면 전차와 분위기 좋은 카페 등 일본의 일상과 현지인의 생활에 녹아드는 여행이 가
[인터뷰] 일본정부관광국(JNTO) 서울사무소 구마노 노부히코 소장2017년 일본을 찾은 한국인 714만명. 한국 사람이 가장 많이 가는 나라이자 매년 한국인 방문객 신기록을 갈아치우는 일본은 올해도 바쁘게 성장하고 있다. 한 번이 두 번 되고, 두 번이 세 번이 되는 일본의 마력은 어디에 숨어있을까? 일본정부관광국(JNTO) 서울사무소 구마노 노부히코(Kumano Nobuhiko) 소장은 ‘다양한 콘텐츠’에 답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인 관광객 수는 매년 신기록 경신 중714만명의 한국인 관광객이 지난해 일본을 찾았습니다. 예상했
굳이 말로 하지 않아도 이미 당신의 마음을 알고 있다. 어디에 가고 싶은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또 어떤 경험을 원하는지…. 부산스럽고 유별날 필요도 없다. 어차피 여행은 타인의 평범한 일상 속으로 들어가는 것이니까. 당신의 마음을 채워줄 일본여행을 추천한다. ●마음1현지의 삶에 가까이 순도 100%의 소바를 찾아서나의 여행은 누군가의 일상이다. 현지인의 삶 속으로 가까이 갈 때 여행은 더욱 특별해지겠지! 오사카 시내에서 남쪽으로 한참을 달려 도착한 사야마시, 사람 사는 냄새 물씬한 조용한 주거 지역이다. 이곳의 소바 집 ‘아이’
여행전문 미디어 기자들이 일본여행을 주제로 수다를 떨었다. 세계 이곳저곳을 여행하는 여행 기자, 과연 그들은 여행지로서 일본을 어떻게 평가하고 또 어디까지 해봤을까? 여행기자들의 중구난방 일본여행 경험담이자 솔직담백한 고백이다. 참가 기자 김선주 기자, 차민경 기자, 손고은 기자, 이성균 기자, 전용언 기자 남녀노소 첫 여행지는 일본김 _다들 일본 여행은 해봤겠지? 전 _입사 전, 지난해 여름에 오사카를 3박4일 일정으로 여행했다. 학생 때였다. 김 _학생이 무슨 돈이 있어서 해외여행을 하나. 전_아르바이트로 한 푼 한
섬까지 무사히 와 달라는 친구의 메시지에 걱정 말라는 답장을 마지막으로 보내고 휴대전화의 전원을 껐다. 땅에 닿을 듯 크고 깊은 숨이 쉬어졌다. 당분간 내가 찾을 사람도, 나를 찾을 사람도 없다는 사실에서 오는 안도의 한숨. 공항철도의 유리문에 비친 내 모습은 어느 때보다 가벼웠지만 어느 때보다 지쳐 보였다. 배낭을 꾸려 어디론가 분주하게 오고가는 사람들 사이로 발걸음을 서둘렀다. 2월 초순, 카사도지마(笠戸島)에 가기 위해 후쿠오카로 가는 비행기에 올랐다. 후쿠오카공항에서 20분 정도 시내버스를 타고 하카타역까지, 그곳에서 신칸센
소풍이 이렇게 설레었을까? 키 높은 배낭을 메었다, 내려놓았다를 반복했다. 벚꽃잎 날리는 풀밭에 누워 있는 꿈을 꾸고 싶었지만 잠이 오지 않았다. 야메시에 있는 이케노야마 캠핑장은 별이 잘 보이고, 호수가 맑고, 숲이 아름답다. 캠핑장으로 완벽하다 ●Camping Day 1 ‘더 바랄 것이 없다’면서도 그래서 한숨도 못 잤다. 사실 첫 공항버스를 타야 했기 때문이다. 피곤할 상황이지만 에너지가 넘치는 걸 보니 나 좀 신난 걸까? 오랜만에 느껴 보는 설렘 덕에 배낭도 가뿐하게 느껴진다. 웬만한 것은 현지에 다 있다니 꼭 필요한 장비만
사이키(佐伯), 오뉴지마(大入島), 가와라(香春). 십수 번 규슈를 여행했지만, 모두 처음 듣는 지명이었다. 생소한 이름 덕분에 호기심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이틀에 걸쳐 꼬닥꼬닥 걸었다. 대나무 숲은 울창했고 주민의 환대는 뜨거웠다. 작지만 사랑스러운 시골마을의 매력에 푹 빠졌다. 길을 만들기보다 길을 ‘찾아내는’ 올레 덕분이다. Kyushu Olle 20 과거와 현재를 연결한 사이키 오뉴지마(佐伯·大入島) 코스50년 전 학교 가던 길을 찾아 걷다“산책은 그 자체로 하루의 일과요 모험이다.”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중 한 조
지난 1월 북해도 가족여행을 다녀왔다. 하코다테 관광이 예정되어 있던 날 필자는 하코다테역 도착 30분 전까지 하코다테 츠타야서점 방문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었다. 하코다테 츠타야서점을 들르기 위해서는 하코다테역이 아니라 전역인 고료카쿠역에서 내려야 하고 그러면 하코다테에서 진행하려던 일정을 모두 변경해야 했기 때문이다. 결론을 말하자면 필자는 고로카쿠역에 내려 하코다테 츠타야서점을 다녀왔다. 더 오랜 시간을 머물지 못해 아쉬울 만큼 만족스러운 선택이었다. 츠타야서점의 창시자는 ‘마스다 무네아키’다. 그는 1983년 츠타야(TS
모든 일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포슬포슬한 카스테라, 우아한 차 한 잔, 그 유명한 나가사키 짬뽕 한 그릇에도다 그럴 만한 스토리가 있다. 음미해야 마땅한 역사가 담겼다. ●일본과 중국의 만남이와사키 혼포(岩崎本舗)예로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나가사키 지역에는 중국인이 몰려 살던 토진 마치(唐人町) 지구가 있었다. 그리고 19세기에 이르러 토진 마치 근처로 조성된 것이 지금의 차이나타운이다. 차이나타운 초입에 위치한 이와사키 혼포(岩崎本舗)는 ‘카쿠니만쥬(角煮まんじゅう)’ 전문점이다. 두꺼운 돼지고기를 간장, 설탕, 술
●Sake Brewery 술 익는 마을, 풍미에 취하다글 권라희 사진 정혜진, 권라희 가시마(鹿島)사가현 남서쪽에 위치한 가시마는 동쪽으로 규슈 최대의 갯벌이 있는 아리아케해를 접한다. 국가지정 중요 전통 건축물인 히젠 하마슈쿠 술 주조장 거리, 일본 역사공원 100선에 선정된 가시마 성터 아사히가오카 공원, 일본 3대 이나리 곡식의 신 중 하나인 유토쿠 이나리 신사가 이곳에 있다. 전통 가옥들이 보존되어 있는 히젠 하마슈쿠 주조장 거리 히젠 미네마쓰 주조장 안에는 50~60년 전 일본의 생활용품을 모아 놓은 전시장이 있다 히젠 미
Onsen Village 미인들은 온천에서 녹차를 마시지 우레시노(嬉野)우레시노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사가현의 남쪽에 있다. 우레시노강에는 두루미가 자주 찾아와 ‘두루미가 즐기는 온천’ 이라고도 불린다. 일본 3대 피부 미인 온천 중 한 곳으로 손꼽힌 우레시노 온천은 1,3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하루 3,000톤의 용출량을 자랑하며 온천 수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또한 에도시대부터 차 재배를 시작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300년이 넘는 큰 차나무가 있을 만큼 녹차도 유명하다. 최근 조성된 규슈 올레 우레시노 코스는
●Takeo Olle + Onsen 다케오에선 먹고 걷고 사랑하라! 글 차승준 사진 권라희 다케오(武雄市)사가현 서부에 위치한 다케오에는 산과 분지, 강을 모두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1,3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온천이 있다. 다케오 온천은 특히 피부에 좋은 수질로 유명하며, 규슈 올레의 다케오 코스 종료 지점에 있으므로 한바탕 걷고 난 올레꾼들이 뜨끈한 온천욕을 즐기며 시원하게 몸을 풀기에도 좋다. 다케오 시내와 야마우치초에는 도자기 가마들이 많아, 도자기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일본 다른 곳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한 가
●Karatsu Olle 가라쓰(唐津) 사가현 북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요부코항에서 신선한 활어회와 각종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가을이 되면 가라쓰 거리는 축제로 물든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라쓰군치 축제 기간 동안 청년들은 각 마을을 상징하는 히키야마 행렬을 이끌고 신사로 향한다. 서귀포시와 자매도시인 가라쓰에는 규슈 올레 19개의 코스 중 제주 올레와 가장 닮은 가라쓰 코스가 있다. 올레길의 종착점인 하도미사키(하도곶)에는 주상절리와 해송이 어우러진 절경이 펼쳐지고 그 말미에 익숙한 얼굴의 돌하르방이 제주에서
●Saga Ebisu Tour 슈가로드 위에서 달달한 발걸음을글 이민영 사진 정혜진 사가역부터 사가현청까지 뻗은 골목은 아기자기한 상점들로 가득하다. 평소에도 ‘디저트 배와 밥 배는 따로 있지’라고 생각한다면, 전통과 맛을 겸비한 명과점들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에도 시대에 규슈의 나가사키에서 에도로 설탕을 운반했던 228km의 길을 ‘슈가로드’라고 한다. 원료가 있으니 자연스럽게 이 길을 따라 과자 문화가 발달했다. 그 슈가로드의 일부인 사가시에는 전통 있는 명과점들이 많이 남아 있다. 주머니도 가볍고, 대식가도 아니지만,
올레꾼, 몽골에 가다! 부산역에서 김해공항까지, 새벽의 공항리무진은 30여 분 만에 임무를 완수했다. 몽골에 대해 기본 검색밖에 못했는데 벌써 에어부산 기내다. 비행기를 탐색하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다. 6월 중순인데도 이미 만석인 비행기가 말하는 것은 ‘시즌’이 시작되었다는 것이었다. 옆 좌석의 여자가 유창한 외국어(몽골어라고 짐작되는)를 쏟아내기 전까지 한국인임을 조금도 의심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도 알 수 있었다. 몽골에 도착하면 이런 상황이 비일비재할 것이라는 사실을. 4시간의 비행도 순식간이었다. 기내식 먹고, 4
-18~19일, 몽골서 개장행사 열려-올레꾼·몽골 주민 500여명 참석제주올레의 두 번째 자매길인 몽골올레 1코스 복드항(Bogd khan)산 코스가 지난 18일 개장했다. 이튿날인 19일에는 몽골올레 2코스인 칭기스(Chinggis)산 코스가 개장하며 몽골올레의 시작을 알렸다.6월18일 몽골에서 진행된 몽골올레 개장행사에는 한국에서 함께 참가한 올레꾼과 현지의 걷기 동호회 회원들, 지역주민 등 500여명이 함께했다. 몽골올레 1코스인 복드항산 코스의 시작점은 헝허르(Henhor) 마을로, 마을을 시작으로 몽골의 작은 가게와 동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