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도시에는 저마다의 이명이 있기 마련이다. 대전의 또 다른 이름은 ‘과학의 도시’다. 대전에서만 줄곧 이십여 년 살아온 토박이이건만 어떤 연유로 과학의 도시라 불리는 지에 대해 정확히 알지 못했다. 숲에서 나와야만 숲이 보인다고 했다. 서울에서 출발한 여행에서 이방인의 마음가짐으로 내 고향 대전, 과학의 도시 대전을 자맥질하기 시작했다. ●대전엔 성심당만 있다고요?서울과 부산의 중간 언저리에는 놓여있는 대전은 교통의 도시로도 불린다. 두 대도시뿐만 아니라 영호남을 잇는 교통의 요지로, 긴 여정에 말이든 사람이든 지치기 십상이니
짙은 초록빛으로 물들었다.대나무도, 산도, 내 마음도.싱그러운 녹음 사이쏟아지는 따사로움에지그시 눈을 감아 본다.Cultural●달빛이 춤추는 담빛길담양 담빛길에는 달빛골목 창작소가 자리하고 있다. 과거 이곳은 죽제품 거리였다. 담양의 죽제품은 재질이 단단하고 코팅이 된 듯한 질감 덕에 과거 널리 이름을 알렸다. 안타깝게도 산업화와 동시에 밀려오는 값싼 플라스틱과 동남아 제품 공세에 서서히 사라져 갔다. 그렇게 휑해진 거리를, 예술 공방들이 다시금 채우며 은은히 담빛길을 밝혀 가는 중이다. 달빛골목 창작소에서는 누구나 참여 가능한
#버스 타고 온천여행 #힐링첫날은 뚜벅이 여행자들의 든든한 발이 되어 주는 시티투어, 둘째 날엔 셔틀버스 타고 종일 신나게 온천욕을 즐겼다. 마지막 날엔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박물관, 기념관에서 배움 가득한 시간. 이보다 더 알찰 수 있을까? 천연유황온천수가 흐르는 아산 파라다이스 스파도고▼2박 3일 천안, 아산 경비(1인 기준)총 9만7,200원DAY 1온양시티투어 버스 탑승비 4,000원아산외암마을 입장료 1,000원현충사 무료입장온양민속박물관 2,500원추억의별난감자탕(중식) 7,000원병천순대국밥(석식) 7,000원교통비
바야흐로 ‘인증샷’의 시대다.찍어야 사는 세상, 해시태그가 주렁주렁 달린 사진 대신 스탬프를 찍어 보자.지문에 잉크를 묻혀 가며 찍다 보면 기념품이 절로 따라올지니. ●지역별 스탬프투어언젠가부터 여행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당장 스마트폰부터 부여잡게 된다. 지역의 명소를 놓치지 않으려 여러 블로그를 넘나들고, 여행지에 도착해서도 주변 맛집을 찾기 위해 눈과 손이 분주하다. 그러다 보면 정작 여행지의 매력을 온전히 느끼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고 스마트폰을 놓아 두기엔 또 불안하다. 행여 꼭 가 봐야 할 명소를 모른 채 여행이 끝나지 않을
●서산 瑞山서산 동부시장 배를 든든히 채우고 본격적인 시장투어! 서산 동부시장을 고른 이유는 충남 서북부의 최대시장이자, 어시장이 잘 형성되었다는 정보 때문이었어요. 가 보니 역시 입구부터 어시장이 있고 들어가는 내내 조개, 꽃게, 낙지 그리고 제철인 새우까지 다양한 종류의 해산물에다가 옷가게, 분식집, 채소가게 등 없는 것이 없는 큰 시장이었죠. 우럭젓국 | 서산 동부시장에서 즐긴 서산 별미인 우럭젓국은 서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지역음식이래요. 우럭을 반건조시켜 새우젓과 함께 맑은 탕을 끓여서 만든 것인데 시원하고 깊은 맛이 일품
●아산 牙山 친숙한 길 ‘읍내동’오전 8시25분, 온양온천역에서 외암민속마을로 향하는 101번 버스에 몸을 실었다. 버스 창을 통과하는 가을볕에 곡식의 고개뿐 아니라 사람들도 고개를 떨궜다. 그렇게 15분쯤 지났을까, 버스는 읍내동에 있는 한 친숙한 길목에 들어섰고 나는 창밖을 응시하며 깊은 사색에 잠긴다. ‘읍내동’은 할머니가 살아생전 거주했던 동네였기에 애정을 넘어 애환이 서린 장소였다. 복잡 미묘한 감정이 몰려왔다. 하지만 버스도 정류장을 떠나듯, 먹먹해진 마음도 곧 지나리라 믿고 현실에 주어진 여행길에 집중했다. 우여곡절 끝
●공주 公州처음으로 올랐던 공산성돌로 쌓아 놓은 산성과 높게 자란 나무와 하늘이 근사한 곳이었다. 오르는 길이 그리 가파르지는 않지만 한 보 옆이 바로 낭떠러지라 주의해서 올라야 했다. 마침 앞서 가는 초등학교 여학생들이 무섭다고 벌벌 떠는 친구를 둘러싸고 응원해 가면서 오르고 있어서 나도 그 에너지를 받아 함께 올랐다. 백제시대에 만들어진 산성으로 웅진성으로 불리다가 고려시대부터 공산성으로 불리게 되었다. 웅진으로 천도해 공주를 수호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산성으로 중심 산성이었다. 현재 사진에 보이는 곳은 공산성의 관문 역할을 하고
‘기압골의 영향으로 주말 동안 중부지방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비가 오겠고…’화창한 하늘이 무색하게 하는 내일의 기상예보가 이른 아침부터 부산한 우리 커플의 귓가로 흘러든다. 11월 결혼식을 앞둔 예비신부와 나는 셀프웨딩촬영을 위해 서해안으로의 여행을 계획했다. 몇 벌의 웨딩드레스와 소품을 준비하며 제발 날씨가 좋기만을 바라 왔는데, 이보다 더 기운 빠지는 소식이 또 있을까. “오빠, 여행 다른 날짜에 가면 안 되겠지?” 여행은 ‘떠나는 순간’이 아닌 ‘준비하는 순간’부터 시작된다는 누군가의 이야기가 문득 스친다. 그렇다면, 이번 여행
서해 ‘만리포’ 해변에 ‘캘리포니아’가 펼쳐진단다.갈까 말까 고민도 잠시,이번 주말 파도가 마구 밀려온다는 소식에 떠밀려 그곳에 도착했다.또 한 번 서핑의 꿈을 한아름 안고서. 파도를 기다리는 서퍼들, 이국적인 풍경 서해에도 서핑하기 괜찮은 파도가 꽤 들어온다 ●서해안에 파도가 없다고?국내의 유명 서핑 스폿으로는 제주 중문, 부산 송정과 해운대, 포항, 강원도 양양, 그리고 서해 만리포가 있다. 처음 만리포에 대해 들었을 땐 무척이나 낯설었다. 밀물과 썰물이 있는 서해에서 서핑이 과연 가능할까 의구심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선
올 여름, 휴가로 떠나면 좋을충청권 브루어리들을 선별했다. 맥주 만드는 농부뱅크크릭 브루잉 충북 제천에는 제(堤), 그러니까 물을 가두는 둑과 천川, 흐르는 냇물이 있다. 이것을 영어로 옮겨 제방이라는 뜻의 뱅크(Bank), 개울이라는 뜻의 크릭(Creek)이라 명명한 뱅크크릭 브루잉은 제천의 지도를 따 로고까지 만들 만큼 지역에 대한 애정이 각별하다. 맥주 재료로 사용하는 홉(Hop) 농사를 직접 한다는 것도 인상적인데, 마을 주민들과 함께 홉을 재배한다는 말에 더욱 정감이 간다. 대표 메뉴는 솔티 블론드 에일(Solti Blon
태안 꽃지 해변 ‘망했다.’ 꽃지 해변에 도착한 순간 든 생각이었다. 날씨가 좋지 않다는 예보에도 불구하고 늦은 오후까지 간직했던 일말의 기대가 산산조각나고야 말았다. 변산반도의 채석강, 강화의 석모도와 함께 ‘서해의 3대 낙조’로 꼽히는 안면도 꽃지 해변을 찾은 의미에도 먹구름이 내려앉았다. 태안 꽃지해수욕장. 물이 빠지기를 기다려 육지로 연결된 할미 할아비 바위로 걸어가는 사람들하지만 의미 없는 체념은 금방 내려놓았다. 해변을 천천히 걷고 있으니 낙조 이상의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물이 빠져나간 자리에 덩그러니 놓인, 크기도
태안 신두리 사구 어느새 찬바람이 스친다. 겨울이다. 바람의 계절이다. 이 바람과 모래가 만들어낸 합작품, 이국적인 자연의 풍경을 찾아 신두리 사구砂丘에 올랐다. 서울 여의도 면적만 한 그곳에서 모래는 바람의 무늬를 만들기도 하고 깊은 골을 만들기도 하면서 바람과 대화를 하고 있었다. ⓟ엄권열/ 태안 신두리에 있는 국내 최대 규모의 해안 사구다 태안반도 서북부, 충청남도 태안군 원북면에 위치해 있는 신두리 사구는 1만5,000년 동안 만들어진 국내 최대 규모의 해안 사구다. 1990년대 초까지만 해도 공사용 모래를 실어 나르는 트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