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길게 흐르는 장수(長水). 그 물의 뿌리를 찾아 은어처럼 거슬러 올라갔다.금강의 시발점인 뜬봉샘과 수분마을. 물의 운명이 나뉘는 곳이다. 은어 같은 사람들이 있었다. 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사람들이다. 그중에서도 금강을 거슬러 올라간 이들이 도착한 곳은 장수 신무산(神舞山, 해발 897m) 8부 능선의 뜬봉샘이었다. 1,000리 금강이 이곳에서 발원한다. 이 물을 처음 맞이하는 물뿌랭이 마을이 장수군 장수읍 수분(水分)마을이다. 지대가 높아지고 길이 좁아졌다. 장수읍을 출발해 남쪽으로 수분재를 넘는 도로 양쪽에 통째로 잘 여문
난세에 영웅이 나타난다고 했던가.다들 탈출을 생각할 때,‘다 주연이 되는’ 여행을 꿈꾸며 나타난대한민국 여행감독 1호.모 항공사의 광고 카피를 인용하자면 ‘처음으로, 여행이 우리를 떠났다.’ 참 어려울 때 여행사업을 시작한다. 말하자면 이런 거다. 저널리즘에서 투어리즘으로 넘어가는 언덕에 섰는데, 보니까 투어리즘 동네가 활활 불타고 있는 것. 이러다간 남아나는 게 없겠구나 싶긴 한데, 다시 넘어오지는 않기로 했다. 다 타고 나면 오히려 내가 할 수 있는 것이 보일 것 같더라.한가하게 불구경 타령이냐고는 못하겠다. 피해 당사자 아닌가
이런저런 말이 많았지만, 전 직원이 독감 백신 접종을 완료했습니다. 환절기와 겨울을 맞이하는 월동 준비 같은 것이죠. 11월이 되니 2021년을 그려 보는 게 더 이상 어색하지 않습니다. 슬슬 해외여행 출장을 준비하는 움직임도 포착됩니다만, 여전히 조심스럽죠. 두렵기도 하고요. 아직은 백신 없이 움직이지 않겠다는 사람들이 더 많을 겁니다. 코로나 백신이 곧 여행 백신인 겁니다.여행 백신을 기다리는 동안, 제 면역력을 체크해 봅니다. 여행을 가느라 아팠고, 여행을 못 가게 돼서 아팠고, 여행이 그리워 아픈 중입니다. 아플 만큼 아팠으
과거 보러 한양 가는 길에 이 마을에서 새 신을 갈아 신곤 했다는 옛 선비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맨발이어도 좋을 만큼 맑고 청정하다. 이쯤에서 신을 벗고 쉬어 가도 좋으리. ●신을 벗으시오! 경천 싱그랭이 에코빌마을의 시작을 알려 주는 장승과 솟대를 지나 이제 싱그랭이 마을에 도착했음을 알려 주는 거대한 나무 한 그루. 싱그랭이 마을을 500년 동안 보호해 온 느티나무다. 동네에서 가장 큰 그늘을 찾아 모인 아주머니들이 멸치 대가리를 톡톡 따 내며 흉금을 털어 내고 있었다. 원님도 쉬어 갔다는 야외 쉼터를 중심으로 ㄷ자 대형을
여행이 달라졌다. 전염병에서 기후재난까지, 그 원인과 대안을 모색하는 곳마다에 공통의 키워드 ‘생태’가 있다. 생태관광에 실린 오해와 선입견에 대해 가감 없이 말해 줄 전문가, 박종석 센터장을 만났다. 그가 몸담은 전라북도생태관광육성지원센터와 함께 전북 12개 시도 생태관광지 여행도 함께 시작한다. 생태관광은 특별한 여행이 아니라 서로 교감하고 교류하는 가장 편안한 여행이다코로나19 이후 생태관광의 중요성이 두드러지고 있다. 실감하는가? 전북의 경우 확실히 올해 생태관광의 문의와 수요가 전년보다 크게 늘었다. 지구적 문제인 코로나
이럭저럭 시월입니다. 오로지 옷장 관리의 관점에서 계절의 변화는, 귀찮다면 귀찮고 재밌다면 재밌는 일인데, 올해는 꽤 집중해서 그 일을 해냈습니다. 출장과 여행 위주로 구입했던 흡습, 건속 기능성 옷들이 기능 한 번 제대로 뽐내지 못한 채 내년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등산, 요가, 클라이밍을 위해 산 옷들도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한 건 마찬가지고요. 청바지와 티셔츠, 잠옷만 생고생을 했습니다. 내친 김에 다림질이 귀찮아 손도 대지 않았던 옷들을 꺼냈습니다. 늘어놓고 보니 옷을 살 당시의 마음이 하나씩 기억납니다. ‘공식 석상’을 위해
누가 뭐래도 축제의 계절 10월 온라인 뮤직페스티벌축제의 기쁨이 멀어진 10월이라고 실망한다면 아직 이르다. 빅 이벤트들이 온라인으로 이어질 예정. 가장 큰 뉴스는 역시 BTS 콘서트다. 10월10∼11일 양일간 서울에서 ‘BTS 맵 오브 더 솔 원’(BTS MAP OF THE SOUL ON:E)이라는 이름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으로 진행된다. 16년간 이어 왔던 자라섬재즈페스티벌도 처음으로 온라인 진행을 결정했다. 당초 10월9일부터 3일간 열릴 예정이었던 페스티벌은 10월9일부터 25일까지 3주 동안 무관중 공연과 쇼케이스, 자라
캠핑이, 차박이 유행이다. 그걸 증명하듯 주말 대구 금호강변의 캠핑장에는 알록알록한 텐트와 캠핑카가 여름의 무늬를 수놓고 있었다.●새삼, 대구를 여행할 이유 캠핑 친구들이 있다. 찬밥도 나눠 먹고, 은하수 이불 아래 노숙도 같이 한 식구들이다. 주로 오지로, 섬으로 떠나기를 좋아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이번엔 도시, 그것도 대구였다. 한동안 여행지 목록에서 소외되었던 대구를 여행한다는 것은, 반쯤 여행에 미쳐 있거나 여행업에 생을 걸고 있는 우리에게 적잖이 선언적인 선택이었다. ‘어쨌든 여행을 계속되어야 한다’는 선언 말이다. 대구가
작심하고 기다리는 다음 여행주간 여행은 얼마나 회복되고 있는 걸까? 일정을 연기해 가며 조심조심 진행됐던 지난 여행주간의 성적표가 나왔다. 7월1일부터 19일까지 진행됐던 ‘2020 특별여행주간’ 동안 이동량(KT 데이터 기준)과 관광소비지출액(BC카드 실적 기준)은 전월보다 늘어났지만,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여전히 저조했다고. 지역별로는 제주(23.6%), 강원(18.6%), 인천(9.0%) 순으로 전월 대비 방문자 증가세를 기록했다. 특히 할인 행사에 대한 국민적인 관심도가 높아서 캠핑장 이용객 1만명에게 1만원씩 지급했
데뷔의 계절인가 봅니다. 놀라울 만큼 ‘ 지인 출신 ’ 작가들이 쏟아집니다. 이제 ‘ 작가 ’ 라고 불려 마땅한 그들의 첫 페이지를 기억합니다. 자신의 여행을 좀 기록해 보고 싶다던 여행가 , 트래비아카데미의 특강에 참가했던 직장인 , 독자 이벤트에 당첨되 어 함께 여행을 다녀온 대학생 등이었습니다. 여행매거진과 아카데미의 책임자로 , 길게는 10 년 가까이 성장기와 고군분투를 간헐적으로 지켜보는 것은 ‘ 일 ’ 이기도 하 고 ‘ 마음 ’ 이기도 했습니다. 에디터에게는 두 가지 능력 ( 혹은 권한 ) 이 있습니다 ( 또 , 있어야
장애물을 걷어 내면 모두 함께 갈 수 있다. 아는 사람만 아는 서울다누림관광과 알짜배기 서비스들, 다~ 누려 보자! ●서울다누림 버스 타고 쌩쌩~ “지금까지는 가족이 다 함께 버스를 탈 수 있다는 생각을 못 해봤어요!” 서울다누림 버스가 정차되어 있는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주차장에서 만난 한 엄마가 말했다. 전동 휠체어에 의지해야 하는 첫째 아이와 쉴 새 없이 뛰어다니는 둘째, 그리고 아직 뱃속에 있는 셋째까지, 다섯 식구가 함께 여행하기란 쉽게 엄두가 나지 않는 일이었다. 6월의 어느 금요일, 다누림 버스에 함께 올랐던 여행자들은
한반도의 정중앙으로 갔다. 이름하여 배꼽마을. 그 안으로 들어가니 아늑하고 편안했다. 배꼽이 닮은 사람들, 정선에서 온 9팀의 가족들도 1박 2일 동안 편안하게 놀고, 먹고, 쉬었다.●국토의 배꼽에는 배꼽마을“배꼽마을로 가 주세요.” 양구 시외버스터미널에서 만난 택시 기사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했다. “아! 도촌리요.” 도촌리가 배꼽마을이 된 데에는 이유가 있다. 한반도 영토 네 개의 끝점(독도 동단, 평북 마안도 서단, 제주 마라도 남단, 함북 유포면 북단)을 기준으로 중앙경선과 중앙위선의 교차점, 즉 정중앙 점이 바로 이곳 양구
부산을 달리다나이트워크 42K 국내 최초 밤샘 워킹 레이스 ‘나이트워크 42K’가 부산에 상륙했다. 2020 부산 나이트워크 42K는 언택트족에게 새로운 콘셉트를 제시하는 대회이며 사람들이 많이 붐비는 곳을 피해 자연과 어울려 즐기는 ‘힐링 스포츠’를 표방한다. 19km에서 길게는 42km까지 이르는 긴 거리를 걸으며 걷는 것에 매력을 느낄 수 있고 낙동강이 지닌 생태공원으로서의 매력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대동 화명대교와 낙동강 하구둑을 오색으로 밝힌 조명은 참가자들의 발길을 잠시 멈추게 하기 충분하다. 8월15일부터 8월16일
출근길에 누군가 전송해 준 ‘트렌드 능력고사’라는 걸 해 보았습니다. ‘전 국민이 힙스터가 되는 그날까지’라는 캐치프레이즈를 걸고 MZ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의 유행어나 줄임말, 흥행한 마케팅 사례를 묻는 설문이라 N세대인 저는 2번을 반복해도 50점을 겨우 웃돌았습니다. 테스트 결과는, 아직도 김광석의 노래를 최고로 생각하냐며,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또 하나의 ‘세대 가르기 마케팅’이었습니다.이런 마케팅도 유행이라면 유행이어서 누군가는 여행에서도 세대론을 말하지만, 그건 여행을 소비로 볼 때의 이야기입니다. 시장에
한 장의 사진에 매료되어 어디론가 떠날 마음을 먹은 적이, 실은 드물다.매물도는 그 드문 장소 중 하나고, 더 드물게도 다시 가고 싶은 장소 중 하나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 매물도(每勿島)의 이야기는 학교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드론 영상 속에서 보았던 초록 캠핑장이 한산초등학교 매물도 분교였기 때문이다. 매물도의 두 마을, 당금마을과 대항마을의 아이들을 키워 냈던 학교는 2005년에 문을 닫았지만, 그 어떤 폐교보다 잘 살아남았다. 심지어는 대한민국 섬 백패커들이 가장 좋아하는 학교다. 그래서 한때 운동장이었을 잔디마당은 주말마
사회적 거리두기는 가능해도 맥주와 거리두기는 불가능하다.우리가 맥주를 찾아갈 수 없으니, 맥주가 우리에게 온다. 화려한 맥주가 나를 감싼다.바야흐로 맥주의 시대다. 그래서 간단히 끝날 줄 알았던 맥주 피크닉 편집 회의는 피크닉과 맥주의 상관관계를 놓고 말도 안 되게 길어졌다. 피크닉과 맥주는 ‘사실상’ 동의어라는 쪽과 맥주는 선택일 뿐이라는 쪽이 팽팽한 대결까지는 아니고, 애매하게 갈라졌다. 지난밤 혼맥 1깡에 ‘취했다’는 자가검진 결과를 내놓는 약체지만, 탁 트인 야외에서 맥주캔을 홀짝이는 재미를 어찌 ‘옵션’으로 분류할 수 있겠
마지막 출장으로부터 고작 4개월이 흘렀을 뿐인데, 마치 4년이 흐른 것 같습니다. 다음 주에는, 다음 달에는, 그렇게 유예되어 온 기다림이 어느덧 하반기로 함께 넘어와 내년을 바라보는 중입니다. 조바심을 경계하는 비법은 출근길에 광화문 교보문고의 글판을 한 번씩 보는 겁니다. ‘씨앗처럼 정지하라, 꽃은 멈춤의 힘으로 피어난다(백무산, ‘정지의 힘’ 中).’그래도 며칠 전에는 ‘실로 오랜만’에 관광버스를 탔습니다. 목적지도 ‘실로 오랜만’인 한국민속촌이었습니다. 이 조합이 이뤄진 이유는 장애인, 임산부, 영유아를 위해 준비된 여행이었
힘내세요! 의료봉사자들에게 감사를 최전방에서 코로나19와 싸우고 있는 의료진과 봉사자들을 위해 따뜻한 캠페인이 진행 중이다. 80여 개국, 520여 개가 넘는 다양한 호텔 멤버로 이뤄진 스몰 럭셔리 오브 더월드(SLH)는 전 세계의 의료진과 봉사자 500명에게 총 1,000박의 무료 호텔 숙박을 제공하는 SLH포히어로즈(#SLHforHeroes) 캠페인을 진행한다. 6월30일까지 SLH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할 수 있으며, 한글로도 설문지가 제공되어 K-방역의 주역이었던 한국의 의료진들도 배려했다. 한편, 명품 만년필을 생산하는 몽블
여행자들에게 스리랑카는 꼭 가 봐야 할 여행지로 떠오르고 있다. 여행자와 출장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는 스리랑카의 리조트를 소개한다.●콜롬보시나몬 레이크사이드 콜롬보 Cinnamon Lakeside Colombo스리랑카 전역에 11개의 럭셔리 호텔과 리조트를 운영 중인 시나몬 호텔 & 리조트의 제2호 호텔이다. 콜롬보 도심 한가운데에 있으면서도 복잡함과 완벽하게 단절되어, 아침마다 새소리 가득한 베이라 호수에서 조정 연습을 하는 사람들을 바라보며 느긋한 조식을 즐길 수 있다. 5성급 리조트로 여행자와 출장자를 모두 만족시킬 수 있
●Eco Tour 스리랑카 에코투어 자연과 공존하는 법Habarana하바라나 - Bentota벤토타 전 세계적인 역병을 겪는 동안 자연이 오히려 회복되었다는 아이러니한 뉴스를 접했다. 스리랑카처럼 개발의 급물살이 흐르는 곳에서 여행자가 발휘할 수 있는 선한 영향력이 있다면 에코 투어를 요청하는 일이다. ●이 구역의 왕은 코끼리 후루루 코끼리 사파리스리랑카에서 코끼리는 신성한 동물이지만, 위기에 처한 동물이기도 하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대형 포유류가 처한 상황은 다 비슷하다. 스리랑카에는 약 5,000여 마리의 코끼리가 남아 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