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RY Fritzel’s European Jazz Club 오늘 밤 733 Bourbon St.에 갈 수 있다면 많이 알지 않아도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가령 내가 와인을 좋아한다고 말할 때, 와인의 종류와 역사에 대해 얼마나 알아야 할까. 소설을 좋아한다고 말하려면 세계문학전집 중 몇 권이나 읽은 사람이어야 할까. 그런 고민을 자주 했던 나는 무엇을 ‘좋아한다’고 말할 때마다 어떤 용기가 필요했다. 때로는 좋아하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할 자신이 없어 입을 꾹 다물었다. 그래서 이제껏 하지 못했던 말을 해야겠다. 나는 재즈를
Just Jazz It!재즈, 영혼을 담은 선율 “재즈는 공부하려고 하면 안 돼요. 그냥 즐기면 됩니다.”뉴올리언스 여행을 준비하고 있을 때 이태훈 음악 칼럼니스트를 만날 기회가 있었다. 옳다 싶어, 재즈 속공법을 물었다. 재즈 피아니스트 빌 에반스(Bill Evans)와 똑같은 답이 돌아왔다. 그냥 느끼라는 것. 뉴올리언스의 버번 스트리트(Bourbon Street)에 있는 재즈 클럽을 드나들다 보니, 왜 그런 대답을 했는지 알 것 같았다. 재즈는 즉흥적이고 새롭고 뜨거워서, 매번 다를 수밖에 없었다. 들었다기보다 체험했다. 온몸
Unforgettable New Orleans 뉴올리언스 잠시 망설였다. 도착까지 24시간이나 걸린다는 말에. 그러나 지구 반대편에서 강하게 끄는 무언가가 있었다. 역시 감이 맞았다. 이토록 순간순간 짜릿했던 여행,이토록 여운이 긴 여행이 또 있었나 싶었다. 매일 밤 재즈의 열기로 후끈 달아오르는 프릿츨 재즈클럽. 연주자와 관객이 행복감을 공유하고 있다양파처럼 끝없는 매력 뉴올리언스, 미국 남부 루이지애나주에 위치해 NOLA(New Orleans, Louisiana의 줄임말)라고 불리는 도시. 빅이지(Big Easy), 크레센트 시
포트워스까지 느리게 달리는 빈티지 열차. 그레이프바인에 아기자기한 맛을 더해 준다 ●텍사스의 달콤한 사탕그레이프바인Grapevine 호탕하고 거대한 텍사스에도 아담하고 사랑스러운 도시가 있다. 댈러스와 포트워스 사이에 자리한 그레이프바인(Grapevine)이 그곳이다. 이곳에 가면, ‘여기 텍사스 맞아? 너무 귀엽잖아’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그레이프바인의 다운타운은 1900년대 건물이 많아, 미국 국가 사적지(The 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등록되었다.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옛 건물
댈러스 다운타운의 스카이라인.날씨가 쾌청한 날이 많다 ●새로움이 퐁퐁 샘솟는 ‘빅 D’ 댈러스Dallas 2016년의 댈러스는 상상했던 이미지와 달랐다. 텍사스의 먼지 날리는 시골을 생각했던 나는 쥐구멍에라도 숨고 싶을 지경이었다. 댈러스는 미국 그 어떤 도시보다도 세련된 예술도시였으며, 곳곳에서 크래프트 비어를 맛볼 수 있는 힙한 도시였다. 댈러스는 남서부 교통의 중심지다. 1870년대 중반, 철도가 들어오면서부터다. 사통팔달 교통이 좋다 보니 비즈니스 허브로 자리 잡았다. AT&T와 세븐일레븐 등 여러 다국적 회사들이 댈러스에
●카우보이들의 고향포트워스 Fort Worth“워워, 그쪽은 아니야. 이쪽이야.”멋진 콧수염을 기른 카우보이가 뿔이 긴 소들을 인도하고 있었다. 30분 전까지만 해도 고요하던 익스체인지 애비뉴(Exchange Avenue)에 텍사스의 명물 ‘텍사스 롱혼(Texas Longhorn)’이 등장하자 시끄러워지기 시작했다. 포트워스의 볼거리를 대표하는 캐틀 드라이브(Cattle Drive)는 카우보이들이 소몰이 하는 장면을 재연한 퍼레이드. 서부 영화의 단골손님으로 등장하는 이 장면을 보기 위해 미국 전역에서 사람들이 몰려든다. 여행자들은
텍사스, 어디까지 가봤니? 말, 카우보이 모자, 황무지 같은 이미지만으로는 텍사스를 설명할 수 없었다. 상상하지 못한 텍사스를 만났다. 텍사스 여행 일번지인 포트워스. 롱혼이 줄지어 지나가는 캐틀 드라이브를 볼 수 있다 상상 못한 텍사스텍사스에 간다고 하니, 친구들이 말 타러 가냐고 물었다. 카우보이 모자와 부츠도 준비했느냐고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는 하루에 두 번씩 ‘텍사스’라는 이름의 바를 지나쳤는데, 카우보이 모자를 쓴 실물 크기의 조형물이 우리를 항상 쳐다보고 있었다. 고전영화 이나 영화배우 ‘존 웨인’을
●Portland포틀랜드 맥주생활백서 장미, 자전거, 친환경의 도시. 바리스타, 독립출판물, 힙스터의 도시. 포틀랜드를 수식하는 단어들이다. 아! 중요한 걸 하나 빠뜨렸다. ‘크래프트 비어의 도시’. 물론 미국 어디에나 크래프트 비어는 있다. 그러나 포틀랜드의 크래프트 비어는 유별나다. 포틀랜디아*의 라이프스타일이 녹아 있기 때문이다. *포틀랜디아Portlandia | 포틀랜드 고유의 생활 특성을 지닌 포틀랜드 사람들을 일컫는 말. 파리지엔, 뉴요커와 같은 맥락. 감각적인 숍과 카페가 늘어선 포틀랜드의 숨은 진주, 펄 디스트릭트포틀
CRAFT BEER SAN DIEGO & PORTLAND맥주, 여행의 주인공이 되다 미국 지도를 펼쳐 놓고 아무 곳이나 찍어 보라. 거기에 ‘크래프트 비어Craft beer’가 있을 것이다. 도심의 번화가, 작은 시골 마을, 황량한 사막, 어디를 가든 브루어리Brewery가 있고 맛있는 맥주가 있다. 그러니까 지금 미국은 ‘맥주를 위한 여행’을 해야 하는 곳이다. 그 목적지가 ‘미국 크래프트 비어의 수도’라 불리는 샌디에이고San Diego, 미국에서 마이크로 브루어리가 가장 많은 포틀랜드Portland라면 더할 나위 없다. 스톤
ALASKA위대한 양탄자를 타려면시간이 없다 100년 전 알래스카를 여행한 누군가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젊을 때 알래스카를 찾지 마라. 인생의 고비가 있을 때 알래스카를 찾아라.”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세상의 모든 것이라 여겨지던 시련과 걱정은 사소한 기침 정도로 작아졌으니 그 의미가 무엇인지 어렴풋이나마 짐작할 수 있었다. 탈키트나 마을의 기프트숍에서 만난 기념품. 반짝이는 이글루가 알래스카의 이미지를 보여 준다 앵커리지에서 남쪽 거드우드로 향하는 길. 눈으로 뒤덮힌 추카치 산맥을 오른쪽에 끼고 달린다 어느 날, 알래스카에
올랜도Orlando에서 만난 아빠의 동심 다 잊었다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당신에게도 한때 ‘동심’이란 게 있었다. 문득 아무 걱정 없이 즐거웠던 그때가 그리워진다면, 사랑하는 가족 모두 함께 올랜도로 가자. 거기에 당신이 잃어버린 동심이 살고 있다. 디즈니월드에선 휠체어를 타고 놀러 온 장애인과 할머니·할아버지를 쉽게 볼 수 있다. 몸이 불편하다고 해서 동심을 누릴 자유를 억누르지 않는다 올랜도를 아시나요?미국 동남부 플로리다주 올랜도Orlando는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많은 테마파크가 있는 도시다. 미국인들에게 가족여행지로
라스베이거스에 놀러 갔다. 카지노는 하지 않았다. 하루가 짧게만 느껴졌다. 패리스 라스베이거스 호텔Paris Las Vegas Hotel의 에펠탑이 반짝이는 라스베이거스의 저녁 라스베이거스의 거리는 낮보다 밤에 더 북적인다 스트라토스피어 타워의 아찔한 놀이기구 중 하나인 ‘엑스 스크림X-Scream’ 다운타운 라스베이거스의 새로운 명물, 슬롯질라 짚라인 ●AM 10:00꺄아아아악! 놀이기구 위에서 잠 깨기스트라토스피어 타워 & 슬롯질라 짚라인 어젯밤 늦게까지 클럽에서 놀았더니 아침 해가 떠도 정신이 비몽사몽이다. 그래서 찾아간 곳은
●여기, 지구가 맞나요?UFO가 왜 네바다에 자주 출몰하는지 알아 버렸다. 광활하고 메마른 땅 위에 불쑥 솟아오른 산과 산맥들, 수억년의 시간을 가공한 협곡의 풍경이 아마도 그들의 고향별과 가장 유사하기 때문이 아닐까. 붉은 사암이 켜켜이 층을 이뤄 생성된 불의 계곡 500만년 전 호수였던 캐시드럴 협곡은 비와 바람에 의해 계속 풍화되고 있다 종유석을 만지면 손의 기름때문에 석회수가 고이지 않아 종유석이 더 이상 자랄 수 없다고 설명 중인 안내원 리먼 동굴에서는 세계적으로 희귀한 원반 모양의 종유석이 쉽게 관찰된다 세상을 끌어안은
●끝나지 않은 보난자 시대골드러시가 지나간 타운들은 폐광일지언정 폐허는 아니다. 오래된 마을들은 스스로 원석이 되었다. 여행자들의 눈을 뻔쩍 뜨이게 만드는 ‘볼거리 보난자bonanza, 노다지 ’가 여기 있다. 버지니아 시티의 벽화 폰데로사 살롱에서 진행하는 광산 투어 지금도 활발하게 대관되고 있는 파이퍼 오페라 하우스지구상에서 가장 부유했던 도시실버 스테이트Silver State로 불리는 네바다 은 광산의 역사는 버지니아 시티Virginia City에서 시작된다. 1859년에 발견된 콤스톡Comstock 은광맥이 키워낸 대표적인
●Nevada Drive & Trail 누가 코끼리를 보았나?네바다에서 길은 도로가 아니고 목적지는 지명이 아니다. 이 사막에서 길은 항상 미지의 모험이고 그 끝에는 금빛 희망 혹은 우주적인 모험이 기다리고 있다. 호기심에 찬 로드 여행자들이 많아서인지 하이웨이 50은 기대보다(?) 고독하지 않다 사막을 건너는 수백 가지 방법파랑새와 코끼리의 공통점을 아는가? 의 작가 모리스 마테를링크에게 파랑새가 행복의 상징이었다면, 미국 골드러시 시대의 개척자들에게는 ‘코끼리’가 그러했던 모양이다. 1849~1852년 사이에 누군가 ‘
로드 무비의 끝은 해피엔딩이 아니다. 누군가의 성장이다. 로드 트립도 마찬가지다. 처음 리노를 출발해 라스베이거스에서 마지막 밤을 보내기까지, 네바다에서의 일주일 동안 기대조차 못했던 많은 것들을 보고 배웠다. 여행자로 또 한 뼘 자랐다. ‘미국에서 가장 외로운 도로’로 알려진 하이웨이 50 10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씩씩하게 달리고 있는 네바다 노던 레일웨이의 증기기차 불의 계곡 주립공원이 붉은 이유는 철이 함유된 사암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네바다를 위한 지대넓얕라스베이거스는 알아도 네바다는 모른다고? 당연하다. 미국 네바다주
●훔볼트 카운티 Humboldt County숲에 안기면 힘이 생기지 마린 카운티, 멘도시노 카운티 모두 아름답지만, 이번 여정의 하이라이트는 단연코 훔볼트 카운티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레드우드 주립 & 국립공원Redwood National & State Parks을 둘러보는 것 자체가 축복이었다. 록펠러 숲을 가득 메운 레드우드는 웅장하고 우아하다 쓰러진 나무의 기둥을 갈라 길을 냈다. 나무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다 곳곳에 자라나는 이끼들은 숲에 싱그러움을 더한다 숲은 오감을 적극적으로 동원할수록 평온하고
●멘도시노 카운티Mendocino County당신과 헤어지면 이곳에 살고 싶다 낮 동안 태양은 지구상의 모든 습기를 말리겠다는 기세로 뜨거웠다. 아침과 저녁의 공기에는 태평양의 습기가 몰고 온 안개와 한기가 가득했다. 인디안 서머가 한창인 멘도시노는 묘한 매력으로 마음을 홀렸다. 한낮에는 명암의 대비가 극명했고, 이른 아침과 해지기 전에는 그림자가 사라진 세상이 됐다. 풍경은 때때로 미국 현대 사진의 거장, 조엘 메이어로위츠Joel Meyerowitz의 사진집을 보는 것 같았다. 이질적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평온했다. 다분히 미국적이
기착지는 샌프란시스코, 목적지는 캘리포니아 북쪽의 마린 카운티Marin County,멘도시노 카운티Mendocino County, 훔볼트 카운티Humboldt County였다. 작열하는 태양과 안개 낀 풍경이 서로의 자리를 내어주며 여행자에게 차분한 위로를 건네는 곳, 누구라도 좀 더 나아진 자신을 발견해서 돌아오게 되는 곳으로의 여정이다. 맑은 공기 속 새소리의 울림이 가득한 미어 우즈 숲의 아침 풍경 숲의 주인인 검은 꼬리 사슴의 얼굴이 더없이 평화로워 보인다 ●마린 카운티Marin County누군가의 노력이 생生을 일으키리라
물놀이만 좋은 줄 알았던 하와이는 하늘도 좋은 곳이라나. 트래비스트 유호상씨가 들려주는 ‘하와이 하늘 좀 날아 본 이야기!’ 오아후 동쪽 와이마날로 해변Waimanalo Beach 상공 포드 아일랜드Ford Island에 기념관으로 개조되어 영구 정박 중인 진주만의 미조리 전함 헬기의 문짝이 없어서 비행감이 더 생생하다 ●문이 없어 더 짜릿한 오아후 헬기 투어 호놀룰루 공항 활주로 끄트머리에 위치한 노빅터항공 사무실. 간단한 안전 교육을 마치고 활주로로 이동했다. 우리를 태울 로빈슨 R44 헬기가 눈에 들어왔다. 로터를 돌리며 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