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관통하는 주제 중 마음에 드는 한 가지를 골라 보자. 서울을 더욱더 깊이 있게 알게 될 것이다.박물관은 그 지역의 역사와 문화, 생활상을 꾹꾹 눌러 담아내는 공간이다. 그 지역의 기원은 언제부터인지, 도시의 풍경은 어떤 과정을 거쳐 지금의 모습을 갖게 되었는지, 이 지역 사람들은 어떤 문화를 품고 살아가는지 등등 여행지에 관한 여러 이야기를 전달한다. 본격적으로 여행을 시작하기에 앞서 그 지역에 있는 박물관부터 둘러봐야 할 이유다. 서울에도 박물관이 있다. 그것도 아주 많다. 주제도 그만큼 다양하다. 신석기 시대 서울에 살았
매일 같은 하루 중 유난히 한적했던 시간.부산을 여행했다.●흰여울 냄시주말 냄새가 있다. 보통의 주말에 나는 냄새. 느지막이 일어나 이불을 갠 뒤 창문을 열면 나는 냄새. 명확한 표현은 없지만, 그냥 그렇게 한적하고 신선한 냄새가 있다. 부산에서 주말 냄새를 맡았다. 정확히는 금요일 아침, 부산 흰여울 문화마을 냄새가 그랬다.흰여울 문화마을은 영도 봉래산 중턱에 있다. 가파른 기슭에 집들이 오밀조밀 붙어 있다. 한국전쟁 피난민들이 산기슭 묘지 주변으로 모여들어 생긴 마을이다. 조깅하는 아저씨보다 그의 그림자가 더 긴 아침, 좁다란
사람에게서 멀리 떨어지고 싶을 때, 가까운 이의 날숨조차 신경 쓰일 땐 우음도로 간다. 시선이 닿는 곳마다 갈대가 출렁이고 갯벌처럼 진득한 검은 흙엔 야생동물의 발자국이 또렷한, 한때 섬이었던 뭍으로. 섬에서 불어오는 바람 소리가 소 울음소리와 닮은 우음도는 해산물이 풍부한 곳으로, 조선 시대 임금님께 진상되는 맛 좋은 생선도 이곳에서 잡았다. 그러나 해수를 담수화해 공업용수로 이용하려는 시화방조제가 세워지자 섬은 육지가 됐고, 시화호는 ‘죽음의 호수’라 불릴 정도로 수질오염이 심각해졌다. 결국 시화호가 해수호로 남아 수질이 개선되
제주에는 ‘알아 두면 쓸모 있는 신기한 잡학사전’ 여행지가 많다. 보면 볼수록 더 매력 있고, 알면 알수록 ‘더 알고 싶은’ 제주. 이번 여행에선 지식을 한껏 살찌워 보자. ●광활한 우주의 세계 제주항공우주박물관#제주항공우주박물관 #우주세계 #나로호 #우주인체험 #조종사체험제주항공우주박물관은 항공 기술과 우주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무한한 상상력을 심어 준다. 항공 분야에 관심이 많다면 1층 항공역사관을 꼼꼼히 둘러보자. 에어 홀 공중에 매달린 전시물은 실제 상공을 비행했던 항공기들이다. 전시 규모가 큰 데다 대한민국 영토를 지켰던 팬
0.5mm보다는 0.3mm. 원색보다는 무채색의 옷, 핑크보다는 오렌지색 립스틱이 좋더라.서울 곳곳에서 취향을 찾았다.●세상 유일한 내 펜모나미 스토리연구소 Monami Story Lab홍대와 DDP, 용인 에버랜드, 부산에도 모나미 콘셉트 스토어가 있지만 이중 딱 두 지점만이 ‘스토리연구소’라는 이름을 달고 있다. 하나는 용인 모나미 본사 1층에 있는 수지점, 다른 또 하나가 서울 인사동점이다. 스토리연구소가 일반 콘셉트 스토어와 다른 점이라면 ‘잉크랩(ink Lab)’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 수많은 색상의 잉크 중 맘에 드는 잉
로 시작해 , 와 의 장면들을 인천에서 찾았다. 차이나타운에 온 이상, 먹거리는 빼놓을 수 없었다.●잊을 수 없는 풍미가장 먼저 에 등장하는 중국집 ‘풍미’를 찾았다. 연락도 없이 찾아갔는데도 조지미 사장은 마치 단골을 반기듯 따뜻하게 맞이해 줬다. 에 대해 물었더니 “그 영화를 촬영한 건 기억나요. 근데 하도 많은 작품을 찍어서 헛갈리네요”라며 웃는다.에서 ‘풍미’는 여자가 되고 싶은 남자 고등학생 오동구(류덕환)의 친구네 가
봄이다. 봄소식은 남쪽에서 온다. 남쪽의 먼 섬들은 봄이 더 간절하다. 뭍에 나가 살았던 주민들이 돌아와야 마을도, 섬 개들도 살 맛이 난다. ●맹골도의 대장 개 맹골이전남 진도군 맹골도는 먼 섬이다. 위도상으로 보면 추자도나 여서도보다 남쪽은 아니지만, 망망대해에 어깨 기댈 섬이라고는 곽도와 죽도가 고작이다. 그래서 겨우내 섬은 더욱 휑하니 비워졌다. 처음 맹골도를 찾았을 때는 한겨울이었다. 역시나 섬은 적막했다. 텐트와 약간의 식량을 배낭에 넣어 간 것은 섬 주민들에게 잠자리나 식사 도움을 받기 어려우리라는 예상 때문이었다. 텐
고즈넉한 한옥을 따라 걸으면 길을 따라 술술 풀어진 부모님의 추억과 상점마다 문턱을 넘었던 내 설렘이 하나의 시간으로 꿰어지는 곳.내가 원서동에 가는 이유서울 종로구 북촌 한옥마을과 창덕궁 사이에 위치한 원서동과 계동은 조선시대부터 구한말, 70년대, 현재까지의 모든 시간을 품고 있다. 창덕궁 비원의 서쪽이라는 뜻에서 유래한 원서동(院西洞)은 조선 왕실을 돌보던 나인과 중인, 하인들이 모여 살던 동네다. 근대에는 애국 계몽 운동의 일환으로 중앙고, 휘문고, 경기고 등 학교가 이 일대에 세워지며 훗날 독립운동의 주역들을 길러 낸 곳이
세상이 무채색으로 느껴질 땐 강원도로 떠난다.산과 바다가 아닌 한 층 다른 세계로.●광산과 예술의 조우삼탄아트마인삼탄아트마인은 4층에서 출발한다. 회색 계단을 따라 한 층 한 층 땅 깊은 탄광으로 내려가는 듯하다. 아늑한 카페 아래로는 현대미술 전시가, 그 옆으로는 탄광에 관한 수만 장의 서류가, 그 아래로는 전 세계의 유물이 놓여 있다.산업 현대화를 이끌었으나 폐광된 후 흉물스러워진 삼척탄좌는 세계를 여행하며 10만여 점의 예술품을 수집한 김민석 관장을 만나 이색 공간으로 다시 태어났다. 제정신이 아니라는 소리를 들으면서도 수집을
사실 여행은 생태적인 행위다.항상 이방인일 수밖에 없는 여행자는 말하자면 외래종이므로.지역의 생태계를 교란하지 않는 방식으로 여행하기! 그래서 보타닉원정대가 됐다. 무려 1호다.●숲을 건너 마을로 정읍 솔티달빛생태숲 솔티마을겨울비가 내장산 구석구석을 적시던 날, 정읍에 도착했다. 고즈넉한 내장산 조각 공원이 이번 원정대 탐험의 출발지였다. 내장산 북쪽 자락 숲속에 위치한 솔티마을(현 송죽마을)의 화전민들이 직접 발로 다져 만든 옛길을 걸어 볼 참이다. 옛사람들의 노고에 비하면 새로 놓인 내장생태탐방로마루길의 데크는 비단길이다. 그래
육지와 섬을 잇는 다리가 놓였다. 이제 마음으로부터 섬을 떠나보내야 할 것만 같았다. 작별을 고하기 위해 다시 찾은 섬, 노인은 삽과 망태를 끌며 광활한 개펄로 나섰고 겨울 해변은 여전히 비워진 채 남아 있었다.●동백꽃 파마머리암태도천사대교를 건너 따라가다 보면 기동삼거리와 마주친다. 이곳에서 자은도 방향으로 가려면 우회전을 하고, 팔금과 안좌는 좌회전을 해야 한다. 삼거리 전면 담벼락에는 여행자들의 눈길을 끄는 벽화가 있다. 집주인 노부부의 인자한 얼굴 위로 동백나무 가지가 풍성하게 꽃을 피웠다. ‘동백나무 파마머리 벽화’는 섬의
정확히 3시간 30분이면,대전의 역사를 둘러볼 수 있다. ●2:00 pm대전역 서울에서 대전까진 KTX로 1시간을 달려 도착했다. 대전역에 내려 노란 표지판에 적혀 있는 ‘시티투어 타는 곳’ 안내 문구를 따라가 본다. 곧 보라색 탑승장에 도착했다. 출발까진 조금 이른 시간, 대전시티투어 탑승장이 찾기 힘들 것이라는 판단은 오산이었다. 대형 관광버스에 오른다. 쾌적하고 깔끔하다. 자리에 앉으니 인사를 건네는 한 사람, 반나절 동안 대전의 역사를 소개해 줄 문화관광해설사다. 마침 버스가 출발했다. ●2:30 pm동춘당 대전시티투어 버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