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선에 갔더니 아리랑이 들렸고, 아리랑을 들으니 정선이 보였다. 죽은 것도 살려내는 영험한 고장이 바로 정선이다. 아라리촌에는 돌집, 저릅집, 귀틀집, 굴피집 등 산간지방의 전통가옥이 군락을 이룬다 오일장도 아라리촌도 아리랑 삼매경 애국가를 부르듯 아리랑 한 소절쯤이야 조건 반사적으로 부를 수 있다. 아리랑 부르기는 한국인임을 증명하는 일종의 증표다. 그러나 강원도 정선에선 쉽게 ‘아리랑을 안다’고 선뜻 말할 수 없었다. 내 혈관을 타고 흐르는 아리랑의 정체를 정선 땅에서 어깨너머로 배웠다. 우리나라 ‘3대 아리랑’이라 함은 정선아
한강 위에 뜬, 알고 보면 엄연한 섬. 수상 레포츠와 63시티, IFC에서의 몰링까지, 극과 극 피서가 가능한 곳.땡볕 더위와 열대야를 이겨낼 강력한 처방전으로 여의도를 추천한다. ■River 여의도 한강공원을 즐기는 세 가지 방법 낮에는 따사로운 인간적인 공원, 밤이 오면 뜨거워지는 반전 있는 공원! 여의도 한강공원을 즐기는 방법은 무궁무진하다. 섬 둘레를 자전거로 돌아보거나 요트나 유람선을 타고 여유를 즐겨 보자. 선선해진 밤이면 잔디밭 위에서 재즈 선율에 빠져 보는 것도 좋다. 자전거 하이킹 즐기기여의도는 한강에 떠 있는 제일
‘해운대’라는 이름에 오버랩되는 백사장과 파라솔의 향연 말고, 즐비한 횟집과 술집, 으리으리한 호텔들로 병풍을 둘러친 거리 말고, 해운대 어디까지 가봤나요? “이것 한번 잡숴봐” 해운대시장해운대 앞 대로로 5분 정도만 걸어 나오면 왼편의 한 골목을 자치하고 있는 재래시장이 나온다. 규모는 작지만 ‘부산스러운’ 시장의 느낌만은 오롯한 곳. 골목 끝에 자리한 손바닥만한 공간의 수선집이나, 우뭇가사리 묵을 콩국에 말아 후루룩 먹고 떠나는 시장 상인의 모습에 정감이 넘친다. 배덕광 해운대구청장이 극찬했던 선술집 ‘봉자네’는 지역 토박이들도
누군가의 손길이 닿으면 회색 담벼락도 한 떨기 꽃이 된다바람이 분다. 갈대가 넘실댄다. 언제 가더라도 변함없는 순천만이다. 그러나 최근 황금빛 일색이던 지상에 오만가지 색이 등장했다. 꽃이 가득한 정원이 들어섰다. 순천 정원박람회의 시작이다. 1 빼곡히 들어찬 그림들은 그 자체로 하나의 그림이다 2 풍차와 튤립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지속가능한 자연 보전을 꿈꾸다모든 것은 순천만에서 시작됐다. 순천이 알려진 것도, 순천에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한 것도, 그로 인해 몸살을 앓기 시작한 것도, 그래서 환경 보전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
음력 5월5일, 단오端午다. 부채를 선물하던 풍속은 어디에서 왔을까? 1,000년 역사의 자존심을 간직한 가장 한국적인 고장. 바람을 일깨우는 자리, 전주에서 답을 찾았다. 전라북도 무형문화재 10호 방화선 선자장의 부채, 듸림선 전주 부채, 바람을 다스리다전주의 수많은 자랑거리 중 부채 이야기를 빼놓을 수 없다. 예부터 전주 부채는 전국 최고로 평가받았다. 질 좋은 한지와 곧고 단단한 대나무, 전주 사람들의 예술적 감각이 더해져 조선시대 임금에게 진상될 만큼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지금도 담양과 전주 일대의 대나무와 한지 산지를 중
영덕 강구항은 지금 대게 찌는 냄새로 가득하다.200개가 넘는 식당이 늘어선 대게 거리에는 문전마다 대게 찌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른다.달콤찝찌름하고 고소한 대게의 맛 그리고 푸른 바다를 찾아 영덕에 갔다. 영덕 강구항은 200개가 넘는 식당과 노점상들로 북적인다지금 놓치면 겨울까지 기다려야 하는 ‘진짜’ 대게추억이 서린 작은 항구나 여행 책자에 소개된 포구를 찾아갔다가 씁쓸함만 느끼고 돌아온 경험이 있을 것이다. 큰 항구 도시를 제외하면 많은 중소 항구들이 예전의 영광을 잃어버린 채 하나 둘 잊혀지고 있다. 대게 맛에 이끌려 찾아
꽃 피는 동백섬에 봄이 왔다. 무작정 서울에서 부산으로 가는 KTX에 몸을 실었다. 동백섬이 선연하게 보이는 해운대는 싫었다. 대신 자갈치 아지매가 손짓하는 ‘남포동’과 부산 속 작은 섬인 ‘영도’를 단 하루 만에 돌았다. 남포동 쌈지길에선 다양한 거리벽화를 만날 수 있다.그림의 주제는 남포동을 지키는 용두산 공원과 부산타워 화통한 남포동 꼬불꼬불 미로엔 ‘없는 게 없다’ 부산에 몇 년을 살았다는 이유로 “눈을 감고도 ‘부산 가이드북’ 정도는 쓸 수 있다”고 종종 허풍을 떤다. 그건 부산을 아끼고 좋아하는 내 마음의 표현법이었다.
“몸은 가볍게 마음은 알차게”1박2일로 떠나는 1석2조 유성 나들이천혜의 탄산 온천수에 발을 헹구고 미래과학을 엿보며 소박한 먹을거리로 배를 채우니 옛 선비의 고매한 삶을 오늘의 버전으로 맛본 기분이랄까. 마음은 뿌듯하고 어느새 몸은 가볍다. 1 족보의 다양한 모습을 전시한 족보박물관 2 항공우주연구소 내 홍보관 3 첨단영상을 이용한 동작감지기술을 체험할 수 있는 지질박물관 내 체험실선비의 고장, 첨단과학을 품다 전자통신연구소선비 ‘유儒’에 도시를 뜻하는 ‘성城’을 쓰는 대전 유성구는 곧 선비와 학자의 고장이라는 뜻이겠다. 대덕연구
매일 아침, 삶이 전쟁이라 느끼고 있는가. 하는 일도 없는데 늘 바쁘기만 한가. 조금만 다가가도 으르렁대는 굶주린 짐승이 바로 자신이 되어 버린 것은 아닌지. 스스로에게 여유를 주자. 단순한 휴식이 아닌 참된 삶의 가치를 위해. 28번 울어 세상을 깨우는 새벽 타종3,000배의 깨달음 양평 용문사그 남자, 하심下心하다 헐레벌떡, 산사에 불시착했다. 적막감과 막막함이 급습했다. 내 눈에 포착된 것은 뜰에 드리워진 두 남자의 긴 그림자. 3,000배의 도반이 된 그들이 내 템플스테이의 주인공으로 포착됐다. 길이 어지럽다. 용문역에서 급
전나무 숲길 걷기 월정사전나무길에 마음을 내려놓다 전나무들이 나를 위로해 줄 거라곤 생각치 못했다. 기분 좋은 향기를 뿜어내는 나무들 사이로 도반과 함께 천천히 걸었다. ‘좋다. 참 좋다.’ 맘엔 절로 치유의 싹이 움텄다. 동서울버스터미널에서 평창군 진부행 버스를 타고 2시간 30분을 달려가 다시 평창군 진부면에서 한 시간에 한 대씩 다니는 시내버스로 갈아타야 만날 수 있는 오대산 월정사는 다소간의 어려움을 감내하고서라도 찾아갈 만한 가치가 있는 곳이다. 오대산 국립공원 안내사무소를 지나 펼쳐지는 전나무 숲길도 월정사의 백미거니와
코끝이 시린 겨울, 강원도 영월로 갔다. 영월은 따뜻하게 객을 맞았다. 그리움으로 물든 한적한 나룻터엔 안개가 내려앉아 이방인들을 감싸 안았다. 따끈한 곤드레밥, 올챙이국수 한 그릇엔 강원도의 정이 담뿍 담겼다. 강원도 하면 산 넘고 물 건너 가야 하는 장거리 여행지의 느낌이 들기도 하지만 영월 땅은 사실 서울에서 그리 멀지 않다. 지리적으로는 충청도 제천과 맞대어 있다. 새벽녘 서울을 출발해 경부고속도로와 영동고속국도를 부지런히 달리면 2시간20분 만에 안개가 자욱한 영월의 아침을 만난다. 깎아지른 선돌 앞에 서면 눈이 저절로 감
후덕한 인상의 남산 불곡 마애여래좌상경주 반하거나 미치거나 반하다 [반ː하다] [동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에 마음이 홀린 것같이 쏠리다. 미치다[동사] 「…에/에게」 어떤 일에 지나칠 정도로 열중하다. 불국사도 석굴암도 좋고, 수학여행의 추억마저 좋은 너와 나는 이래저래 경주를 좋아한다. 그 경주의 남산에는 유독 그 마음이 넘쳐난다. ‘반하거나 미치거나’ 하는 경주 남산의 매력은 가 보지 않고는 알 수 없다. ●반할 수밖에 없는 남산南山 경주 왕궁의 남쪽에 자리해 이름 지어진 남산. 신라 사람들은 진짜 부처님이 남산에 살아 계
1,000년 역사의 자존심을 간직한 가장 한국적인 고장, 전주를 찾았다. 그리고 풍류를 마셨다. 약 700여 채의 한옥과 문화유적 등이 가득한 전주한옥마을은 전주 여행의 1번지라 할수 있다전주 여행 1번지, 한옥마을전주는 후백제 견훤이 도읍을 정하고 왕업의 바람을 일으켰던 곳이자, 태조 이성계가 조선왕조의 건국을 위해 한나라 유방의 시 ‘대풍가’를 불렀던 왕조의 발상지다. 또한 숱한 전란과 일제강점기를 관통하는 역사의 바람을 다스리며 전통문화의 요람으로 꼿꼿이 자리를 지켜 왔다. 그래서 전주를 여행할 때 항상 1번지가 되는 곳은 완
흔하지 않은 안동 그 소소한 맛과 멋 경상북도 안동에 다녀왔다. 안동 하면 즉각적으로 따라붙는 하회마을은 들르지 않았다. 상대적으로 덜 알려지거나 비교적 새로 생긴 곳들을 주로 둘러봤다. 한국을 대표하는 양반 마을을 논외로 하더라도 안동에는 볼거리가 쏠쏠했다. 물론 퇴계 이황을 배향하는 도산서원을 찾아 선생의 덕을 추모하는 것은 잊지 않았다. 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1 신세동 벽화 마을. 생기 없던 마을은 3년 전 벽화가 그려지기 시작하면서 한결 밝아졌다 2 벽화 마을 초입의 마싯타 카페. 원래 구멍
1 무심결에 지나치게 되지만 골목 곳곳에 근대의 기억이 아로새겨져 있다 그리 멀지 않다. 현재가 ‘과거’가 되고, 내가 사는 공간이 ‘과거의 유물’이 되는 순간 말이다. 과거를 더듬으러 떠난 대구·영천 여행에서도 어김없이 그 순간을 마주했다. 근대골목, 한약방 거리, 약령시장…. 골목마다 오랜 시간의 흔적이 묻어났다. 우리 삶 속에 고이 스며든 채로.글·사진 전은경 기자 대구 근대, 상상할 수 있는 과거의 시작어린 딸에게 들려주기 위해 세계사 책을 쓰기 시작했다는 곰브리치가 한국에 있었다면, 우리의 역사도 이해하기 쉽도록 ‘가까운
STREET 홍대 옆 자마이카왕-강렬한 이국적인 매력을 뽐내는 ‘자마이카왕’은 남미 특유의 분위기와 레게, 스카 음악에 취해 볼 수 있는 레게 바이다 홍대 옆 들여다보기‘사람 많은’ 유흥가로 변해 가는 듯한 ‘홍대 앞동네’의 풍경은 더 이상 예전 같지 않다. 그래서 넘쳐나는 인파를 피해, 사라진 문화를 찾아 홍대의 변두리로 향하는 사람들이 하나 둘 늘고 있다. 그들의 발길이 향한 길 끝에는, 북적거리는 홍대 중심에서 만날 수 없는 사랑스러운 매력들이 오롯이 숨어 있다.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백선영 사진 Trav
정선이가 제안하는 정선 여행 네 가지정선이, 정선 가다 짙은 초록으로 탈바꿈 중인 나무 이파리가 눈을 깨우고, 주렁주렁 하얗게 매달린 아카시아 꽃 향기가 달콤하게 코를 간질인다. 정선의 시간과 계절의 향기는 일상의 감성을 자극해 정선을 찾는 이들에게 봄꽃처럼 환하고 봄나물처럼 푸근한 미소를 짓게 한다. ‘정선’이라는 이름의 코레일 승무원 이정선씨에게는 미소와 함께하는 정선 여행 길이 더욱 친근하고 특별하다. 웃고 있는 정선씨, 말해 줘요. 정선에서는 무얼 해야 하나요? 에디터 트래비 글 Travie writer 이진경 사진 Phot
1 유럽의 시골마을처럼 한적한 멋이 일품인 동강 시스타 2 별 모양의 시계 탑 3 시스타 리조트 CI시스타 Cistar 리조트이곳에서 살고 싶다 휴양지의 리조트를 보고 ‘살고 싶다’라는 말은 좀처럼 나오지 않는다. 주변을 둘러보기만 해도 머무르고 싶은 곳. 그곳이 영월 시스타 리조트이다.글·사진 박우철 기자 취재협조 동강시스타리조트 동강과 영월 심장에서 혈관을 따라 피가 솟구쳐 나가 듯, 자동차가 중앙고속도로를 통해 서울을 빠져나간다. 대동맥에서 실핏줄을 통해 몸 깊숙이 혈액들이 들어가듯, 자동차도 중부고속도로, 영동고속도로, 중앙
Brand new Yeosu 1 Hotel+Expo 두바이의 7성급호텔 ‘버즈 알아랍Burj Al Arab’을 연상시키는 엠블호텔MVL hotel이 여수에 들어섰다. 엑스포를 개최하면서 미래형도시로 거듭나고 있는 여수의 변신에 방점을 찍는 호텔이라 할 만하다.글 최승표 기자 사진 전병대, 최승표 기자 엠블호텔, 여수에 닻 내리다 여수가 엑스포를 유치했다고 했을 때, 사람들이 가장 먼저 걱정한 것은 여수에 그럴싸한 특급호텔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이 같은 걱정은 엠블호텔MVL Hotel의 등장과 함께 말끔히 사라졌고, 이 호텔은 어느새
매서운 겨울을 뚫고 푸른 빛을 피워낸 덕진면의 차밭 영암을 떠받치는 영롱한 풍경과 오래된 이야기들 전라남도 장흥에서 출발한 시외버스가 강진을 거쳐 영암 버스 터미널에 멈춰 섰다. 한산한 터미널을 빠져나오니 택시 승강장과 주차장 너머로 영험한 자태의 월출산이 펼쳐졌다. F1이 열리는 가을의 영암은 최첨단 머신들의 아찔한 속도전으로 부풀어 오르지만 계절과 상관없이 영암에서 가장 우뚝한 존재를 꼽으라면 역시 월출산이 맨 앞자리를 차지해야 마땅하다.에디터 트래비 글·사진 Travie writer 노중훈 1 월출산이 바라다보이는 덕진면의 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