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을 향한 열망, 떠난 이에 대한 그리움, 손을 맞잡고 나누는 온기. 모두 사랑의 이름이다. 안동에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사랑의 흔적을 쫓았다.●목 놓아 독립을 외치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정부로부터 포상을 받은 독립유공자가 가장 많은 곳,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일제에 맞선 자정순국자가 가장 많은 곳.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에서는 독립에 대한 경북인들의 열망과 자부심이 배어난다. 경상북도독립운동기념관에 들어서자마자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및 3·1운동 100주년을 기념하는 조각상이 맞이한다. 여성독립운동가가 손에 든 태극기와 치맛자
가을의 끝, 겨울의 시작점에서 보령을 찾았다.처음부터 끝까지 알차게 든든하다. ●바다 같은 하늘, 하늘 같은 바다 위에서가을이 끝나고 겨울이 시작될 무렵, 서해로 향했다. 여름 내 머드 축제로 후끈했던 충남 보령 대천해수욕장. 한여름 태양 아래 진흙으로 뒤덮였던 자리에는 선선한 바닷공기만이 촉촉히 남았다.바람 따라 몸까지 가벼우니, 짚트랙(Zip Trek)을 즐기기엔 이만한 날도 없다. 높이 52m, 탑승거리 613m. 아파트 20층 높이에서 기다란 네 개의 선들이 대천해수욕장 한가운데로 가로질러 뻗어있다. 그래, 바다를 하늘에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문경에서의 시간은 한 박자 느려졌다가또 빨라졌다. 문경은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터널 어느 즈음인 것 같았다. ●흙길 따라 당신과는 천천히첫 번째 목적지는 ‘길’이었다. 조선시대, 영남지역과 한양을 잇는 중요한 관문이었던 문경새재. 높고 험한 고개였지만 한양으로 향하는 가장 빠른 길이자 선비들이 과거길에 오를 때 고집할 만큼 의미가 깊었던 길이다. 문경새재는 1981년 도립공원으로 지정됐고, 지금은 걷기 좋은 길 위로 수많은 인파가 모인다. 평일임에도 불구하고 걷기 여행에 나선 이들을 따라 부지런히 걸어보기로
미안하다, 너무 늦게 와서.고맙다, 여기 있어 줘서.언제나 지금처럼 굳세어라.우리 땅, 우리 섬●울릉도이제 다시 시작이다묵호항을 출항한 씨스타 1호에서는 때 아닌 합창이 한창이다. 생각지도 못한 울릉도행 롤러코스터에 탑승했기 때문이다. 이렇듯 울릉도 여행의 시작은 전적으로 바다 날씨에 의해 좌우된다.1년 중 약 3개월이 파도 때문에 결항된다니, 쉽사리 방문자를 허락하지 않는 섬이다. 반대로 생각하면 이러한 모자란 접근성이 울릉도를 때 묻지 않은 섬으로 남겨 두었을 터.1976년 공사가 시작된 울릉도 일주도로는 2019년 3월18일에
함께인 듯 혼자 걷고, 혼자인 듯 함께 걸었다. 우리의 부산 유람은 그렇게 시작됐다. 영화와 동행하는 두 기자의 인생 여행나만의 여행? 아니 우리만의 여행이다. 한국 영화에 빠져 제2의 삶을 한국에서 만들어 가는 영화 칼럼니스트이자 대중문화를 취재하는 나리카와 아야 기자와 음식이라는 카테고리로 한국과 일본에서 푸드라이터로 활동하는 박수진 기자. 국적이 다른 두 사람이 영화를 몽타주하여 국내 구석구석 여행길에 나섰다.●과거 속 현재, 그 자리 그대로갈 곳도, 볼 것도 많다는 부산. 영화제를 담보로 우린 부산에 도착했다. 이번 여행은
창원의 ‘좋아요’는 이곳에서 모인다.실패 없는 창원의 인스타그래머블 Spot 5.노을 질 무렵, 안민고개 #노을맛집안민고개는 창원에서 진해로 넘어가는 고갯길이다. 장복산 산허리에 위치하고 있어 진해 전체를 조망할 수 있다. 안민고개는 ‘만날재’라고도 불리는데, 과거 진해에서 창원으로 시집간 부녀자들이 팔월 열이렛날 고갯마루에서 가족을 만난 데서 유래한 별명이다. 현재 고갯마루 위에는 ‘안민생태교’라는 이름의 다리가 위치한다. 장복산과 웅산 사이의 생태계를 배려해 야생동물의 이동통로로 만들어 놓은 것이다. 벚꽃이 만개하는 4~5월에는
여기, 몰라서 몰랐던 곳이 있다.한없이 머물고 싶어지는 계절,가을을 닮은 창원을 여행했다.●창원을 묻다낯선 도시가 여행을 물었다. 거대한 로터리를 둘러맨 창원은 도심에 관해 물었고 한껏 물든 가을 덕에 더욱 바랜 마산은 세월을 물었다. 우연히 마주친 진해는 한동안 잊고 살았던 옛 추억을 집요하게 공략했다. 이 도시의 질문에,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해 차라리 되묻기로 한다. 창원에게 여행을 물었다. 서울역을 출발해 창원역까지, 창밖으로 흔들리는 가을꽃의 실루엣을 한껏 만끽해 본다. 잠시, 사색에 잠긴다. 창원을 여행지로 인식했던 적이
요새 우리 사이에 놀이는 이런 것이다. 그 지역을 잘 아는 사람을 앞장세워, 동네 산책에 나서는 것. 그가 자주 걷는 거리에 단골 카페, 단골 갤러리를 졸졸 따라다니며 발을 들여놓게 된다. 또 하나의 세계로. 내 발목을 잡은 도시‘인천’이라는 말만 들어도 설렌다. 멀리 비행기를 타고 떠나는 관문이 이 도시에 있다는 이유로 말이다. 공항이 들어서기 이전에도 인천은 그런 곳이었다. 1883년 개항이 되면서 신문물을 가장 먼저 받아들였다. 지금 인천 중구에 가면 그 유명한 차이나타운이 있고, 조계 경계계단을 기준으로 반대편엔 일본 및 각
신기했다. 제주의 사람들이 자꾸만 똑같은 질문을 던져 왔다. ‘나는 누구인가?’ 아직도 그런 질문을 하고 살아야 하는 건가? 부쩍 마음이 주름진 나의 푸념에 제주가 대답했다. 이렇게. ●나는 ‘오조리의 마음’ 입니다 취다선 리조트‘쉼’이 간절한 사람들 사이에서 취다선은 이미 제주 숙소 1순위다. 추천을 받았고, 극찬을 들었고, 2박을 한 후 나도 동의했다. 취다선 리조트는 묘하게도 누군가 손으로 빚은 조소 작품 같은 느낌을 준다. 컬러풀한 벽화와 차분한 차실이 언밸런스함을 이겨 내고 사이좋게 공존한다. 그 분위기에 한 번 빨려들면
진분홍 배롱나무가 선교장 연못에 너울거렸다.주문진 방파제에서는 를 따라 손을 맞잡은 연인들의 웃음소리가 흘렀다. 예스럽고 트렌디한 곳, 강릉이다. ●경포대다섯 개의 달이 뜬다잖아요항상 강릉에 대한 환상을 가지고 있었다. 다섯 개의 달이 뜬다는 호수가 있다니, 그 중 하나는 임의 눈동자에 뜬다니 어찌 아니 달콤하리오. 한 번도 가본 적이 없었지만 강릉의 낭만은 언제나 확신하고 있었다. 그래서일까. 강릉 여행에서 경포대는 가장 우선적으로 검토되는 일정이자 절대 빠지지 않는 일정이다. 그리고 그만큼 볼거리도 많다. 흔히 칭하는
여백이 가득하다. 백제의 찬란한 역사를 확 트인 공터에 상상으로 써내려갔다.●미래를 기다리는 미륵사지 석탑낯설지만 익숙하다. 익산의 첫 감상이다. 역사책 속에서 수도 없이 봤으니 눈으로는 가까우나, 한 번도 와본 적은 없으니 발로는 먼 곳이다. 올해 봄, 장장 20년간의 복원을 마치고 익산 미륵사지 석탑(서탑)이 모습을 드러냈다니, 익산을 방문할 이유는 이것 하나로도 충분했다. 미륵사지 서탑과 동탑은 휑한 공터에 다소 거리를 두고 일직선으로 배열돼있다. 하나는 9층, 다른 하나는 6층. 비대칭적인 모습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된다. 이
무지개 피던 어느 날 습기를 가득 머금은 공기는 물러가고하늘은 한 뼘쯤 자란 것 같았다. 그날, 예쁘게 핀 무지개를 만났다. ●가을엔 무지개가 뜬다 연천으로 가는 길 내내 심장이 요동쳤다. 평화수도, 통일동산, 평안동산…. 서울을 벗어나자 드문드문 이런 표지판이 보였다. 앞과 옆으로 종종 군용차가 지나가기도 했다. 먹먹했고 다소 초조했다. 그 느낌이 생소했지만 알아챌 수 있었다. 점점 북한 땅과 가까워지고 있음을. 긴장감이 감도는 마을, 굽이굽이 속살을 파고들어갔다. 엄마 품에 얼굴을 파묻은 어린아이처럼. 그 속엔 세상물정 모른다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