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집가의 사명, 예술을 향한 끈질긴 사랑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 예술품에 대한 어느 수집가의 사랑은 문화와 예술, 역사까지 뒤흔들 정도로 열렬했다. 세계사에 자주 등장하는 합스부르크는 한때 해가 지지 않는 제국이라 불리기도 했는데, 중세에서 근대를 거쳐 현대에 이르기까지 600년 동안 예술품 수집에 열정을 쏟았고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물리적인 힘보다 문화·예술의 가치와 역량을 중시하는 신념이 뚜렷한 가문이었다. 한국-오스트리아 수교 130주년을 맞아 개최한 빈미술사박물관 특별전에서는 합스부르크의 뛰어난 수집력과
먹고 마시고 사랑하라음식은 맛있고 인생은 깊어갑니다여행을 가면 너무 열심히 돌아다녀서 탈이다. 이번이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인 것처럼 알뜰살벌하게 다닌다. 게다가 무언가를 보고 체험하는 것이 더 중요해 음식은 뒷전이다. 즐거운 여행이었냐고 물으면 잠시 주춤하다 알차고 보람 있었다고 대답한다. 20년 동안 여행작가로 활동한 저자는 ‘좋은 여행이란 즐겁고 유쾌한 것’이라고 말한다. 여행 가서 맛있는 음식과 술을 실컷 먹고 이를 함께할 사람이 있다면 나쁘지 않은 인생이라고. 저자가 국내외 곳곳을 여행하며 먹었던 음식과 그 순간을 함께했던
돈의문은 서울 사대문 가운데 유일하게 기억 속에만 존재하는 애틋한 문이다. 형체가 없기에 더더욱 그 역사와 가치를 기억하려는 노력이 계속되고 있다. 일제강점기 당시 도시 계획이라는 명목 아래 돈의문이 철거되자 돈의문 안쪽에 있는 새문안 동네가 그 터를 오랫동안 지켜 왔다. 1960년대부터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덕분에 근현대 서울의 삶과 기억을 엿볼 수 있는 곳이다. 이런 동네가 살아 있는 박물관 ‘돈의문박물관마을’로 재탄생했다. 새문안 동네의 식당, 과외방, 이용원 등 건물 40동을 허물지 않고 깔끔하게 보수해 서울 100년의
남해, 동해, 제주 그리고 서해대한민국 100섬 여행우리나라는 인도네시아, 필리핀, 일본에 이은 세계 4번째 다도국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의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섬은 무려 3,348개가 있으며 그중 사람이 사는 유인도는 472개란다. 섬은 바다라는 커다란 자연에 둘러싸여 있으므로 그 경계가 분명하다. 섬 여행이 특별한 것은 그 경계 때문이다. 물론 다리가 놓여 육로로 연결된 섬도 있지만, 대부분은 바다를 건너야만 여행이 시작된다는 점. 저자, 김민수 작가의 여행은 언제나 바다 너머로부터 시작된다. 그는 무려 250개가 넘는 섬
미스터리 포토그래퍼의 기록유레카의 순간이었다. 2007년 어느 작은 경매장, 역사학자 존 말루프가 정체불명의 상자를 구입했던 그 순간은. 상자 속에 들어 있던 건 다름 아닌 오래된 필름 15만장. 존은 SNS를 통해 사진들을 공개했고, 세상은 열광했다. 40년간 보모로 살면서 수십만 장의 사진을 찍었음에도 외부에 공개하지 않았던 수수께끼 같은 사람. 가슴엔 롤라이플렉스 카메라를, 두 다리로는 거리를 누비며 쉴새 없이 찍었던 사람. 작품의 주인공은 미국 뉴욕 출생의 비비안 마이어다.그녀의 사진은 자유롭다. 누구
일상의 존재들은 존재감을 잃기 쉽다. 너무 당연해서, 부재한 적이 없어서. 자잘한 이유로 존재의 가치가 쉽게 가벼워진다. 그러나 소중한 건 늘 곁에 있다. 식상한 말이지만 진리다. 전시는 늘 우리 곁에 있었던 ‘시계’의 무게감에 주목한다.국내 대표적인 시계 독립제작자인 현광훈 작가의 작품부터 해시계를 모티브로 한 설치품, 지금은 사라진 예지동 시계골목을 기록한 사진, 시간을 주제로 8명의 현대미술 작가들이 선보이는 작품들까지. 돈의문박물관마을 내 8개의 전시 공간들에서 시계는 하나의 ‘문화 콘텐츠’로 재탄생한다. 그
수중세계는 두 발로 땅을 딛고 사는 우리들에겐 늘 낯선 곳이다. 낯선 건 흥미롭고, 흥미로우면 특별해진다. 그래서 어떤 행위라도 물속에서 하면 조금 더 특별해지곤 한다. 가령 인사와 환복, 춤 같은 것들도. 코엑스 아쿠아리움이 추석을 맞아 선보이는 ‘추석 특집 수중공연’에선 낯선 행위들이 반복된다. 푸른 물결 사이로 인어와 요정이 헤엄치고, 유영하는 가오리 곁으로 한가위 인사가 적힌 현수막이 펼쳐진다. 1초 만에 한복으로 갈아입는 요정의 환복 퍼포먼스도 놀랍다. 9월1일부터 12일까지만 한정적으로 진행된다는 점도 공연의 특별함을 더
바르셀로나에서 왔습니다호안 미로:여인, 새, 별20세기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가 중 한 명, 호안 미로. 그의 작품은 자유 그 자체다. 전통적인 회화 작법을 배제하고 순수한 색과 시적이고 상징적인 기호를 사용한다. 여인, 새, 별은 작품의 주요 모티프다. 그림 몇 장만 보더라도 ‘창의적’이라는 수식어가 그에게 붙은 이유를 금방 납득하게 된다. 유화부터 드로잉, 판화, 태피스트리에 이르기까지 원작 70여 점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 있는 호안 미로 미술관에서 그대로 옮겨 왔다. 여러모로 놓치기 아까운 전시다.마이아트뮤지엄│9월12일까지,
죽음 앞에서 떠난 여행낙타의 관절은 두 번 꺾인다“오진일 가능성은 없나요?” 쉰 목소리로 쥐어짜낸 듯한 물음에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2016년 12월23일, 크리스마스를 하루 앞두고 스물여덟 살의 나이로 유방암 환자가 되었다. 내 몸도 마음도 서서히 죽어 가게 되는 걸까, 고통 속에서 뒤척인 나날들. 이제는 단순히 살아남는 것 이상의 목표가 필요했다. 그렇게 약봉지와 가발을 들고 떠난 세계여행. 구름 없이 파란 하늘, 어제 목욕한 강아지, 밤과 새벽 사이 달, 그저 늘어놓았을 뿐인데 걸음마다 꽃이 피었다. 때론 엉뚱하지만 잔잔한
우리에겐 때때로 아무 생각 없고 의미 없는 시간이 필요하다. 머물며 바라보고 음미할 수 있는 여행 같은 것들의 시간. 이 책은 무지개처럼 다양한 취향의 색깔 중 첫 번째, 매혹적인 빨간색을 담고 있다.무려 3명의 작가가 모여 국내 여행지 중 사시사철 매혹적인 장소를 엄선해, 같은 장소에 대한 다른 시선으로 엮었다. 메인 장소 33곳과 주변 장소 66곳, 총 99곳의 이야기다. 장소에 대한 설명으로 가득 책장을 가득 채운 타입은 아니다. 잠시라도 떠나라며 어느 곳을 제안할 뿐이다. 각 스폿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QR 코드로 대체했다.
단순함이 주는 즐거움은 힘이 세다. 예쁜 것을 보고, 달콤한 향을 맡고, 좋은 음악을 들을 때, 오감으로 느껴지는 원초적 즐거움. 그 즐거움은 복잡하지 않다. 깊게 생각할 것도 없다. 그저 몸이 자유롭게 감각하도록 내버려 두면 그만이다. 미디어아트 전시 엔 단순한 즐거움이 있다. 전시는 관람객에게 노력을 요구하지 않는다. 해석도 강요하지 않는다. 다만 ‘힘 빼기’를 제안할 뿐이다. 전시는 단순하다.주제는 시간과 계절. 봄, 여름, 가을, 겨울을 테마로 한 11개의 존은 꽃을 활용한 플라워 아트와 70여 대의 빔
결국, 다 먹고살자고 하는 일이다. 그래서 우리는 힘껏 흔든 막걸리를 개봉하듯, 한 끼를 천천히 탐닉해야만 한다. 놀고먹기 연구소 이우석 소장이 선보이는 한 끼 지침서를 소개한다.는 20여 년 동안 스포츠서울에서 여행기자로 활동했던 이우석 소장의 첫 번째 책이다. 수없이 많은 곳을 여행하며 수없이 많은 것을 먹어온, 두둑한 뱃살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책장에는 한국인이 사랑하는 음식과 식재료를 4가지 테마로 분류해 담았다. 더불어 맛집 230곳도 함께 소개한다. 그렇다고 단순 ‘맛집 가이드북’이라는 표현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