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식하면 용감하다고 했던가? 한 달 전, 그저 집과 가깝다는 이유로 이 운동을 시작하기로 했을 때 크로스핏은 그저 약간 다른 이름의 ‘헬스’인 줄만 알았다. 막상 등록을 하고 나니 주위의 반응은 걱정 투성이었다. ‘가장 단기간에 살을 뺄 수 있는 운동이라지만 너무 힘들어 포기할 것’이라는 지인도 있었고 ‘곧 코치의 멱살을 잡게 될 것’이라며 겁을 주는 사람도 있었다. 블로그를 검색해 봐도 ‘지옥을 맛보게 될 것’이라는 식의 기분 나쁜 후기만 눈에 들어왔다. 그렇지 않아도 저질 체력인 내게 이건 아니다 싶기도 했지만 물은 이미 엎질러
Vietnam Dalat ‘달랏은 다르네’. 함께 여행했던 소설가 백영옥씨의 농담 같은 말이 계속 맴돈다. 선선한 공기, 언덕 위의 유럽풍 저택들, 울창한 소나무 숲과 푸른 호수. 이 모든 소소한 ‘풍경의 합’이 달랏이고, 그것은 베트남의 다른 어떤 곳과도 달랐다. 하지만 기자란 종족이 문제다. 덧셈 대신 소수분해를 하며 자꾸만 물었다. 달랏을 뭐라고 소개해야 하냐고. 역시 농담 같은 내 대답은 이렇다. 달랏은 달다고. 공기도 달고, 물고 달고. 낮도 밤도 달다고. 바오 다이 별장에서 나오는 길에 지나치게 되는 기념품 가게들에는 손
고백컨대 크루즈에 대한 편견이 있었다. 낮에 기항지를 여행하고 잠자는 동안 이동하는 크루즈의 장점이 단점으로 보였다. 역사는 밤에 이뤄진다 했거늘 저녁이면 배에 올라야 하니 여행의 큰 즐거움을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크루즈가 크다고 해도 고만고만할 거라는 선입견도 있었다. 수차례 크루즈 승선 기회가 있었지만 사양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여행도 사람도 경험해 보지 않으면 그 속을 모른다. 글과 사진으로만 접해 온 크루즈에 올랐다. 바다를 내려보며 온천을 즐기는 일본식 목욕탕 ‘이즈미’의 노천탕 1.“정장이 꼭 필요한가요?”
메콩은 깊고 넓었다. 아무것도 비추지 않는 흙빛의 물결은 치앙라이를 여행하는 내내 훅훅 끼치는 흙냄새를 남겼다. 태국의 북쪽 꼭대기, 라오스와 미얀마를 마주보고 있는 치앙라이에서 갓 꺼진 아편의 불씨와 오래도록 남을 란나왕조의 흔적을 돌아봤다. 비밀스러운 곳으로 초대받은 느낌이 드는 왓 프라 탓 푸 카오의 입구 산등성이를 따라 모여 앉은 차이니즈 빌리지 야수를 잠재운 시간뒤뚱뒤뚱, 차는 꼬불거리는 산길을 한참 올라갔다. 언덕을 넘을 때마다 반대편으로 가지런히 열을 이룬 차밭이 펼쳐졌다가 끊기고 다시 펼쳐지기를 반복했다. 그리고 슬레
일본 사람들은 ‘하나미’라는 꽃놀이도 ‘유키 아카리’라는 눈의 축제도 불꽃놀이도 사케와 함께한다. 그들에게 사케는 인생 자체다. ‘좋은 사케’는 맛과 향기뿐만 아니라 마음과도 잘 맞는다. 사케 잔 위로 벚꽃 잎이 떨어진다. 꿈이다. 가장 일본적인 꿈. 북알프스에 둘러싸인 도야마 일본 열도의 가운데이자 혼슈의 북쪽, 동해와 접한 도야마는 인구 110만의 도시이지만 이름조차 낯설다. 이틀에 한 번 인천과 도야마 기토기토 공항을 잇는 아시아나 비행기가 오가지만 승객은 많지 않다. 한일 구간을 운항하는 비행기 중 승객수가 가장 적다는 얘기
창간 22주년 기획2014 해외여행 패턴 설문조사 “요즘 뜨는 여행지가 어디예요?”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여행만큼 신나는 소비가 또 있을까. 그렇다면 2014년을 살아가는 한국인은 어떤 여행을 꿈꿀까? 여행을 어떻게 구입할까?*13년간 이어온 ‘소비자가 원하는 해외여행’ 설문조사 은 2002년부터 매년 ‘소비자가 원하는 해외여행’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지면에 소개되지 않은 자세한 통계수치와 관련자료는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www.traveltimes.co.kr 조사기
, 의 저자 장태동의 맛깔스러운 이야기 *지지다 불에 달군 판에 기름을 바르고 전 따위를 부쳐 익히다. *볶다 물기가 적거나 거의 없는 상태로 열을 가하여 이리저리 자주 저으면서 익히다. *지지고 볶다 사람을 들볶아서 몹시 부대끼게 하다. ‘지지다’와 ‘볶다’를 하나로 합치면 ‘지지고 볶다’가 된다. 지지고 볶는 더위에 ‘KO’ 되기 전에 이것저것 지지고, 볶아 먹으며 여름을 날려 버리자. 탄광촌에서 먹는 곱창의 맛 할매곱창 석탄을 캐는 인부들은 돼지고기를 많이 먹었다. 석탄 활황기가 죽자 석탄에 의지해
빙수의 인기가 심상치 않다.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이 3~4월부터 때 이른 빙수 신메뉴 출시 경쟁을 시작하더니, 이젠 한 집 건너 한 집이 빙수전문점일 정도로 호황을 누리고 있다. 인절미 빙수, 치즈케이크 빙수, 망고 빙수 등 종류와 모양도 가지각색이다. 그야말로 ‘빙수氷水’ 전성시대다.에디터 트래비 자료제공 월간식당 www.foodbank.co.kr*1985년 창간한 은 한국 외식산업 전반을 살펴볼 수 있는 외식산업 종합정보지입니다.3,000년 전에도 빙수가! 잘게 간 얼음에 팥, 연유, 우유, 과일 등을 넣어 만든 팥
나의 캠핑 데뷔는 참혹했다. 세찬 바람과 야멸찬 비 때문이었다. 텐트 하나 똑바로 치지 못한 채 비바람에 이리저리 휘둘리며 씩씩댔다. 처자식에게 듬직해 보일 만한 몰골은 절대 아니었다. 겨우 텐트를 세웠지만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 걱정 말라 호언했지만 걱정됐다. 바람에 날릴까 빗물에 잠길까 전전반측 전전긍긍…. 새벽까지 홀로 들락거리며 로프를 조이고 물길을 터주며 부산을 떨 수밖에 없었는데, 이웃 텐트의 아빠도 마찬가지였다. 시간을 거스르면 내게도 빗속의 아버지는 익숙하다. 빗물은 종종 오래된 기와지붕을 뚫고 방 안으로 샜는
③Ho Chi Minh익숙하지만 낯선 아름다움으로“새롭게 호치민” 노트르담성당은 호치민 최고의 랜드마크다 종교로 새롭게 보는 호치민마지막 일정. 호치민은 어느 정도 익숙한 도시였기 때문에 조금 색다른 관점으로 여행 코스를 정했다. 바로 종교를 중심으로 한 것. 오래 전부터 베트남에 이어져 오던 불교, 16세기 무렵 프랑스 사제로부터 전파된 가톨릭, 도교와 유교 등이 함께 영향을 준 토속신앙의 주요 장소를 찾아보며 다양성의 호치민을 이해하려 노력했다. 그러니까 간절한 모습의 사람들에게서 현재의 호치민을 보고 싶었던 것이고, 그것은 가
덥다. 여름 더위라면 그러려니 하겠지만 봄에서 여름으로 옮겨가는 요즘, 몸과 마음이 더위에 적응하려니 더 덥게 느껴지는 거다. 이럴 때는 시원한 냉면으로 더위를 식히는 게 최고다. 몸이 식으면 마음도 넉넉해진다. 해물육수와 조선간장의 절묘한 조화 하연옥 물냉면예로부터 냉면으로 유명한 지방이 세 곳 있다. 평양, 함흥 그리고 진주다. 평양과 함흥은 북한 땅에 있으니 원래 그 맛을 보기가 쉽지 않다. 전쟁 이후 대한민국에 정착한 실향민들이 옛 맛이 그리워 냉면집을 차린 곳이 몇 곳 있기는 한데 맛은 같을 수 있으되 토속의 향기까지 담지
제주에 올레길만 있다고 생각하면 오해다. 그 동안 제주의 둘레만을 돌고 돌았던 당신에게 이제 제주의 속살을 밟아 보라고 말한다. 더 깊은 제주가 여기 있다. 예술 따라 걷기 - 서귀포시 유토피아길 추억 따라 걷기 - 제주시 두맹이 골목자연 따라 걷기 - 산방산·용머리해안 지질트레일 이중섭 거리에는 간세인형을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는 카페 ‘바농’이 있다●예술 따라 걷기 서귀포 70리 예술산책남인수의 노래 ‘서귀포 칠십리’를 아는 사람 혹은 서귀포 칠십리를 걸어 본 사람은 얼마나 될까? 그렇다면 서귀포 유토피아길을 걸어 본 사람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