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노을사진 찍는 법SUNSET PHOTOGRAPHY 노을은 멋있다. 잘 찍어 보고 싶지만 어렵다. 하늘이 허옇게 날아가거나 땅이나 건물이 새까매지기 십상이다. 그토록 멋진 노을 사진들은 도대체 어떻게 찍는 걸까? 왔노라, 찍었노라, 그러나조금만 기다리면 찾아올 단풍 시즌. 왼쪽의 사진은 단풍의 절정기에 일본 교토 기요미즈데라(淸水事), 청수사를 촬영한 사진이다. 교토에 가면 꼭 한 번 가 봐야 할 일본의 국보다. 그러나 이런 명소를 찾는 시간은 대부분 대낮이기 마련이다. 촬영에 있어 가장 중요한 광원인 해가 높이 떠 있는 시간에
여행을 떠날 때 내 마음은 점 보러 갈 때와 좀 비슷하다. 지금까지 내 인생의 큰 변화는 죄다 우연인 듯 운명적인 여행에서 촉발됐다. 마치 신탁을 기다리는 고대 그리스인처럼 나는 여행에서 미래의 실마리를 찾는다. 내게 ‘티베트에 가리라’는 신탁이 온 것은 지난 6월 중국 쑤저우(소주, 蘇州)에서다. 그날은 쑤저우에서 항저우로 이동하는 날이었다. 나는 바쁜 일정 때문에 점심도 거르고 혼자 핑장루라는 전통 거리를 걷고 있었다. 근데 거리와 참 어울리지 않는 티베트 티숍 하나가 눈에 띄었다. 들어가 보니 티숍은 일부고 안쪽 복도를 따라
햇살 밝은 아침, 기대하던 패러글라이딩을 위해 미니버스에 올랐다. 그러나 우리 부부와 호주 커플을 태운 차는 바로 산으로 올라가지 않고 먼저 시내로 향했다. 비행을 책임질 ‘파일럿’들을 픽업해야 한다고 했다. 스위스 인터라켄의 골목을 이곳저곳을 다니며 파일럿들을 하나씩 태우기 시작했다. 아직 숙취에서 벗어나지 못한 듯 조금은 푸시시한 그들의 모습을 보자니 이건 무슨 할리우드 영화의 한 장면 같다. 지구를 구하기 위해 초야에 묻혀 사는 주인공들을 하나씩 불러 모으는, 뭐 그런 느낌. 아무튼 파일럿 4명을 다 태운 후에야 비로소 차는
열흘 뒤면 나는 랍스터가 된다. 아니, 아직 시간이 조금 남아 있으니 랍스터가 ‘되어 있을지도 모른다’로 정정하겠다. 그쪽이 좀 더 희망적이다. 어쨌든 9월 중순이면 어떻게든 결단이 나 있을 것이다. 연인을 찾는다면 다행이 인간의 삶을 지속할 수 있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볼 것도 없이 랍스터행이다. ‘사랑’을 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사랑이 인간의 존재를 증명하는 조건이라면 어떨까? 연인이 없는 자는 즉시 커플 메이킹을 위한 호텔에 45일간 감금되고, 유예기간 동안 짝을 찾지 못하면 동물(불행 중 다행으로 자신이 원하는 동물이
“선생님, 말라리아 주사는 안 맞아도 되나요? 준비물은 뭘 챙겨 가야 해요?”아이들이 아닌 부모님들의 질문세례였다. 생애 첫 해외여행을 앞두고 마치 소풍을 기다리는 초등학생처럼 들떠 있던 부모님들. 아이들은 말할 것도 없었다. 공항으로 향하는 버스 안에서 한 아이는 “이게 꿈은 아니죠? 꿈이라면 안 깼으면 좋겠어요!”라고 말하기까지 했다.설렘을 가득 안고 긴 시간 이동한 끝에 태국 카오락에 도착했다. 다음날 아침, 햇볕이 따스하게 내리쬐는 해변의 한적한 잔디밭에 둘러앉았다. 가족 소개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가족愛 재발견’ 일정을 진
‘아는 것도 병’이라더니 여행도 마찬가지입니다. 어설픈 지식과 반쪽짜리 선입견이 온전한 실상을 가려 버리는 경우가 허다합니다. 제게는 8월 초에 다녀 온 캄보디아가 그랬습니다. 이제까지 알고 있던 캄보디아의 이미지는 그리 좋지 않았습니다. 앙코르와트의 신비보다는 덥고 습한 날씨, 1인당 연간 국민소득 130만원의 가난, 부패한 관료가 먼저 그리고 더 크게 다가왔습니다. 도착 비자를 받을 때 공항 공무원들이 1달러 팁을 요구하면 어떻게 대처하라는 외교부 안내를 기사로 다뤘던 기억도 떠올랐습니다. 그랬던 캄보디아로 여름휴가를 다녀왔습니
온천 관광지로 유명한 일본의 작은 마을 유후인. 얼마 전 유후인으로 주말여행을 다녀왔다. 유후인은 신기했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곳이기에 수많은 내외국인 관광객이 거리를 가득 채웠지만, 대형 골프 리조트나 호텔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다고 유명한 역사나 문화자원이 있는 것도 아니었고 경관이 뛰어난 것도 아니었다. 유후인 기차역을 시작으로 2km 뻗어난 ‘유노쓰보’ 거리에는 300여개의 다양한 종류의 상점과 카페, 미술관 그리고 분식점으로 가득했지만 거리 사이로 구석구석 한적한 시골길이 있었다. 길을 따라가면 주변의 논밭과 호숫가가
요즘 아주 먼 곳으로 여행 중이다. 우리가 일생동안 하는 여행 중 가장 먼 여행은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여행’이라고 한다.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것이 선입견이나 오래된 인식처럼 낡은 생각을 깨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역을 읽고있다. 정확히 말해 주역에 ‘대한’ 책이다. 우연히 주역에 대한 평을 읽었는데, 대단하다. 어떻게 이런 책이 존재할까 싶을 만큼 지혜의 끝판왕, 최종원리란다. 주역만 잘 이해하면 세상만사를 창조주가 하늘에서 내려다보듯 꿰뚫어볼 수 있다는 이야긴데 솔깃하지 않을 수 없다. 주역은 동양에서 가장 오래된 학
8월이면 페이스북을 접은 지 1년이 됩니다. 금연도 아니고 페북 1년 안했다고 뭐 달라질 것도 없습니다. 몸이 건강해졌을 리 없고 진짜 책을 얼마나 더 읽었는지도 알 수 없습니다. ‘페북 그만 해야겠다’ 하고 손을 놓을 때 특별한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막연하게 ‘피곤하다’는 생각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이제와 생각해 보면 아날로그형 인간에, 귀까지 얇은 저 같은 사람에게는 처음부터 페북이 무리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친구들의 일거수일투족을 보며 어딘가를 가거나 뭔가를 해야 할 것 같은 상대적 불안감이 들기도 했으니까요. ‘있
진짜 감동은 작은 재료에서 온다미식 여행의 달인 박준우 맛있게 먹고 마시고, 푹 자는 것이 여행의 전부라는 남자. 그에게 들은 미식 여행 노하우. 달인은 음식에 대한 관심을 직업으로까지 발전시킨 경우다. 음식에 관심을 갖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 계기라기보단 학창 시절을 벨기에에서 보냈기 때문인 것 같다. 고등학교 2학년부터 10년을 벨기에서 살았다. 유럽인들은 전반적으로 먹는 것에 대해 이야기하는 걸 좋아한다. 음식에 대한 정보나 지식이 없어도 자신이 먹어 봤던 것, 좋아하는 것에 대해 늘 대화한다. 그 속에 살다 보니 자연히
먹는 재미만큼 가성비 좋은 행복이 있을까? ‘잘 먹는 사람이 더 행복하다’고 말하는 시대에, 여행자의 식탐은 무죄다! 정리 취재부 먹방에서 쿡방 그리고 미식 탐방까지! 천- 먹방, 쿡방 트렌드는 언제까지 계속될까?양- 도 먹방하지 않나. 9월은 ‘먹는 방콕’ 특집이고, 오사카도 ‘심야식당’ 탐방. 차- 나는 되게 재밌게 본다. ‘원나잇 푸드트립’ 이런 거. 손- 요즘 SNS 쿡방도 많아졌고, 보고 있으면 식욕이 생긴다. 영상으로 레시피를 전달하니까 더 전달력이 있다.김- 페북에 겉절이 만드는 영상 올라오던데 그런
관광학도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전국 각지에서 모인 투어챌린저 11기 친구들. 25명의 값진 인연을 선물 받은 기분이다. 투어챌린저가 끝난 지금, 처음 발대식에서의 어색했던 모습은 온데간데없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국내 일정을 포함하여 베트남 남부 탐방까지 총 10박 11일. 매일 밤 조별로 방에 모여 회의하면서 겨우 3~4시간 눈을 붙이고 잠들던 시간들, 후텁지근한 더위, 엄청난 비가 내리는 궂은 베트남 날씨 속에서 하루 종일 발이 아프도록 걷고 또 걸었었다. 그때는 힘들었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서로 의지하고 함께했기에 즐거웠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