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에는 짱뚱어, 하늘엔 철새가 가득하다.자연이 꿈틀거리는 땅, 강진만에서 생명의 태동을 느꼈다. ●월출산이 내어 주는 온기강진다원 녹차밭강진의 모든 것은 물들어 있었다. 들은 황금빛이었고 산은 주황색이었다. 서울을 떠난 지 3시간이 지났다. 월출산의 거친 산세가 선명히 보인다. 강진의 가을에 다다랐다.곧장 강진다원으로 향했다. 일찍이 다산 정약용이 1801년부터 18년간 유배 생활을 하며 마시곤 했던 차가 ‘다원 설록차’다. 전라도 야생 차의 70%를 차지할 정도로 규모가 크다. 단조롭고도 질서정연한 녹차밭이 마음을 평온하게 만들어
자연의 청량한 숨소리, 석불 좌상의 웅장함, 노천탕의 따스함으로 물든 날. 여기에 황홀한 일몰은 덤이다. 석모도에서 올해 여행에 마침표를 찍었다.●10분의 고통, 그리고 극락 보문사 올해 마지막 여행을 위해 강화군 석모도로 향했다. 그곳에서 한 해를 추억하고, 더 나은 앞날을 위해 기도하기 위함이다. 몽환적인 일몰은 덤이다. 첫 목적지는 낙가산 아래 보문사다. 보문사는 우리나라 3대 해상 관음기도 도량(부처나 보살이 도를 얻는 곳) 중 하나다. 신라 선덕여왕 4년(635년) 회정대사가 금강산에서 수행하던 중 관세음보살을 친견하고 강
청주의 옛 도심을 걸으며 청주읍성의 흔적을 찾아본다. 현재가 미래의 역사라면 과거는 오래된 미래다. *답사 순서청주읍성 남문 터 – 청주읍성 우물 – 청주 용두사지철당간 – 청주읍성 동문 터 – 청주 동헌 건물 – 중앙공원 – 청주읍성 서문 터 – 망선루 터 비석 - 청주읍성 북문 터 – 옛 철도 건널목(재현) – 옛 청주역사(재현) 위 지역은 청주시 남문로1, 2가 북문로1가, 서문동 등에 걸쳐 있는 곳이다. 동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청주읍성의 남문 부근을 남문로1,2가로 부르고 북문 부근은 북문로1가 서문이 있던 자리를 중심
할 일이 잔뜩 쌓인 바쁜 일상을 살아내다 문득 자연에 안겨 믿음직한 건강한 음식을 먹고 싶을 때가 있다. 싱그러움을 찾아 헤매다 전북 완주에 닿았다.●곱게 늙는다는 것화암사불명산 깊숙한 곳에 자리한 화암사(花巖寺)는 바위 위에 꽃이 피었다는 전설만큼 오르는 길이 순탄하지 않다. 진정 아름다운 것은 쉽게 얻어지지 않는 법이다. 신라시대 연화공주가 엄동설한에 핀 연꽃을 먹고 병이 씻은 듯이 나았다는데, 그 연꽃이 있던 자리가 바로 화암사다.연화공주 정원 입구에서 출발해 산모기 가득한 숲길과 바위길을 지나 나무 계단을 오르고 마지막으로
신안 병풍도에 맨드라미가 활짝 피었다. 코로나로 인해 매번 취소됐던 축제도 다시 열렸다. 알록달록 꽃섬을 찾아 발걸음이 모여들더니, 비로소 가을과 여행이 얼싸안고 흐드러지게 웃었다.●신안이 품은 작은 섬, 병풍도병풍도는 증도 서남쪽 가까이 자리하고 있는 신안군의 작은 섬이다. 매화도, 선도, 마산도, 고이도 등 이름도 생소한 섬 군락에 섞여 있지만, 12사도순례길로 잘 알려진 대기점도와 노두길로 연결돼 있어 걷기 여행자들에게는 오히려 낯이 익다. 우리나라에 병풍도란 이름을 가진 섬은 모두 세 곳이다. 태안군과 진도군에 또 다른 병풍
무주의 유명한 명소들을 두루 다녀봤다면 이번엔 반딧골 전통공예 문화촌으로 발걸음을 돌려보자. 무주 시외버스터미널 뒤편에 있어 찾아가기도 쉽다. 문화와 예술, 전통 공예가 어우러진 색다른 무주 여행을 즐길 수 있다. ●무주가 낳은 시대의 인물김환태 문학관 & 최북 미술관무주 반딧골 전통공예 문화촌은 무주를 대표하는 인물의 이름을 본뜬 김환태로와 최북로 사이에 부채꼴 형태로 자리한다. 매년 반딧불 축제가 개최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문화촌 가운데 김환태 문학관과 최북 미술관이 한 건물 안에 있다. 김환태는 일제 강점기 시절에 순수 문학
광안리 해수욕장이 있는 수영구, 바다 하나로 충분한 여행 목적지다. 그럼에도 곳곳에 보석 같은 공간이 또 있다. 하루를 충분히 들여 이곳을 탐닉한 이야기. ●문화를 입은 바다 지금의 수영동은 과거 조선시대 임진왜란 당시 동해 쪽 해상방어를 담당했던 '경상좌도 수군절도사영'이 있었던 곳이다. 지명도 수군의 ‘수’자와 절도사영의 ‘영’자를 따와서 ‘수영’이라 불리게 됐다고. 게다가 임진왜란 때 왜적에 죽음으로 맞서 싸운 25인의 의로운 넋이 깃든 지역이다. 충절의 고장이던 수영은 현재 다양한 문화를 꽃피우고 있다. 광안리해수욕장과 수영
남한강가에 자리 잡은 충북 충주시 금릉동 세계무술공원 안에는 수석공원, 돌미로원, 라바랜드, 세계무술관물관 등이 있다. 공원 옆 남한강은 가만히 바라만 보아도 좋은 풍경이다. 아이들과 신나게 놀던 하루를 마감하기에는 해질녘 남한강이 좋겠다. 하늘의 노을이 강에도 피어난다. ●수석공원에서수석에 대한 단상충북 충주시 금릉동 세계무술공원 안에 수석공원이 있다. 넓은 잔디밭에 남한강에서 건져 올린 크고 작은 돌을 전시해 놓았다. 전시한 돌을 수석이라고 부른다. 수석을 보다보면 수석 앞에 수석에 대한 이야기를 새긴 돌이 있는 게 있다.(졸작
청명한 바다와 아득히 넓은 들녘. 포근한 마을 풍경, 지저귀는 철새들. 주문도를 채우는 평화로운 모습들이다. 이 섬마을을 한 발 한 발 거닐면서 따뜻한 마음이 차오르는 걸 느꼈다.●3시간 또는 1박으로 주문도 여행법당일 트레킹 여행을 위해 드넓은 농경지와 강화갯벌, 해당화 그리고 가을 철새가 찾는 천혜의 섬 ‘주문도(注文島)’로 향한다. 바다와 맞닿은 출발점, 선수선착장부터 이미 설렌다. 이곳에서 주문도로 들어갈 수 있는 항로는 2개다. 선수선착장에서 출발해 볼음도와 아차도를 거쳐 마지막으로 주문도(느리)에 도착하는 항로는 1시간
광주광역시에서 가장 면적이 넓은 광산구. 그럼에도 잘 몰랐던 미지의 땅.어등산 자락에 숨겨진 보물 광산구를 마음은 차분하게, 발걸음은 바쁘게 돌아다녔다광주광역시는 5개 자치구로 구성돼 있는데, 광산구(222.9 ㎢)는 광주 면적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또 전남 함평, 장성, 나주시와 접하고 있어 광주의 문호 같은 지역이며, 광주송정역과 공항이 있는 교통의 요충지이기도 하다. 최근에는 광주송정역 바로 앞 1913 송정역시장을 중심으로 여행 측면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물론, 광주송정역 너머 여전히 우리가 모르는 광산구도
막상 여행하는 것보다 떠나기 전의 설렘이 더 크다는 모순이 있다. 귀차니즘이 심각한 당신도 여행 가고 싶게 만드는 여행책방 5.●충무로에서 스페인 여행하기스페인책방충무로는 스페인과 이어져 있다. 충무로에 위치한 ‘스페인책방’에 들어서면 흥겨운 스페인어 노래가 울려 퍼지고 스페인 분위기의 아기자기한 소품과 함께 수많은 스페인 관련 책들이 손님을 맞이한다. 역사, 문화, 건축 등을 담은 스페인·중남미 서적부터 스페인어로 된 그림책, 동화, 독립출판물까지 큐레이션이 확고하다. 특히 책방 주인장이 신혼여행 대신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다
대전역 뒤편, 옛 동네에서 출발했다. 여정 내내 지역 환경 정화 활동과 걷는 즐거움이 함께 했다. 소소하지만 가치 있는, ‘착한 여행’의 시작이었다.여행의 정의에 대하여내게 ‘여행’이란 ‘쉼’을 목적으로 버스, 기차, 비행기 등 교통수단을 활용해 목적지로 가는 것이었다. ‘대전 소담쓰담 인사이트 로컬여행’을 만나고는 생각이 완전 바뀌었다. 소담쓰담 로컬여행은 사람 여행, 걷기 여행, 공정 여행 등을 키워드로 지역과 환경을 생각하는 여행을 추구한다. 그러니까 목적지로 가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여행에서의 활동이 중요한 것이다.
제주 한 컷에 가을이 묻었다. 다음은 어디가 좋겠어, 카메라가 묻는다. 고심한 끝에 모범답안을 적었다.●해변의 갈변광치기해변10월의 제주도는 갈변한 사과 빛이다. 눅눅하고 퍼석한데, 진득하다. 먹먹한 하늘과 채도 빠진 바다. 싱싱함은 덜해도 차분한 맛이 있다. 진짜 사과는 소금물에 담가 두면 갈변을 막을 수 있지만, 광치기해변에선 소용없다. 짠 바닷물이 날마다 물결쳐도 어김없이 해변엔 가을이 깃든다. 해 지는 시간엔 더더욱. 늦은 오후가 되면 갈색 용암 지질과 녹색 이끼, 현무암의 풍화작용으로 만들어진 검은 모래가 동시에 검붉어진다
원하는 장소로부터, 원하는 일정대로.대전 동구를 내 맘대로 둘러볼 수 있는 여행. 대전 동구 온(ON) 관광택시에 올랐다.●스트레스가 없는 여행몸과 마음이 모두 편한 여행, 과연 가능할까. 만약 16개월 아기와 함께하는 여행이라면, 더더욱 그럴 수 있을까. 기저귀, 물과 간식, 여분의 손수건, 물티슈 등 챙길 것이 끊임없이 먼저 생각난다. 외출 전 아이의 낮잠 시간은 아닌지, 컨디션이 괜찮은지 등 여러모로 시작부터 쉽지 않다. 아이를 달랠 엄마도,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 남편도, 여행 시작부터 초긴장 상태에 돌입했다. 차라도 있으
지독한 비구름이 지나가고, 진한 푸른색이 강릉을 뒤덮었다. 망설임 없이 기차를 타고 동해로, 그리고 강릉의 끝자락 주문진으로 향했다.●바다, 바위, 그리고 바라보다비구름이 지나고 어느 때보다 청명한 날씨가 강릉을 찾아왔다. 아침부터 서둘러 KTX-이음을 타고 강릉에 도착했고, 북쪽 끝자락 주문진으로 향했다. 강릉시 주문진읍에서 가장 유명한 관광 명소는 주문진항, 주문진 수산시장, 드라마 를 촬영한 방파제 등일 것이다. 이번엔 조금 덜 알려진 아들바위공원, 소돌항, 소돌해변을 중심으로 바다와 바위를 실컷 봤다.아들바위공원은
안동 하회탈, 안동소주, 안동찜닭.안동은 모든 것에 자연스레 스며든다, 깊숙이.●조선의 풍류를 머금은 곳만휴정청량리에서 KTX를 타고 2시간. 선선한 가을바람과 함께 안동에 발을 디뎠다. 안동역에서 다시 30분, 만휴정에 다다랐다. 1986년 대한민국 명승 82호로 지정된 만휴정은 조선 중기 묵계서원이 건립된 이후, 몇 번의 보수를 거쳐 지금에 이르렀다. 옛 문화를 그대로 보존하고 있다는 것, 당연한 소리처럼 들리지만 절대 쉬운 일이 아니다. 주차장에서부터 녹음이 우거진 산길을 10분가량 오르면 계곡이 나온다. 그 건너편으로 보이는
대전광역시 동구에는 특별한 로컬투어가 있다. 오래된 것들로 가득한 추억의 골목을 돌아다니며 미각과 감성을 되찾는 여행이다. ‘웰컴투 동맛골’ 로컬투어의 시작‘웰컴투 동맛골’은 1905년 대전역이 생기면서 도시로 발전하기 시작한 대전의 원도심을 걸으며 먹고 듣고 만들고 알차게 즐기는 로컬투어 프로그램이다. 대전 동구청과 한국관광공사 대전충남지사가 지원하고 로컬여행사 진DoL, 대전동구 관광두레 동동유람, 쉐어푸드, 월간토마토, 프롬더코너(FROM THE CORNER) 등 대전 동구를 거점으로 다양한 지역 콘텐츠를 만드는 단체들이 협업
속초의 새로운 ‘눈’에 올라여전히 청초한 가을의 속초를 바라봤다.●동해안의 뉴 페이스속초아이 대관람차세상이 물드는 가을이었지만, 속초는 여전히 푸르렀다. 하늘이 바다만큼 맑았던 오후, 속초 해변으로 향했다. 이곳에는 올해 3월, 파동이 일었다. 벚꽃 터지듯 봄과 함께 ‘속초아이 대관람차’가 개화한 것. 1년간의 대공사를 마친 속초아이는 데뷔하기 무섭게 동해안을 뒤흔들었다. 도 내비게이션 데이터 분석 결과, 검색량 100위권에 새롭게 진입했고, SNS 해시태그는 2만6,000건을 돌파했다. 개장한 지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대기 줄
‘굳이’와 ‘물음표’ 속에서 고민할 때.구불구불한 선로가 보여 준, 교동도로 향해야 할 새로운 이유.●쉽게 쥔 풍경화개산을 오른다. 등산복 대신 청바지를 입고, 등산로 대신 레일을 따라서. 두 다리에겐 모처럼 만의 휴가다.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푹신한 좌석에 기대앉아 정상으로 향했다. 힘들여 애써 봐도 잃곤 하는 이 세상에, 노력 없이 얻어지는 것도 있어야지. 손쉽게 쥐게 된 풍경은 가볍지 않았고, 또 금방 잊혀질 것 같지도 않았다. 강화 화개산 모노레일이 내게 준 위로란 이런 결의 것이었다.●공식을 깨는 중입니다벌써 40분째.
한강으로 채울 수 없는 바다에 대한 그리움. 서울러는 인천, 그리고 영종도로 향했고, 찰랑이는 해변과 서해의 일몰은 우리를 반겼다. 멋진 호텔과 음식, 도심 풍경은 덤이다.●그저 신비로운영종도서울에서 대략 1시간이면 닿을 수 있는 영종도, 서해의 다양한 모습을 감상할 수 있는 접근성 좋은 섬이다. 마시안해변을 비롯해 용유도해변, 을왕리해수욕장, 왕산해수욕장 등을 만날 수 있으며, 잠진도를 거쳐 무의도까지 가면 실미도해수욕장과 하나개해수욕장에도 닿는다. 1박2일, 그리고 호캉스까지 즐긴다면 해변은 2곳 정도 방문하는 게 적당할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