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를 감싼 알프스 마을잠깐 잠든 사이 국경을 넘어 독일을 가로질러 왔다는 동행의 말보다 눈앞에 펼쳐진 호젓한 호변 마을의 풍경이 더 신기했다. ‘첼 호수를 감싼 마을’ 첼암제(Zell Am See)였다. 잘츠부르크 도심에서 자동차로 1시간여 만에 도시는 목가적인 알프스 마을로 변신했다.가장 먼저 슈미텐회에(Schmittenhohe)에 올랐다. 첼암제를 감싸고 있는 해발 2,000m의 산이다. 케이블카부터 시선을 끌었다. 자동차 회사 포르쉐가 디자인한 매끈한 케이블카다. 포르쉐 가문이 첼암제에 뿌리를 두고 있었구나, 처음 알았다.
●도시 위를 걷는 낭만뜻밖의 잘츠부르크 도심 숲속 탐험은 순전히 사진 한 장에서 시작됐다. 도대체 어디에서 찍었을까? 고풍스런 고성이 도도한 자태로 산꼭대기에 앉아 고색창연한 잘츠부르크를 내려다보았다. 아늑하고 평화로운 풍경, 금세라도 고성 위로 붉은 노을이 쌓이고 성당 종소리가 은은하게 도시를 감쌀 것만 같았다. 삼삼오오 도시를 즐기는 사람들…. 사진을 찍은 그 자리에서 두 눈으로 같은 풍경을 마주하고 싶었다. 먼저 사진 속 도도한 고성으로 향했다. 호엔잘츠부르크 성(Hohensalzburg Castle)이다. 제법 높은 곳에 있
러시아인들은 이유 없이 미소를 짓지 않는다.겨울만치 냉랭한 얼굴이 양쪽으로 수없이 스쳐 지나갔지만 상트페테르부르크가 가진 건 낭만뿐이었다. ●낭만주의자의 하루 참말로 하루가 길었다. 상트페테르부르크까지 오는 데 걸린 시간과 그에 무색한 시차 때문만은 아니었다. 7월 중순 한여름인데도 자꾸만 옷깃을 여미고 하늘과 시계를 번갈아보며 시간을 확인했던 걸 보니 분명 러시아였다. 저녁 식사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가는 길, 그러니까 해는 밤 9시가 지나서도 넘어갈랑말랑 늑장을 부리는 중이었다.백야다. 여름이면 부지런하지 못한 해 덕분에 시간이
오스트리아에서 가장 남쪽에 위치한 케른텐주로 넘어오면 사뭇 공기가 달라진다. 일조시간이 가장 긴 따뜻한 남녘이자 식수의 수질을 갖춘 호수만 해도 200여 개나 된다. 풍부한 물만큼이나 사람들의 인정이 넘치기로 유명한 곳이다. 라틴어 이름인 카린티아(Carinthia)라고 불리기도 한다. ●맑고 빛나는 것들의 향연호에타우에른 국립공원을 남하하면 케른텐주에 도착한 것이다. 밀슈타트 호수(Millstatter See)를 바라보며 달팽이처럼 느린 트레킹을 해 보기로 했다. 미르노크산 들판을 천천히 걷는 슬로우 트레일 미르노크 (Slow T
●명예의 전당에 오른 길 일명 ‘고산 도로계의 전설’, 이 도로를 한 번 주행했다는 것이 바이커들 사이에서는 큰 자랑거리가 되는 ‘길 중의 길’, 바로 그로스글로크너 하이 알파인 로드(Grossglockner High Alpine Road)다. 1935년에 개통된 이 도로는 구름을 뚫고 해발 2,500m의 알프스를 구불구불 넘어 국립공원 호에타우에른의 한가운데를 관통해 알프스에서 가장 긴 빙하인 파스테르체에서 끝난다. 통행이 가능한 시기는 5월부터 10월까지, 일 년의 절반뿐이다. 겨울에는 8m가 넘는 눈으로 길이 막혀 버리기 때문
풍부한 소금 광산에서 캐어 낸 부를 등에 업은 로마 가톨릭 대주교들의 지배를 받았던 잘츠부르커란트는 천년 가까이 독자적인 길을 걸어왔다. 모차르트의 고향이자 영화 의 배경지인 주도 잘츠부르크시 외에도 알프스 산악지형과 호수 등 아름다운 자연이 널리 알려지면서 새롭게 조명받고 있다. ●촉촉하고 달콤한 시작 비행기가 잘츠부르크 공황 활주로에 내리는 동안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멀지 않은 거리에 있는 호엔잘츠부르크성(Hohensalzburg Castle)이었다. 성은 잘츠부르커란트의 주도인 잘츠부르크시에 있으므로
이 산이 좋을까, 저 산이 좋을까, 아니면 호수가 어떨까? 그렇게 일주일을 다녀도 추려 낼 수 없을 만큼 좋은 곳이 많았다. 한 달도 부족할 것 같은 오스트리아 알프스 여행. 그 여운은 평생 갈지도. 오스트리아 알프스(Austria Alps)오스트리아는 국토의 3분의 2가 알프스 산악지형이다. 동부 지역이 합스부르크 왕가의 비엔나를 중심으로 예술의 꽃을 피웠다면, 서부 오스트리아는 알프스의 아름다움과 라이프스타일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이번 여행은 오스트리아 9개 연방주 중에서 알프스의 보석으로 꼽히는 3개의 주(티롤, 케른텐,
스플리트와 두브로브니크 사이 흐바르섬은 마치 누워 있는 사람처럼 기다란 모양을 하고 있었다. 딱 그렇게 종일 쉬리라는 다짐뿐이었다.●흐바르로 흘러온 날꽤 오랜 시간 이어진 크로아티아 여행에서 위기를 맞은 건 네 번째 도시인 스플리트에서였다. 신선했던 여행지의 자극에 곧 무심해지더니 모든 것이 귀찮고 짜증스럽기까지 했다. 즉흥적인 변주가 절실할 때, 절대 거르는 법 없는 아침식사까지 포기한 채 호텔 방에서 찾아 낸 곳은 ‘흐바르(Hvar)’. 최근 유럽인들의 여름 휴양지로 손꼽힌다는 곳이다. 그 섬으로 가려면 배를 타야 했다. 흐바르
여행과 쇼핑은 떼어 놓을 수 없기에 두 가지를 모두 잡기로 결심했다.지갑에 대한 죄책감은 잠시 미뤄 둔 채. ●Italy Venezia길을 잃어도 괜찮아베네치아는 물 위에 세워진 수상도시다. 바다에 수천 개의 나무 기둥을 촘촘히 세워 나무로 된 기단을 쌓고 그 위에 돌을 얹어 건물을 지었다. 과연 나무로 지탱이 가능한지 물었더니 가이드가 말했다. “물속엔 산소가 적어서 나무가 잘 썩지 않고 물속 광물질과 화학반응을 일으켜 나무는 바위처럼 단단히 굳어집니다.” 1,500년이 넘도록 베네치아가 물 위에서 굳건히 버티고 있는 이유다.사실
니스를 떠올리면 가장 먼저 하늘이 담겨 있는 것처럼 선명한 하늘색 바다가 눈에 아른거린다. 오후에 직접 마주한 니스 해변은 거짓말처럼 하늘과 바다가 하나로 이어져 있었고, 그 매력은 사람을 홀리기에 충분했다.그렇다고 니스의 풍경에 하늘색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여행자의 심금을 울리는 또 다른 니스의 모습은 일출에서 나오기 때문.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항상 일출 시간을 검색해야 한다고 신신당부하고, 꼭 일출 10~15분 전에 나가라고 당부하는 까닭이다. 3월이면 그 시간은 오전 6시20분이다. 해가 떠오르기 직전 보라와 분홍빛이 니스의
앙티브에서 시간을 보내다 보니 픽사의 애니메이션 영화 이 떠올랐다. 영화에서는 인간의 감정을 관리하는 본부에서 열심히 일하는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 다섯 감정의 캐릭터들이 등장한다.새로운 순간마다 사람이 느끼는 감정을 신호로 보내는 일을 하는데, 앙티브에 온 순간부터 ‘기쁨이’는 특근까지 감수해야 한다. 그만큼 앙티브는 해가 떠오르는 아침 시간부터 해가 지는 순간까지 모든 감정이 행복으로 채워지기 때문이다.우선 일출을 볼 수 있는 퐁테이 해변(Plage du Ponteil) 산책으로 여행을 시작한다.
칸 여행에 방점을 찍어 줄 또 하나의 낙원, 그곳은 생토노라다. 별이 떨어진 것처럼 반짝이는 칸 해변에서 시원한 로제 와인으로 흥이 한껏 올라 더 이상의 즐거움은 필요 없다고 생각했건만, 칸은 보여 줄 게 또 있다고 아우성친다.생토노라(Saint-Honorat)섬으로 들어가는 여정부터 새로운 감동의 시작이다. 20분 남짓 되는 짧은 시간 동안 페리를 타는데 푸른 바다와 각양각색의 요트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선사한다. 게다가 물은 어찌나 투명한지 고개를 내밀고 아래를 바라보면 작은 물고기들과 눈인사도 할 수 있다.여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