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촨Sichuan을 발음하면 순간적으로 입에 침이 고이는가. 당연하다. 쓰촨이 중국 어디에 위치하고 있는지는 몰라도 매운 요리의 본고장임을 아는 사람은 많을 테니까. 그런데 직접 경험한 쓰촨의 얼얼함은 음식이 아니라 풍경이었고, 그 속에 깃든 옛이야기들이었다. 해발 3,099m의 어메이산. 정상 아래는 거의 일 년 내내 구름바다가 깔려 있다중국 삼국시대 촉한의 도읍이었고, 현 쓰촨성四川省의 성도인 청두成都에 닿았다. 마중을 나온 건 찌뿌둥한 날씨였다. 표정 없는 회색 하늘이 시간 감각을 마비시켰다. 섭씨 18도. 제주보다 위도가 낮
도쿄나 오사카가 혈기왕성한 젊은 일본이라면 규슈 사가현은 그 반대다. 화려함도 과장도 없다. 모든 것이 그저 자연스러운 포근한 할머니 품 같다. 사가에서 귀를 기울이면 들려온다. 웅웅대는 바닷바람에 도자기 풍경風磬소리에 옛 이야기가. 사가현에는 유서깊은 녹차 산지와 도자기 마을이 있다 ●가라쓰唐津나고야 옛 성터엔 거센 바람소리만사가佐賀현은 고대부터 근현대에 이르기까지 한국과 일본의 교류사를 면밀히 살펴볼 수 있는 지역이다. 일본인의 조상이 된 한반도 원시 인류는 이 지역에 처음 뿌리를 내렸고, 백제와 가야의 문명도 이곳으로 전해졌다
치앙마이는 태국에서 방콕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다.하지만 방콕처럼 대도시의 분위기도, 초고층 빌딩의 현란한 불빛도 찾아볼 수 없다. 모든 것이 한 템포 느리게 간다. 치앙마이 시내에서 5km 떨어진 곳에 고대도시 위앙 쿰 캄의 흔적이 남아있다. 사진은 위앙 쿰 캄 안에 있는 프라 탓 카오 사원역사를 거닐고, 자연에 녹아들다치앙마이를 우리나라 도시 중에 비유를 하자면, 부산보다는 경주에 가깝다. 1296년 멩라이 왕이 세운 고대 란나왕국의 수도로 500년 동안 번성했다. 태국 북부 지역을 통치했던 란나왕국은 치앙라이에 첫 번째 수
초고층 빌딩숲 빽빽한 홍콩에서 트레킹이 웬말이냐고? 하지만 알고 보면 홍콩은 도심지역보다 산림지역이 더 넓다. 도심을 조금만 벗어나면 홍콩의 산과 바다가 매력적으로 펼쳐진다. 새의 형상을 한 바위 봉우리, 샤프픽 봉황산, 810m의 정상에 서면 탁 트인 홍콩의 전경을 감상할 수 있다트레킹의 시작은 교야공원에서 ‘도시 안의 녹지공원’을 뜻하는 홍콩의 교야공원郊野公園. 처음 교야공원 조성 계획은 1966년 미국인 리 타볼트와 마사 타볼트Lee and Martha Tabolt 부부가 자연보호의 중요성과 청소년을 위한 컨트리 파크의 필요성
카오락, 네가 궁금해풍요로운 자연환경으로 여행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카오락. 태국 동남부 지역, 푸껫과 팡아만 중간 지점의 해안 마을로 푸껫공항에서 북서쪽으로 90km, 약 1시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아직 인지도가 높진 않지만, 카오락의 풍경과 즐길거리는 다른 곳에 필적한다고. 무엇보다도 유흥가나 혼잡한 도심이 없어 다른 관광지에 비해 때묻지 않은 여유롭고 전원적인 느낌이 물씬 풍긴다. 카오락을 여행하기에 가장 좋은 기간은 11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다. 낮에도 32도, 아침과 저녁에는 20도 정도를 유지해 신선하고 쾌청한 날
태국 최초의 독립 왕국인 쑤코타이와 14세기부터 독립 왕국을 이룬 난. 현재를 살지만 과거를 품은 두 도시를 찾아 시간 여행을 떠난다. 자전거를 타고 쑤코타이 역사공원을 돌아보면 과거 왕국의 아름다움이 천천히 눈에 들어온다 고대 도시로의 여행 쑤코타이Sukhothai 역사공원태국 최초의 독립 왕국이자 수도가 자리했던 쑤코타이. 1238년에 설립해 200년 남짓 지속된 왕국은 태국 불교를 받아들이고, 태국 문자를 만드는 등 화려한 업적을 남겼다. ‘행복한 아침’이라는 의미 그대로 쑤코타이가 존재했기에 오늘날 태국의 행복이 존재하는 듯
호치민에서 버스로 5시간, 이름도 생소한 판티엣Phan Thiet에 내렸다. 그리고 ‘무이네Mui Ne’란 지명을 보자 두근두근 가슴이 뛰기 시작한다. 자유여행자들의 낙원이라는 무이네, 여행을 마치고 되돌아보니 보석 같은 기억들이 반짝반짝 빛나고 있다. 아침 햇살을 받은 화이트샌듄. 바람과 사람이 무늬를 만든다빛으로 물드는 땅 샌듄의 일출판티엣 시내에서 약 한 시간, 새벽 어스름을 깨고 달리는 버스 옆으로 간간이 불 밝힌 야트막한 집들이 조금씩 사라지기 시작하면 무이네 화이트샌듄White Sand Dune에 가까워졌다는 뜻이다. 몇
채색 목판화, ‘우키요에’의 강한 이미지로만 남아 있던 후지산이 시즈오카에 오니 제대로 보이기 시작했다. 가장 근본적인 일본의 풍경이고, 예술적 영감의 보고인 후지산. ‘후지산의 나라, 시즈오카’는 허명이 아니다. 시미즈항에서 이즈반도의 도이항을 오가는 스루가만 페리를 타고 바라본 후지산 후지산 전망대, 스루가만 페리시즈오카현 시미즈항에 도착했다. 스루가만 너머 저 멀리에 후지산이 있다. 페리를 타고 바다로 나가면 후지산을 좀더 제대로 볼 수 있을까? 구름이 잔뜩 끼었어도 후지산이 저기 있다는 생각에 들떠 가슴이 두근거린다.이즈 반
기항지에서 보내는 시간보다 배에서 보내는 시간이 더 많은 크루즈 여행은 ‘크루즈’ 자체가 목적지가 된다. 하루가 짧게만 느껴지는 다채롭고 흥미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4박5일 아시아 크루즈 여행으로 안내한다. 첫 번째 기항지인 푸켓에 정박해 있는 코스타 빅토리아 Welcome to the Cruise!수은주가 하루 종일 영하에서 멈춘 추운 겨울, 동남아 크루즈 여행을 앞두고 설렌 건 비단 따뜻한 남쪽 나라로 떠나는 여행이어서만은 아니다. 누구나 한 번쯤 꿈꿔 봤을 ‘크루즈 여행’이 더욱 마음을 달뜨게 했다. 싱가포르를 출발하여 태국
일본 전역의 주요 음식점은 다 포진해 있는 오사카는 그야말로 자타공인 음식 강자다.먹다가 쓰러진다는 “구이다오레”로 요약되는 도시 오사카로 맛을 찾아 떠나 보자. 일본 여행은 만만하다. 짧은 비행시간은 바쁜 현대인이 놓칠 수 없는 장점이다. 내외국인 수요가 고르게 발달한 여행 선진국이라 여행하기 편리하다는 장점도 있다. 어디를 가더라도 숙소나 대중교통, 인포메이션 센터 등 여행자를 위한 편의시설이 충실하게 마련돼 있고 여행자를 대하는 현지인의 자세도 여유롭다. 또 특유의 계절감이 살아 있어 겨울 설경을 벗 삼은 온천부터, 봄 벚꽃과
타왕에 다녀왔다는 이유로. 인도인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있다. 중국이 호시탐탐 노려 왔고 인도인들도 한번쯤은 가보고 싶어한다는 타왕은 내가 알던 인도의 경계를 다시 세웠다. 히말라야 3,500m 고지대에 자리잡은 타왕의 하늘은 안개 반, 구름 반이다. 도심을 벗어나 호수로 올라가는 길 인도의 북쪽 창문 ‘타왕’인도의 북동부, 아루나찰 프라데시주에 속한 타왕은 북쪽으로는 티베트, 서쪽으로는 부탄과 국경을 마주하고 있다. 해발고도 3,500m 높이에 위치하며 히말라야의 청정 자연, 유서 깊은 티베트 불교문화, 소수민족의 전통이 어우러진
쪽쪽, 틈날 때마다 입맞춤을 하는 허니무너들 틈바구니에 짝 없이 홀로 멀뚱거리는 한 여자. “그래요, 나에요.” 기내식까지 떠먹여 줄 건 뭐냐며 속으로 구시렁거려 봐야 소용없다. 적어도 발리 출장은 연인과 함께 보내 달라 강력히 주장하고 싶지만 같이 갈 남자가 없으니 한숨만. 여느 때보다 무겁게 느껴지는 캐리어를 끌고 발리 공항을 빠져나가면서 옹골차게 다짐했다. 까짓, 혼자라도 얼마든 우아하게 여행해 주겠어. 흥! 아야나 리조트 앤 스파 발리 Ayana Resort & Spa Bali의 프라이빗 비치 우붓 왕궁에 들어서기 전, 힌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