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데기보단 알맹이를 추구했던 삶. 신동엽 시인의 발자취를 따라 부여를 탐닉했다.껍데기는 가라시인 신동엽 껍데기는 가라사월도 알맹이만 남고껍데기는 가라껍데기는 가라동학년(東學年) 곰나루의 그 아우성만 살고껍데기는 가라그리하여 다시껍데기는 가라이곳에선 두 가슴과 그곳까지 내논아사달 아사녀가중립(中立)의 초례청(醮禮廳) 앞에 서서부끄럼 빛내며맞절할지니껍데기는 가라한라(漢拏)에서 백두(白頭)까지향그러운 흙가슴만 남고그 모오든 쇠붙이는 가라●시인이 살았던 생가신동엽 시인 생가밤사이 내린 눈으로 부여는 하얀 얼룩이 가득했다. 영하 3도. 입김
부모와 아이의 취향을 각각 만족시킬,속초 여행지 4곳을 소개한다.●속초의 모든 것속초시립박물관속초가 품은 여러 이야기를 한번에 만날 수 있는 곳이 ‘속초시립박물관’이다. 속초의 역사와 생활상, 실향민문화, 유물 등 다채로운 볼거리가 가득하다.박물관 초입에 들어서면 19세기 말 서민과 양반의 삶을 엿볼 수 있다. 함경도집과 황해도집, 평양집, 개성집 등 여러 형태의 주택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더해서 옛 속초 역사와 한국전쟁 이후 월남한 실향민들이 모여 살던 청호동 아바이 마을의 1950년대 모습도 재현돼 있다.박물관의 중심 무대인
비양도는 우도, 마라도, 가파도에 비해 관광객 수는 적지만 가장 제주다운 섬으로 꼽힌다. 화산활동으로 생성된 제주의 섬 중 가장 막내이기도 하다. 그런 비양도를 아직도 안 가 봤다면, 당신의 제주여행은 여전히 미완성이다.전에 없던 모습으로한림항 도선대합실에 도착한 시간은 오전 9시20분. ‘늦었구나’ 하며 포기하려는 순간, 매표소 직원이 순발력을 발휘했다. 막 떠나려는 배를 멈추게 한 뒤 객실로 들어섰을 때, 모든 시선이 내게로 와 꽂혔다. 그제야 떠오르는 걱정 하나. ‘차 시동 제대로 껐나?’ 땀줄기가 흘러내렸다. 배를 놓쳤으면
한 일가가 5대에 걸쳐, 그것도 직계 자손들이 화가를 업으로 삼은 건 세계 미술사에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 조선 후기 남종화의 대가인 소치 허련 선생의 집안이 그렇다. 그의 발자국을 따라나선 후손들이 200년이 훌쩍 넘는 세월 동안 화맥을 이어가고 있다. 예향의 고장 진도에 소치 일가의 예술혼이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다.●소치 기념관을 재단장한 소치 1관 진도의 명소인 운림산방(雲林山房)은 소치 허련 선생이 말년을 보내며 그림을 그리던 화실이다. 지난해 이곳에 ‘소치 일가 5대 미술관’이 문을 열었다. 소치 선생과 직계 후손들
새해의 시작은 세 번이다. 양력 1월1일, 음력 1월1일인 설날, 그리고 세시풍속으로 보는 새해의 시작인 입춘이 있다. 다 의미와 풍속이 다르니 어느 것 하나 뺄 게 없다. ‘상선약수(上善若水 ), 최고의 선은 물과 같다’는 뜻을 새기기에 새해를 맞이하는 1월이 좋겠다. 다투지 않고 낮은 곳으로 임하는 도리가 사람 사는 세상에 널리 퍼지기를 바라며 충북 청주시 상당구 미원면을 흐르는 미원천과 달천을 돌아봤다. 흐르는 물을 따라 펼쳐지는 아홉 가지 풍경 하나하나에 옛사람들은 이름을 붙였다. 옥화9경, 사람을 압도하는 풍경이나 절경은
목포 해상 케이블카와 춤추는 바다 분수, 근대역사관, 시화 골목 등 유명한 명소와 핫플들을 모두 섭렵했다면? 그렇다면 갓바위 문화타운으로 가보자. 우리가 살고 있는 지구의 역사에 감탄하고 아름다운 생활 도자와 옥공예품을 둘러보는 감성 충만한 여행이 기다리고 있다. ●46억 년 지구의 역사를 한 눈에!목포 자연사 박물관박물관이 지루하고 재미없다는 건 이제 편견에 불과하다. 요즘은 박물관들도 기존에 설명만 가득했던 패널 위주의 전시를 탈피해 영상과 애니메이션, 인터렉티브 시스템 등 첨단 기법을 도입하고 실감 콘텐츠를 활용한 큐레이션들로
면적 40km2, 해안선 길이만 81km.운전대를 잡고 큼직한 임자도를 둘러봤다. 차창 밖으로 겨울 섬이 다가온다.●꼭꼭 숨겨 놓은 임자도의 보물임자도는 큰 섬이다. 제주도를 포함해 우리나라의 모든 섬 중 25번째로 크다. 규모 있는 섬을 여행할 때는 차량을 동반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얼마 전까지 여객선을 타고 들어가야 했던 임자도에 2021년 3월 다리가 놓였다. 이제는 차량 여행이 익숙해진 섬, 편안하게 둘러보기로 했다. 섬 여행에도 징크스가 있다. 임자도의 경우는 늘 어머리해변에서 첫날을 보냈고 날씨는 끔찍하리만큼 나빴다
고양의 시티투어에는 특별한 점이 있다. 단순히 유명 관광지만 가는 게 아니라 고양의 여러 시간을 마주할 수 있다는 것. 5,020년 전부터 조선시대, 근현대, 오늘날까지, 즐거움과 의미를 모두 품은 여행이다.●고양의 오늘고양관광정보센터고양 시티투어는 단순히 유명 여행지만 방문하는 게 아니라 여러 시간대를 만날 수 있도록 구성한 점이 특징이다. 여행의 즐거움은 물론 고양의 역사도 배울 수 있는 셈이다. 이번에는 고양 가와지볍씨박물관과 일산 밤가시초가, 백마 화사랑 등을 통해 5,020년 전부터 조선시대, 1980년대, 오늘날까지 고양
여유로운 여행이 주는 마음의 휴식.고양에서도 충분했다.직접 발로 찾은 힐링 스폿들이다.●조선 왕가의 흔적서삼릉서오릉보다 아담하지만 좀 더 여유로운 분위기가 매력적인 서삼릉이다. 서오릉보다 인적이 드문 곳에 자리해 비밀스러운 느낌마저 든다. 서쪽에 있는 3기의 능인 서삼릉은 1537년 헌릉(태종과 원경왕후) 서쪽에 있던 중종의 두 번째 왕비 장경왕후의 희릉을 이곳으로 옮기면서 시작됐으며, 몇 차례 변화를 갖춰 지금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조선의 왕릉은 풍수지리를 택해 명당을 선정하니, 곳곳을 둘러보길 추천한다. 그리 넓지 않아 30~
제주를 대표하는 해양문화 축제인 최남단 방어축제가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다시 열렸다. 올해는 축제를 한 달간 개최해 도민은 물론 관광객들도 여유 있게 즐길 수 있다. 11월의 마지막 주말인 27일, 축제가 열리고 있는 모슬포항을 찾았다. ●방어 손으로 잡을까? 낚을까?“와아~ 잡았다! 잡았어!”축제장 가운데 마련된 커다란 풀장에서 달뜬 목소리들이 터져 나왔다. 이리저리 다리 사이를 빠져나가던 방어를 누군가 잽싸게 낚아챈 것이다. 손에 방어를 잡아 든 모습이 전투에 승리해 전리품을 획득한 것 마냥 의기양양해 보인다. 몸집이 크고
전남 진도군 조도면은 우리나라 면 단위 행정구역 중 가장 많은 섬을 보유하고 있다. 154개 섬 중 우리가 알고 있는 섬은 그리 많지 않지만, 어미 섬 ‘조도’에 가면 19세기 영국 함대를 이끌었던 ‘바실 홀(Basil Hall)’이 ‘지구의 극치(The glamor of the world, the earth)’라며 감탄했던, 찬란한 섬 군락을 만날 수 있다.●154개 섬 군락의 부모새, 상조도 & 하조도조도군도에서 가장 큰 2개의 섬, ‘상조도’와 ‘하조도’를 합쳐 ‘조도’라 부른다. 두 섬은 1997년 이미 연도되어 하나의 섬처
2박 3일, 하루에 섬 하나를 여행했다. 고립되었기에 더 자유로웠다.●DAY 1승봉도로 향하다승봉도는 인천 연안여객터미널에서 쾌속선을 타고 1시간 20분이면 닿는다. 새벽에 일어나 지하철을 여러 번 갈아타고 또다시 인천시내버스를 탄 후 배에 몸을 싣는 과정은 쉽지 않았지만, 넘실거리는 바다 한가운데를 가르며 달리니 어느새 졸음이 환희로 바뀌어 갔다.인구가 150명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에 몇 배나 되는 여행자들이 물밀듯 들어온다. 승봉도(昇鳳島)는 섬 전체가 마치 하늘을 비상하는 봉황을 닮았다고 해서 이런 이름이 붙었다. 오래전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