깊게 마시고, 크게 내시고.숨 쉬고 있지만, 더 격렬하게 숨 쉬고 싶다.그래서 찾았다.서울에서 안전하게 숨 쉴 수 있는 곳.숲 향기| 마포구 메타세쿼이아 숲길도심 바로 옆,흙이 있고 나무가 있는 곳.그곳에서는 숲의 향기가 난다. 하늘공원 계단에서 난지순환길 방향으로 이동하면 흙길이 시작되는 곳에 닿는다. 메타세콰이어길이다. 바로 옆 강변북로에서 들려오던 차량 소음이 점차 작아진다. 보드라운 흙길 사이로 빽빽이 솟아 있는 메타세콰이어가 모든 것을 품어 준다. 비교적 짧은 거리가 유독 아쉽게 느껴져 발걸음을 더욱 늦춰 본다. 이런 여행
우뚝 솟은 산.흙과 돌이 가득한 황무지를 지나푸른 들판 뒤 녹음으로 가득 찬 숲까지.그렇게 산이 지금 위로를 건넨다.조화로움깎아지른 듯한 봉우리, 드넓게 펼쳐진 초원, 무심한 듯 툭툭 자리를 메운 통나무집들.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요소들이 만나 경이로운 모습을 갖췄다. 조화란 그런 것이다.| 이탈리아 돌로미티 알페디시우시 Alpe di siusi, Dolomites, Italy세상이 물들 때이제 막 드리우기 시작한 아침 빛.아직 지지 않은 달.그렇게 세상을 함께 물들이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자브리스키포인트 Zabriskipoi
아무것도 없다는 뜻의 나미브.그 황량한 사막에 죽은 나무가 덩그러니 서 있다.죽은 나무에서 누군가는 생명이 느껴진다고 했고,누군가는 죽음이 느껴진다고 했다.생명이곳은 지구가 맞는 걸까? 화성의 모습이 이렇게 생기지 않았을까?뜨거운 태양 아래 죽어 있는 나무에서 무한한 생명을 느낀다.| 아프리카 나미비아 데드블레이흔적살아 있는 모든 것은 흔적을 남긴다.강렬하게 아름다운 흔적을.| 아프리카 나미비아 소수스블레이인생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성실하게 삶을 살아간다.고독하지만 아름다운 삶의 뒷모습.| 아프리카 나미비아 소수스블레이붉은 파도사막에
아무 상관관계가 없을 법한 것들이 한데 어우러지며 교차하는 순간이, 때로는 말도 안 되는 시점에 한꺼번에 몰려오기도 한다는 사실을, 이제는 안다. 그저 견디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없을 때 생각나는 곳이 하나 있다.7번국도 곁가지 길 어딘가뭔가 하려고 온 것은 아니었다.그저 바다만 있으면 되었다.- 공세항 앞바다그 시절, 그립기만 한 날들숙소 창틀에 매달린 시절의 흔적.그 너머 푸른 바다가 아직 한 움큼 남았던 현실감을 털어 낸다.- 공석별장불가사리여기저기, 말도 붙여 본다. 이 비현실을 최대한 누릴 의무가 있으니까.어쩌다 여
바다는 매 순간 다른 표정을 건넨다.어떤 날은 환하게 너른 품을 내어주다가도,또 어떤 날은 단단한 모습으로 조용한 위로를 보낸다.어쩌면 여행자 저마다 다른 마음이 만든 환영이겠지만.바닷바람| 태안 신두리 해안사구끝 간 데 없어 보이는 모래 언덕 끝에서 마주한 순간.선선하게 불어오는 바람에서 잔잔한 행복이 전이됐다. 속| 여수 이순신 대교먼발치에서 바라보면 오히려 깊이를 헤아리기 어렵다.너의 표정에 담긴 마음을 헤아릴 수 없는 것처럼.물이 빠져 나간 자리| 안산 탄도항매서운 겨울. 서해의 시린 바람에도 올곧게 서 있는 가지를 보며흔들
물 위에 서서작은 조각 위에 두 다리를 세우고, 두 팔을 놀려 물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간다. 한 땀 한 땀 완만하게 소화하는 풍경. # Hawaii, USA침묵의 바다밤배를 타고 건너는 무섭도록 고요한 바다, 발트해. 밤바다에서는 티끌 하나 일지 않는다. 멀리 소실점에 걸린 일엽편주.# Baltic Sea, Northern Europe시간을 낚다어두워지지 않은 밤, 아드리아해에 낚싯대를 드리운 두 남자. 입질은 없어도, 오가는 대화는 없어도 온전하고 자족한 시간.# Piran, Slovenia 야밤의 안개어둠에 포박당한 ‘검은 숲’
“웃어요.” 미얀마에서 만난 웃음 하나마다 치유의 능력이 있었네요.다시 만날 그때까지 Stay Smiling. 함께 걸으니 좋다미얀마 바간에 있는 쉐지곤 파고다의 회랑을 걷고 있는 동자승들. 미얀마는 전 국민의 대다수가 불교 신자다.타인에게 웃을 수 있는 여유미얀마 샨주 인레호수의 특산품 중 하나인 수련. 그 연잎으로 직물을 짜는 공방의 소녀는 일하는 와중에도 눈이 마주칠 때마다 슬며시 웃어 줬다. 웃음도 전염된다웃음이 많은 미얀마 사람들. 바이러스보다 빠르게 전염되는 것은 공포. 그 공포를 치유할 수 있는 것은 웃음뿐이다.이 또한
남반부와 북반부에 걸쳐 있는 인도네시아에는 발리, 라자 암팟(Raja Ampat), 코모도섬과 같이 세계 다이빙 포인트들이 곳곳에 숨어 있다. 그중에서도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 섬이 하나 있으니, 마라투아섬(Maratua Island)다. ●상상에서 경험으로 변하는 바다인도네시아 동부 칼리만탄에 위치한 마라투아섬의 장점은 인간의 손길이 덜 닿았다는 점, 반대로 단점은 그만큼 가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인천에서 자카르타로 가는 국제선을 타고 자카르타에서 발릭파판으로 가는 국내선을 환승한 뒤, 발릭파판에서 브라우(Berau)로 가는
한 달의 여정 동안 느리게 기록한북유럽의 맑고 시린 여름.Norway브릭스달 빙하피오르와 빙하 협곡을 만들어 낸 거대한 힘 앞에서.Sweden스타스홀멘스웨덴 왕궁과 오래 전 귀족들의 소유였던 건물들이 만들어 낸 스카이라인.정돈된 선이 주를 이룬다.Norway헬레쉴트의 밤피오르와 폭포가 아름다운 작은 마을 헬레쉴트. 밤이 확연히 길어진 8월 중순, 이제는 백야와 작별해야 할 때.Norway오슬로 전경북방인의 도시 오슬로의 시청사 건물 벽면에서 천둥의 신 토르의 부조를 만나다.Sweden감라스탄‘감라’는 ‘오래된’, ‘스탄’은 ‘마을’
사막과 바다, 그리고 연인.대추야자와 커피 한 잔 같은 사이.서로 달라 어울리는 카타르의 순간.두 계절카타르의 하루는 두 계절을 지난다.뜨거운 낮에 속아 서늘한 밤을 잊는다면식어 가는 계절을 바라볼 수밖에 없게 된다.반듯한 거리반듯한 것을 반듯하게 담기 위해서는그것과의 거리가 필요하다.너무 가깝지도, 그렇다고 멀지도 않은 거리.카타르의 색과거 카타르의 국기는 빨간색이었지만내리쬐는 뜨거운 햇빛에 바래적갈색, 오묘한 색을 띄게 되었다고. 글·사진 강화송 기자
시린 풍경들이 어쩌다 카메라 렌즈를 만났다.따듯한 감정이 되어 마음에 남았다.새로운 세계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전 두려움을 뒤로한다. 개척할 만한 가치가 있기 때문이다.레이크 타호 에메랄드 베이 Lake Tahoe Emerald Bay행복해지는 법지금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할 때 미소는 늘 떠나지 않는 법이니까.사파리 로즈 선셋 크루즈 Safari Rose Sunset Cruise두 개의 시선바라보는 관점에 따라 느끼는 감상이 다르다. 풍경은 단면으로 남을 뿐이다.사파리 로즈 선셋 크루즈 Safari Rose Sunset Cruise
좋은 사진을 얻고 싶은 여행자에게좋은 장비보다도 필요한 건 지구력일지 모른다.카메라에는 빛을 다루기 위한 버튼이 많다. 조리개 수치를 2.8, 4, 5.6 등으로 조절하는 것은 렌즈에 난 구멍의 크기를 달리해 받아들이는 빛의 양을 조절하기 위함이고, 셔터스피드를 1/60, 1/500, 1/1000 등으로 바꾸는 것 또한 이미지 센서가 빛을 받아들이는 시간을 정하기 위해서다. ISO 수치는 빛에 반응하는 이미지 센서의 민감도를 의미한다. 수십 년 전에 만들어진 필름 카메라와 최신식 디지털 카메라가 같은 이치로 조작되는 것을 보면, 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