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Shisa)에 홀려 오키나와를 누볐다. 사자를 닮은 오키나와의 수호신! 어디에나 있지만 어느 것 하나 똑같지 않다. 시사를 쫓는 오키나와 여행이야기다. 오키나와 사람들은 시사가 나쁜 기운과 액운에서 보호해 준다고 믿는다. 오키나와 어디를 가든 각양각색의 시사 토기를 만날 수 있다 오키나와 수호신을 쫓는 모험시사를 만나려면 날렵해야 한다. 워낙 많고 변화무쌍한 녀석이니까. 시간도 넉넉하지 않다. 그런데 이게 뭐람. 카메라 가방에 배낭에 캐리어까지 주렁주렁…. 거추장스럽다. 이 두툼하고 굼뜬 겨울 코트는 또 어쩔 것인가. 서울과
낯선 그곳, 아이치현. 아무것도 모르는 여행자의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다. 어딜 가나 모르는 것투성이. 발동하는 호기심을 무기 삼아 향토 음식을 먹었고, 오래된 골목길을 거닐었다. 여행을 마치고 공항에서 출국심사대를 지났을 때 깨달았다. 여행은 원래 이런 것이었음을. 나고야 TV타워에서 내려다본 나고야 시내의 야경나고야는 두 개의 고속도로가 동서와 남북을 잇고, 빌딩이 가득 들어선 대도시라는 점이 무색할 정도로 고요했다. 직장인들이 커피 한 잔을 벗 삼아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마저도 서정적이었다. 누군가는 자전거로 장을 보러 가는 중이었
●고카야마 五箇山낭만적인 겨울 동화의 기억갓쇼즈쿠리(合掌造り) 마을은 이번 기차여행에서 가장 기대되는 일정이었다. 깊은 산골짜기의 눈 덮인 초가집 마을, 창문에서 새어 나와 푸른 밤공기 속으로 퍼지는 은은한 화롯불. 겨울 여행 사진에서 여러 번 봤던 그 낭만적인 설국의 풍경은 유럽이 아니라 일본이었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아이노쿠라 갓쇼즈쿠리 마을. 200여 년 전부터 지어진 합장가옥이 이색적이다 갓쇼즈쿠리를 번역하면 ‘합장가옥’이다. 특유의 뾰족한 지붕 모양이 합장한 손 같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지붕의 각도를 정삼
조금 더 멀리, 호쿠리쿠 기차여행 기차는 언제나 더 낯설고 매력적인 장소로 우리를 데려다준다.오래 몸을 실을수록, 멀리 갈수록 그렇다. 간사이를 벗어나 북쪽으로 조금 더 멀리 달렸다. 조용하고 그윽한 호쿠리쿠의 풍경을 만났다. 동화 속 풍경을 간직한 일본 중부 시라카와고 마을. 두 손을 모은 듯한 독특한 가옥 모양 때문에 합장마을이라 불린다 호쿠리쿠를 현명하게 여행하는 법간사이 북쪽, 일본 중부에 속하는 후쿠이현, 도야마현, 이시카와현을 통틀어 호쿠리쿠北陸 지역이라 부른다. 이번 여행에서는 JR 다카야마-호쿠리쿠 관광패스를 이용해
1945년 8월이었다. 상공에서 원자폭탄이 투하된 후 히로시마 시내 전역이 파괴됐다. 히로시마성은 물론 남북의 축선*을 따라 늘어선 수많은 근대적 건축물들과 상점가가 잿더미로 변했다. 2차 세계대전에서 패한 일본은 당시 지독한 기근에 시달려야 했고, 특히 원폭으로 인해 도시 전체가 파괴된 히로시마 주민들의 삶은 그야말로 비극이었다. 이때 등장한 음식이 바로 ‘오코노미야키(お好み?き)’다. 히로시마풍의 오코노미야키는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편 다음 양배추를 소복이 쌓고, 그 위로 숙주와 돼지고기 등을 넣어 볶는다. 밀가루 반죽과 양배추의
모든 일에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는 법.포슬포슬한 카스테라, 우아한 차 한 잔, 그 유명한 나가사키 짬뽕 한 그릇에도다 그럴 만한 스토리가 있다. 음미해야 마땅한 역사가 담겼다. ●일본과 중국의 만남이와사키 혼포(岩崎本舗)예로부터 중국과의 교류가 활발했던 나가사키 지역에는 중국인이 몰려 살던 토진 마치(唐人町) 지구가 있었다. 그리고 19세기에 이르러 토진 마치 근처로 조성된 것이 지금의 차이나타운이다. 차이나타운 초입에 위치한 이와사키 혼포(岩崎本舗)는 ‘카쿠니만쥬(角煮まんじゅう)’ 전문점이다. 두꺼운 돼지고기를 간장, 설탕, 술
갈색 가을이 쉬어 가고 빨간 단풍이 잠을 청하며까만 태평양이 쉬지 않고 하얀 시간을 흘려보내던그 계절, 청명한 와카야마에서의 기록. 아와시마 신사는 가다항과 인접해 있다. ‘여성을 위한 신’을 모시는 곳으로, 약 2만여 개의 히나 인형들이 기묘하고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한 번 더, 처음내게는 도쿄가 첫 일본이었다. 고층 건물과 인파 사이에서 완전히 넋이 나가서 “역시 큰 도시가 좋은 것”이라며 무릎을 탁 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그 후로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알 법한 도시 위주의 여행을 다니게 됐다. 이처럼 취향의 편향이 심
●Sake Brewery 술 익는 마을, 풍미에 취하다글 권라희 사진 정혜진, 권라희 가시마(鹿島)사가현 남서쪽에 위치한 가시마는 동쪽으로 규슈 최대의 갯벌이 있는 아리아케해를 접한다. 국가지정 중요 전통 건축물인 히젠 하마슈쿠 술 주조장 거리, 일본 역사공원 100선에 선정된 가시마 성터 아사히가오카 공원, 일본 3대 이나리 곡식의 신 중 하나인 유토쿠 이나리 신사가 이곳에 있다. 전통 가옥들이 보존되어 있는 히젠 하마슈쿠 주조장 거리 히젠 미네마쓰 주조장 안에는 50~60년 전 일본의 생활용품을 모아 놓은 전시장이 있다 히젠 미
Onsen Village 미인들은 온천에서 녹차를 마시지 우레시노(嬉野)우레시노는 산으로 둘러싸인 분지로 사가현의 남쪽에 있다. 우레시노강에는 두루미가 자주 찾아와 ‘두루미가 즐기는 온천’ 이라고도 불린다. 일본 3대 피부 미인 온천 중 한 곳으로 손꼽힌 우레시노 온천은 1,300년의 역사를 지니고 있으며, 하루 3,000톤의 용출량을 자랑하며 온천 수질이 좋기로 유명하다. 또한 에도시대부터 차 재배를 시작하여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수령 300년이 넘는 큰 차나무가 있을 만큼 녹차도 유명하다. 최근 조성된 규슈 올레 우레시노 코스는
●Takeo Olle + Onsen 다케오에선 먹고 걷고 사랑하라! 글 차승준 사진 권라희 다케오(武雄市)사가현 서부에 위치한 다케오에는 산과 분지, 강을 모두 가진 천혜의 자연환경과 더불어 1,300년의 유구한 역사를 가진 온천이 있다. 다케오 온천은 특히 피부에 좋은 수질로 유명하며, 규슈 올레의 다케오 코스 종료 지점에 있으므로 한바탕 걷고 난 올레꾼들이 뜨끈한 온천욕을 즐기며 시원하게 몸을 풀기에도 좋다. 다케오 시내와 야마우치초에는 도자기 가마들이 많아, 도자기 생산지로도 유명하다. 일본 다른 곳에서 사는 것보다 저렴한 가
Pottery Village 코발트 블루빛 슬픔,도자기의 옛 실리콘밸리 오카와치야마도자기 마을로 유명한 이마리시에서도 가장 안쪽의 산간벽지에 자리해 있다. 에도시대에 바닷길을 따라 서양으로 전해졌던 아리타, 이마리, 하사미 도자기는 생산지가 아니라 출항 도시의 이름으로 각인된 것이다. 실제로 도자기가 생산되었던 곳은 오카와치야마처럼 작은 오지 마을들이다. 산골 깊숙이 자리한 도자기 마을 오카와치야마의 초입 전통적인 것부터 모던한 것까지 다양한 도자기를 팔고 있다 마을 구석구석에 도자기 장식이 있다. 골목 구경에 푹 빠진 원정대가 잠
●Karatsu Olle 가라쓰(唐津) 사가현 북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로 요부코항에서 신선한 활어회와 각종 해산물을 맛볼 수 있다. 가을이 되면 가라쓰 거리는 축제로 물든다. 유네스코 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가라쓰군치 축제 기간 동안 청년들은 각 마을을 상징하는 히키야마 행렬을 이끌고 신사로 향한다. 서귀포시와 자매도시인 가라쓰에는 규슈 올레 19개의 코스 중 제주 올레와 가장 닮은 가라쓰 코스가 있다. 올레길의 종착점인 하도미사키(하도곶)에는 주상절리와 해송이 어우러진 절경이 펼쳐지고 그 말미에 익숙한 얼굴의 돌하르방이 제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