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쪽의 땅호쿠리쿠北陸에서 일본의 대자연과 가장 일본적인 문화를 만났다.규슈도, 홋카이도도 아니고 니가타에 간다고 하니 주변 반응은 한결같이 시큰둥하다. “일본에 가겠다고?” 걱정이 앞선 이 정도 반응은 양반이다. “방사능 먹으러?” 가만히 그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이 말은 재밌자고 하는 농담일까? 잠시 망설였지만 가기로 했다.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호기심이 앞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먹었다. 여행은 살짝 비장하게 시작됐지만 결국 일주일간의 여행은 싱거우리만치 즐거웠다. 이시카와에서 시작해 도야마를 거쳐 니가타까지 북상하면서 걱정
ⓒ트래비 햐쿠산(白山)은 높고 평야는 넉넉하다. 옛말에 ‘인심은 쌀독에서 나온다’고 했던가. 풍요로운 이시카와 현의 한낮엔 평화로운 여유가 가득하다. 옛것이 고스란히 남아 있는 이곳에선 전통예술의 향기도 사치스럽지 않은 생활의 일부분일 뿐이다.일본 열도 한가운데 혼슈 중앙의 동해 쪽에 위치하고 있는 이시카와 현은 경제적인 풍요로움 속에서 꽃 피운 전통문화가 살아 숨 쉬는 곳이다. 카가 평야가 드넓은 카나자와는 현의 수도이며 유명한 곡창지대로 도자기, 금박세공, 기모노 등 전통문화가 번성해 ‘리틀 도쿄’로 불리는 곳이다. 전쟁의 피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