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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ie with┃Wine - 화이트와인에 얽힌 지중해식 장수법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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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은 지중해에 사는 노인들의 장수에 가장 큰 역할을 담당한다. 그중에서도 레드와인보다 화이트와인의 효능은 더욱 탁월하다. 장수의 필수 조건이 낙천적이고 유쾌한 라이프스타일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을 터. 여기, 와인과 함께 아름다운 황혼을 보내는 지중해식 노인들을 만나 보도록 하자.   

에디터 박나리 기자


ⓒ트래비

‘지중해식 장수법’은 1960년대 미국 학자들에 의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은 이래 지금껏 연구가 활발하다. 이 지역 노인들의 장수 요인 중 와인은 큰 몫을 차지하고 있다. 흥미로운 것은 ‘레드와인파’와 ‘화이트와인파’가 대립하고 있다는 사실. 레드와인은 미국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을 통해 프랑스인이 비슷한 양의 동물성 지방을 먹는데도 미국인보다 심장질환이 훨씬 적다는 데서 착안한 ‘프렌치 패러독스(동물성 지방을 많이 먹는데도 심장병 발병이 낮다는 결론)’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실제 지중해 지역의 대다수는 레드와인보다 화이트와인을 즐긴다는 사실은 혼란을 준다. 우리나라도 레드와인만 건강에 좋은 것처럼 인식되어 있고, 화이트와인보다 레드와인이 호황을 누리고 있는 사실에 비춰 보면 곱씹어볼 필요가 있는 대목이다.

필자가 지중해에서도 유명한 장수지역인 ‘사르데냐’와 ‘시칠리아’ 등지에서 목격한 바도 유사하다. 정확한 통계는 알 수 없지만 화이트와인의 소비량이 훨씬 많다. 특히 노인들 대부분은 화이트와인을 마신다. 식사에 곁들이기도 하고 물에 타서 음료처럼 마시기도 한다. 마치 한국의 주막에서 막걸리를 마시듯 이들은 바나 카페에서 물 탄 화이트와인을 즐긴다. 이곳 노인들이 화이트와인을 즐기는 이유에는 몇 가지가 있다.

첫째, 값이 싸다. 보통 레드와인의 반값 정도밖에 안 한다.
둘째, 마시기에 부담이 없다. 레드와인은 맛이 진하고 텁텁해서 아무 때나 곁들이기에는 부담스럽다.
셋째, 화이트와인은 알코올 도수가 낮다는 점이다. 보통 레드와인보다 1~3도는 낮다.
넷째, 음식과의 조화 문제이다. 레드와인은 맛이 진하고 타닌이 많아 미각을 일정 부분 감퇴시킨다.
다섯째, 포도주 산지의 절대량이 화이트와인이다. 신토불이라고 흔히 나는 화이트와인을 마시는 것이 오랜 습관일 것이다.


여섯째, 생선과 해물, 채소 요리, 파스타나 쌀 요리를 먹는 식습관과의 관계이다. 서양은 무조건 고기 요리를 많이 먹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들 지역의 고기 소비량은 미국과 견주어 1/10 이하. 특히 장수하고 있는 노인들은 고기를 거의 먹지 않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다.

레드와인이 화이트와인보다 건강에 우월한 요인들은 대개 포도 껍질의 성분 차이에서 나온다. 두꺼운 적포도의 껍질에는 ‘폴리페놀’ 유발 성분이 많다. 심장병과 동맥경화 같은 순환기계 질환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게다가 화이트와인에는 유독 미네랄이 많다. 마그네슘과 칼슘의 함유량도 월등하다. 우유 섭취량이 미국보다 훨씬 적은데도 골다공증이 적은 것은 이 같은 화이트와인 섭취와 깊은 연관이 있다.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적정량 유지되도록 돕는 것도 화이트와인의 역할이다.

화이트와인을 주목해야 할 또 하나의 이유는 호르몬 분비와의 관계이다. 화이트와인에는 사람의 기분을 좋게 만드는 유발 물질이 레드와인보다 많다. 페로몬이 그 대표적인 경우이다.

둘째가라면 서러워 할 정도로 낙천적인 지중해 노인들이 화이트와인을 즐긴다는 것은 우리에게 중요한 암시를 던져주고 있다.       




글을 쓴 박찬일은 요리하고 글쓰는 자유로운 영혼이다. <주부생활>, <우먼센스>의 기자 생활 뒤 홀연히 요리와 와인을 공부하러 이탈리아로 떠났다. 현재는 청담동의 주목받는 이탈리안 레스토랑 '뚜또베네(Tuttobene)'의 메인쉐프로 몸담고 있다. 그의 거침없는 사고와 자유분방함은 '맛있는 세상'을 요리하는 그만의 독특한 레시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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