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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투어 13탄 ② 대구 - 가을을 품은 미인의 얼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1.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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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가 생긴 이후, 서울에서 대구까지 넉넉잡고 2시간이면 도착할 수 있게 됐다. 심리적, 물리적 거리도 가까워진 대구는 10월 말 방문했을 때 가을을 품은 미인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의 화려함 속에 무언가 비밀을 간직하고 살포시 웃는 가을 처녀의 미소로 대구는 나를 맞아 주었다. 

글·사진  심항아 기자

>>> Today’s  Course
대구관광정보센터 출발-불로동고분군-봉무공원-동화사-방짜유기박물관-신숭겸장군유적지-대구관광정보센터 도착

10 : 00
가을맞이 대구여행 출발!  

ⓒ트래비

대구시티투어는 대구관광정보센터에서 출발하는 투어, 동대구역에서 출발하는 투어, 반월당에서 출발하는 투어로 크게 나누어진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여섯 가지 종류의 코스가 마련돼 있는 곳은 대구관광정보센터에서 출발하는 시티투어다. 대구 지하철 두류역에서 하차해 도보로 약 20분 정도 걸어 두류공원 내에 있는 대구관광정보센터로 오면 대구 시티투어버스를 탈 수 있다. 관광정보센터 내에는 대구 지도, 안내책자 등은 물론 대구 이외의 도시에 대한 안내책자가 마련돼 있어 대구를 찾은 방문객에게 뿐만 아니라 대구시민들에게도 좋은 관광정보의 창구가 되고 있다. 두류공원 내 위치한 대구관광정보센터 주변에는 이미 떨어진 낙엽들이 거리를 소담스럽게 덮고 있었다. 따사로운 햇살과 높고 푸른 하늘. 가을의 한복판에 서서 낙엽을 즈려밟고 버스에 올라 여행을 기다리는 마음은 설레고 또 설레었다.

11 : 00
삼국시대 고분들 가운데서 산책을 불로동고분군


ⓒ트래비

대구시티투어버스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졌던 터라 신청 인원이 버스 2대에 나눠 타야만 했다. 많은 코스가 마련돼 있는 만큼 시티투어버스 이용객의 숫자도 많았다. 6개 코스 중 제3코스를 선택한 뒤 1시간을 이동했다. 첫 번째 코스는 불로동고분군. 팔공로와 경부고속도로 고가도로가 만나는 곳에 위치한 불로동고분군은 금동제의 장신구와 철제 무기, 토기 등 많은 유물들이 출토돼 과거 이 지역에 세력가들이 살았음을 보여 주는 사적지다. 고분 앞에는 작은 비석이 세워져 있고 비석에는 고분이 몇 호인지 새겨져 있다. 간혹 고분처럼 보이는 언덕이지만 작은 비석이 없는 것은 사적이 아닌 ‘가짜 고분’이다. 그 고분들은 무덤이긴 하지만 유적이 아닌 일반인의 무덤으로 곧 다른 지역들로 이전돼야 할 무덤들이다. 사실 사적지 이름이 고분이지 무덤이라는 느낌은 크게 들지 않는다. 작은 소구릉들이 모여져 있는 곳은 잔디가 촘촘히 심어져 있고 관리가 잘 돼 있어 가족끼리 도시락을 싸 들고 와 돗자리 깔고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기에 적당해 보인다. 2대나 되는 버스에서 내린 시티투어 일행의 대부분은 초등학생들과 아이들의 어머니 일행. 고분인지 언덕인지 상관없이 고분 위로 뛰어 올라가 장난을 치던 녀석들은 문화해설사에게  ‘여기서 얼마 전에 뱀도 나왔으니 저렇게 고분 위로 올라가면 안되요’ 라고 벌써 주의를 듣고 만다. 경부고속도로 고가도로가 만나는 곳이라 차들이 쌩쌩 지나가는 소리를 빼면 가볍게 산책 또는 소풍을 나오기에 안성맞춤. 파란 하늘을 쳐다보며 총 211기의 대소고분들이 밀집돼 있는 이곳에 과거 어떤 사람들이 살았을까 잠시 상상해 본다.

11 : 30
대구 시민과 함께한 한적한 소풍길 봉무공원

ⓒ트래비

고분군을 떠나 5분 정도 이동하면 봉무공원이다. 시티투어 가이드가 버스 안에서 “도시락들 싸오셨지요? 공원 안에서 도시락 먹고 노시다가 12시50분까지 버스로 탑승해 주세요~”라고 멘트를 날린다. 공원 내 매점도 있다는 말에 안심하고 공원을 둘러봤지만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것을 이렇게 후회하게 될 줄이야. 봉무공원은 대구 시민들이 편한 마음으로 도시락 소풍을 나오는 도심 속 자연공원이었다. 푸른 숲으로 둘러싸인 저수지를 중심으로 어린이 놀이시설, 야영장, 취사장, 샤워장, 각종 스포츠를 즐길 수 있는 운동장 등 모든 것이 갖춰져 있는 데다 이 모든 것을 받쳐 주는 날씨까지! 공원 이곳저곳에서는 야유회, 운동회, 단체 소풍 등을 나온 어린이, 학생, 어른들이 한가로운 토요일을 보내고 있었다. 이따금씩 들려오는 기타 음악 소리와 바람이 불면 ‘우수수~’ 화음을 넣어 주는 낙엽들까지. 가을 소풍의 진수를 맛 볼 수 있는 곳이 봉무공원이다. 저수지에서는 조약돌 던지기를 하는 아이들과 수상스키, 수중자전거 등을 즐기는 어른들이 조화를 이루며 한 폭의 그림을 이뤘다. 도시락을 싸온 사람들은 벤치에서, 나무 아래서 점심을 해결하고 도시락을 싸오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컵라면과 어묵꼬치를 파는 매점이 기다리고 있다. 

점심을 먹고 저수지 반대편을 따라 걸으니 나비생태원이 보인다. 2005년 7월 개관한 나비생태원에는 300여 종의 나비와 1,100여 마리의 나비가 표본 전시돼 있다고 하니 산책을 하다 더워지면 잠시 실내로 들어가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나비생태원을 따라 더 들어가면 7km나 되는 ‘추천 산책 코스’로 이어진다. 전망대, 강동약수터, 구절송, 김태봉, 강동산불초소, 단산못(저수지)로 연결되는 코스는 약 2시간이 소요된다. 2시간 산책로를 발 앞에 두고 다음 코스를 위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13 : 00
대구시티투어의 메인 코스 동화사


대구시 중심부에서 북쪽으로 약 20km 떨어진 지점에 있는 팔공산. 그리고 겨울에 오동나무에서 꽃이 피었다 해서 이름이 바뀐 동화사. 동화사는 이름의 유래에 맞게 오동나무 ‘동’에 꽃 ‘화’자를 쓴다(桐華寺). 마침 팔공산을 찾으니 ‘팔공산 단풍 축제’ 중이다. 운이 좋게도 가을을 맞은 아름다운 팔공산의 절경을 눈에 직접 담아갈 수 있게 됐다. 동화사에 도착하니 친절한 문화해설사가 시티투어버스 일행을 기다리고 있었다. 주말이라 많이 모여든 관광객과 시티투어 일행, 정신없이 붐비는 와중에도 동화사의 중심부라 할 수 있는 대웅전 앞에 놓여 있는 ‘알’이 보였다. 절에서 보는 뜻밖의 ‘알’에 의아해 하고 있을 무렵 문화 해설사는 동화사 전체가 봉황이 알을 품은 형상이라 불상을 모시는 대웅전이 머리, 그리고 알을 품고 있을 만한 지점에 ‘알’을 상징적으로 만들어 놓은 것이라고 설명한다. 봉황의 아래 부분을 보았으니 봉황의 머리격인 대웅전으로 이동했다. 대웅전에는 3개의 보살이 모셔져 있었고 가운데 보살은 깨달음을 얻었다는 의미로 한쪽 손을 아래로 내리고 있었다. 

대웅전을 벗어나 동길대전으로 가면 큰 통일기원약사대불을 볼 수 있다. 통일을 기념하기 위해 1992년에 새로 지어졌다는 약사대불의 규모는 높은 가을 하늘을 뚫을 만큼 커보였다. 물감을 풀어 놓은 듯한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곱게 다듬어진 대불조각 아래 작게 엎드려 불공을 드리는 불자들의 모습은 신성하게만 보였다. 규모가 큰 만큼 다녀갔던 사람들이 불공을 드리는 마음으로 작은 스님상과 모형
석탑 등을 바위 구석구석에 남겨 놓고 간 것이 마치 전시회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이 신기하고도 새롭다.

15 : 10
대구 기념물 제1호 신숭겸장군유적지

오늘의 마지막 코스는 ‘신숭겸장군유적지’다. 대구기념물 1호로 지정돼 있는 신숭겸장군유적지는 태조 왕건을 대신해 죽음을 맞게 된 신숭겸 장군이 순절한 곳이다. 신숭겸 장군이 순절한 곳은 이곳이지만 실제 시신이 있는 곳은 지금의 춘천. 현재 이 자리에는 태조 왕건이 신숭겸 장군을 기념해 지은 지묘사가 있어야 하지만 지묘사도 불타 그 뒤에 건립된 표충단만이 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그 옆에는 400년 전 심어진 배롱나무가 ‘신숭겸 나무’로 일컬어지며 그 애틋함을 더하고 있어 보는 이들의 마음을 찡하게 하고 있다. 

14 : 30

방짜유기에 대한 새로운 이해 방짜유기박물관


ⓒ트래비

코스개발의 일환으로 2007년 5월부터 개관한 방짜유기박물관이 시티투어 코스에 포함됐다. 방짜유기는 구리와 주석을 녹여서 만든 놋쇠덩이를 불에 달궈 망치질을 되풀이해 만든 유기를 말한다. 사실 방짜유기라는 이름은 성이 방씨인 사람이 유기를 두드려 만들기 시작했고 그것을 유래로 방자유기라고 불렀으나 역시 발음상의 이유로 방짜유기가 됐다는 것. 방짜유기박물관은 중요무형문화재 77호인 방짜유기장 이봉주옹에게 방짜유기 작품과 수집품을 기증받아 대구시가 건립한 박물관이다. 박물관은 유기가 만들어지는 과정, 유기의 역사, 유기의 쓰임새 등에 관해 알기 쉽게 전시해 놓았다. 주로 색이 노란 유기는 임금님의 7첩 반상 그릇부터 꽹과리까지 만드는 등 그 쓰임새가 다양하다. 박물관 1층에서 유기에 대해 흥미를 갖게 된 후 지하로 가면 방짜유기의 제작과정을 인물 모형과 작동 모형으로 연출해 놓은 유기재현실에서 직접 유기공방의 모습을 보며 이해를 도울 수 있다. 이 밖에도 영상교육실, 자료검색실, 기획전시실 등이 있어 우리의 전통문화유산인 방짜유기에 대해 충분히 알 수 있다. 

시티투어버스 Tip

★운행정보
   대구 시티투어버스는 매일 운행한다. 오전 10시에서 오후 5시까지, 1일 코스로 운행되며 대구관광정보센터에서 6개 코스, 동대구역에서 4개 코스, 반월당에서 4개 코스가 출발한다. 이용요금은 어른 5,000원, 중·고등학생 4,000원, 초등학생 3,000원이다. 

★예약문의  전화(053-627-8900), 인터넷(www.daegutour.or.kr) 또는 관광정보센터 방문 예약이 가능하다. 전화나 인터넷으로 예약한 후 승차권을 구입해 탑승할 수 있다. 승차권은 시티투어 당일 탑승 장소에서 구입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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