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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관광공사 추천] 11월에 가볼 만한 곳 - 기찻길 따라 가는 가을 낭만여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1.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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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낙엽 지는 가을의 끄트머리 11월. 기찻길을 따라 추억 속 기차역으로 낭만여행을 떠나 보자. 간이역에 정차한 사이 발을 동동 구르며 우동을 사 먹던 기억, 찐 계란과 새콤한 밀감 한 줄에 즐거워하던 기억도 아득하게만 느껴지는 요즘,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천한 추억의 기차역 5곳을 소개한다. 

에디터 박정은 기자   자료제공 한국관광공사

군산역 : 전북 군산
일제 수탈과 해방의 감격을 지켜보다


ⓒ트래비

채만식의 장편소설 <탁류>의 배경 무대. 조선에서 일곱 번째로 열린 항구. 지금도 일본집이 많이 남아 있는 도시. 이곳이 전라북도 군산시다. 특히 군산역은 일제강점기 호남평야의 곡식이 모여 일본으로 공출되는 수탈의 현장을 말없이 지켜보고, 해방 이후에는 여객과 화물을 운송하던 역사의 증인인 셈이다. 

군산역 앞 광장은 새벽이면 반짝시장, 일명 도깨비시장으로 변신하는데, 추석과 설날만 빼고는 1년 내내 정겨운 시골장의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이다. 새벽녘 익산을 출발한 첫 기차가 군산역에 닿으면 할머니들이 각자 집에서 농사지은 채소를 역 앞 광장에 풀어놓는다. 오전 8시 무렵 시장이 파하기 때문에 청정자연에서 자란 싱싱한 나물을 사고 싶다면 바지런을 떨어야 한다.

군산 시내에는 특이한 철길이 하나 있는데, 과거 신문 제조업체였던 페이퍼코리아사가 원료를 실어 나르기 위해 만들었다 해서 페이퍼코리아선이라고 불린다. 군산역과 공장 사이에 철로가 놓여져 낡고 오래된 살림집들을 통과하는 모습이 멋스러워 디카족들의 출사 대상지로도 각광받는 곳이다.

군산역을 기점으로 금강철새조망대, 채만식문학관, 월명공원과 해망동, 은파유원지, 동국사와 은적사, 구 세관이나 히로쓰가옥 등도 가볼 만하다.   

※ 문의 군산시청 관광진흥과 063-450-4554

구둔역 : 경기도 양평군
외딴 산골, 문화재로 지정된 간이역


ⓒ트래비

고불고불 산길을 가다 보면 거짓말처럼 언덕배기 외딴 산골에 기차역이 나타난다. 양평군에 위치한 구둔역은 10여 년 전만 해도 경동시장으로, 부근 학교로 이동하던 승객들이 붐비던 역이었지만, 지금은 하루 3번 기차가 설 때만이 조금 복작거리는 작은 간이역이다. 

구둔역은 아담한 역사와 정감 있는 화단, 금붕어가 노니는 미니연못, 오물거리며 풀줄기를 씹는 토끼장의 토끼 등, 들고나는 사람은 적지만 따뜻한 온기가 가득한 곳으로 현재 서정성과 건축미를 인정받아 ‘대한민국 근대문화유산’으로 지정돼 있다. 하지만 이도 2010년에 덕소-원주 간 중앙선 복선화 공사가 완료되면 폐선이 돼, 구둔역을 돌아보는 눈길은 더욱 애틋해진다.

구둔역 지척에는 1925년 문을 연 이래로 한결같은 맛을 지켜 온 지평막걸리 술도가가 있는데, 얼마 전 드라마 <술의 나라>의 배경이 되면서 한동안 유명세를 탔던 곳이다. 세월에 그을린 2층짜리 함석지붕 건물도, 술맛도 예전 그대로인 이곳에서 달짝지근한 막걸리 한 모금이면 세월을 돌릴 수 있을 것도 같다. 역사에서 멀지 않은 곳에는 한국 토종 물고기를 모아놓은 경기도 민물고기연구소와 수령 천년의 은행나무가 있는 용문사, 남한강과 북한강이 만나는 두물머리와 꽃으로 마음을 씻으라는 세미원 등이 있어 들러볼 만하다.

※ 문의 양평군청 문화관광과 031-770-2061

공전역 : 충북 제천
박하사탕처럼 순박한 그곳

영화 <박하사탕>에서 설경구가 “나 다시 돌아갈래~”라고 절규하던 그곳이 바로 제천의 공전역이다. 공전역이 위치한 진소마을은 대형 그림과 안내 동판으로 영화 속 감동을 그대로 이어 주고 있는데, 영화 <박하사탕>을 음미하며 플랫폼을 어슬렁거려도 좋고, 철로 위에서 절규하던 설경구의 강렬한 모습을 되새겨보아도 좋다.

공전역 부근은 오늘날에도 열차가 아니면 접근이 불편한 오지로, 사람의 손때가 덜 탔기에 ‘충북의 동강’이라고도 불린다. 시골 역사 분위기를 가득 품은 이곳에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 보자. 높다란 산자락 아래 뚫린 터널과 철교 아래 흐르는 진소천은 한 폭의 그림이다.

역사 바깥으로 나가 청류가 흐르는 계곡으로 내려가 보면 여럿이 앉을 수 있는 너럭바위가 나오는데, 식당이나 가게가 없으니 도시락이나 간식을 준비해서 온 가족이 가을 소풍을 즐겨 보자. 인근에는 구한말 유인석이 팔도 유림 600명을 모아 의병을 일으킨 자양영당과 제천의병전시관이 있어 아이들 교육여행으로도 제격. 박달과 금봉의 애틋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박달재와 한국 최초의 신학교 배론성지는 산책길이 잘 꾸며져 있어 사색을 즐기기에도 그만이다.

※ 문의 제천시청 문화관광팀  043-641-5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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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역 : 경남 진주
도심 한복판에 자리한 추억의 기차역


진주교를 건너 남강과 진주성을 등지고 차로 조금만 가면 오른편에 진주역이 있다. 바로 옆은 건물이 빼곡히 들어차 분주한 도로지만, 진주역 앞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간 듯 평화롭고 한가롭다. 역사 외부 대부분을 옛 건물 그대로 유지하고 있어 보는 이로 하여금 향수에 젖게 한다. 

진주역에서 표를 끊고 안으로 들어가면 아기자기한 화분과 나무들로 예쁘게 조경돼 있고, 맞은편으로는 나지막한 야산이 시야를 가득 채우고 특유의 ‘시골스러움’을 물씬 풍긴다. 정겹고 부드럽다. 나무 그늘 아래 고객쉼터도 마련해 역사 안 작은 자연을 즐기며 여유롭게 기차를 기다릴 수 있게 해놨다. 대부분 종착역에만 있다는 전차대(기관차의 방향을 바꾸는 시설)도 이곳에서 볼 수 있다.

진주역은 사진을 촬영하기에도 좋은 곳으로 매월 1~2회 정도 출사를 하러 사진작가와 동호인들이 많이 찾는 장소다. 사진촬영이나 관광 목적으로 진주역을 방문할 경우, 역무과로 사전에 연락하면 친절하게 맞이해 준다. 

이외에도 논개의 넋이 서려 있는 촉석루와 진주 의병들의 혼이 묻혀 있는 진주성, 임진왜란의 역사를 배우기에 좋은 국립진주박물관은 진주 초행자라면 반드시 가보아야 할 필수 코스이다. 여행마니아라면 경상남도 수목원과 연꽃이 아름다운 강주연못도 가볼 만하다.

※ 문의 진주시청 문화관광과 055-749-5705, 진주역 역무과 055-753-7788 

고한역 : 강원 정선
사계절 레포츠 관문으로 거듭난다

태백선 19개 역 중 하나인 고한역은 해발 705m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어 열차를 타고 달리면 아찔할 정도의 깊은 골짜기와 하늘에 닿을 듯한 높은 산자락이 연이어 나타나는 곳이다. 이 철로를 달리는 태백선 열차를 ‘하늘열차’라고 부르는 이유가 그것인데, 과거 무연탄의 수송을 위해 만들었던 고한역은 이제 사시사철 흥겨운 레포츠의 관문으로 다시 태어났다.

정선에는 국내 최초의 내국인 전용 카지노가 운영 중이고 서울·부산·동대구역에서 고한역까지 스키전용열차가 운행돼 스키시즌에는 많은 스키어들이 몰려들어 백운산 정상에서 하강하는 짜릿함을 맛보기도 한다. 옛 탄광지대에 들어선 하이원리조트 주변에는 석탄운반도로가 연결돼 있어, MTB하이킹, 트레킹, 산악마라톤, ATV(4륜 오토바이) 등 산악레포츠를 즐기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다. 또 아시아 최대 규모의 음악분수와  360도 회전 레스토랑은 물론 레저·위락 시설을 갖춰 레포츠 마니아들을 유혹하고 있다. 

주변에는 정선군 제일의 고찰이자 5대 적멸보궁 중 하나인 정암사, 봄부터 가을까지 산상화원을 이루는 만항재와 함백산이 위치해 있어 레포츠는 물론, 가을 나들이에도 딱이다.  

※ 문의 고한역 033-591-77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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