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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탐라기행 ② 신탐라 기행 작전 2호 “통시적으로 제주를 보라”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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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블로거들에게는 더없이 매혹적인 장소로 이동한다. ‘김영갑’이라는 이름 석 자에 담긴 의미는 이제 제주를 찾는 이들에게 사뭇 진지하다. 사진에 대한 예술적 정열이 고스란히 담긴 두모악 갤러리. 고요한 명상음악이 흐르는 전시실에서 이제 선생은 만날 수 없지만 그의 작품들은 살아 움직이고 있었다. 

페교였던 삼달국민학교 자리를 직접 개조하여 2002년 문을 연 갤러리 두모악은 바로 한라산의 옛 이름을 뜻하는 말이다. 20년간 제주도만을 사진에 담아 온 그의 작품들은 두모악관, 하날오름관에서 제주의 오름과 중산간, 마라도, 해녀 등 쉽게 마주할 수 없는 제주의 속살을 보여 주고 있다. 게다가 유품전시실로 마련된 생전의 사무실에는 선생이 평생을 함께했던 카메라와 책 등이 전시되어 있다. 

운동장 자리를 정원으로 꾸며 놓은 뜰에는 병든 몸으로 그가 쌓아올린 돌담들이 사색의 발걸음을 인도한다. 힘이 남은 마지막 한순간까지 정열을 바쳐 세운 ‘갤러리 두모악’. 평생 고독했던 길에서 치열하게 살다 간 한 사진가의 위대한 예술혼. 삶의 진정성을 새삼 깨닫게 하는 뜻 깊은 장소이다. 





흔히 녹차 하면 보성을 떠올리지만, 녹차 밭은 제주에서도 빼놓을 수 없는 풍광이다. 제주도는 차 유적지로도 손색이 없는 곳이다. 추사 김정희의 유배시절과 초의선사의 다선삼매의 경지를 말할 때 제주도는 빼놓을 수 없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설록차박물관인 ‘오설록 뮤지엄’은 제주의 서광다원 옆에 자리하고 있어 더욱 볼거리를 제공한다. 점토를 이용한 자연재질로 지어진 자연친화적 박물관 외관은 건강을 상징하는 기호식품인 녹차의 컨셉트와 잘 어우러진다.한국 최초의 차 박물관으로서 2001년 설록차를 생산하는 주식회사 태평양에 의해 설립된 이곳은 문화와 자연을 함께 감상할 수 있는 새로운 명소로 자리 잡았다.

가야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만들어진 찻잔 140여 점과 녹차로 만든 각종 과자, 아이스크림, 녹차 라떼 등의 먹을거리까지 즐길 수 있고 외부 공원을 한가로이 거니는 느낌은 이곳에서만 가능한 새로운 멋이다. 박물관 감상 후, 옆 다원으로 발걸음을 옮겨 나직한 녹차나무 사이를 거니는 것은 필수 코스다. 끝도 없이 펼쳐진 진초록의 물결 위로 하얀 녹차 꽃향기를 맡으면 아득한 현기증마저 인다.





나비와 곤충을 소재로 한 테마파크라니. 도착 전부터 호기심이 생긴다.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에 문을 연 나비테마파크인 ‘프시케 월드’는 제주에서 새롭게 부상되고 있는 장소이다. 둥그렇고 커다란 구릿빛의 입구가 아주 독특하다. 
“Awaken your Love…”라는 문구가 슬며시 미소를 떠올리게 하는 동안 내부를 둘러본다. 특히 이곳은 스토리와 테마를 갖는 전시물이 자랑거리이다. 

‘프시케월드’라는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리스 신화에 등장하는 여인, 프시케(그리스어로 ‘영혼’, ‘나비’라는 뜻)의 사랑을 아름다운 테마로 엮어 나비의 생태와 조화롭게 전시하고 있다. 외국에서 직접 공수해 온 나비와 곤충 10만여 점의 표본을 이야기 형식으로 전시했는데, 각 전시관은 사랑, 순수, 행복 등을 주제로 담고 있다.

전파와 소리로 움직이는 나비로부터 곤충의 삶을 독특하게 미니어처로 제작한 ‘패러디 월드’ 등 색다르고 이색적인 작품들이 특히 어린 아이들의 눈길을 잡아끈다. 내부 전시실 밖으로는 미로 체험장과 생태체험관도 마련되어 있는데, 생태체험관에서는 애벌레에서부터 나비가 되기까지의 나비의 생태 과정을 직접 접할 수 있다. 애벌레가 화려한 나비로 변신하는 것처럼 이곳을 찾은 블로거들의 마음도 한층 더 밝게 하늘을 향해 날 수 있기를. 



제주에서 많은 세 가지가 바람, 여자, 돌이라 했던가. 제주를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돌이다. 화산활동으로 형성된 섬에서 척박한 자연 지리적 조건을 극복하기 위한 방편으로 제주사람들은 현무암을 이용한 돌 문화를 형성해 왔다.



정겨운 제주의 돌담에서부터 대표적인 상징물인 돌하르방, 사악한 기운을 쫓는 ‘방사탑’그리고 분묘까지. 이렇게 제주의 돌은 인고의 삶을 함께하는 동안 때로는 종교적으로 때로는 생활수단으로 이용되어 왔다. 이곳 돌문화공원은 이러한 제주의 독특한 돌 문화를 집대성한 역사와 문화의 공간이다.

돌과 흙, 나무, 쇠, 물 그리고 제주 섬을 창조한 여신 설문대할망과 오백장군의 돌에 관한 전설을 주테마로 엮은 이곳은 330만5,800m2 대지 위에 1,852억원을 투자하여 2020년까지 지속적으로 조성되고 있는 공원이다. 돌의 가치를 새삼 깨닫게 되는 이곳은 입구에서부터 방사탑 등이 있는 실외 공원을 거쳐 제주의 돌 문화를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내부 박물관으로 이어지면서, 다시 산책길을 통해 돌하르방과 고인돌, 돌담으로 이어진 외부 전시로 연결된다.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진기한 돌들은 선사시대로 우리를 이끌며 자꾸만 발길을 묶어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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