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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 스키 & 온천 특집 ② theme 02: 해외 스키장 탐험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1.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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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경의 긴 터널을 빠져 나오자 눈의 나라였다. 밤의 밑바닥이 하얘졌다….’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소설 <설국(雪國)>의 첫 대목처럼 목이 빠지게 기다려 온 설국의 문이 열리기 시작했다. 보더와 스키어에게는 그 어느 때보다도 설레는 이 겨울, 색다른 이국의 설원에서 한층 짜릿한 낭만을 한번쯤 맛보는 건 어떨까. 좁은 울타리를 벗어나면 새하얀 설국의 정취를 제대로 맛볼 수 있으며, 때로는 설국으로 통하는 국경의 터널도 그리 길지 않다. 캐나다와 일본이 그런 곳이다. 대자연의 매력이 넘치는 캐나다, 그리고 오감이 짜릿한 일본의 눈밭으로 떠나 보자.   

글·사진 여행칼럼니스트 김랑    



스키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곳이 바로 캐나다. 스키 마니아들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캐나다로의 스키 원정을 꿈꾼다. 광활한 대자연 속에서 최고의 설질과 최고의 시설을 누리며 스키를 즐길 수 있으니, 스키어들에겐 그야말로 지상낙원 같은 공간이다. 거침없이 자유로운 대자연 속에서 스키를 즐기고 밴쿠버, 로키산맥 등 세계적으로 유명한 관광지도 함께 둘러볼 수 있어 일석이조.

천상의 눈밭 휘슬러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위치한 휘슬러는 2010년 동계올림픽의 주무대로 세계적인 명성을 자랑한다. 북미 최대 규모이면서 가장 긴 시즌을 자랑하는 곳이기도 하다. ‘휘슬러’라는 명칭이 일반적이지만 실제 리조트는 1966년 개장한 휘슬러(Mt. Whistler, 2,182m)와 1980년 개장한 블랙콤(Mt. Blackcomb, 2,440m) 두 개의 지역으로 나뉜다. 각각 100개 이상의 정규 슬로프를 갖추고 있으며 곤돌라로 베이스에서 정상까지 오르는 시간만 무려 45분이 소요된다. 정규 슬로프 규모는 용평 스키장의 약 20배지만, 스키나 보드가 가능한 지역을 모두 합하면 그 규모와 슬로프 길이는 상상을 초월한다. 휘슬러는 스키장에서 가장 중요한 적설량과 수직고도차에서도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한다. 인공설과 딱딱한 슬로프에 익숙한 우리에게 평균 9m 이상 쌓이는 천연 파우더는 환상 그 자체다. 이른 아침에는 가끔씩 눈사태 방지를 위해 눈 쌓인 곳에 다이너마이트를 터트리기도 한다. 그만큼 눈이 풍부하다. 1,500m 이상의 수직고도차는 구름 위를 질주하는 즐거움도 가져다준다. 정상에 서면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새하얀 눈밭이고 발아래로는 구름이 손에 잡힐 듯 흘러간다. 

두 개의 산을 오가며 기호에 맞게 골라서 즐길 수 있는 것도 휘슬러-블랙콤이 가진 장점이다. 휘슬러는 높이가 조금 더 낮은 반면 펑퍼짐해서 슬로프가 넓고, 블랙콤은 조금 더 높고 코스도 역동적이다. 휘슬러-블랙콤의 묘미를 만끽하려면 정규 슬로프보다 광활한 보울(Bowl) 지역이 제격. 아무도 지나지 않은 눈밭을 깨끗하게 가르며 질주할 수 있다. 보송보송한 느낌에 습기가 별로 없어 잘 뭉쳐지지 않고 잘 녹지도 않는 눈을 ‘파우더’라고 하는데, 파우더 중에서 특히 부드러운 눈을 가리켜 ‘샴페인 파우더’라고 한다. 대부분 보울에 쌓인 눈들이 샴페인 파우더다. 보울은 따로 길이 없다. 보이는 것은 온통 눈뿐이므로 그저 가고 싶은 대로 경사를 따라가면 된다. 휘슬러-블랙콤에는 모두 12곳의 보울이 있는데, 그중 최고는 블랙콤의 ‘세븐스 헤븐(7th Heaven)’과 휘슬러의 ‘하모니(Harmony)’이다. 최상의 샴페인 파우더에 저절로 탄성이 나올 만큼 경치 또한 아름답다. 스키어와 보더들에게 이보다 더 완벽한 천상의 하모니가 또 어디 있을까.

※ TIP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가 인천-밴쿠버 직항편을 운항한다. 밴쿠버공항에서 휘슬러까지 버스가 수시로 운행되며, 밴쿠버 퍼시픽센트럴역에서 매버릭 코치(Maverick Coach Line, 604-482-8747), 그레이하운드(www.greyhound.ca)가수시운행된다. 2시간30분 소요. 기차는 노스밴쿠버(North Vancouver)에서 오전 7시, 휘슬러에서 오후 6시10분 출발. 2시간30분 소요. 5월에서 10월까지는 밴쿠버-휘슬러간관광열차‘휘슬러마운티니어(Whistler Mountaineer)’가 운행된다.

대자연의 경이를 맛보다 캐나다 로키산맥



발길 닿는 모두가 입이 딱 벌어지는 신비한 경치. 위풍당당한 캐나다 로키산맥을 마주하면 대자연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하는 사실을 깨닫는다. 캐나다 스키 리조트로 휘슬러를 첫손에 꼽지만, 풍경과 설질은 캐나다 로키산맥의 밴프와 재스퍼에 위치한 리조트들이 더 뛰어나다. 캐나다 로키의 대표적인 스키 리조트는 밴프에 위치한 선샤인빌리지(Sunshine Village)와 레이크루이스(Lake Louise), 그리고 재스퍼의 마못베이슨(Marmot Basin)이 있다. 한곳에 머물기보다는 옮겨 다니며 보드나 스키를 즐기는 것이 일반적이다.

선샤인빌리지는 최상의 샴페인 파우더와 함께 세계 최고의 설질을 자랑한다. 고트아이(Goat’s Eye, 2,595m)와 룩아웃(Lookout, 2,730m) 등 거대한 봉우리로 둘러싸인 광활한 지역에 초보자 코스에서 최상급자 코스까지 100개 이상의 슬로프가 펼쳐져 있어 마음껏 스키나 스노보드를 즐길 수 있다. 

밴프타운 북쪽 60km 정도에 위치한 레이크루이스는 캐나다 로키에서도 가장 아름다운 곳으로 세계 10대 절경 중 하나로 꼽힌다. 웅장한 빅토리아산(Mt. Victoria, 3,459m) 앞에 빙하호 레이스루이크와 샤토레이크루이스호텔(Chateau Lake Louise)이 그림같이 놓여 있다. 레이크루이스 스키장은 로키산맥 최대 스키장으로 스키어를 압도하는 광활한 슬로프와 보이는 것 모두가 그림이 되는 절경을 자랑한다. 정상에 서면 레이크루이스가 또렷이 보인다. 장대한 만년설 봉우리를 이고 표고차 1,000m의 천연 슬로프를 타고 내리는 기분은 말로 표현하기 힘들 만큼 짜릿하다. 

레이크루이스에서 다시 캐나다 로키의 대자연을 관통하여 북쪽으로 300km를 달리면 캐나다 로키의 보석으로 불리는 재스퍼에 닿는다. 밴프보다 규모는 작지만 곳곳에 놓인 호수와 산, 계곡이 어우러져 많은 관광객이 찾는 곳이다. 재스퍼 국립공원 내 자리한 유일한 스키 리조트가 마못베이슨인데, 선샤인빌리지 못지않은 환상적인 설질을 자랑한다. 특히 마못베이슨은 접근하기 쉬운 보울 주변에 듬성듬성 나무가 놓여 자유로운 파우더 라이딩과 트리 라이딩을 모두 즐길 수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 TIP
밴프나 재스퍼까지는 직항이 없고, 에드먼턴에서 자동차로 밴프 혹은 재스퍼까지 이동한다. 대한항공과 에어캐나다가 인천-에드먼턴을 운항한다. 캐나다관광청 웹사이트(www.travelcanada.or.kr) 참조.




일본은 지리적으로 바로 이웃한 나라지만, 우리와 달리 세계적 수준의 스키장이 넘친다. 스키장 수만도 700개가 넘고, 적설량과 설질에서도 세계 최상위권을 자랑하는 곳이 많다. 온천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는 엄청난 매력에 입맛 당기는 음식까지 덤으로 갖췄다. 대표적인 리조트 지역은 홋카이도와 북도호쿠 그리고 나가노 지역이 있으며, 그중 홋카이도와 나가노는 이미 동계올림픽을 치른 곳이다.

북국(北國)의 매력 홋카이도 



겨울의 홋카이도는 그야말로 눈 천지다. 어디를 둘러봐도 온통 새하얀 설국이다. 도로변에는 신호등처럼 달린 화살표가 눈에 묻힌 도로의 경계를 알려줄 정도로 눈이 많다. 실제로 어느 해 겨울 홋카이도를 찾았을 때, 며칠간 눈이 그치지 않고  내리던 것을 경험한 적이 있다. 눈이 많은 만큼 빼어난 환경을 갖춘 스키장도 많은데, 대표적인 두 곳이 니세코와 루스츠다. 

★니세코   표고차 900m, 총 연장 45km의 풍부한 슬로프를 자랑하는 니세코의 체감 면적은 훨씬 넓다. 니세코 산 정상은 나무 하나 없는 민둥산으로 사방이 거칠 것 없는 천연 슬로프다. 겨울이면 정상을 덮은 파우더 눈의 적설량이 3m에 이른다. 달리는 길이 그대로 슬로프가 되는 셈이다. 니세코는 전산 공통 리프트권으로 맘껏 누빌 수 있지만, 실제로는 안누푸리, 히가시야마, 그랜드히라후 3개의 스키장이 있다. 가장 왼쪽에 자리한 안누푸리는 일본 최고의 파우더 눈이 인상적이고, 가운데 히가시야마는 다이나믹한 슬로프가 매력이다. 가장 오른쪽 그랜드히라후 베이스에는 숙박시설, 음식점 및 주점이 옹기종기 모인 마을이 들어서 있다. 설원을 누비는 중간의 점심식사나 스키 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 좋다. 정면에 우뚝 솟은 요테이산을 바라보며 슬로프를 질주하는 것도 니세코의 남다른 매력이다. 

★루스츠   일본에서 가장 완벽한 시설을 갖춘 스키 리조트로 첫손에 꼽히는 곳으로 가족이나 연인끼리의 스키여행에 최적이다. 부대시설은 물론이고, 항상 다양한 이벤트가 펼쳐진다. 3개 스키장이 모인 니세코의 규모가 더 크지만, 하나의 스키장만 비교하면 루스츠가 홋카이도 최대 규모다. 사실 루스츠도 이솔라, 이스트, 웨스트 등 3개 산에 걸쳐 있어 실제로는 3개의 스키장이나 마찬가지다. 3개 산에 걸쳐 있는 만큼 규모가 장대할 뿐만 아니라, 슬로프도 다양해서 초보에서 최상급자까지 모두 즐길 수 있다. 이솔라산 정상에 오르면 앞으로는 요테이산, 뒤로는 도야호와 저 멀리 바다까지 보이는 절경을 자랑한다. 규모가 가장 작은 웨스트산은 야간스키도 가능하다. 

※ TIP
루스츠와 니세코까지는 신치토세 공항에서 셔틀버스와 스키열차(니세코)가 운행된다. 대한항공과 일본항공이 인천-신치토세 구간을 운항한다.

알프스의 낭만과 웅잠함을 그대로 시가고원



일본 혼슈 중앙을 관통하는 3,000m급 고산연봉. 알프스의 웅장함을 그대로 닮아 이름도 ‘재팬 알프스’다. 이 산맥의 북쪽에 일본 최고의 스키지역인 나가노현이 자리하고 있다. 홋카이도 삿포로에 이어 일본에서 두 번째로 동계올림픽을 치른 곳이다. 나가노현에만 100여 개의 스키장이 있으며, 대표적인 리조트가 하쿠바와 시가고원이다. 특히 74개의 리프트로 21개의 스키장이 연결된 시가고원은 일본 최대 규모. 너무 넓어 처음에는 그 규모조차 가늠하기 힘들고, 며칠 스키여행으로는 모든 슬로프를 달려 보기도 힘들다. 

시가고원 스키장은 대부분 1,400m에서 2,300m 사이에 위치한다. 해발고도가 높은 덕분에 항상 눈이 풍부하다. 물론 습기 없이 부드러운 최상의 샴페인 파우더를 즐길 수 있다. 시가고원의 대표적인 스키장으로는 맑은 날에는 후지산도 보이는 고원 정상 요코테(2,305m), 빼어난 경치를 자랑하는 테라코야, 멋진 활강 코스를 갖춘 히가시다테, 다이나믹한 지형의 야케비타이, 시가고원의 명물 다이아몬드 더스트와 다양한 슬로프가 매력인 오쿠시가 등이 있다. 이중 요코테와 오쿠시가는 스키만 가능하고 보더들은 출입금지다. 

온천도 시가고원의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시가고원의 아랫마을인 야마노우치마치에 위치한 시부온천은 1,300년 역사를 자랑한다. 여러 온천을 돌아보는 온천답사와 미야자키 하야오 감독의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의 무대가 된 가나구야(金具屋) 료칸이 유명하며, 노천탕에서 온천욕을 즐기는 일본 원숭이는 시부온천만의 명물이다. 

※ TIP
주부공항(아이치현), 고마츠공항(이시카와현), 니가타공항(니가타현)에서 버스가 운행되며 2시간30분∼4시간 소요. 이시카와현 고마츠공항에서는 한국인 전용 스키버스도 운행된다. 일본안내닷컴(www.ilbonanne.com) 참조. 나가노에서 시부온천이 있는 유다나카역까지는 전철이 운행되며 50분 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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