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를 꿈꾸다 2 ③ 오르차, 찬디가르, 마날리 "
"인도를 꿈꾸다 2 ③ 오르차, 찬디가르, 마날리 "
  • 트래비
  • 승인 2007.12.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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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차 : 숨겨진 요새의 비경


ⓒ트래비

오르차로 들어가는 길목에는 템포(지프)와 오토릭샤들이 줄지어 서 있다. 또다시 시작된 흥정…. “제발, 제발 가방 좀 메고 짐 좀 들고 얘기합시다. 네?” 오르차까지 5루피, 10루피라며 말도 안 되는 싼 요금을 부른다. 이게 웬 떡, 얼른 템포 앞자리에 떡하니 올라탄다. 인도에서는 역시 모든 것에 이유가 있다! 이미 만차인 템포는 사람을 꾸역꾸역 넣더니 20명도 넘게 타고 나서야 시동을 건다. 비좁은 앞자리에도 성인 네 명이 앉았다. 수동 기아는 내 다리 사이로 왔다갔다 하고 생지옥이 따로 없다. 이럴 줄 알았다면 돈을 더 내더라도 여유 있게 타는 건데…. 

한참을 달려 템포는 한적한 곳에 멈춰 선다. 사람들의 긴 행렬만이 ‘저곳에 마을이 있구나’ 짐작하게 한다. 8월15일, 우리나라 광복절에 인도 또한 독립기념일을 맞아 축제가 한창이다. 성이 하나씩 얼굴을 내밀고 오르차도 제 모습을 보이기 시작한다. 아름답고 웅장한 성들이 가득한 오르차, 왜 ‘숨겨진 비경’이라 불리는지 누구나 공감할 듯한 감격적인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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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르차의 비경이 눈을 사로잡는구나’ 감상에 젖을 찰나 주변의 시선이 뜨겁다. 지극히 시골 마을 오르차의 사람들은 외국인을 처음 본 듯 두 눈을 고정시키고 슬로우 모션으로 스쳐간다. 다른 여행지라면 ‘코리아?’ 한번쯤 물어 볼 만도 한데 그들은 따라다니면서 원숭이를 구경하듯 여행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구경한다. 수십명의 사람들이 뒤를 따르니 괜히 인기 스타라도 된 듯한 기분에 빠져든다. 

뜨거운 시선을 피해 얼핏 봐도 부실해 보이는 관람차에 올라탄다. 축제 기간이라 놀이기구가 설치된 모양이다. 관람차가 오르락내리락 할 때마다 성은 그 아름다움을 슬쩍슬쩍 내비친다. 마을 중심에서는 사물놀이 장단도 한창이다. 신명나는 사물놀이에 어깨를 들썩이면서 한국에서 장구를 치던 친구에게 주려고 동영상을 찍어 본다. 동영상을 찍는 카메라를 의식한 뒤 그들의 신명은 더욱 커져만 간다. 어찌하랴. 이들의 순수함에 반해 버린 것을…!

찬디가르 : 르 꼬르뷔제의 계획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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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인도의 최초 계획도시 찬디가르는 세계적인 건축 거장 ‘르 꼬루뷔제(Le Corbugier)’에 의해 설계된 곳.   산뜻한 도시풍경이 한눈에 들어오는 찬디가르는 47개 섹터로 도로와 공원, 상가들이 나란히 줄을 맞추고 있으며, 인도에서도 가장 많은 백만장자가 사는 만큼 부유한 도시로도 유명하다. 도시와 어우러진 독특한 건축양식을 볼 수 있어 특별한 찬디가르에서는 아치형 구조에 우산 모양의 거대한 지붕을 덮은 ‘고등법원’과 그냥 보기에도 단단한 느낌의 ‘주정부청사’ 그리고 쓰레기들로 만들어진 공원 ‘락가든’ 등, 꼭 건축학도가 아니더라도 아름다운 그 조경에 시선을 뺏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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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날리 :  히말라야 아래 지상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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델리를 출발해 17시간의 오랜 버스 여행 후 인도 북부 마날리에 도착한다. 히말라야 자락을 끼고 새벽 습기를 머금은 대자연의 풍광은 이루 말할 수 없을 만큼 푸르고 웅대하고 또 신비하다. 몬순의 비도 그치고 햇살이 밝고 하늘이 맑은 날, 오랜만에 빨래를 하고 뜨거운 물로 샤워를 하니 기분까지 ‘맑음’이다. 한낮의 태양볕이 지나가면 마당 한가득 널린 빨래에도 숲 내음이 가득 담기길 상상한다. 

한국에서부터 그려 온 히말라야에 대한 꿈 때문인지 멋진 풍광에 사로잡힌 마날리는 지상 최대의 낙원이 따로 없다. 붉고 탐스럽게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열린 사과나무가 지천이며, 히말라야의 눈물을 쏟아내는 폭포들 그리고 그 물들이 만나 깨끗하게 흘러내리는 강의 물줄기까지 때묻지 않은 자연을 만난다.  

이곳에서 머문 곳은 한국인 선교사 부부가 운영하는 샬롬게스트하우스다. 인도에서 처음으로 교회에 가보기로 했다. 사실 인도에서 교회를 본 것도 처음이다. 병원 부설로 지어진, 십자가도 달려 있지 않은 자그마한 교회였다. 안에는 남자와 여자가 반반 나눠 앉아 힌두어와 영어로 예배가 진행된다. 예배당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인도인, 티벳인, 네팔인 그리고 유럽인, 한국인으로 가득 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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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여자들은 힌두사원에서 그러하듯 사리를 곱게 입고 머리에 스카프를 두른 모습. 목소리를 높여 열심히 찬양을 따라하는 남자 신도들도 인상적이다. 힌두교가 강한 인도에서 기독교를 찾은 그들은 무엇을 기도하고 바랄까. 그 심정이 궁금해졌다. 오후엔 소나기가 한차례 쏟아졌다. 히말라야 산자락도 젖어든다. 

따뜻한 잠자리를 내주고 아픈 여행자에게는 죽을 쑤어 준 선교사 부부. 마지막으로 수제비와 김치로 잊을 수 없는 만찬을 차려 준 그 부부에게 떠나기 전 묻는다. “목사님, 여행을 하면서 너무 감사한 사람이 많아요. 어떻게 보답해야 할까요?” “한국에 돌아가서 잘 사는 것밖에 더 있겠어요. 혹시 가능하면 한번쯤 그들을 한국에 초대한다면 더욱 좋겠죠.” “인도에 살면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가요? 제가 나중에라도…” “내려놓으면 돼요. 있을 건 있고 없을 건 없죠. 그래도 한국에서보다 풍요로워요(웃음).” 

내려놓으면 부족하지 않은 것이 삶이라는 그분의 말처럼 인도 여행은 비우면 비울수록 채워지는 기분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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