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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주 태즈매니아 ① Tasmania 여행의 감동을 만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2.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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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래비

함께 태즈매니아를 여행했던 이들에게 물었다. “태즈매니아 여행에 대한 소감을 한 마디로 말해 주세요!”라고. 그러자 한결같은 대답이 돌아왔다. “어찌 태즈매니아를 한마디로 표현할 수 있겠냐”며 “너무 어려운 요구”라고. 나 역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태즈매니아를 어떻게 소개할 것인가? 글을 쓸 작정을 하고 워드프로세서의 빈 바탕을 펼치는 순간, 태즈매니아의 풍경과 추억들이 눈앞에 펼쳐지는 바람에 며칠 동안 단 한 줄도 써 내려가지 못했다. 마감은 다가오는데… 하지만 이것 하나만큼은 확신할 수 있다. 태즈매니아를 여행한 당신, ‘여행의 감동’을 만나게 될 거라고. 그리고 ‘mania’가 될 거라고.   

글·사진  류한상 기자  
취재협조  호주 정부 관광청
www.australia.com|태즈매니아 주정부 관광청 www.discovertasmania.com    

 ⓒ트래비

면적은 우리나라 3분의 2, 인구는 50만명

사실 태즈매니아(Tasmania)라는 지명이 생소하게 들리는 이들도 많을 것이다. 호주의 남동부 해안에 있는 섬으로 호주 내에서도 보물섬(Treasure Island)으로 알려진 곳이다. 면적은 우리나라의 3분의 2 가량 되지만 인구는 50만명 정도밖에 되지 않아 청정의 자연을 유지하고 있다. 남한에 5,000만명에 가까운 인구가 모여 산다는 것을 떠올리면 태즈매니아가 얼마나 인구밀집도가 낮은 곳인지를 실감할 수 있다. 호주의 주들 중에 가장 작은 주이기도 하며 주도는 남부 해안에 있는 호바트(Hobart)다. 


 ⓒ트래비

태즈매니아라는 지명은 1642년 네덜란드의 탐험가 아벨 태즈만(Abel Tasman)이 처음으로 이 섬을 발견한 데 기인한다. 태즈만은 뉴질랜드를 처음으로 발견한 항해가이기도 하다. 호주 본섬에서는 항공편과 배편을 이용해 도달할 수 있다. 현재는 호주의 멜버른과 시드니, 브리즈번 등에서 태즈매니아의 주도인 호바트와 제2의 도시 론체스톤까지 항공편이 운항되고 멜버른과 시드니에서 페리를 타고 태즈매니아로 갈 수도 있다.

호주에서 2번째 오래된 도시, 호바트

태즈매니아 여행의 출발은 호바트에서 이뤄지는 것이 대부분이다. 태즈매니아의 주도이기도 하며 호주 본섬과 가장 많은 항공편이 연결되기도 한다. 태즈매니아 제1의 도시이기는 하지만 우리나라 또는 세계의 유명 대도시를 떠올리는 것은 금물이다. 시내 중심에서도 높은 건물을 찾아보기 힘든 것은 물론이고 시내 한복판에서조차 ‘신선한 공기’가 느껴질 만큼 깨끗하고 투명한 곳이다. 

호주에서도 작은 섬에 불과한 태즈매니아에 어떻게 2번째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는 도시가 자리잡게 된 것일까? 이에 대한 해답을 얻기 위해선 호주의 역사를 아는 것이 필수다. 

호주대륙에 최초로 유럽인이 발을 디딘 것이 불과 17세기, 1600년대 초반이었고 18세기에 이르러 영국의 제임스 쿡에 의해 호주가 영국의 영토로 귀속되게 이르렀다. 사실 호주의 근대사는 영국 죄수들의 유형역사에서 출발하게 된다. 1776년 미국독립혁명이 발생하게 되자 미국으로 보내던 죄수들을 호주로 보낸 것이 호주 개척의 시작점이다. 1788년 700여 명의 죄수들을 태운 영국 선단을 기점으로 시드니가 건설됐으며 그 뒤를 이은 것이 바로 태즈매니아 호바트였다.
더욱이 태즈매니아는 그중에서도 죄질이 나쁜 죄수들을 보내던 유형지로, 찬란한 햇살이 쏟아지는 태즈매니아의 이면에 감춰진 슬픈 내력이기도 하다. 하지만 슬픔이 있기에 사랑은 더욱 아름다운 법. 태즈매니아의 뒤안길에서 찾아보는 역사의 현장은 이곳 태즈매니아를 더욱 빛나게 한다.

항구의 창고촌이 고풍스러운 곳 살라만카 플레이스(Salamanca Place)


호바트 내에서도 엘리자베스 거리에 있는 엘리자베스 몰(Elizabeth Mall) 광장은 호바트의 핵심 지역으로 이곳에서 호바트 관광이 시작된다. 하지만 좀더 고풍스러운 여행을 즐기고 싶다면 살라만카 플레이스를 추천한다. 주의사당 바로 옆에 자리잡은 이곳은 예전 고래잡이가 번성하던 시절에 창고로 쓰이던 곳들인데 지금은 갤러리, 아트숍, 부티크, 레스토랑, 바 등으로 개조돼 유럽 중세풍의 분위기가 고즈넉한 곳이다. 사암으로 지어진 옛 건물들을 따라 쭉 늘어선 상점들과 갤러리들을 천천히 돌아보다가 눈에 띄는 레스토랑이나 노천카페에 앉아 커피 또는 맥주를 한잔 들이키면 ‘바로 이게 여행이야’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한편 매주 토요일에 살라만카에서 열리는 노천시장은 호바트의 필수 추천일정 중 하나다. 각종 식료품부터 골동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물건들이 거래되기도 하지만 호바트 사람들의 친절함과 쾌활함을 접하기에도 제격이다. 여행지에서 그 지역의 전통 시장을 방문해 보는 것은 늘 유쾌한 기억을 선사한다.

보트 타고 태즈매니아의 바다를  만끽하다

살라만카 플레이스 바로 앞에서 출발하는 배는 생각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호바트의 바다를 보여 준다. 예전 고래잡이가 번성하던 시절, 고래를 잡아 해체 작업을 하던 작은 섬부터 바다에 얽힌 이야기까지. 1시간30분 동안의 항해를 통해 호바트 바다의 역사와 풍경을 만끽할 수 있다. 바람막이 점퍼와 모자를 빌려 준다. 


태즈매니아 최초의 국립공원

태즈매니아 땅의 절반쯤은 국립공원이거나 보존지역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태즈매니아의 자연 사랑은 각별하다. 호바트에서 차를 타고 조금만 가면 만나는 마운틴 필드 국립공원(Mt. Field National Park)에서는 가벼운 트레킹으로도 40m 이상의 낙차로 떨어지는 러셀폭포(Russell Fallls)을 만나는 행운을 누릴 수 있다. 호바트 북서쪽으로 80km 가량 떨어진 이곳은 태즈매니아에서 최초로 지정된 국립공원이다. 시간적 여유가 된다면 트레킹과 부시워킹, 보트 등 다양한 액티비티도 만날 수 있다. 

호바트 시내에서도 공기가 신선하지만  이곳 숲 속에서는 그 신선함이 딱 2배쯤 배가되는 것 같다. 달리는 차의 창문을 열었다. 정말로 정말로 깨끗하다.

“호주 하면 역시 목장이죠”

호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목장이다. 팀(Tim)과 제인(Jane) 부부가 운영하는 커링거 농장(Curringa Farm)은 선대로부터 6대째 농부의 삶을 걷고 있는 집안의 터전이다. 

팀이 이곳을 방문한 우리 일행을 위해 양치기 개의 양몰이 시범을 보여 주는데, 양치기 개의 활약이 참으로 대단하다. 넓은 들판을 이리저리 뛰어다니며 양떼를 한데로 모으는 데 성공한 뒤 양의 속털을 볼 수 있게 해준다. 저 털이 바로 우리가 입는 옷의 옷감으로 변한다니 신기할 따름이다. 팀은 즉석에서 양털 깎기 시범도 보여 준다. 불과 5분여 만에 양 한 마리가 옷을 다 벗었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겠냐마는 딸과 아들  그리고 부인과 함께 농장을 꾸리며 살아가는 팀의 생활이 무척이나 부럽게 느껴지는 것은 왜일까? 양떼를 따라 산책을 하고 양치기 개들과 풀밭에서 뒹굴고 자전거를 타고 목장길을 달리는 모습이 참으로 여유롭다. 

한편 이곳 커링거 농장에는 숙박을 할 수 있는 방갈로가 마련돼 있다. 농장 한쪽 끝 강가를 향한 전망이 좋은 곳에 위치한 이곳에서 머물며 농장 체험도 할 수 있는데 그저 한 3일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쉬었다 갔으면 하는 생각이 절로 든다. 팀이 나무로 불을 지핀 석쇠에다 구워 준 스테이크로 저녁식사를 챙겨 먹고 다시 숙소로 향하는 길에 오른다. 그리 길지 않은 시간이었지만 팀과 제인의 따뜻한 마음 씀씀이 때문이었을까? 아쉬움이 밀려든다. 숙소로 돌아오는 길, 지평선의 나무 그림자가 아름답다. 


이정표도 아름다운 곳, 리치몬드

호바트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진정한 중세 유럽풍 마을을 만날 수 있다. 호바트 북동쪽 24km 정도, 차로 30분 정도면 도달할 수 있는 이곳은 1820년대의 모습이 아직도 그대로 남아 있는 곳이다. 마을 한가운데를 흐르는 콜강(Cole River)에는 호주에서 가장 오래된 석조다리인 리치몬드 다리가 세워져 있다(1823~1825년 건축). 태즈매니아로 유형된 죄수들에 의해 지어졌다는 이 다리는 다리 근처에 있는 성요한 성당과 함께 한 폭의 그림 같은 풍경을 자아낸다. 

이 마을에 들어서면 일단 마음 한 가득 여유로움, 느긋함과 함께 따사로운 햇볕의 경쾌함을 느낄 수 있다. 화장실을 알리는 신사, 숙녀의 이정표, 어느 집 앞의 작은 우체통 그리고 우체국을 알리는 이정표까지 마을과 어우러진 풍경 하나하나가 정겹다. 


태즈매니아의 청정해역을 굴 속에 담아

태즈매니아 호바트 공항 인근의 Barilla Bay 굴농장. 태즈매니아에서 가장 큰 굴농장 중의 한 곳인 이곳에서는 태즈매니아의 깨끗함을 담은 굴을 맛볼 수 있다. 깨끗함으로 보자면 어느 곳과 비교해서도 뒤지지 않는 태즈매니아답게 이곳에서 양식되는 굴 또한 그 맛이 일품이다. 수확된 굴은 호주 본섬을 비롯해 해외로도 수출되는데 태즈매니아의 굴은 그 맛과 영양이 일품이라 특히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곳 레스토랑에서는 굴로 만든 다양한 요리와 함께 굴을 원료로 한 다양한 제품을 만나 볼 수 있다. 특히 가장 신기했던 건, 굴 성분이 들어간 맥주. 흑맥주 계통으로 만들어, 굴의 바다내음이 맥주에서 은근히 느껴지는데, 술을 좋아하는 기자이긴 하지만 솔직히 썩 입맛에 맞는 것 같지는 않았다. 하지만 경험 삼아 한번 맛보기를 추천한다. 혹시 아는가? 당신의 체세포 속에 당신도 알지 못했던 굴의 인자가 녹아들어가 있어 기막힌 인연이 될지도 모르는 일.


포트아서의 참혹한 역사 비참한 아름다움을 만들다

서두에 설명했다시피 호주의 역사는 영국 죄수 유형의 역사와 그 시작을 같이한다. 태즈매니아는 그 두 번째 도시로서 호주 역사에 한 페이지를 장식하는 곳인데 특히 포트아서(Port Arthur)는 그 역사의 살아있는 현장이다. 

태즈매니아에서도 남동부 끝자락에 자리잡은 태즈만 페닌슐러는 그 지리적 요건 때문에 죄수들을 한데 가두고 관리하기 쉬운 지리적 장점을 가진 곳이다. 지금 이곳은 태즈매니아의 역사와 자연이 한데 녹아든 곳으로서 이곳을 가보지 않고서는 태즈매니아에 다녀왔다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한 곳이다. 

포트아서는 감옥이다. 섬인 태즈매니아에서도 반도의 끝자락을 이용해 만든 이곳 감옥은 1830년부터 1877년까지 영국에서 이송된 1만2,700여 명의 죄수들이 감옥살이를 하던 곳이다. 그러나 지금 이곳 포트아서의 풍경은 너무나 아름답다. 죄수들에 의해 지어진 황금색 사암 건물은 초록의 풍경과 하늘과 함께 비참한 아름다움을 선사한다. 이곳에 갇혔던 한 죄수의 말이 기억 속에서 지워지지 않는다. “감옥은 거대한 기계다. 순응하면 아무 일 없겠지만 반항한다면 당신은 부서질 것”이라는 1870년대 한 죄수의 말이 이곳 포트아서의 잔혹함을 잘 나타내 준다. 

포트아서 앞 바다를 운항하는 배를 타고 잠시 상상의 나래를 펼쳐 보면 어떨까? 때는 1800년대 중반, 죄수들이 탄 배가 이곳 포트아서의 항에 가까워진다. 유럽 땅에서 출발, 멀고 먼 이곳에 도달하기 위해 거친 바다와 싸우던 배 안에서의 고된 시간이 끝나고 포트아서의 대자연과 맑은 날씨가 눈앞에 펼쳐진다. 과연 그들의 심정은 어땠을까? 따사로운 햇살이 결코 반갑지만은 않았을 그들에게 이곳 태즈매니아는 어떤 곳이었을까?

악마의 땅?  태즈매니아




태즈매니아를 상징할 수 있는 것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단연 ‘태즈매니안 데블(Tasmanian Devil)’을 빼놓을 수 없다. 토끼만한 크기의 검은색 육식동물인 태즈매니안 데블은 귀여운 그 생김새와는 달리 야행성의 육식동물로서 죽은 동물의 고기를 주로 먹고 산다. 여러 가지 환경적 요소와 전염병 등으로 현재 태즈매니아에서도 각별한 보호를 받고 있다. 이곳 태즈매니안 반도에 위치한 ‘태즈매니안 데블 공원’에서는 태즈매니안 데블을 비롯해 호주의 각종 동물들을 만나 볼 수 있다. 

태즈매니안 데블은 오직 태즈매니아에서만 볼 수 있는 동물로서 미국 애니메이션에서 ‘태즈’라는 애칭으로 캐릭터화돼, 인기를 끌기도 했다. 태즈매니아 곳곳에서 이를 캐릭터화한 인형이나 각종 상품들을 만날 수 있다. 

이곳 공원에서는 데블들에게 먹이를 주는 광경을 만날 수 있는데 귀여운 모습과는 달리 죽은 동물의 고기를 뼈까지 통째로 씹어 먹는 태즈매니안 데블의 모습을 보면 왜 데블이라는 이름을 붙였는지 이해가 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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