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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파리 ③ winter of paris... sweets 달달한 간식은 추위를 나는 힘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7.12.2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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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절의 영향은 식사는 물론 디저트에까지 미친다. 더위 앞에 탄산음료와 빙수를 탐했다면, 겨울철에는 그저 따뜻한 차와 달달한 디저트가 간절하다. 뼛속까지 파고드는 파리의 찬바람을 견디기 위해선 단기간 열량을 높여 줄 당분이 필수! 마카롱, 몽블랑, 글루바인 등 그 이름만으로도 낯선 파리지앙들의 겨울 간식.


ⓒ트래비

부드럽고 쫀득한 마카롱의 유혹  피에르 에르메

마카롱(Macaron)은 두툼한 비스킷 형태의 프랑스 고급 과자를 일컫는다. 1533년 이탈리아 메디치가에 의해 프랑스로 전해진 뒤 현재까지 차와 곁들여 먹는 최고의 간식으로 파리지앙들의 편애를 받아 왔다. 계란흰자, 설탕, 아몬드 가루 등 소박한 재료에 비해 그 조리법이 까다로운 편인데, 윤기 흐르는 두툼한 비스킷 속에 피스타치오, 캐러멜, 초콜릿 등 다양한 맛을 담는 데 주안점을 둔다.

파리에서 맛있는 마카롱을 맛보고 싶다면 단연 ‘피에르 에르메(Pierre Herm´e)’를 추천한다. 생제르맹 지역에 위치한 이 고급 파티세리는 프랑스 제과계의 신화 ‘피에르 에르메’가 만든 마카롱 탓에 늘 문전성시를 이룬다. 일본 전역에도 지점을 낼 만큼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곳. 올 블랙의 단아하고 고급스런 디스플레이를 지나 매장 가득 진열된 수십종의 마카롱이 식욕을 자극한다. 차와 곁들이는 탓에 대부분 당도가 높은 편이며, 그 가운데 장미향이 나는 로즈 마카롱, 고소한 피스타치오 마카롱이 인기. 이 밖에 생 초콜릿 등도 판매하며 매장 내 좌석이 없어 포장만 가능하다. 미니 마카롱은 개당 6유로.

※ 주소 72 Rue des Bonaparte ※ 영업시간 오전 10시~오후 7시(월요일 휴무)
※ 문의 +33 01 43 54 47 77
www.pierreherme.com

구운 사과파이는 더욱 달콤해  아르노 들몽뜰

미레이유 쥴리아노의 에세이 <프랑스 여자는 살찌지 않는다>에는 파리의 겨울밤이 사과로 얼마나 풍성해지는지가 잘 드러난다. 그녀의 표현을 빌자면 ‘가을부터 창고 가득 쌓인 사과는 겨울을 나는 월동 간식’으로 묘사된다. 대부분의 사과는 파리지앙들이 좋아하는 타르트에 얹어 달콤하게 구워지곤 한다. 열이 가해진 사과 조각은 수분을 잃고 홀쭉해지지만, 그 안에 응집된 당도를 듬뿍 맛볼 수 있는 까닭이다. 타르트의 바삭거리는 촉감이 토핑된 사과와 만났을 때, 그 맛은 한겨울 즐거운 탄성을 지르게 한다.

파리 시청이 주관한 ‘2007년 바게트 경연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아르노 들몽뜰(Arnaud Delmontle)’은 쉐프 아르노 들몽뜰의 이름을 건 파티세리이다. 수상 덕분에 이곳은 지난 1년간 프랑스 대통령이 머무는 엘리제궁에 바게트를 공급해 왔는데, 외관은 기대와 달리 소박하다. 화려한 치장과 선전 문구는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수수한 모습이다. 이곳은 바게트로 유명세를 치루고 있지만, 사실 기존까지는 사과 타르트가 맛있기로 유명했다. 귤과 사과가 얹어진 달콤한 타르트는 혼자 먹기에 푸짐해 보기만 해도 흡족하다. 협소한 매장에 들어서기 무섭게 순식간에 손님들의 줄이 이어지는 특별한 경험을 하게 된다. 빵이 나오는 족족 순식간에 판매가 되고 보니 하얀 모자를 머리에 인 쉐프들은 매장에 빵을 가지고 나오느라 늘 분주하다.

※주소 39 Rue des Martyrs 영업시간 오전 7시~오후 8시30분 문의 +33 01 48 78 29 33
www.arnaud-delmonte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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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을 녹이는 뜨거운 레드와인  글루바인

북유럽과 독일 등지에서 유래된 ‘글루바인(Glu"ehwein)’은 따뜻하게 데운 레드와인을 일컫는다. 쉽게는 레몬·계피가루 등을 넣어 진하게 끓여 ‘핫 레드 와인’으로 통용되기도 한다. 파리에 추위가 찾아오면 많은 사람들은 단돈 2~3유로에 몸을 녹이는데, 마치 우리나라 팥죽처럼 국자로 떠 담아 주는 모습이 친근하다. 만일 글루바인을 먹고 싶다면, 크레페를 파는 길거리 점포를 둘러보자. 글루바인보다는 ‘Hot Red Wine’이라는 글귀로 더욱 쉽게 찾을 수 있다. 뜨거운 와인 한잔을 손에 들고 입김을 불 때면, 코끝 가득 독한 와인 향이 제대로 우러난다. 역시나, 알콜 섞인 뜨거운 와인은 언 몸을 녹이는 데 즉효. 마치 커피 마시듯 홀짝거리며 거리를 활보하는 건, 파리의 겨울에나 가능한 일탈이다.

켜켜이 쌓인 마롱크림의 유혹  안젤리나

파리의 겨울밤은 카페에 앉아 달콤한 디저트들을 음미하기 최적의 계절. 그 가운데 ‘몽블랑(Mont Blanc)’은 알프스 산맥 최고봉의 이름을 빗대 만든 달콤한 디저트로 ‘살롱 드 테(Salon de The)’라 불리는 프랑스인들의 차 문화와 함께해 왔다. 속 깊이 하얀 커스터드 크림을 숨긴 몽블랑은 그 위로 켜켜이 마롱크림(밤 크림)을 휘휘 두른, 마치 머핀 케이크 같은 모양이다. 포크로 한 줄씩 벗겨 먹으며 차 한잔에 목을 축이면 기분 좋은 당분을 섭취할 수 있다. 

파리에서 가장 맛있는 몽블랑을 먹을 수 있는 카페 ‘안젤리나(Angelina)’는 소개되지 않은 가이드북이 없을 정도로 유명세를 치르는 곳이다. 튈르리 공원 근처에 자리한 탓에 늘 문전성시를 이루는데, 럼플메이에르 저택을 개조한 유럽풍 인테리어가 눈길을 끈다. 1층이 시끄럽고 활기 띤 분위기라면, 2층은 한결 조용하고 차분하다. 매장 안 쪽에는 벽면에 프레스코화가 그려져 시각적인 감상을 요한다. 머리끝까지 저릿해지는 몽블랑 한 조각에 안젤리나 잎 티를 곁들일 때면, 창문 밖까지 늘어선 대기자들의 긴긴 줄에 절로 웃음이 난다. 여름철 성수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산하다는 점도 겨울여행이 지닌 장점. 몽블랑 6유로 정도.

※ 주소 226 Rue de Rivoli 영업시간 오전 9시15분~오후 7시(월~금요일), 오전 9시15분~오후 7시30분(토~일요일) 문의 +33 01 42 60 82 00

‘사계절 맛있는’ 파리의 스테디셀러

ⓒ트래비

바게트 크루아상과 함께 프랑스인들의 주식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빵이다. 기존의 둥근 형태에서 긴 막대 모양으로 바뀐 데에는 나폴레옹 시대 러시아와의 전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기존까지 둥근 형태를 유지했던 바게트는 짐을 꾸리는 군인들을 위해 휴대 간편한 모양으로 변신을 꾀한 결과, 가방이나 주머니에 쑤셔 넣기 편리한 모양으로 바뀌었다. 빵 만들 시간을 최소화하기 위해선 그저 볼품없는 길다란 빵을 고집해야 했다는 설도 있다. 맛있는 바게트란 썰었을 때 바삭할 정도로 딱딱하며 그 안은 식빵처럼 부드럽고 고소한 것을 최고로 친다. 파리에서는 매년 파리시청에서 주관하는 ‘바게트 경연대회’가 열리는데, 1위 입상자에게는 대통령에게 1년간 매일 아침 바게트를 공급하는 영광이 주어진다. 140여 개의 파티세리들이 깐깐한 심사위원 20인의 입맛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열정으로 파리의 사계절은 늘 고소한 바게트 향이 거리를 진동한다.  

크레이프 우리식으로 치면 일종의 부침개라 할 수 있는 파리의 저렴한 간식거리. 어디서나 심심찮게 발견되는 크레이프는 둥근 철판 위에 얇은 밀가루 반죽을 두른 뒤 식성에 따라 재료들을 얹어 먹을 수 있다. 가판대에선 2~3유로, 가게 내에선 6~8유로면 먹는다. 보통은 햄, 치즈, 계란 등을 넣어 한 끼 대용으로 때우며, 가벼운 간식의 경우 초콜릿 시럽을 듬뿍 발라 먹기도 한다. 소르본 대학가, 몽파르나스역 주변은 크레이프 전문점 밀집 지역으로 명성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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