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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 ① 아프리카 그 곳엔 행복한 바람이 분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1.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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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는 어느 배우의 책 제목처럼 아프리카 흑인들을 떠올릴 때면 처절한 가난과 기근이 먼저 생각났다. 그러나 최근 남아프리카 여행을 다녀온 여행자라면 분명 아프리카에 대해 새로운 눈을 떴으리라. 세상에서 가장 맑은 바람이 부는 테이블마운틴을, 카페와 스타일리시한 호텔들이 즐비한 거리를, 2010년 월드컵 준비에 활기가 넘치는 아프리카를 만났을 테니까.  

에디터  오경연 기자   글·사진  방금숙 기자 
사진협조  코오롱세계일주 최지원 팀장, 클럽리치 배기헌 팀장
취재협조  사우스아프리카항공 02-775-4697
www.flysaa.com┃아프릭코리아 02-733-0909


ⓒ트래비

:: Cape town ::

아프리카 하면 뭐가 떠올라?”
“물소. 왠지 검은 소 같은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그럼 케이프타운 하면?”
“아프리카의 유럽 아냐? 그냥 왠지 깨끗한 도시일 것만 같아.”
“그럼 요하네스버그는?
“……”

11개의 언어를 쓰는 ‘레인보우 컨트리’ 


ⓒ트래비

아프리카 대륙 최남단에 위치한 남아프리카공화국 케이프타운. 귀에 익은 이름이지만 실상, 이 땅을 밟으면서 느낀 것은 아프리카에 대해 몰라도 너무 모른다는 사실이었다. 

남아공은 한반도의 약 5.5배, 남한의 약 12배에 달하는 크기로 국토 면적은 약 121만9,090km2.  남아공은 사시사철 온화한 기후이며, 하루 평균 일조량은 평균 8.5시간. 햇살은 따사롭지만 아침 저녁으로는 쌀쌀하다. 온대성 기후 지역인 탓에 한여름인 12월에는 낮 최고 기온이 30~40도로 덥고, 7월 한겨울에도 낮 최고 기온은 15~20도 정도로 따뜻하다.

남아공의 공식 언어는 영어다. 영어만 좀 할 줄 알아도 여행이 불편하지 않다. 그런데 실제 아프리카에서 영어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인구는 약 8.2%에 불과하다. ‘레인보우 컨트리(Rianbow Country)’라는 애칭처럼 남아공에는 영어를 비롯해 아프리칸스어, 줄루어, 코사어, 페디어, 은데벨레어, 소토어를 비롯해 총 11개 언어가 공식 언어로 쓰이고 있다. 

케이프 반도에 위치한 케이프타운은 남아공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다. 유럽풍 도시 풍광을 간직한 케이프타운은, 남아공 사람들이 이곳에서 자신들의 역사가 시작됐다고 해서 ‘마더 시티’라고 부른다. 남아공은 행정, 사법, 입법 3개의 수도로 나뉘어 있는데 케이프타운은 입법 수도다. 행정 수도는 프레토리아이고 사법 수도는 블룸폰테인이다. 

역사적 배경을 굳이 말하지 않더라도 케이프타운은 ‘관광 도시’로서의 면모가 물씬 풍긴다. 테이블마운틴이 만들어낸 빼어난 광경, 어디서든 대서양, 인도양 바다가 바라다보이는 절묘한 풍광, 여기에 더해 1만4,000종의 다양한 식물군까지 자리해 세계 6대 식물의 보고로도 알려져 있다. 


ⓒ트래비

:: Table Mountain ::
 
해피 바이러스가 가슴속에 스며들다


ⓒ트래비

새벽엔 구름이 잔뜩 끼었더니 아침 햇살이 맑다. 가이드는 ‘테이블마운틴’부터 오르자고 한다. 변덕스러운 날씨 때문에 ‘날이 좋으면 다 제쳐두고 테이블마운틴부터’라는 나름의 여행 공식이 있는 셈이다. 

이틀 동안 날씨 탓에 케이블카가 운행되지 않았다더니 케이블카를 타는 입구부터 많은 사람들로 북적인다. 둘러보니 동양에서 온 여행객은 우리뿐이다. 사실 ‘아프리카의 유럽’이라 불리는 케이프타운은 이곳뿐 아니라 어디를 가도 백인들 천국이다. 남아공 인구 전체에서 백인의 비중이 15%에 불과하지만 케이프타운만큼은 백인이 흑인보다 많다. 

테이블마운틴, 그 이름 한번 참 잘 지었다. 케이블카를 타고 깎아지른 절벽을 오르면 놀랍게도 딱 칼로 자른 듯 평평한 땅이 나온다. 정상까지 4분, 케이블카가 360도 빙빙 돌면서 올라가기에 바다와 절벽, 유럽풍의 도시 풍광을 골고루 조망한다.  

산 정상에서 내려다보는 케이프타운은 또 새롭다. 테이블마운틴은 약 8억5,000만년 전 바다 속 모래땅이 융기하고, 모진 비바람에 모서리가 깎여 내려가면서 만들어졌다. 절벽 가장자리를 따라 이어진 길을 한 바퀴 도는 동안 해안가의 모래사장과 푸른 하늘을 배경으로 보이는 붉은 지붕의 주택들이 이국적이다. 해변 앞 바다에는 만델라 전 대통령이 28년의 수감생활 중 18년간이나 수감돼 있었다는 ‘로빈섬’도 있다. 정상 위, 거센 바람에 키가 크지 못한 야생화와 잡목들은 오히려 조화롭다.  

산 위에서 느릿느릿 근심 없고 풍족한 표정으로 사람들은 산책을 즐긴다. 절벽 끝마다 전망대가 걸려 있다. 손을 잡고 걷던 연인들은 사랑을 속삭인다. 찬 대서양과 따뜻한 인도양의 기류가 만나 만들어진 바람이 귀를 간질인다. 숨만 쉬는데도 가슴 깊숙이 행복함이 밀려온다. 혹시 이곳에 부는 바람 속에는 ‘해피 바이러스’가 있는 게 아닐까. 

케이프타운 위에 우뚝 솟은 테이블마운틴에서부터 대륙의 끝이라 불리는 희망봉까지 그 산세가 이어진다. 이처럼 테이블마운틴국립공원은 케이프반도 면적의 4분의 3을 뒤덮고 있다. 타운 전체가 국립공원에 안긴 듯 케이프타운은 가는 길마다 바다와 숲이 전하는 아름다움에 눈을 뗄 수 없을 지경이다.

:: Kirstenbosch National Botanical Garden::

세계 최대 규모의 야생식물원



ⓒ트래비

테이블마운틴의 동쪽 경사면에 자리한‘커스텐보쉬 국립식물원’은 세계 7대 식물원 중 하나. 남아프리카에서 자생하는 식물들을 모아놓은 대단위 식물원으로 관광객뿐 아니라 시민들의 피크닉 장소로 이용되고 있다. 식물원은 총 9개 섹션으로 나뉘는데 케이프타운에서 발견된 약 2,500여 종의 식물들이 전시되고 있는 피닌슐러 가든을 비롯해 의학가든, 향기 가든, 프로테리아가든, 레스티오가든 등을 둘러보게 된다. 빨리 돌아보면 한 시간 정도 소요. 여름에는 선셋 음악콘서트도 구경할 수 있다.

:: Simon's town ::
 
귀여운 펭귄, 내 모자 돌리도~


테이블마운틴을 내려와 자동차는 ‘사이먼스타운’으로 향한다. 케이프타운에 이어 만들어진 두 번째 도시다. 이곳은 해군기지와 네덜란드 양식의 저택들이 우아하고 아름답게 자리한 곳으로 남극에서나 볼 법한 펭귄들이 산다. 

볼더스비치. 산책로를 지나니 펭귄들이 일광욕 삼매경에 빠져 있다. 남극 펭귄의 10분의 1 크기의 자카드펭귄이다. 이 아프리카 펭귄은 키 30cm, 몸무게 2~4kg 정도로 앙증맞은 모습. 산책로 가까이 자리잡은 펭귄들은 관광객의 카메라 세례에도 아랑곳없이 태연하게 자신들의 일상을 살아가고 있다.

펭귄들이 길로 나오는 일이 빈번해지면서 현재는 울타리로 장막을 쳐놓았다. 1900년대 110만 마리에 달하던 펭귄은 현재 2,000여 마리만이 남았다. 학자들은 2050년에는 멸종될 것으로 보고 있다니 왠지 인간의 이기심 때문인 것 같아 안타깝다. 

멀뚱멀뚱 펭귄 무리를 마주하고 있는데 거센 바람에 모자가 날려 무리 앞에 툭 떨어진다. 앗, 하나뿐인 내 모자! 고민하던 찰나 안내원이 지나간다. 사정을 얘기하고 모자를 꺼내 달라고 하는데 예상과 달리 매우 곤란한 표정을 짓는다. 그가 울타리를 훌쩍 뛰어 넘어 들어가자 펭귄들이 뒤뚱거리며 일제히 흩어진다. “미안해 펭귄들아, 나른한 일광욕을 방해해서…”

:: Waterfront ::
 
활기찬 케이프타운을 즐기고 싶다면!

이번엔 활기 넘치는 도시의 분위기를 느낄 차례다. 여행자들이 쇼핑과 문화를 향유하기 위해 가장 많이 들리는 지역이 바로 ‘워터프런트’. 이곳엔 분위기 좋은 노천카페와 다양한 시푸드를 즐길 수 있는 고품격 레스토랑, 그리고 거대한 쇼핑몰과 수많은 상점을 거느린 쇼핑 거리가 들어서 있다. 물건을 산 후 영수증을 받아두면 요하네스버그공항을 떠날 때 14% 환급을 받을 수 있으니 챙기도록 하자.


ⓒ트래비

이곳은 예전에 크고 작은 배가 정박하던 곳이었는데, 요즘은 관광객을 실어 나르는 하버 크루즈 요트와 일부 작은 어선만이 분주히 오갈 뿐, 선박들의 왕래는 거의 없다. 대신 관광객들은 줄지어 이곳을 찾고 다채로운 길거리 공연이 펼쳐져 밤낮없이 인산인해를 이룬다. 라이브 카페 등이 즐비한 인근 롱스트리와 함께 밤 문화를 즐길 수 있는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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