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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저우제륜 (周杰倫) 피아노 선율을 타고 날아온 Sweet Guy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2.0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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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동성(同性)이었더라면 “얄미워 죽겠어!”라며 질시했을 그의 다재다능함은, 이성(異性)의 눈으로 바라볼 때 ‘이보다 더 완벽할 수 없는’ 마력으로 돌변한다. 타이완을 위시한 중화권에서는 ‘가수’로서 탄탄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저우제룬이 ‘배우’로서 우리나라를 처음으로 공식 방문했다. 4살부터 피아노를 연주하고 16살부터 작사, 작곡을 시작했다는 이 ‘천재’의 매력의 끝은 어디일까.

글 오경연  기자  사진 Travie photographer 엄두용

* 이 기사에는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주요 장면, 결말에 대한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영화의 전체 줄거리에 관한 내용은 61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재미있게 영화 찍었어요”

쌀쌀한 칼바람이 몰아치던 1월9일, 저우제룬이 무대인사를 하기로 예정된 명동 스폰지하우스는 팬들의 기대와 설렘, 흥분으로 바깥의 추위가 무색하리만치 뜨겁게 달아올랐다. 약간은 어색한 발음으로 “안녕하세요”라고 우리나라 말로 인사하며 무대 위로 등장하는 저우제룬의 모습에 여기저기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그는 예상을 뛰어넘는 팬들의 열렬한 호응이 무척이나 반가운 듯했다. 비공식적으로는 몇 번 우리나라를 방문한 적이 있지만, 공식적으로는 첫 방문. 예전에 한국에 왔을 때 무엇을 했느냐는 질문에 저우제룬은 “서울은 조명이 화려하고 거리가 예뻐서, 아무것도 안하고 길거리를 돌아다니기만 해도 좋았어요”라고 답했다. 평소 오토바이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메이드 인 코리아’ 오토바이를 쇼핑했단다. 

주지하다시피 그의 ‘본업’은 영화배우가 아니다. 익숙한 타이틀인 ‘가수’로서가 아니라 난생 처음으로 시도한 ‘배우’로서 한국을 찾은 저우제룬에게 이번 영화작업에 대한 질문이 집중되었음은 당연지사. “첫 영화작업부터 감독, 각본, 주연을 도맡았기 때문에 흥행에 대한 큰 기대는 없었어요. 친구들과 함께 추억에 남을 만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서, 재미있게 일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그의 겸손함이 무색하리만치 <말할 수 없는 비밀>은 승승장구 중이다. 이미 타이완, 홍콩, 중국에서 박스오피스 1위를 석권한 것은 물론 지난해 ‘금마장 영화제’에서 ‘올해의 타이완영화상’을 수상하는 등 흥행성과 작품성을 고루 인정받았다.

영화 <말할 수 없는 비밀>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마치 한 폭의 그림처럼 펼쳐지는 영상미이다. 타이완에서 아름다운 석양으로 유명한 지역인 딴슈이(淡水)에서의 올 로케이션으로 촬영되었으며, 영화의 주무대인 예술고등학교는 실제로 저우제룬이 학창시절을 보냈던 딴쟝고등학교이다. 그는 “학교를 다닐 당시부터 교정과 이 지역이 너무 아름답다고 줄곧 생각해 왔기 때문에, 영화를 제작하게 되었을 때 관객들에게 꼭 보여 주고 싶다는 마음에 주저없이 딴슈이를 촬영지로 선택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그의 첫사랑을 바탕으로 했다는 영화 줄거리만큼이나 영화 속 배경 역시 저우제룬의 추억에 상당 부분 빚을 지고 있는 셈이다.


ⓒ트래비

<말할 수 없는 비밀>을 관통하는 화두, 음악

판타지, 미스터리, 멜로, 음악…. 누구나 간직하고 있을 아련한 첫사랑의 기억을 두드리는, 이 사랑스런 영화의 장르를 정의하기란 요원해 보인다. ‘상륜(저우제룬 분)’이 ‘샤오위(계륜미 분)’와 옥상에서 지는 해를 바라보며 달콤한 첫키스를 나눌 때에는 전형적인 로맨스물인가 싶더니, ‘비밀(Secret)’이라는 곡을 연주하는 순간 과거로 돌아간다는 설정에서는 판타지 공식이 추가된다. 게다가 전반적인 영화의 줄거리에 지대한 영향을 끼치는 ‘음악’이라는 재료까지 더해지니, 감독으로서 저우제룬이 과도한 욕심을 부렸다는 성급한 추측마저 든다. 하지만 이들 요소가 위화감 없이 ‘씨실’과 ‘날실’로 교차되면서 <말할 수 없는 비밀>이라는 한 폭의 천으로 완성되는 순간, 저우제룬의 영화적 감각에 다시 한번 감탄하게 된다. 

영화에 맞먹을 만큼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는 주제곡(OST) 역시 저우제룬의 작품이다. 2000년부터  첫 앨범을 발표한 이래 아시아권에서 1,0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기록을 보유한 저우제룬의 음악적 역량은 <말할 수 없는 비밀>에서 절정에 달한다. 영화 속 피아노 배틀 장면은 영화를 본 사람들이 만장일치로 손꼽는 백미 중 백미. 상륜이 쇼팽의 ‘흑건’, 왈츠와 같은 명곡들을 자신의 감정과 기교를 넣어 가며 변주곡으로 막힘없이 연주해 나가는 장면은 소름이 돋을 정도이다. 샤오위와 함께 피아노실에서 연탄곡을 치는 컷, 상륜이 과거로 돌아가기 위해 허물어져 가는 피아노실에서 시간에 쫓기면서 피아노를 신들린 듯 두드리는 장면들을 잇달아 보노라면 저우제룬의 신기(神奇)에 가까운 화려한 연주 솜씨에 거듭 감탄할 수밖에 없다. 영화의 매력을 십분 더해 주는 매끄러운 피아노 선율은, 엔딩 크레딧이 올라간 이후에도 내내 귓가를 맴돈다.

운 좋게도 그의 달콤한 연주 실력을 이번 방한 때 직접 확인할 수 있었다. 저우제룬이 무대에 마련된 그랜드 피아노에 앉아 <말할 수 없는 비밀>의 주제곡인 ‘부넝슈어더미미(不能說的秘密)’를 연주할 때, 팬들은 낯선 중국어 가사를 익숙하게 따라 부르며 영화 속 ‘상륜’과 재회했다. 비록 이번에는 배우로서 우리나라를 찾았기에 그가 직접 노래하는 모습은 볼 수 없었지만, 다음 앨범작업에 곧 돌입할 예정이라니 머지않아 ‘가수’ 저우제룬을 만날 수 있으리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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