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4인4색 일본북부탐험 ③ 아오모리 Enjoy 4 - 불꽃놀이, 도와다호 겨울 이야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2.20 00: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선착장에서 걸어서 10분 거리에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 ‘도와다코 후유모노가타리(十和田湖 冬物語)’ 행사장이 자리한다. 우리말로 ‘도와다호의 겨울이야기’를 뜻하는 축제는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되었다. 이글루와 얼음조각은 물론, 야외무대에서는 샤미센 연주와 불꽃놀이가 하이라이트. 2월 내내 펼쳐지는 축제기간 동안 얼음나라에 입성한 모든 이들은 움츠러든 몸과 마음을 한바탕 흥으로 녹여낸다.

 Welcome to the Winterland!


ⓒ트래비

축제 ‘겨울 이야기’의 서막은 투박한 얼음궁전에서 시작된다. 때는 기웃기웃 석양이 물들기 시작하는 오후 4시, 도와다호에서 낯선 거리를 향해 걷던 두 남자는 오른 코너를 도는 순간 대형 얼음 조각상과 마주한다. 드디어 페스티벌 입구에 도착한 셈. 사각형으로 투박하게 깎아내린 조형물 안에는 작은 프레임이 일정하게 파여 있는데, 그 안에 설치된 전구들은 미리부터 밤을 기다리게 만든다. 조명으로 빛나는 얼음 조각들은 얼마나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할까. 행사장을 둘러보는 것으로 본격적인 겨울이야기 탐독에 나섰다.

걸어서 1시간 정도면 충분히 즐길 수 있는 행사장 내부는 인포메이션 센터, 음식코너, 체험장, 이글루바, 야외무대 등으로 구성됐다. “정우씨, 저거 토토로 아냐?” “그 옆은 도라에몽인데요?” “어딘가 피카추도 있을 것 같은데.” 추억의 만화들이 새록새록 떠오르면서 청혁과 정우는 한껏 동심에 젖어든다. 일본의 유명 만화캐릭터들을 본뜬 친근한 얼음상들은 아이들의 미끄럼들과, 썰매장이 되어 준다. 족히 3~4세밖에 되지 않은 어린 꼬마들, 심지어는 갓 돌을 넘긴 간난 아기까지 귀여운 방한복을 차려입고 겨울을 누구보다 씩씩하게 즐기고 있었다. 

한참 동안 놀이를 즐긴 두 남자는 한기를 피해 이글루 안으로 들어선다. 내부는 얼음 테이블이 마련된 ‘아이스 바(Ice Bar)’. 역시나 신이 난 쪽은 정우다. 500엔짜리 보드카 두 잔을 주문하며 모처럼 에스키모 흉내도 내 본다. 독한 술 한모금이 기도를 타고 흐르자 알싸한 열기가 몸 안을 뜨겁게 데운다. 핫 레드와인 ‘글루바인’ 한 잔은 행사장 곳곳을 돌며 마셔도 무한 리필되는 반가운 팁이다. 남자들의 여행은 ‘음주(飮酒)와 ‘주사(酒邪)’에 의해서 기억된다던가. 독한 술로 쓰여지는 그들의 겨울이야기, 이거 영 ‘아오모리 음주 기행’으로 끝날 듯한 예감이 든다.


ⓒ트래비

축제의 밤은 깊어 간다  



행사장 한 쪽에 마련된 부스 안에는 아오모리의 유명한 음식들을 여러 종류 맛볼 수 있다. 풍부한 해산물의 보고답게 가리비 꼬치구이와 어묵 탕은 기본, 라멘과 우동, 야키소바와 다코야키 등 일본의 손쉬운 먹거리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청혁과 정우는 아사히 맥주를 곁들여 훌훌 우동 한 그릇씩을 해치우는데, 서둘러  나가야 본 축제를 가까이 관람할 수 있는 까닭이다. 

오후 7시부터 시작되는 무대 행사에는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지역 주민들로 가득하다. 진행자는 가장 멀리서 온 관객들을 묻고, 그 중 오사카에서 온 무리들이 손을 들던 차, “캉코쿠데쓰(한국이요)~!”라며 청혁이 외친다. 일순간 모든 관중의 시선이 두 남자에게 쏠리고, 진행자는 반갑게 환영의 인사를 건넌다.

유명한 향토예능연구회의 샤미센 연주로 축제는 한껏 달아오른다. 이 3줄짜리 민속 현악기의 기계적인 선율은 모두를 우수에 젖게 만든다. 리더 나루미씨는 작년 국내에서도 공연을 한 바 있다. 우리나라 아쟁과 비슷하나 서양 기타처럼 손으로 튕기는 주법은 추운 겨울 날씨를 이기려는 듯 한결 빠르고 탄력적이다.

연주가 끝나자 무서운 탈을 쓴 괴수들이 객석 아래로 성큼성큼 몰려오기 시작했다. 도깨비를 상징하는 위협적인 탈은 아오모리의 여름축제 ‘네부타’ 떠올리게 한다. 우렁찬 북소리와 함께 “랏세랏세랏세라~!“를 추임새로 넣으며 양발을 겅중겅중 들어 올리는 네부타 축제는 2시간 동안 아오모리의 여름을 뜨겁게 달궈 놓는단다. 

잠깐 동안의 맛보기였지만, 한겨울에 즐기는 여름 축제 또한 이색적인 경험이다. 어느새 창혁과 정우의 이마에 송골송골 땀방울이 맺힌다. 

축제의 하이라이트! 오후 8시, 드디어 10분간의 불꽃놀이가 시작됐다. 모두가 두 손을 모아 간절히 소원을 비는 동안 무대 뒤편으로 엄청난 굉음이 쉴 새 없이 쏟아진다. ‘피융~’ 외마디로 솟아오른 불씨들은 허공 위로 올라 느릿한 포물선을 그리며 감동적으로 타들어간다. 장작불처럼 수줍게 흩날리는 밤하늘 불꽃을 바라보며 모두는 새해의 결심을 새로이 다진다. 아오모리 사람들에게 한 해의 진정한 출발은 2월에서부터이듯. 모두는 그렇게 겨울의 정점을 기억하며 다가올 봄을 기다리는 긴 기다림을 기쁘게 받아들인다. 두 남자 역시 각자의 소원들을 가슴에 새겼을까. 하지만, 아무도 입 밖으로 뱉어내진 않는다. 소원은 말하지 않을 때야 더욱 간절해지는 법. 이제는 화려한 축제를 뒤로하고 새로운 계절을 맞아야 자신과의 약속을 지켜 나가야 할 때다.


ⓒ트래비

개최일시 2008년 2월1일~24일 오픈시간 오후 5시~오후 9시/ 불꽃축제 오후 8시부터 10분간 장소 도와다호반 야스미야 특설이벤트회장 문의 +81 017 675 2425 www.towadakofuyumonogatari.com/main.html

왁스볼 만들기


ⓒ트래비

1
물풍선의 매듭 위 부분을 잡고 데운 파라핀 용액에 2/3 정도 넣었다 뺀다. 식으면서 표면에 하얀 점막이 형성되는데 이 같은 과정을 25회 정도 반복한다.

2
두꺼워진 파라핀 점막 위로 나무젓가락을 이용해 원하는 색종이 문양을 붙인다. 파라핀 용액을 접착제로 이용하면 한결 쉽다. 완성되면 다시 풍선을 2~3차례 파라핀 용액에 넣고 코팅을 입힌다.

3
파라핀 용액이 마르면 풍선을 거꾸로 뒤집는다. 한 손으로 왁스볼 아래 부분을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집게 핀을 풀어 풍선에 담긴 물을 빼낸다.

4
나만의 완성품을 들고 기념촬영! 1인당 500엔, 20분 정도면 누구나 자신이 원하는 디자인을 만들어 가질 수 있다. 


-주간여행정보매거진 트래비(www.travie.com) 저작권자 ⓒ트래비.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저작권자 © 트래비 매거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최신기사
트래비 레터 요즘 여행을 알아서 쏙쏙
구독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