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길 - 그길을 따라 걷다.
정동길 - 그길을 따라 걷다.
  • 트래비
  • 승인 2008.02.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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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모두 세월 따라 떠나가지만 언덕 밑 정동길엔 아직 남아있어요. 눈 덮인 조그만 교회당…" 

이문세의 ‘광화문 연가’를 통해서 들어 오던 정동길은 시청역 3번 출구로 나가면 보이는 덕수궁 옆의 좁은 길부터 경향신문사까지 이어지는 길로, 바쁘고 혼잡하기 그지없는 서울에서 낭만적이고 예스러운 분위기를 흠뻑 느낄 수 있어 사랑받는 곳이다. ‘덕수궁 돌담길을 연인끼리 걸으면 헤어진다’라는 유명한 이야기가 있지만 이 길은 연인들의 데이트 코스로도 늘 인기가 높다. 옛 문화의 향기와 더불어 낭만까지 살아 숨쉬는 정동길을 테마별로 살펴보았다.  
 
글·사진  김명상 기자


 
Theme 01 : 역사의 발자취를 따라

정동길에는 덕수궁을 위시하여 일제 치하 험난했던 시절을 지켜본 여러 역사적 건축물이 존재한다. 국사책에서만 배워 왔기에 무심히 흘려 넘겼던 역사 관련 지식들이 새록새록  되살아나는 색다른 감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덕수궁

조용하고 호젓한 덕수궁(德壽宮)은 모습과는 달리 시작부터가 격동적인 역사의 슬픔을 품고 있다. 본래 세조(世祖)의 큰손자인 월산대군(月山大君)의 개인 저택이었는데, 1592년 임진왜란 때 선조가 피난길에서 서울로 돌아와 보니 왕이 거처할 거처가 모두 불타 없어져 왕족의 집 중 비교적 크고 상태가 좋았던 월산대군가에서 거처했던 것이 덕수궁의 시작이다. 

또한 참담한 일본군의 명성황후 시해사건 이후 고종황제가 세자 등과 함께 피신해 온 곳이자 고종황제의 승하 장소가 바로 덕수궁이기도 하니 참으로 가슴 아픈 역사를 한몸에 담아둔 곳이라 할 수 있겠다. 

나라 잃은 슬픔을 직접 겪어 보지 않은 젊은 세대가 어찌 짐작이나 하겠는가. 굴곡의 역사가 새겨진 덕수궁에서 주권을 가진 대한민국 국민으로 살고 있다는 자랑스러움을 느껴 보자. 

찾아가기 시청역 2번 출구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8시(매주 월요일 휴관) 입장료 대인 1,000원 문의 02-771-9952 왕궁수문장 교대의식 장소 덕수궁 정문(대한문) 앞 관람시간 11:00, 14:00, 15:30(월요일 제외)
 
구 러시아 공사관

캐나다 대사관 골목 끝에 자리한 옛 러시아공사관 건물은 본관이 한국전쟁 때 없어져 지금은 복원된 탑만 덩그러니 남아있다. 

명성황후의 시해 후 일제의 압박을 피하여 고종이 몸을 의탁했던 역사적인 장소이기도 하며 최근까지도 부지 반환 문제로 러시아측과 논쟁이 오갔던 곳이기도 하다. 국교 재개 후 러시아 측은 아관파천의 장소였던 공사관 부지 반환을 요구했지만 거절해 오던 우리 정부는 1995년에 러시아 측에서 100여 년 전 작성된 고종황제의 부지 사용 허가문서를 내세우자 협상 끝에 토지수용 보상금으로 약 230억원을 지급하였다.

최근 푸틴의 강력한 리더십 아래 러시아가 다시 부활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아무래도 세계를 주름잡던 과거의 영광과 비교하기에는 무리가 있어 보인다.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이란 말처럼 지금은 여러 독립국으로 쪼개져 빛 바래진 러시아의 옛 영화를 그리워하듯  구 러시아 공사관의 탑만이 쓸쓸히  처연하게 홀로 서 있다. 우리나라의 근대사를 되새겨 볼 수 있는 장소.

찾아가기 덕수궁 돌담길 지나 정동극장 옆 캐나다 대사관 안쪽에 위치

정동제일교회

덕수궁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면 붉은색의 독특한 건물이 보인다. 이곳이 정동제일교회로 1897년에 준공되어 사적 256호로 지정된 고딕풍의 유서 깊은 예배당이다. 

바로 앞의 덕수궁과 어우려져 묘한 대비를 이루고 있는 정동제일교회 내부의 ‘벧엘예배당’은 약식 고딕양식의 교회 원형이 잘 보존된 건축물로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찾아가기 덕수궁 돌담길 지나 교차로 옆


Theme 02 : 문화의향기를따라

돌담길과 어우러지는 계절적인 아름다움도 정동길의 낭만을 극대화시켜 주겠지만 또 다른 낭만 요인을 꼽는다면 바로 ‘문화·예술 명소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지금도 세계 최고 수준의 전시회와 우리 문화를 다채롭게 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어 외국인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시립미술관 

서울시립미술관은 1988년 개관한 이래로 ‘샤갈’, ‘피카소’, ‘마그리트’, ‘모네’ 등 세계 유명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하여 시민들의 예술적 갈망을 충족시켜 주는 공간으로 자리잡아 왔다. 

지금도 미술관에서는 ‘불멸의 화가-빈 센트 반 고흐’ 전이 열리고 있다. “화가의 의무는 자연에 몰두하고 온 힘을 다해서 자신의 감정을 작품 속에 쏟아 붓는 것이다.” 고흐가 동생 테오에게 쓴 편지의 글과 같이 자신의 모든 것을 예술을 통해 승화시킨 그를 서울에서 직접 만날 기회이다. 지금은 미술사에서 하나의 신화가 되었지만 살아있을 때는 그림이 팔리지 않아 “언젠가 물감 값 이상의 가격에 팔릴 날이 올 것” 이라며 위안 삼았다니 상상할 수 없는 일이다. 예술은 고통에서 창조된다는 말이 가장 와 닿는, 예술로 영원한 삶을 얻은 반 고흐를 지금 만나 보자.

전시일정  3월16일까지(월요일 휴무)  관람시간 오전 10시~오후 9시(화~금요일), 오전 10시~오후 8시(주말 및 공휴일)  입장료 성인 1만2,000원, 청소년 1만원 
문의 02-2124-8800
www.vangoghseoul.com

정동극장

정동극장은 우리나라 최초의 사설극장인 원각사를 계승하여 1995년 개관한 곳으로 우리 문화의 멋을 체험할 수 있다.
장구교실을 통해 장구를 배우고 수료증을 받을 수 있으며, 우리나라 전통예술을 느낄 수 있는 전통예술무대에서는 판소리, 가야금산조, 사물놀이, 부채춤 등을 즐길 수 있다. 한글, 영어, 일어, 중국어 자막 서비스도 이루어지므로 외국인 친구들과 함께 와도 재미난 관람이 가능하다.

장구교실  오후 3시~3시20분(동절기) 강습료 1만5,000원/ 당일 12시까지 전화예약 필수, 통역 서비스 가능 전통예술무대 관람시간 오후 4시~5시20분(동절기, 뒤풀이 포함, 월요일 휴무) 관람료 S석 3만원, A석 2만원 문의 02-751-1500
www.chongdong.com

시네마 정동 

만약 고궁과 미술관이 지루하게 느껴진다면 최신 블록버스터 영화를 즐길 수 있는 시네마 정동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이전의 스타식스정동에서 2007년 새롭게 오픈한 멀티플렉스 극장으로 좌석간 간격이 110cm나 되어 장시간 영화 관람에도 큰 불편이 없도록 꾸며져 있다. 심야영화는 3편을 묶어서 볼 수 있으니 영화에 푹 빠진 밤을 보내고 싶다면 더없이 좋은 선택이 될 것이다.

찾아가기 시청역 1번 출구 경향신문사 빌딩 관람료 일반 7,000원, 심야영화 1만2,000원(3편 동시상영) 문의 02-2004-8000 www.cinemajd.co.kr

정동난타전용관

<난타>는 우리나라 최초의 넌버블 퍼포먼스(Non-Verbal Performance)다. 말 그대로 배우들의 대사가 없고 리듬과 비트만으로 구성된 공연으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문화상품으로 자리하고 있다. 외국에서 큰 호평이 이어지는 등 이제는 한류의 선두주자로서 세계를 마구 두드리고 있는 난타를 언제든 정동난타전용관에서 만날 수 있다.

관람장소 정동난타전용관 공연시간 오후 4시, 8시(월~금) 오후 1시, 4시, 8시(토요일) 오후 3시, 6시(일요일 및 공휴일) 관람료 VIP석 6만원, S석 5만원, A석 4만원 문의 02-739-8288  http://nanta.i-pmc.co.kr   


Theme 03: 인근 명소

정동길이 기대했던 것보다 짧았다면 인근에도 즐거움을 찾을 수 있는 곳이 많으니 실망은 이르다. 정동길만 보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장소들을 짚어 보았다.

경희궁

시네마 정동에서 광화문쪽 큰길로 나가면 건너편에 경희궁의 입구인 흥화문(興化門)이 보인다. 경희궁의 전신은 경덕궁(敬德宮)으로 이곳에 왕기(王氣)가 서린다는 말을 듣고 광해군이 1617년(광해군 9년) 6월에 궁전을 짓기 시작하였고, 1760년(영조 36년)에 이르러 경희궁으로 개칭되었다. 

일제 침략 당시 어느 곳이 그렇지 않으랴마는, 1910년 경희궁 자리에 일본인 자제를 교육하는 경성중학교가 만들어지는 등 갖가지 수난을 겪다 1988년에 복원되어 지금에 이르렀다. 

정문인 흥화문은 광해군 때 세워졌는데 그 운명이 또한 기구하여 이토 히로부미의 영혼을 위로한답시고 만든 박문사(博文寺)의 절문으로 사용되다가 후에는 신라호텔 정문으로 이용되었다고 하니 쇠락한 국가의 슬픔이 절절히 묻어나는 문이라고 할 수 있겠다. 한번쯤 지나가는 길에 들러 수고했다고 쓰다듬어 주고 싶은 문이다.

찾아가기 5호선 서대문역 4번 출구, 광화문역 7번 출구 관람시간 오전 9시~오후 5시(동절기, 매주 월요일 휴무) 관람료 무료 문의 02-3707-9433

서울역사박물관

신문로2가 경희궁지 내에 있는 역사 전문박물관으로 경희궁 정문인 흥화문 옆에 있으며 서울의 역사와 전통문화를 한공간에 전시함으로써 서울에 대한 이해와 인식을 높이는 계기를 만들고 내외국인들에게 서울의 문화를 느끼고 체험할 기회를 제공하고자 개관되었다. 옛 서울시민의 생활상이나, 지도, 식기류, 의복 등 옛날 모습을 관람할 수 있으며, 현재 ‘따뜻한 겨울나기’라는 주제로 전시가 진행 중이다. 3월 9일까지. 

관람시간 오전 9시~ 오후 9시(2월까지, 매주 월요일 휴무) 관람료 어른 700원, 청소년 이하 무료 문의 02-724-0114 www.museum.seoul.kr

시네큐브

시네큐브는 ‘망치질하는 사람(Hammering Man)’으로 유명한 광화문의 흥국생명 신사옥 지하에 있다. 최신 개봉작을 주로 다루는 시네마 정동과는 달리 시네큐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인디영화 등을 많이 다루고 있어 다양한 취향을 가진 관객의 호기심을 한껏 충족시켜 주고 있다. 누구나 봤다고 떠들어대는 늘 똑같은 스토리의 블록버스터 영화에서 탈피해 이곳에서 독특한 작품들을 만나보는 것도 시야를 넓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다. 

찾아가기 5호선 광화문 6번 출구로 나와 서대문 방향으로 150m 관람료 일반 7,000원, 청소년 6,500원 문의 02-7770~1 www.cinecube.net



※ 정동길 맛집


버즈앤벅스 

이화여고 100주년 기념관 안에 위치한 카페이다. 커피, 차, 디저트, 샌드위치 등의 다양한 먹을거리를 판매하고 있다. 길게 늘어진 오렌지색 은은한 조명이 심플하게 놓인 테이블과 잘 어우러져 있으며 커다란 초록색 칠판 메뉴판도 이국적인 신선함을 선사해 줄 것이다.

영업시간 10:00~22:00 가격대 아메리카노 4,000원, 오늘의 수프 5,000
원문의 02-777-8988




남도식당


정동극장 바로 옆 골목에 자리한 남도식당은 메뉴를 보면 놀라게 된다. 오직‘추어탕’한 가지뿐이니까. 점심이면 인근 직장인들이 길게 늘어설 만큼 유명한 맛을 자랑한다. 예약은 받지 않는다고 하니 전화번호를 알려고 시도하지 말 것. 

가격 대추어탕 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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