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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사카 & 간사이 지방 ① Choice 1 오타쿠 문화 따라잡기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2.2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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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흔히 떠올리던 오사카의 이미지는 잠시 접어 두자. 막연히 여행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던 큰 그림은 잠시 잊고 ‘오타쿠적으로’ 치밀하게 오사카의 새로운 재미를 찾아나서 보자. 오사카를 중심으로 인근 교토, 나라, 고베를 돌며 기존의 일반 관광지보다는 테마가 있는 여행지들 위주로 찾아가 봤다. 이미 알고 있어 ‘친근하고’ 그동안 모르고 있어 ‘새로운’ 오사카와 간사이 지방의 다양한 매력들! 

글·사진 김수진 기자   
취재협조  오사카관광컨벤션협회
www.osaka-info.jp/ha

‘오타쿠(특정 분야에 마니아보다 더 심취해 있는 사람들을 일컫는 일본어)’라는 단어조차 낯설고 게임과 애니메이션에 무지한 기자에게 오타쿠 문화를 찾아가는 여행 일정은 별다른 호기심을 자극하지 못했다. 하지만 그저 ‘관심 밖’의 세상으로 치부하던 그곳에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하기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오타쿠 초보자가 바라본 오타쿠 문화 공간, 그 속엔 이런 재미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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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게임과 애니메이션이 주인공이 되는 곳 오사카 니폰바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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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폰바시라는 공간에서 게임과 애니메이션은 더 이상 서브컬처(Subculture, 하위문화 혹은 비주류문화)가 아닌 주류문화이다. 얼핏 보기엔 전자상가가 밀집한 우리나라 ‘용산 전자상가’ 거리처럼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곳에는 오타쿠 문화가 곳곳에 산재해 있다. 오사카 니폰바시는 흔히 도쿄 아키하바라와 비유되는데, 두 곳의 차이점이라면 아키하바라에는 오타쿠 상점들이 한 지역에 밀집해 있는 반면, 니폰바시에는 오타쿠 상점들이 곳곳에 흩어져 있다는 점. 전자상가 거리로 유명했던 니폰바시가 ‘오타쿠 거리’로 자리잡기 시작한 건 불과 2~3년 전 일. 불경기로 인해 전자상가들이 문을 닫는 자리에 오타쿠 상점들이 하나 둘 들어서면서 니폰바시가 ‘오타쿠 거리’로 새로 명성을 얻게 됐다.

건담과의 화려한 해후 건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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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기억 속에 남아 있는 만화 속 주인공 ‘건담’과의 해후는 화려했다. 빛바랜 추억 속의 만화 주인공으로만 생각했던 건담이 오사카 니폰바시에서는 멋지게 건재하고 있었다. 건담 전문점인 ‘건담스(GUNDAM’S)’는 2층 규모의 상점 안에 건담과 관련한 모든 것을 판매하고 있다. 건담 만화 속 주인공들의 다양한 모형들은 물론 우리에게 익숙한 ‘건담 1호’부터 이후 속속 발매된 다양한 신형 건담까지, 그야말로 건담과 관련한 모든 것을 만날 수 있다. 건담 마니아들에게는 말 그대로 환상적인 공간이고, 굳이 건담 마니아들이 아니더라도 어린 시절 추억을 회상하며 즐거운 한때를 보낼 수 있는 공간이다.

만화보다 더 만화 같은 애니메이션 송 메이드 카페 아르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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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드 복장을 한 여직원들을 콘셉트로 하는 일본의 ‘메이드 카페(Maid Cafe)’는 일본뿐 아니라 이미 국내에도 많이 알려져 있다. 오사카 니폰바시에도 다양한 콘셉트의 메이드 카페가 존재하는데, 그중 특별한 메이드 카페가 있으니 바로 애니메이션 송을 테마로 하는 메이드 카페 ‘아르카디아(Arcadia)’다. 지난해 2월 문을 연 이곳은 일본 전역에서도 유일한 애니메이션 송 메이드 카페로, 이곳에서 근무하는 메이드들과 이곳을 찾는 손님들 모두 ‘애니메이션 오타쿠’들이다. 이곳 메이드 중에는 만화영화 노래를 1만곡이나 소화하는 직원도 있다니 진정한 오타쿠의 면모를 보여 준다. 이곳에는 언제나 만화영화 주제곡들이 울려 퍼지는 것은 물론, 특별 노래방 시설이 갖춰져 있어 메이드들이 짬짬이 무대에서 직접 만화영화 노래들을 불러 주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만화영화 노래와 관련된 아마추어 밴드나 가수들의 특별한 공연이 열리기도 한다. 외관이나 실내 분위기가 지나치게 평범해 화려한 메이드 카페의 분위기를 기대했던 사람이라면 실망할 수도 있겠지만, 만화영화 노래가 언제나 함께하는 이곳만의 특별한 매력을 감지한 사람이라면 이곳을 좋아하게 될 것이다.

만화 속 주인공들이 살아 숨쉬는 피겨 전문점 슈퍼 포지션

만화, 영화 등을 통해 우리에게 친숙한 주인공들의 피겨(영화·만화·게임 등에 나오는 캐릭터들을 축소해 만든 인형)를 판매하는 전문 매장. 일본 애니메이션 피겨는 기본이고 심지어 ‘처키’와 같은 다양한 외국 영화 속 주인공들의 피겨도 만나 볼 수 있다. 진열대에 전시된 작고 앙증맞은 피겨들을 하나하나 유심히 들여다보면 피겨들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착각에 빠져 들지도 모른다.

어른들의 놀이터 슈퍼 키즈 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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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이름은 ‘슈퍼 키즈 랜드(Super Kids Land)’지만 꼬마 손님들보다도 어른 손님들이 더 많이 찾는 어른들을 위한 놀이 공간이다. 총 5층으로 구성된 이 상점에는 1층에는 다양한 인형과 인형집, 장난감 등이, 2층에는 범선, 성 등 모형 조립과 입체 퍼즐, 각종 총이, 3층에는 탱크를 비롯한 각종 조립형 장난감들이, 4층에는 다양한 종류의 모형 자동차, 오토바이, 비행기 등이, 5층에는 전세계 각종 모형 기차들이 전시돼 있다. 한 공간에서 다양한 종류의 제품들을 만나 볼 수 있어 관련 취미 생활을 즐기는 사람들이 많이 찾는다.

로봇 세상  J&P 테크노랜드 

얼핏 보면 일반 전자상가와 별 다를 바 없는 상점이나, 이곳을 특별하게 만드는 점은 바로 로봇. 이곳은 카메라, TV, 컴퓨터 등 일반 전자제품을 판매하지만 로봇 마니아들을 위한 전용 코너가 별도로 갖춰져 있다. 일본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다양한 로봇들이 전시돼 있어 로봇을 직접 구경하고 구매까지 할 수 있다. 또 로봇 조립에 필요한 각종 부속품들이 구비돼 있어 ‘자신만 있다면’ 내 손으로 직접 로봇을 만들어 볼 수도 있다.

02     동심을 부르는 그곳 데츠카 오사무 기념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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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에 어느 정도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데츠카 오사무’라는 이름을 금방 인지할 것이다. 허나 만화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상관없다. 데츠카 오사무는 몰라도 ‘아톰’이나 ‘사파이어 왕자’ 정도는 알고 있을 테니 말이다. 우리에게 친숙한 <우주소년 아톰>, <사파이어 왕자>, <밀림의 왕 레오>, <블랙잭>, <불새> 등이 모두 데츠카 오사무의 손에서 탄생한 작품들이다.

오사카에서 멀지 않은 작은 도시, 다카라즈카에 위치한 ‘데츠카 오사무 기념관(The Osamu Tezuka Manga Museum)’에 도착하면 먼저 데츠카 오사무의 작품 속 주인공 ‘불새’의 동상이 보인다. 그리고 건물 내부로 들어서기 전 만화적 상상력을 충분히 맛볼 수 있는 공간이 나타나는데 바로 데츠카 오사무 만화 작품 속의 주인공들의 핸드 & 풋 프린팅으로 꾸며진 거리이다. 앙증맞은 아톰의 손과 발은 물론, 불새의 새 발자국까지…. 만화 속 주인공들이 실존 인물인 듯한 행복한 착각에 빠져든다. 

오사카 인근의 작은 도시 다카라즈카에 데츠카 오사무 기념관을 설립한 이유는, 이곳이 바로 데츠카 오사무가 어린 시절을 보내며 만화적 영감을 얻었던 곳이기 때문이다. 데츠카 오사무는 어린 시절, 다카라즈카에서 곤충 채집을 하며 ‘자연 사랑’,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가치관을 키우기 시작했고 그의 그러한 정신을 작품에 담아내곤 했다.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이뤄진 기념관은 데츠카 오사무에 대한 모든 것들을 만나 볼 수 있는 공간으로, 데츠카 오사무의 삶의 흔적과 함께 그가 탄생시킨 다양한 캐릭터들이 공존하고 있다. 특히 지하에는 애니메이션 공방이 마련돼 있어, 보고 감상하는 차원을 넘어 ‘자기만의 만화’를 직접 창작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초보용부터 고급용까지 준비돼 있으며 그림 2~5장 정도를 그리면 연속 재생을 통해 그림이 실제 애니메이션으로 살아나게 되는 장면을 체험해 볼 수 있다. 1층에 마련된 영상실에서는 데츠카 프로덕션에서 만든 만화 작품을 상영하는데, 오직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작품들이므로 놓치지 말고 꼭 보자.

위치 오사카에서 전차로 약 1시간 거리. JR ‘다카라즈카 역’에서 도보로 8분 소요 개관시간  오전 9시30분~오후 5시 입장료 어른 500엔
 
★ K기자의 초보 오타쿠 입문기

오타쿠와는 거리가 멀어도 한참 먼 K기자. 오타쿠 문화 취재에 나선 태도는 그야말로 지극히 객관적이었다. 오타쿠 문화에 별 관심도 지식도 없는 터라, 처음에는 큰 재미를 느끼지 못한 채 취재에 임했다. ‘아, 이런 문화도 있구나!’ 하며 방관자적 입장에서 지켜보던 K기자. 하지만 그런 방관자적 입장은 그리 오래 가지 못했다. 아기자기하고도 섬세한 미니어처들이 K기자의 눈에 띄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미니어처에 눈과 맘을 빼앗긴 K기자는 그때부터 취재만 하던 객관적인 입장에서 벗어나 직접 돈을 주고 미니어처를 구매하는 ‘오타쿠 문화’의 주체적 입장이 되었던 것. ‘늦게 배운 도둑질이 날 새는지 모른다’고. 하비 숍에 갈 때마다 눈을 크게 뜨고 미니어처를 찾아 헤맸다는 것. 미니어처 몇 개를 사고 기뻐하는 K기자. ‘다음에도 일본으로 출장을 가면 미니어처를 꼭 사야지’ 벼르고 있다.

미니어처 수집 이렇게 시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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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소개되고 있는 미니어처는 음식, 술, 옷, 동물 등 그 종류가 다양하고 주제별로도 너무나 다양하다. 상자에 나와 있는 사진을 보고 자신이 모으고 싶은 미니어처를 선택한다. 이때 알아야 할 점은 상자에는 그림 속 여러 가지 세트 중 한 가지만 들어 있으며, 그 안에 어떤 것이 들어 있는지는 뜯어 보기 전에는 모른다는 것. 그래서 상자를 뜯어 볼 때까지 ‘어떤 세트가 들어 있을까’ 기대하는 재미를 즐길 수 있다. 자신이 기존에 갖고 있던 것과 같은 것이 나왔을 땐 실망스럽긴 하겠지만 주변에 미니어처를 수집하는 사람이 있다면 서로 교환을 해도 좋다. 미니어처는 일본 하비 숍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며 가격은 저마다 차이가 있지만 대략 200~300엔대면 구입이 가능하다.

03   만화가 문화가 되는 공간  교토 국제만화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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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마니아들이라면 꼭 한번 들러 보고 싶은 곳이 아닐까. 온통 만화책으로 가득 찬 이 공간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즐거운 공간이다. 교토 도심에 위치한 초등학교 폐교 터를 활용한 국제만화박물관은 교토시와 세이카대학의 공동사업 하에 2006년 개관했다. 희귀본부터 현재 대중만화까지 총 20만권을 소장하고 있으며 그중 5만여 권이 일반인들에게 전시되고 있다. 

일본 만화는 물론, 전세계 각국의 다양한 만화책이 전시돼 있으며 한국 만화책도 찾아볼 수 있다. 곳곳에는 만화책을 읽을 수 있는 의자 등이 마련돼 있으며 특별 전시회나 이벤트 등도 수시로 진행된다. 교토 국제만화박물관은 ‘만화’가 단순한 서브컬처의 개념에서 벗어나 중요한 ‘문화’로 자리매김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

위치 교토 지하철 ‘가라스마오이케 역’ 2번 출구 개관시간 오전 10시~오후 8시(단, 입장시간은 오후 7시30분까지), 동절기(2008년 1월15일~3월21일)에는 오전 10시~오후 6시(입장시간은 오후 5시30분까지) 입장료 어른 500엔 웹사이트 www.kyotomm.com(한국어 서비스 제공)

공항에도 만화도서관이 있다! 간사이공항 간쿠 라운지

진열장마다 만화책이 가득 채워져 있는 풍경이 얼핏 보면 만화방 같지만 이곳은 바로 간사이공항 ‘간쿠 라운지(Kanku Lounge)’. 간쿠 라운지는 다른 공항 라운지처럼 인터넷 시설, 고급 휴게 시설을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공항에서 찾아보기 힘든 만화 도서관을 갖추고 있어 인기. 일본 인기 만화책 약 1만여 권을 구비하고 있으며 외국어판 일본 만화책도 갖추고 있다. 만화 도서관까지 갖춘 공항 라운지를 보면 일본인들의 만화 사랑이 어느 정도인지를 알 수 있다.

오픈석과 부스 형태의 개인석이 준비돼 있으며, 이용료는 오픈석 처음 30분 300엔(이후 10분마다 100엔 추가), 개인석은 처음 30분 400엔(이후 10분마다 100엔 추가). 패키지 요금제도 이용 가능. 이용료를 내면 만화책, 잡지, 인터넷, 영화, 마사지 체어, 무료 음료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위치는 공항 2층 북쪽 출발구 근처

 04 재미난 기차 세상 하비 원더 스테이션

이곳이 다른 하비 숍과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점은 ‘철도와 기차’를 주제로 한다는 것. 쇼핑몰 한 층을 차지하고 있는 ‘하비 원더 스테이션(Hobby Wonder Station)’은 실제와 같은 모형 공간을 통해 기차를 활용한 다양한 놀이를 즐길 수 있는 공간이다. 

특히 이곳의 자랑거리인 디오라마(diorama, 일정 배경 위에 축소 모형을 설치하는 것)는 일본 내 주요 도시들의 풍광을 모형으로 그대로 재현해 큰 볼거리도 제공하는데, 그 규모 역시 140m2로 서일본 최대를 자랑한다. 본인의 모형 열차를 가져오거나 대여를 통해 실제 디오라마 속에 기차를 놓고 조종도 해볼 수 있어 기차 마니아들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다.

하비 원더 스테이션 안에는 철도 모형과 관련한 상점뿐 아니라, 철도 모형들을 감상하며 차와 식사를 즐길 수 있는 카페도 있어 특이하다. 그 밖에도 모형 자동차, 비행기, 피겨 등 각종 취미생활 제품을 파는 대형 상점들도 있어 다양한 재미를 맛볼 수 있다.

위치 오사카 인근 아마가사기 소재. JR ‘아마가사기 역’ 하차 개관시간 오전 10시~밤 10시 
웹사이트
www.hobbista.j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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