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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4색 일본북부탐험 ④ 아키타 - day1 ‘맛보기’로 아키타를 체험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3.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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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2박3일의 아키타 방문을 한 글자로 요약하라면 ‘눈(雪)’이라는 단어가 반사적으로 튀어나온다. 이리 보아도 눈, 저리 보아도 눈, 사방이 눈 천지.
허벅지까지 푹푹 쌓이는 눈밭을 3일 내내 헤매고 다녔으니 흰색이라면 지긋지긋, 물릴 법도 하건만~.
웬걸, 지현과 엄마는 오히려 아키타현에 와서 진정한 눈의 아름다움을 알게 되었노라고 고백한다. 그녀들이 전하는 아키타 사랑, 눈 사랑 타령이 지금부터 시작된다.   
취재협조 북도호쿠3현·홋카이도 서울사무소 02-771-6191~2 www.beautifuljapan.or.kr  



아키타 여행을 시작하기 전에
 *이번 아키타 마츠리 투어는 2007년 트래비와 북도호쿠3현·홋카이도 서울사무소가 함께 진행한 ‘4인4색 일본 북탐  험’의 홋카이도, 이와테, 아오모리 지역에 이어 대미를 장식한 최종 일정이다.
*실제 여행은 2월14일부터 16일까지 2박3일간 진행되었다.
*기사 편의에 따라 독자들의 이름을 지칭할 때 존칭을 생략하고 주정열, 김지현씨를 각각 ‘엄마’, ‘지현’으로 지칭한다.

자타가 공인하는 얼짱미녀 지현 vs 꿈꾸는 ‘10대 문학소녀’ 엄마
그동안 다양한 독자들과 동행취재를 해오면서 웬만한 ‘시추에이션’에는 이골이 났다고 자평하던 기자, 이들 모녀와 2박3일을 동고동락한 이후로 ‘세상은 여전히 넓다’는 진리(?)에 눈을 떠 버렸다. 겉모습만 보자면 너~무나 우아한 모습을 뽐내는 얼짱모녀, 지현과 엄마. 하지만 조금만 시간이 지나면 그녀들의 ‘본색’이 속속 드러나는데…. ‘사이좋은 모녀여행’이라는 여행 콘셉트는 아랑곳하지 않고 하루 종일 티격태격, ‘사랑의’ 말다툼을 그치지 않는 것은 물론, 과감한 ‘노출신’을 마다하지 않는 그녀들의 열정에 오히려 사진기자가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일정 내내 120%의 모델정신을 불사르며 촬영에 협조를 아끼지 않았던 엄마, 사이사이 이동시간에 간식거리를 사다 나르며 재미있는 이야기로 기자의 배꼽을 빠지게 했던 지현은 단연 아키타 여행을 두 배로 즐겁게 했던 ‘일등공신’이었음을 밝힌다.



오전 9시40분 출발하는 아침 비행기를 타야 하는 탓에, 8시가 채 되기 전인 이른 시각에 인천공항에 ‘집합’한 모녀. 집에서는 새벽부터 준비하고 출발하느라 다소 졸리고 피곤할 법도 하건만, 그녀들의 얼굴에는 반짝반짝 생기가 가득하다. “아키타 하면 눈으로 유명하잖아요? 특히 지금이 한창 시즌이니까 서울에서 감질나게 봤던 눈, 아키타에서 실컷 구경할래요”라며 지현은 이번 여행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부풀렸다.


Today's Course  도쿄-가쿠노다테 구간 신칸센으로 이동 가쿠노다테마치 산책-히부리가마쿠라-키리탄포 나베

돌발상황! 폭설로 발이 묶일 ‘뻔’하다

그러나 지현이 꿈꾸던 눈에 대한 환상이 눈으로 무너진(?) ‘사건’이 터졌으니…. 아키타 현지에서 강풍을 동반한 눈보라가 몰아쳐, 안전문제로 항공기 운항이 취소되어 버린 것. “이를 어쩌면 좋아~ 이러다 우리 아키타 못 가는 거 아냐?”라며 발을 동동 구르던 모녀. 하지만 특정 날짜에만 열리는 마츠리를 참관하는 것이 트래비의 ‘미션’이기 때문에, 이리저리 방법을 강구하던 끝에 아키타 직항편 대신 도쿄로 이동해 신칸센(일본의 고속열차)을 타고 아키타현까지 이동하기로 했다. “어휴~다행이다. 우리 마츠리는 놓치지 않고 볼 수 있는 거지?” 특히나 일본의 전통 축제에 관심이 많았다는 엄마는 다짐을 거듭하며 연신 안도의 숨을 내쉰다.

신칸센을 타고 새하얀 설국(雪國)으로

우여곡절 끝에 도쿄행 비행기를 타고 일본에 도착한 지현과 엄마. 나리타공항에서 도쿄역까지 버스로 이동하고, 다시 기차를 타는 일정이 추가되었지만, 놀랄 만큼 긍정적인 사고를 가진 그녀들은 “여행의 묘미는 뜻밖의 체험에서도 찾을 수 있는 것”이라며 어느새 기차여행의 즐거움에 흠뻑 빠진 모습이다.
혼슈 중반부에 위치한 도쿄에서부터 섬의 북단 끝에 위치한 아키타현까지는 빠르게 이동하는 열차로도 3시간 남짓의 긴 여정이다. 아키타를 향해 나아가는 동안, 을씨년스러운 잿빛이던 창밖의 풍경이 서서히 새하얗게 변하기 시작했다. 이윽고 아직도 함박눈이 펑펑 쏟아지는 자그마한 역으로 기차가 미끄러지듯 도착했다. 드디어 아키타현, 가쿠노다테다.

에도시대 역사의 거리를 걷다 가쿠노다테마치

도쿄에서 아키타까지 이동하느라 예상 외로 시간을 지체했기 때문에, 지현과 엄마는 거의 쉴 틈도 없이 바로 다음 일정에 돌입했다. 아키타현에서 처음으로 방문한 곳은 300여 년이 넘는 오랜 역사와 전통을 뽐내는 가쿠노다테마치, 무사마을이다. 1620년경 가쿠노다테 지방을 통치한 지도자의 성을 중심으로 번성했단다. 이 무사마을에서 눈에 띄는 것이 바로 먼 교토지방에서나 발견할 수 있는 수양버들. 이 지방에서 교토의 유서 깊은 가문과 혼례를 치르면서, 교토의 신부가 수양버들 나무를 가지고 와서 심은 것이 유래라고 한다. 그래서인지 가쿠노다테는 ‘도호쿠의 작은 교토’라고도 불리운단다.

군데군데 눈에 띄는 마츠모토 저택, 이와하시 저택, 이시구로 저택 등은 무료 혹은 유료로 개방되어 관광객들을 맞이해, 에도시대 당시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한  저택양식을 엿볼 수 있다. “까만 울타리에 하얀 눈이 쌓이니 꼭 그림 속 풍경 같다”며 엄마는 감탄을 거듭한다. 실제로 가쿠노다테는 사계(四季)에 따라 무사저택과 주변 자연경관이 어우러진 모습이 아름답기로 유명해 일본 내에서도 이름난 관광지이다.
위치 가쿠노다테역에서 무사저택 내 니시노미야 저택까지 도보로 10분 소요
문의 가쿠노다테마치 관광협회 0187-54-2700


1 나리타 공항의 지현과 엄마 2 눈이 소복히 내리고 있는 가쿠노다테역 3 가쿠노다테마치에서는 눈으로 만든 등과 같은 다양한 조형물이 눈길을 끈다 4 밤의 가쿠노다테마치 전경

휘휘~ 온갖 근심, 재앙아 타올라라 히부리가마쿠라

다음 일정은 지현과 엄마가 손꼽아 기다리던 마츠리 참관이다. ‘축제’라는 뜻의 일본어인 ‘마츠리(祭)’는 일본 특유의 정서가 담긴 전통적인 행사로서 각 지방의 마츠리마다 지역색을 뚜렷이 드러내, 일본문화를 체험하기 위한 최고의 선택이라 할 수 있다.
이번에 지현과 엄마 모녀가 참석하는 히부리가마쿠라는 가쿠노다테 지방의 전통 축제로 참가자들이 무병장수와 오곡풍성, 집안의 안녕을 기원하며 1m 길이의 밧줄을 매단 짚가마니에 불을 붙여 몸 주위로 뱅뱅 돌리는 의식을 행하게 된다. 얼핏 보기에 우리나라에서 정월대보름 전날 논두렁에서 행하는 쥐불놀이와도 그 모습이나 성격이 닮아 있는 듯하다. 그녀들이 마츠리 현장에 도착했을 무렵에는 이미 히부리가마쿠라의 열기가 한창 절정에 달하고 있었다. 이미 여기저기에 불똥자국이 가득하고, 속속들이 도착하는 사람들은 행사장 귀퉁이에 쌓인 짚가마니를 끌어다 화톳불에 불을 붙이기 여념이 없다. 의외로 묵직해 보이는 짚가마니를 보며 엄마가 과연 잘 돌릴 수 있을지, 다들 걱정이 앞섰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마츠리의 주인공은 단연 엄마! 가냘픈 몸매 어디에서 괴력(?)이 뿜어져 나오는지, 불붙은 가마니를 휙휙~내두르는 엄마를 피하느라 지현과 기자 일동은 도망가기에 바빴다는 말씀~.
히부리가마쿠라는 매년 2월13일, 센보쿠시 가쿠노다테에서 개최된다. 

5 히부리가마쿠라 축제 복장을 갖춰 입은 그녀들. 그럴 듯해 보이죠? 6 히부리가마쿠라 행사 장면 7 축제 현장에서 맛볼 수 있는, 뜨끈한 고기국물 한 그릇이 추위를 녹인다 8 보글보글~ 끓어오르기가 무섭게 젓가락이 가는 키리탄포 나베
 
아키타의 자연이 빚어낸 ‘명품’ 요리

키리탄포 나베

금강산도 식후경이라는 말, 괜히 나온 게 아니다. 눈이 펑펑 쏟아지는 야외에서 불주머니를 휘두르느라 힘을 전부 소모해 버린 모녀, 갈수록 헛헛해져가는 배를 달래기 위해 축제 현장 인근의 식당을 찾았다. 그런데 오늘 저녁 메뉴, 범상치 않다. 키리탄포 나베는 일본인들이 뽑은 100대 미식요리 중에서도 2위를 차지할 만큼 알아주는 아키타현의 명물이다. 아키타현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환경 덕분에 유독 쌀, 콩과 같은 농산물이 유명한데, 이 아키타산(産) 쌀로 밥을 지어 오뎅 모양의 떡을 빚어서 불에 구워내어 냄비요리로 끓여낸 것이 키리탄포 나베이다. 또한 키리탄포에 빠질 수 없는 식재료가 있으니, 바로 일본 3대 명물 닭으로 꼽히는 ‘히나이지도리’. 기름기가 거의 없는 담백한 닭국물에 각종 야채와 버섯, 키리탄포를 듬뿍 넣어 보글보글 끓여 먹는 맛이란~. 아마도 엄마와 지현이 오늘 하루 중 가장 조용했던 순간이 저녁 식사시간이 아니었나 싶다. 

‘아키타 미인’ 따라하기 ① 츠게모노를 먹자
‘아키타비진(아키타 미인)’이라는 일본어 표현을 아는지? 아키타는 일본 내에서도 유독 미인이 많기로 유명한 고장이다. 궁금한 것도 많은 일본인들, 나름 과학적(?)인 방법으로 그 이유를 찾아 보았다는데…. 아키타에 미인이 많은 이유 중 첫 번째가 아키타 사람들이 유독 즐겨 먹는 츠게모노(야채절임) 때문이다. 겨울이 많은 고장에서 각 계절마다의 야채를 신선하게 보관해서 먹기 위해 발달했다는 절임요리에는 누룩이 사용되는데, 이 누룩에는 미백효과가 있어 피부가 하얗고 고운 미인이 많이 탄생했다는 말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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