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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루나이 - 황금보다 더 빛나는 나라 Brunei ①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3.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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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와 천연가스로 무장한 세계적인 부국. 고매한 이슬람의 정신적 기치 아래 전 국민이 요람에서 무덤까지 복지를 누리는 나라. 황금의 왕국, 브루나이. 이 작지만 무한한 나라에 대한 사전 지식은 도착 전부터 이방인의 상상력을 자극시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기대감이 현실이라는 것을 깨닫는 데는 불과 3일이면 족했다.
취재협조  모두투어 1544-5252  www.modetour.co.kr


   
Brunei,“A Kingdom of
                    Unexpected Treasure”

‘뜻밖의 보석을 만날 수 있는 왕국?’ 혹시 번쩍이는 금 조각이라도 길에서 주울 수 있다는 말인가? 자정을 넘긴 시각 도착한 브루나이 공항, 오일달러의 혜택을 톡톡히 보는 나라에 딱 어울리는 홍보용 문구가 아닌가 싶어 씩 웃음이 났다. 하지만 ‘황금’이라는 브루나이 왕국에 대한 피상적 이미지 너머 또 다른 가치를 요구하는 말이 아닐까라는 생각 또한 스쳤다. 마치 기차역 같은 공항 출구에서부터 요란한 브루나이식 환영인사가 시작되고 있었다. 전통복장을 한 스무 명 남짓한 청소년들이 손에 타악기를 들고 함성과 꽃으로 객들을 맞이했다. 

5시간30분을 지나 브루나이의 수도 ‘반다르 세리 베가완(Bandar Seri begawan)’에 도착한 것이다. 보르네오 섬 서북부의 인구 35만 명의 경기도 절반에 가까운 작은 나라, 브루나이의 정식명칭은 ‘네가라 브루나이 다루살람(Negara Brunei Darussalam)’으로 ‘평화가 깃드는 살기 좋은 나라’ 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보르네오 섬 전체를 600년간 지배해 왔던 무슬림 왕국이었던 브루나이는 영국의 식민통치를 겪으면서 땅덩이의 절반은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내주고 지금은 조각난 두 조각의 만(灣)을 국토로 가지고 있는 작은 나라다. 1984년 영국연방에서 독립하고, 어마어마한 부를 소유한 하사날 볼키아 국왕의 씀씀이는 작년 한해만 우리 돈 7조원이라는 거액으로 해외 토픽에도 오르내릴 정도였다.  

후텁지근한 열대의 밤공기가 환영 열기 속에서 한층 덥게 느껴졌다. 대기한 버스에 신속하게 오른 뒤 브루나이의 상징인 엠파이어 호텔로 향한다. 공항에서 약 5분 거리, 새벽에 도착한 호텔은 걸림이 없고 단순하지만 웅장한 매력을 잃지 않는 자태로 객을 맞이했다. 미끈한 대리석 기둥을 덮은 누런 도금들이 로비 구석마다 보라는 듯 번쩍였다. 황금의 나라, 브루나이에서의 첫날이 시작되고 있었다.


자메 아스르 하사날 볼키아 모스크  Jame Asr Hassanal Bolkiah Mosque
이슬람 건축의 정교함과 황금의 조화 


브루나이의 또 다른 상징이라면 이 모스크를 빼놓을 수 없다. 무슬림 국가에서 모스크를 만나는 일은 흔하지만, ‘자메 아스르 하사날 볼키아 모스크( Jame Asr Hassanal Bolkiah Mosque)’라면 또 말이 달라진다. 시내에서 공항 방면을 지날 때 한눈에 확연히 들어오는 모스크는 온통 황금으로 장식되어 있어 밤이 되면 더욱 화려하게 진면목을 발휘한다. 브루나이 사람들은 흔히 이 모스크를 ‘키아롱(Kiarong)모스크’라 부른다.
 
현 29대 브루나이 국왕인 하사르 볼키아 국왕의 통치 25주년을 기념하여 1994년에 세워진  이 모스크는 무려 25톤의 황금으로 지어졌다. 4,500명이 한꺼번에 기도할 수 있을 만큼의 넓은 회당과 화려한 샹들리에와 대리석 기둥, 외부의 아름다운 정원.  이슬람 종교의 엄숙함과 더불어 일일이 황금조각을 붙여 만든 정교한 장식 건축의 아름다움을 제대로 즐길 수 있는 장소다. 모스크를 방문한 시간은 마침 기도시간이라 내부의 관람이 허락되지 않았다. 

구슬픈 노랫가락 같은 아잘(Ajal, 기도시간 동안 모스크에서 흘러나오는 기도문)이 울려 퍼지는 모스크 주변을 서성대는 이방인의 옆을 스치며 주민들이 속속 회당으로 들어선다. 온갖 부와 복지의 혜택을 누리고 있는 브루나이 국민들은 이 모스크에서 알라신께 어떤 기도를 올리고 있었을까. 

관광객은 일요일∼수요일 오전 8시~낮 12시, 오후 2시~오후 3시, 오후 5시~오후 6시에 관람할 수 있다. 비이슬람교도에게는 목요일 입장이 금지되어 있고 토요일은 별다른 행사가 없으면 시간 제한 없이 방문할 수 있다.


로얄 리갈리아 빌딩  The Royal Regalia Building
브루나이 왕족 박물관

1992년 9월에 문을 연 로얄 리갈리아 박물관은 브루나이 왕족 박물관 (The Royal Regalia Building)이라고 할 수 있다. 국왕의 즉위 25주년을 기념해서 지은 것인데, 국왕의 대관식 때 사용했던 물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모스크를 본떠 둥근 돔을 얹은 박물관 내부는 총 3층으로 되어 있지만, 1층의 전시관을 제외한 다른 곳에서는 사진 촬영을 할 수 없다. 

1층으로 들어서면 국왕의 대관식 때 사용했던 거대한 황금마차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엄청난 크기의 도금을 입힌 마차는 정교한 장식과 화려한 빛깔로 국왕의 절대 권력을 상징하고 있다. 마차 주위로는 역시 대관식 때 사용하는 창과 방패, 각종 장식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다양한 색감이 눈길을 끈다. 전시실 2층으로 올라서면 복도에서부터 왕가의 흑백사진들이 전시되어 있고, 전시실 내부에는 왕족의 장식품과 각 나라에서부터 왕이 전해 받은 선물과 훈장, 각국 정상들이 서명한 서류 등도 전시되어 있다. 우리나라에서 받은 무궁화 훈장과, 김대중 대통령의 서명과 국왕에게 선물한 청자가 전시품들 속에서 유독 눈에 띄었다. 

또 다른 전시실로 들어서면 25주년 당시 대관식 분위기를 그대로 재현한 모형도 볼 수 있고, 현 왕궁의 모습을 4분의 1로 축소한 왕궁의 외관과 왕궁 내의 화려한 접견실 모습도 관람할 수 있다. 하지 하사날 볼키아 국왕이 사는 궁은 9만6,000m2의 어마어마한 규모로 방만 1,788개에 이른다. 왕궁 내에는 축구장과 폴로경기장까지 갖추고 있고 평상시에는 개방하지 않고 문밖에서만 볼 수 있다. 단 라마단이 끝난 이후 3일간만 개방하는데, 이때 왕에게 경의를 표하면 약 30브루나이달러(2만원)의 하사금을 준다. 시기를 맞추지 않는 한 1년에 한 번 3일만 외부에 공개되는 왕궁의 모습을 박물관 내에서나마 엿볼 수 있다는 것은 꽤 흥미로운 일이다.  

관광객은 월요일∼목요일 오전 8시30분~오후 5시, 금요일 오전 9시~오전 11시30분, 오후 2시30분~오후 5시 사이에 관람할 수 있고, 관람 때는 신발을 반드시 벗어야 하며 촬영은 1층에서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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