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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 길거리 음식 맛보기 - "길에서 허기를 달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3.11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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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동, 강남역, 노량진 등 길거리 음식이 유명한 곳은 숱하게 많다. 그러나 길거리 음식에도 국보급은 따로 있으니 바로 종로에서 만나는 길거리 음식이다. 
종로 거리에 나서면 다양한 사연을 가지고 종로를 찾는 사람들을 위한 다채로운 길거리 음식이들이 헛헛한 몸과 마음을 달래 준다.  



길거리 음식이라 하면 떡볶이와 붕어빵만을 떠올리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지금의 길거리음식은 국경을 초월하며 그 메뉴는 상상력도 초월한다.
종각역 4번 출구를 나와 서울극장까지 쭈욱 직진한 후에 종묘 방향으로 건너 탑골공원을 지나 인사동까지, 길거리 음식의 화려한 향연이 행인들의 허기진 배를 달래 주기 위해 줄지어 기다리고 있다. 
겨울이 저물기 전, 소박한 낭만을 즐기고 싶다면 종로로 나가 얼어붙은 몸과 마음을 각종 이색 길거리 음식들로 녹여 보자.

종각역 4번 출구에서부터 길거리 음식 투어를 시작해 보자. 종로2가까지는 학원이 밀집해 있기에 젊은 학원 수강생들을 겨냥한 메뉴들이 즐비하다. 종각에서 종로2가로 향하는 길의 대표음식은 누가 뭐라 해도 ‘김떡순’이다. 
이제는 어느 집이 원조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많은 가게들이 생겨났다. 김떡순을 김밥+떡볶이+순대로 착각하고 있는 이가 있다면 곤란하다. 김떡순은 김치전+떡볶이+순대볶음의 약어이다. 물론 각종 튀김, 계란말이, 어묵 등을 조합해 주문할 수 있기에 김떡순은 고정불변의 메뉴는 아니다. 최초 김떡순이 종로에 자리를 잡고 한참 동안 3,000원이라는 ‘착한 가격’을 유지했으나 최근 밀가루 및 식품 원재료 가격의 급등으로 3,500원으로 소폭 상승했다. 그럼에도 가격 대비 훌륭한 맛과 포만감을 제공하는 김떡순의 인기는 식을 줄 모른다.

탑골공원을 지나 인사동으로 진입하면 또 다른 먹거리의 장이 펼쳐진다. 인사동은 가족,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기에 먹거리뿐만 아니라 볼거리도 그득하다. 전통과자나 떡을 직접 만드는 과정을 지켜보고 시식해 보는 재미도 색다르다. 입만 즐거운 것이 아니라, 눈과 귀까지 행복할 수 있는 것이 인사동의 매력. 휴일이면 종로거리가 한적한 것에 비해 인사동은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린다. 거리 공연이나 행사가 주로 주말에 열려 볼거리가 많고 차량 통행이 금지돼 편하게 거리를 거닐 수 있기 때문이다. 

인사동 길거리 음식의 터줏대감은 뭐니뭐니해도 호떡이다. 10년 동안 한자리를 지켜 온 ‘털보네 호떡’은 늘 많은 사람들로 장사진을 이룬다. 옥수수와 찹쌀이 들어가 있어 고소하고, 두툼하면서도 바삭바삭한 특유의 맛이 인기 비결이다. 많은 노점상인들이 물가 상승으로 푸념을 늘어놓고 있지만 털보네 호떡만큼은 불황이 없다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다. 개당 7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길거리음식도 계절 탄다
김떡순을 파는 한 아주머니는 말했다. “길거리 음식은 철저히 계절장사”라고… 사실 한여름 찜통더위에 냉방도 되지 않는 길에 서서 맵고 뜨거운 김떡순을 먹고 있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서인지 날이 풀리고 더워지면 뜨겁고 푸짐한 메뉴보다는 시원하고 가볍게 먹을 수 있는 메뉴들이 인기를 끈다. 아이스커피, 시원함과 쫄깃쫄깃함을 동시에 느낄 수 있는 버블 티, 수분이 많아 갈증해소에도 좋은 메론·파인애플꼬치, 각종 과일주스 등이 그것들이다. 끊임없이 진보와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길거리 음식 시장, 또 어떠한 아이템이 등장할지 기대해 보는 것도 즐거운 일이다. 


종로2가 사거리에서 서울극장 쪽으로 향하는 길에는 이색 음식을 파는 가게들이 줄지어 있다. 터키인이 직접 만들어 판매하는 케밥, 홍합과 꽃게를 넣고 끓여낸 시원한 국물과 매콤한 소스가 입맛을 돋우는 빨간 오뎅 등이 행인들을 기다리고 있다. 길거리 음식은 명멸하는 주기가 짧다. 길거리 소비자의 입맛과 취향이 보통 까다로운 것이 아니기에 노점상인들은 자주 ‘업종 변경’을 시도한다. 이런 길거리 음식 시장에서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메뉴가 있으니 바로 ‘회오리 감자’이다. 통감자를 기계에 넣으면 회오리 모양으로 깎여져 나온다. 감자에 나무 꼬챙이를 꽂아 기름에 튀긴 후 불고기, 치즈, 칠리 등의 가루 소스에 찍어서 먹는다. 종로3가에서 회오리감자를 판매하는 상인은 “맛이 자극적이지 않고 모양도 독특해서 외국인들도 즐겨 찾는다”며 “이제 개발 단계인 상품이기에 앞으로 더욱 다양한 시도를 해볼 것이다”고 말했다. 창업 및 유지비용이 크지 않은 반면 고수익을 보장하는 순수 국내 개발 아이템이라 더욱 화제다. 가격은 개당 1,000원. 
서울극장, 단성사, 피카디리 등의 극장이 밀집해 있는 곳은 극장 주변이라 그런지 오징어, 쥐포 등의 건어물을 파는 가게가 밀집해 있다. 유의할 사항 한 가지! 오랜만에 극장을 찾는 기분에 옛 시절의 낭만을 떠올리며 오징어를 가지고 들어가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극장은 외부 음식 반입을 금하고 있다.



종묘 쪽으로 길을 건너면 또 다른 분위기가 펼쳐진다. 이곳은 주로 연세가 지긋하신 어른들이 많기에 길거리 음식 또한 닭똥집, 돼지껍데기 등 어른 취향의 것들이 많다. 더불어 판매되는 막걸리는 어른들의 시름을 조촐하게나마 덜어 주는 친구 같은 존재. 길 건너편 젊은이 취향의 노점상들과 분위기가 너무 다르다고 당황하지 말자. 어른들에게도 길거리의 낭만은 필요한 법. 
탑골공원 바로 앞쪽에는 타코야키, 핫바, 닭꼬치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있다. 압구정동에서 일본인과 함께 타코야키를 판매하다가 자리를 옮겼다는 한 상인은 친절하게 타코야키에 대해 소개해 주었다. 타코야키 반죽은 단순히 밀가루만 들어가는 게 아니라 10가지가 넘는 곡물을 비롯해 약초인 ‘마’를 가미해 부드러운 맛을 더해 주며 피로회복에 좋은 문어가 들어있어 길거리 음식의 웰빙상품이라고 한다. 일본의 경우, 가정집에서 만들어 먹을 정도로 대중적인 타코야키, 이렇듯 종로의 진정한 매력은 국경을 넘나드는 다채로운 문화에 있다. 5개에 2,000원, 8개에 3,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닭꼬치  종로에 있는 닭꼬치의 종류만 해도 3가지가 넘는다. 숭늉까지 서비스로 주는 춘천 닭꼬치, 50cm의 길이에 독특한 소스가 일품인 닭꼬치, 얼리지 않은 닭다리살에 다양한 소스를 첨가한 인사동 닭꼬치 등. 가격은 1,500원에서 2,000원까지 다양하다.
케밥  종로2가 버거킹 앞에는 터키인이 직접 만들어 파는 케밥이 있다. 살짝 구운 또띠아에 닭고기를 넣고 야채와 소스를 넣으면 완성. 가격은 3,000원으로 길거리 음식치곤 약간 비싼 편이지만 가격이 아깝지 않은 맛을 자랑한다. 

인사동 스타, 윤효상
한 때 마로니에 공원에서 개그맨 출신 김철민씨와 듀엣으로 활동하던 윤효상씨. 이제는 주말마다 인사동에서 그를 만날 수 있다. 20년 가까운 세월 동안 거리 공연을 쉬지 않았던 그의 입담과 기타 솜씨는 행인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공연이 무르익을 때면 어느새 100~200명이 모여 함박웃음을 짓고 있는 광경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다. 공연 후 모금액의 일부를 꼬박꼬박 불우이웃에게 전달한다는 따뜻한 마음씨 덕에 더욱 사람들의 이목을 끄는 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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