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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화 주말 여행 - 미풍 속에 찾아온 강화의 봄 ②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3.1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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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족산 숲의 정령, 기지개를 켜다
강화를 즐기는 방법이 해안가 도보여행만 있는 건 아니다. 마니산, 정족산, 길상산 등 녹음 짙은 산 속에 들어 맑은 공기를 마셔보자. 산림욕이 별거 있나. 숲길을 거닐며 소나무향에 취하는 것, 가능한 늘어지고 풀어져 보는 거다.


1 달콤새콤한 오미자차가 생각나는 봄 2 죽림다원에서의 한적한 티타임을 원한다면 주중에 찾도록 하자 3 강화도의 등산객들은 쉬이 땀을 흘리지 않는다. 완만한 능선으로 이루어진 크고 작은 산들은 초보자에게도 도전의 용기를 준다 4 전등사에서 만난 동자스님 인형. 저도 봄이 와서 신났는지 맘껏 기지개를 켠다

1,600년 세월의 유서 깊은 전등사, 향긋한 차 한잔 죽림다원

해안가를 거닌 두 발을 달래기 위해 이튿날, 산길에 오른다. 솔잎이 곱게 깔린 전등사 초입은 전날 한 차례 비를 머금어 푹신하고 촉촉하다. 절로 지압 효과가 있는게 조금씩 피로가 풀리는 듯하다.

민족의 성지이자 강화의 랜드마크 같은 마니산을 두고 굳이 정족산을 택한 이유는 다름아닌 ‘전등사’때문이다. 강화도에서도 유서 깊은 이 절은 1,600년 불교 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강화의 산들의 그러하듯, 완만한 능선은 그다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주차장에서부터10여 분 정도 걸었을까. 장작 타들어가는 구수한 냄새와 함께 멀리 언덕 위로 기와지붕들이 띄엄띄엄 몰려 서 있다. 절은 그처럼 어미와 같은 마음으로 여행자들을 편안히 맞아준다.

곧게 뻗은 전나무 아래 멀리 서해 바다를 마주한 전등사는 고구려 소수림왕 11년에 창건한 사찰로 대웅전, 약사전 등의 귀중한 보물을 거느리고 있다. 망울진 목련 가지에선 벌써부터 달달한 풀냄새 가맴돌고, 처마 밑을 스치는바람에 풍경소리는 은은함을 더한다. 절을 지키는, 주지스님의 충견 바둑이도 감기는 눈꺼풀을 어쩔줄 모르고,'에라 모르겠다~’꿀맛같은 단잠에 빠져들었다. 사람도 여행지도 모두 긴장을 풀고 평화로워지는, 바야흐로 봄이다.

전등사를 한바퀴 둘러봤다면, 전통 차 한잔 그냥 지나칠 수 없다. 1999년부터 전등사에서 운영 중인 ‘죽림다원’은사찰이 주는 고즈넉함과 전통 차의 운치가 더해져 한숨 돌리고 가기 더할나위 없다. 내부는 작가들이 만든 다도 용구들로 가득한데, 전통 국악이 은은하게 흐르며 풍류를 더해준다.
 
운영자 한정순씨는 맘에 드는 다구들을 찾아 직접 가마를 돌아다닐 정도로 전통차에 대한 조예가 깊다. 덕분에 인사동 주변보다 30~40% 정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다. 죽림다원의 모든 차는 직접 만들어 판매하며, 미리 다음 해에 사용할재료들을 준비해 놓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10~11월에는 오미자, 11월에는 모과 등 그 과일이 가장 맛있게 영그는 최상의 시기에 수확해 ‘김장’을 담그는 셈. 최고의 재료를 향한 열정은 그 맛에도 고스란히 배어나 차를 마시러 멀리서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고 한다. 녹차, 모과차, 오미자차 등 종류 또한 다양한데, 그중‘대추차’는 이곳이 자랑하는 인기 메뉴. 대추를 으깬 뒤 그 과육만을 따로 걸러내어 이틀 내내 고아낸 맛은 깊고도 달다. 호박죽처럼 걸쭉한 대추차에 차가운 위를 보한 뒤 한과를 곁들이면 건강한 간식이 되기 충분하다. 차에 띄워주는 재철 꽃잎은 미학적 운치를 더해준다.

봄이 깊숙이 찾아들면 야외 마당에는 야생화들이 가득 피어나고, 손님들은 벤치에 앉아 도란도란 계절을 음미할 수 있다. 주말에는 자리가 없을 정도로인기인지라, 보다 여유로운 티타임을 원한다면 한가로운 평일 오후를 추천한다.

가격
오미자차·대추차 4,000원, 한과 3,000원 운영시간 오전 9시~오후 7시30분(겨울에는 오후 5시까지) 
문의 032-937-7791 www.jeondeugsa.org


전원주택에서 보내는 근사한 하룻밤
모처럼의 주말 나들이, 산으로 들로 원 없이 돌아다녔다. 적당한 여행은 충분한 휴식에서 완성되는 법. 최근 근사한 펜션들이 속속 들어서면서 강화에서는 하룻밤을 어디서 묵어야 할지 자못 행복한 고민에 휩싸인다.

달빛을 베고 바다를 덮다 메종 드 라메르

여행을 좌우하는 요소 가운데 하나가 숙소다. 비즈니스호텔과 장급 여관, 펜션과 민박촌으로 나뉘는 ‘며칠간의 잠자리’는 국내여행을 계획할 때 가장 고민되는 부분이다.

최근 몇 년 전부터 불어온 ‘웰빙 테마’는 여행지의 잠자리 풍속을 바꾸어 놓았다. 경비를 줄이기 위해 무조건 싸고 가까운 숙소를 선호하던 이들은 이제 보다 고급스럽고 쾌적한 환경 아래 레저와 놀이, 여행과 숙박이 공존하는 근사한 전원주택을 꿈꾼다. 새롭게 쓰여진 펜션 트렌드의 중심에 강화도가있다.

2004년 겨울 동막해수욕장 근처에 모습을 드러낸 ‘메종 드 라메르(Maison de la mer)’는 해안가에 자리한 동화같은 별채. 나무로 지어진 펜션은 그 자체로 한 폭의 그림이 되기 충분하다. 메종, 라메르, 체이스, 알레, 비쥬, 뮤제의 6개 객실로 구성되어 있는데, 그 가운데 ‘알레’는 제일 인기가 좋다. 2층 다락은 물론, 1층 주방과 그 옆으로 이어진 야외 테라스는 독립적인 바비큐 그릴을 빌릴 수 있어 화창한 날, 파티를 가능케 한다. 2인 기준으로 최대 6인까지 이용 가능. 피아노가 딸린 ‘메종’에는 최대 8인까지 머무를 수 있어 단체 가족과 소규모 모임에도 손색없다.

갯벌 바로 앞에 지어진 만큼 전 객실에서는 오후 4시면 차오르는 만조를 감상할 수 있다. 본동 외4개의 독채는 나무가 주는자연 친화적인 기운과 깔끔하고 정제된 디자인으로 패션 잡지의 화보 등에 널리 인기를 얻고 있다. 아침식사로 한식이 운영되며, 1인당 1만5,000원이면 삼겹살과 와인, 푸짐한 야채와 된장찌개가 마련된 근사한 저녁 만찬을 즐길 수 있다.
 1, 2 ‘알레’는 메종 드 라메르가 자랑하는 인기 객실. 복층식 구조가 이색적이다 3 저녁에는 별도의 바비큐 룸에서 맛있는 고기가 제공된다

위치
전등사에서 동막해수욕장 방면 객실요금 비수기 주말 기준, 11~19만원 
문의 032-937-7460 www.boonori.com

가는 방법 서울에서 자가용을 이용할 경우 올림픽대로 개화 IC에서 김포, 다시 강화읍방면(약 1시간30분소요). 시외버스는 신촌에서 오전 5시40분부터 오후10시까지 10분 간격으로 운행된다.

그 밖에 볼거리 ‘마니산 참성단’은 사적 제136호로 단군이 하늘에 제사를 올리던 제단이라 전해진다. 절벽 위에 자연석을 쌓아 만든 참성단은 민족의 뿌리와 세계관이 반영된 신성한 곳. 해마다 개천절이면 이곳에서 단군 제사를 지내며 전국체전의 성화가 칠선녀에 의해 채화되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또한 해발 468m의 완만한 산세는 2~3시간이면 오르내릴 수 있어 등산객들로부터 많은 사랑을 받는다. 참성단은 현재 훼손을 막기 위해 출입을 막아 놓은 상태다.‘ 고인돌’은 청동기시대의 대표적인 묘제의 하나. 화순, 고창의 고인돌과 함께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으며 높이 2.6m, 개석
의 길이 6.4m로 남한 최대 규모다.

특산물
먹거리는 강화도 여행을 더욱 즐겁게 마무리할 수 있는 아이템. 달달하고 걸쭉한‘ 강화인삼막걸리’에 속이 노란 고구마를 곁들이거나, 잔가시가 씹는 맛을 더하는‘밴댕이회’한 접시에 독한 소주로 입가심 할 때면 황홀한 감탄사가 터져 나온다. 수줍은 듯 발그레한‘강화순무’는 앞니로 베어 무는 수고를 덜어 주며, 오물오물 입 안에 곱씹을수록 단맛이 우러난다. 고려인삼의 전통과 맥을 이어온‘강화인삼’은 원기를 보호하고 혈액생성을 왕성하게 하며 폐 기능을 강화 시키는 데 효능이 좋다.


한국관광공사는지난1997년부터‘추천! 이달의 가볼만한 곳’을 선정, 우리나라 구석구석의 숨은 매력을 찾는데 노력하고 있다. 위 기사는 2008년 ‘4월 걷기 좋은 해안도로’ 가운데 하나로 홈페이지www.visitkorea.or.kr를 통해 보다 자세한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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