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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쿠사츠 - 온천밭을 가꾸는 마을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3.2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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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을 즐길 수 있는 곳이 무려 3,000곳에 달하는 온천의 나라 일본. 혹자는한국인이 김치를 매일 먹는 것처럼, 일본인은 매일 온천을 한다는 말을 할 정도로 일본사람들은 온천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아직 우리나라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온천 전문가일본사람들이 좋아하는 온천에 5년 연속 1위로 뽑혔다는 유명한 온천마을 쿠사츠는 그래서 더욱 호기심이 동했다.

에디터  트래비       
취재협조  일본항공 02-3788-5733┃JR동일본쿠사츠 온천 관광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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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북이 쌓인 눈을 외롭게 밝히고 있는 가로등  2 쿠사츠 시내 풍경  3 시라네신사에서 신나게 뛰어 내려오는 아이들 5 로맨틱 거리에 세워진 쿠사츠 주변 도시 방향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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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의 첫날. 도쿄는 따스한 봄기운을 머금고 있었지만, 도쿄에서 북서쪽으로 약 163km 떨어져 있는 쿠사츠는 아직도 한겨울이었다. 해발 1,200m에 자리한 쿠사츠 마을의 수북이 쌓인 눈과, 처마에 주렁주렁 매달린 아기 팔뚝만한 고드름이 다시 겨울로 돌아간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쿠사츠는 마치 온천 위에 지어놓은 마을 같다. 마을의 모든 숙박업소에 온천탕이 있는 것은 물론, 마을 한가운데 커다란 온천밭이 있다. 온천수 하천이 하얀 수증기를 뭉게뭉게 만들면서 동네를 가로지르고, 덕분에 코끝을 자극하는 유황냄새가 마을 전체에 배 있다

쿠사츠는 주말을 맞아 관광객으로 북적였지만, 대부분 일본인이고 외국인은 손으로 꼽을 정도다. 생초짜 일본 여행객이라면 쿠사츠는 일본의 옛 모습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어 더욱 매력적이다. 전통 가옥이 즐비한 사이노카와라 공원 거리와 다키시타 거리를 산책하며 시간 여행을 하면서, 순박한 그곳 사람들을 만나 보고 일본의 온천도 원 없이 즐길 수 있다. 최근 J리그 2부 리그인 자스파 쿠사츠에 최성용 선수가 입단하면서 쿠사츠는 우리에게도 조금씩 알려지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1 유바타케

‘상사병만 빼고 다 고쳐요’

‘쿠사츠 온천은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다. , 상사병만 빼고.’ 쿠사츠 온천의 효능은 예부터 소문이 자자했다. 에도막부 초대 장군인 도쿠가와 이에야스는 쿠사츠 온천수를 에도(도쿄)까지 가져오도록 했고, 무사들은 병에 걸리면 쿠사츠로 찾아와 온천수로 치료를 했다고. 쿠사츠 온천수는 세균이 10분 만에 죽고, 1엔짜리 동전이 일주일 만에 녹아 버릴 정도로 강한 산성으로 신경통, 근육통, 피부병, 어깨결림, 타박상, 만성 부인병 등 거의 모든 병에 효능이 있다고 한다. 이런 온천수가 분당 36,000ℓ씩 펑펑 솟아난다니, 쿠사츠가 일본 대표 온천지로 꼽히는 데 이의가 있을 수 없다.

쿠사츠에는 피부과가 없다. 동네 주민들이 매일 온천수를 접하는 덕에 피부질환을 앓는 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대신 다른 곳에 비해 많이 있는 병원이 있으니 바로 치과. 온천수의 산성이 워낙 강해 치아를 까맣게 하고 이에 자극을 준다고

‘쿠사츠에는 온천밭이 있다구요?’

‘온천밭’이라고 들어 보셨는지. 쿠사츠 마을 한가운데엔 ‘온천밭’이라는 뜻의유바타케(湯畑)’가 있다. 섭씨 50도가 넘는 온천수를 지상에 설치한 나무상자에 흐르도록 해 자연적으로 온도를 낮추는 시설이다

마을 한가운데를 위풍당당하게 차지한 유바타케는 나무관이 일렬종대로 길게 늘어선 채뭉게구름처럼 피어나는 온천 연기와 코끝을 자극하는 유황냄새를 내뿜으며 신비한 동화 속 마을 분위기를 만들어 낸다. 나무통을 통과한 온천수는 약 200개 숙박시설의 온천으로 보내진다. 때문에 쿠사츠 온천은 다시 데우거나 수돗물을 넣거나 하지 않은 천연 온천이다쿠사츠에서 머문다면 반드시 낮과 밤의 유바타케를 모두 감상하자. 유바타케에 조명이 설치돼 있어 밤에는 환상적인 야경이 펼쳐진다

온천 에티켓  “! 지켜 주세요!”
 - 아무리 온천이 반가워도 온천탕에 들어가기 전에는 반드시 샤워 먼저 하고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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탕 안에 수건을 담그지 않는다. 수건은 몸을 가리거나 몸을 닦는 데만 사용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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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천은 짧게 여러 번! 시원하다고 온천탕에 오래 들어가 있으면 강한 산성 때문에 오히려 피부에 안 좋을 수 있다. 5분 정도 들어갔다 나오기를 반복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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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온천은 음양의 조화를 위해 시간대별로 남탕과 여탕이 바뀌므로 확인할 것. 아무 생각 없이 들어갔다가 봉변을 당할 수도 있다
 


1 공중 온천장 오오타키노유 입구  2 오오타키노유의 오랜 이력을 증명하는 낡은 신발장이 오히려 운치 있다 3 캔들히나마쯔리. 초를 켜고 소원을 빌어요~  

‘싸게 뜨끈하게온천 즐기기

공중온천장 오오타키노유는 100명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대욕탕과 노천탕, 폭포탕, 사우나, 냉수욕탕 등 다양한 온천탕이 있다. 온도가 낮은 온천부터 뜨거운 온천까지 차례대로 들어가는 아와세유가 특히 인기 있다.
시라하타노유, 지조노유, 치요노유를 비롯한 18개의 공중 온천탕은 마을 주민과 관광객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곳들이다. 수건만 준비해 가면 되니 마음껏 온천욕을 즐겨 보자
그 밖에도 온천수가 워낙 흔한 마을이다 보니 무료 족욕 시설도 마을 곳곳에 자리해 있다. 유바타케 옆, 족욕탕을 지나가던 아주머니가 신발과 양말을 벗고 발을 담근다. 언제든 무료로 족욕을 할 수 있는 유케무리테이(湯けむり亭)에 앉아 족욕을 하는 아주머니는 깜빡 눈이라도 붙일 듯 지그시 눈을 감는다. 동네 아주머니들이 삼삼오오 모여 앉아 족욕탕에 발을 담그고 이야기꽃을 피울 상상을 하니, 유케무리테이가 참으로 정다워 보인다. 오오타키노유 영업시간 오전 9~오후 9(연중 무휴요금 어른 800, 어린이 400

쿠사츠는 축제 중 ‘캔들히나마쯔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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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은 여자 아이들의 무병장수를 기원하는 일본 전통 히나마쯔리 축제 날. 이를 기념해 쿠사츠에서도 31일과 2일 캔들히나마쯔리가 열렸다. 처음으로 일본 전통 축제에 참여한다는 기대에 늦은 오후부터 설레었지만 저녁이 돼, 밖에 나서니 매서운 강추위가 몰아쳐, 밖에서 축제를 즐길 수 있을지 걱정이 됐다. 하지만 관광객의 소심한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동네 주민들은 추위에도 굴하지 않고 이웃과 관광객들에게 달달한 음료와, 미소국, 과자 등을 나눠주며 떠들썩한 축제 분위기를 돋우고 있었다.
눈으로 만든 커다란 인형이 서 있는 작은 동산에 올라 눈밭 위에 장식된 촛불을 바라보고, 인형 앞에 경건하게 촛불을 붙이며 소원을 빌어 본다. 작은 마을의 작은 축제는 한층 더 정겹다. 캔들히나마쯔리 외에도 4월 중순의 자전거 등반 경기인 뚜르 드 쿠사츠나 8월 초에 열리는 쿠사츠온천마쯔리도 이 마을의 축제로 손꼽힌다

재미있는유모미 체험  
고온의 온천수를 식히는 한편 온천의 효능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생각해 낸유모미’. 1.8m의 기다란 나무판으로 온천수를 휘휘 저으면서 물을 퍼올리기를 반복하는 행위다. ‘네츠노유에서는 유모미를 하면서 부르는 유모미 가락에 춤을 조화시킨유모미와 춤 쇼를 매일 공연한다. 간드러지는 목소리로조이나 조이나~’를 반복하는 선율이 꽤 오랫동안 뇌리에 남아 있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공연이 끝나면 직접 유모미 체험을 할 수도 있다. 경쟁률이 치열했던 유모미 체험에 발탁된 운 좋은 사람들의 말을 빌면, 유모미 나무판은 생각보다 무겁지만 꽤나 재미있다고.
유모미와 춤 쇼 공연일시 325일부터 1130일까지 매일 30분간 공연/ 오전 7, 오후 3(51~1028), 오후 4  관람료 어른 500, 어린이 250  유모미 체험 41~1130일 매주 토·일요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1230체험비 초등학생 이상 200



그 밖의 쿠사츠 볼거리

풍경이 정겨운 사이노카와라 공원

‘서쪽의 하천이라는 뜻의 사이노카와라 공원에는 곳곳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온천수가 강이 되어 흐르고 있다. 하여 옛날에는 귀신의 온천수라 불렸는데, 산과 나무, 바위와 하천이 어우러진 공원 가득 솔솔 풍기는 유황냄새와 하얀 수증기는 그곳에 흐르는 것이 그냥 물이 아니라 온천수임을 다시금 확인시켜 준다. 겨울에는 소복하게 쌓인 눈이 운치를 더하고, 가을에는 알록달록한 단풍이 물들어 고즈넉이 산책하기 좋다

공원 꼭대기로 올라가는 길에 옆을 보니 저 멀리 커다란 노천탕이 보인다. 그런데 세상에, 알몸의 남정네들이 노천욕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100명이 한꺼번에 들어가도 여유 있을 정도로 커다란 사이노카와라 공원 대노천탕은 특히 겨울에 눈꽃나무들을 바라보며 즐기는 노천온천 맛이 일품이라고.
개장시간 4~11월 오전 7~오후 8, 12~3월 오전 9~오후 8  입장료 어른 500, 어린이 300 

봄까지 OK!  쿠사츠국제스키장

온천마을의 매력을 담뿍 즐겼으니 스키도 즐겨 보자. 130 전에 분화했던 활화산 시라네 산(白根山)에 폭 안겨 있는 쿠사츠는 겨울에 눈이 많이 내려 4월 초까지 폭신한 설질에서 스키 타기에 딱 좋다.
 
쿠사츠국제스키장은 스키장 초입과 정상이 900m의 해발 차이가 나고, 8km의 다운힐 코스를 가진 대규모 스키장이다. 쿠사츠국제스키장은 아오바야마 스키장, 오나리야마 스키장, 텐구야마 스키장 등 여러 개의 스키장으로 이루어져 있어서, 스키를 타고 내려오다가 자칫 슬로프를 잘못 선택하면 다른 스키장으로 빠져 버리는 희한한 경험도 할 수 있다

쿠사츠국제스키장 정상까지는 입구에서 리프트를 타고 올라간다. ‘다 왔나싶더니 다시 곤돌라를 타고 하늘 가까이로 더 올라간다. ‘이제 진짜 다 왔구나했는데, 시라네 화산 로프웨이로 갈아타고 해발 2,000m까지 다다른다. 가도 가도 끝이 없을 것 같은 리프트를 타고 눈 덮인 시라네 산의 웅장한 절경을 감상하니 고도가 높아질수록 차가워지는 바람에도 기분이 짜릿하다. 해발 1,950m인 한라산보다 더 높은 곳까지 올라가 스키를 타고 내려오는 맛은 설명이 불가하다. 거의 산꼭대기까지 스키장이 만들어져 있는 만큼, 상급자용 코스부터 초급자용 코스까지 다양하다

쿠사츠국제스키장에는겨울자연풍경 감상 스키라는 테마가 있다. 크로스컨트리스키로 산책하는 코스와 눈길에 신는 신발 와칸지키를 신고 걷는 코스가 있으며 자연관찰원이 동행해 준다. 개장기간 11월 하순부터 4월 초

시끌벅적 작은 시장 사이노카와라 공원 거리

사이노카와라 공원 거리는 짧지만 다채롭고, 소박하지만 운치 있다. 온천만쥬와 차를 무료로 나눠주는 상점 앞에는 만쥬와 찻잔을 든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담소를 나누고 있다. 만쥬와 차를 받아들고 가게 앞에 잠깐 서서, 북적북적 활기 넘치는 거리를 바라본다. 정겨운 시장 풍경과 공짜 시식 좋아하는 사람들은 만국 공통이라는 걸 알겠다. 공짜 마케팅이 이윤을 남기기는 하는지, 가게 아저씨는 끊임없이 만쥬와 차를 건네면서도 즐거운 표정이다온천만쥬 외에도 전병, 뜨거운 온천수에 익힌 달걀 반숙 등 쿠사츠에서만 맛볼 수 있는 별미를 파는 상점에 늘어서 있어 지나가는 사람들의 지갑을 열게 한다.


쿠사츠의 숙박업소들

이치호텔
 

호텔 객실에서 유바타케가 정면으로 보이고, 마을 중심에 위치해 편리하다. 300년의 전통을 가진 곳으로 현대식 건물이지만, 내부는 일본 전통의 느낌이 물씬 난다. 일반 온천 외에 섭씨 50도의 시라하타 온천, 60도의 반다이 등 2가지 특별한 온천을 할 수 있다. 일본 예술품과 묵화 등이 전시된 갤러리도 볼 만하다.
숙박요금 1인당 13,800엔부터(2 1, 1 2)
홈페이지 http://www.hotel-ichii.co.jp 

가네미도리

규모는 크지 않지만 인기 있는 료칸. 마을 중앙에 위치해 있고, 주로 가족, 커플 등 소규모 여행객이 많이 찾는다. 모두 화실이며, 사계절 일식 요리를 제공하며 아침 저녁을 방에서 먹을 수 있다.
숙박요금 1인당 16,000~3만엔(2 1, 아침·저녁식사 포함)
홈페이지 http://www.kanemidori.co.jp 

레상

고원 리조트 지역에 약 30여 개의 펜션이 마을을 이루고 있다. 주인의 개성, 취미에 따라 각각 색다른 분위기를 풍기는 이 펜션들은 가족적인 분위기다. 펜션레상(Raisin)’은 방이 6개로 최대 20명이 묵을 수 있는 아담한 펜션이다. 주인은 29년 동안 프린스호텔 소믈리에로 근무한 경력을 가진 와인 전문가로, 펜션 지하에 와인 저장고를 갖고 있어 와인 애호가의 눈을 반짝이게 한다.
숙박요금 1 8,500, 토요일 9,000(세금 별도홈페이지 http://www8.ocn.ne.jp/~p-raisin 

쿠사츠의 인근 명소



쇼핑과 레저를 한번에!
가루이자와

쿠사츠에서 차로 약 2시간 정도 떨어진 가루이자와는 일본의 유명한 휴양지다. 일본이 개방하면서 도쿄로 들어온 외국인들이 선선한 고원지대인 가루이자와에 별장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고급 별장촌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가루이자와는 아키히토 천황이 황태자였을 적에 이곳의 테니스장에서 시합을 하면서 미치코 황후를 만나 로맨스를 싹틔운 곳으로도 유명하며, 정선희-안재환 부부가 가루이자와의 고급 휴양 호텔 호시노야로 신혼여행을 다녀오면서 국내에 알려지기도 했다

가루이자와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쇼핑. 대형 아울렛에는 약 120개의 상점이 밀집해 있어 없는 브랜드가 없을 정도. 아울렛에 있는미카도 커피커피숍에는 천황과 황후의 젊은 시절 사진이 걸려 있다. 또한 고원 지대 휴양지 명성에 걸맞게 스키장, 골프장 등 각종 레포츠를 만끽할 수 있어, 주말이면 쇼핑과 레포츠를 동시에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가는 방법 도쿄 도쿄역, 우에노역에서 나가노 신칸센을 타고 약 1시간  이용요금 5,750  아울렛 영업시간 오전 10~오후 7 
www.kusatsu-onsen.org/koreancl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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