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통음식점 목가(木家)-목가적인 정취와 맛에 취하다
한국전통음식점 목가(木家)-목가적인 정취와 맛에 취하다
  • 트래비
  • 승인 2008.04.1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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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통음식점  목가(木家)
 목가적인 정취와 맛에 취하다

서울 한복판에서 ‘목가(牧歌)’적인 정취와 맛을 음미할 수 있는 곳이 있으니, 바로 종로구 행촌동에 위치한 한국전통음식점 ‘목가(木家)’이다. 서울 도심 한복판에서, 그것도 서울 토박이 음식을 먹으며 목가적인 분위기를 음미한다는 게 아이러니컬하게 들릴 수도 있으나 ‘목가’에 가보면 이 말이 이해가 될 것이다.

차량과 사람들로 번화한 신문로에서 정동길 맞은편으로 걸어 오르다 보면 이곳이 서울 도심 한복판이 맞나 싶을 정도로 한적하고 고즈넉한 주택가가 나온다. 세월이 비껴 흘러간 듯한 이곳 주택가 한쪽에 자리한 ‘목가’는 간판이 없다면 일반 주택으로 착각하고 그냥 지나쳐 버리기 십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목가’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이 집은 주인장이 80년대 초부터 생활해 온 일반 주택으로, 지금도 주인장과 아들이 이 집에서 살고 있다. 영어교사였던 남편이 은퇴하면서 장사의 ‘장’자도 모르던 여주인이 음식 솜씨 하나만 믿고 자기 집에서 음식점을 시작하게 됐던 것. 그렇게 한자리를 지키며 음식점을 운영한 게 어느덧 15년째다.

대문 꽁꽁 잠그고 사는 서울 주택가에서 활짝 대문을 열어 놓은 ‘목가’에 들어서면 음식점에 왔다는 기분보다는 ‘아는 집’에 놀러온 듯한 느낌이 든다. 작은 마당을 거쳐 집(식당이라는 말보다는 집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하다) 안으로 들어서면 ‘아는 집’에 온 듯한 착각은 점점 더 짙어진다. 내부 어디에도 그 흔한 메뉴판 하나 붙어 있지 않다. 주인장은 여전히 1층 한쪽 방에서 생활하고 있고 주방 역시 음식점 주방인 동시에 주인의 가정집 주방이기도 하다. 2층에 위치한 화장실 역시 욕조까지 딸린 영락없는 가정집 화장실이다. 그렇게 이 집은 ‘목가’라는 간판을 단 음식점이기도 하지만 주인장이 30년 가까이 살아 온 본인의 생활공간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목가’의 음식은 밖에서 사 먹는 음식이라기보다는 집에서 해 먹는 음식 같다. 국내산 식재료를 고집하고 조미료 사용을 기피하는 주인장의 마음이 ‘목가’의 음식을 ‘집에서 엄마가 해주는 밥’이란 느낌을 더욱 강하게 만들어 준다.

‘목가’에는 메뉴판이 없다. 자리를 잡고 얼마짜리를 주문하면 주인장이 알아서 음식을 만들어 준다. 1만원짜리에는 어떤 요리가 몇 가지 나가고 2만원짜리에는 또 어떤 요리가 몇 가지 나간다고 딱 정해서 얘기할 수 없는 게 그때그때의 재료에 따라 제공되는 요리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리 제공되는 정보가 없기 때문에 어떤 음식들이 나올까 기다리는 재미가 있고, 무얼 먹을까 메뉴판을 보며 머리 아프게 고민할 필요가 없다.

음식점 분위기와 마찬가지로 음식도 화려하거나 꾸며진 맛이 없다. ‘목가’의 음식은 자극적이거나 강하지 않다. 단아하고 순수한 맛이라고 할까. 짜고 매운 자극적인 맛 대신 옅고 잔잔한 맛이 있다. 이러한 ‘목가’의 특색은 이 집의 인기 메뉴인 코다리 요리를 통해 드러나는데, 고추장 양념 대신 코다리에 기름을 발라 담백하게 구워내서 코다리 본연의 맛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 하나, ‘목가’의 단골손님들이 추천하는 메뉴는 아는 사람들만 맛볼 수 있다는 생대구매운탕. 메뉴에 포함된 음식은 아니지만 단골손님들이나 10명 이상 단체 손님들에게 특별히 제공되는 음식으로, ‘목가’ 주인장의 손맛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한적한 서울의 옛 공간에서 깊이 있는 서울 음식 맛을 음미하고 싶다면 ‘목가’를 찾아가 보자. 내년이면 행촌동 일대도 뉴타운 개발이 시작돼 ‘목가’도 사라질 운명에 처해 있다고 하니, 서울 속에서 목가적인 분위기를 만끽하고 싶은 사람이라면 늦기 전에 ‘목가’에 들러 보시라.

+가격 점심 1만~3만원, 저녁 1만5,000~3만원(5,000원 단위로 구분) 
+영업시간 오전 11시30분 정도~밤 10시(설날과 추석 당일 제외 연중무휴) 
+연락처 02-737-3809, 722-5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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