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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칼럼 - 매트릭스, 마음의 감옥에 갇힌 자 "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4.1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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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트릭스>는 가상 사이버 세계에 갇혀 있는 인간을 구원하는 네오의 활약상을 그린 영화로 화려한 액션, 스케일과 음악 등으로 크게 주목받았다. 매트릭스 세계는 인간의 뇌와 신경을 컴퓨터가 지배하는 세계이다. 인간은 보지도 듣지도 만지지도 않았지만 뇌에 이러한 자극이 전달되어 실제로 살고 있지 않은 허상의 세계를 만들어 내어 그 안에서 느끼고 살아가는 것이다.

이런 과정은 외부 세계를 받아들이는 과정에서 잘못된 해석으로 비롯된 것이며 정신과에서는‘인지적 왜곡’이라고 한다. 인지적 왜곡으로 인하여 생긴 잘못된 해석은 처음에는 아주 우연히 발생하게 되지만 이런 잘못된 해석은 환경에 의해서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보다 확고해지며 이는 적절한 설명이 불가하고 설득되지도 않는다. 이런 과정을 정신과에서는 일명 ‘망상’이라고 한다.

망상 증상이 있게 되면 모든 것을 왜곡되고 편협한 시각에서 해석하고 받아들이기 때문에 절대 설득되지 않는다. 따라서 망상 장애 환자들은 자신이 스스로 만들어 낸, 스스로 느끼지 못하는 감옥에 갇혀 있는 것과 같으며 망상 증상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 관계가 불편할 뿐이지, 이 증상 자체를 불편해하거나 힘들어하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매트릭스> 안에 있는 대부분 사람들이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오히려 매트릭스로 돌아가기를 원하는 것처럼 망상 장애 환자들은 치료를 받으려고도 하지 않고 치료 자체도 잘되지않는다.

<매트릭스>의 주인공은 이런 잘못된 세계를 주변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데 이런 과정을 정신과에서는 인지 치료 과정 중 하나로 설명한다. 정신과 인지 치료는 잘못된 인지를 보다 구체화하여 이를 깨닫도록 도와주며 개선된 인지를 재경험하도록 하여보다 확고하게 해준다. 이런 인지 치료 중 현재까지 가장 널리 알려지고 보편적으로 행하여지고 있는 것이 바로 공황 장애 인지 치료이다. <매트릭스>에서처럼 대부분 정신과 문제로 고통을 받고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잘못된 틀에서 왜곡된 시각으로 세상을 받아들이고  있다. 이러한 왜곡된 세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영화에서처럼 용기를 많이 필요로 하지만 정신과 의사 도움으로 보다 쉽게 마음의 감옥 ‘매트릭스’의 세계에서 벗어날 수 있다.

김태훈 선생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 경기도 광주 정신보건센터장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외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사랑샘터 정신과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www.wellmi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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