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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간 3주년 특집] 트래비 기자들의 3주년 취재뒷담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5.23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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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ie 3th, anniversary!

트래비 기자들의 3주년 취재 뒷담화




인디언식 샘 놀이에 따르면 숫자 ‘3’은 무한대를 뜻한다. 1과 2다음은 모두 3, 그저 3일 뿐이라는 게 그들의 독특한 카운트 방식이다. 어느새 창간 3주년을 맞은 트래비도 ‘무한대 무한호’ 승승장구할 또 한번의 도약기. 매주 한 권, 그간 147권을 만들며 숨차게 달려온 편집부 기자들의 남다른 감회를 모았다.

에디터 박나리 기자
일러스트레이션 제스


<기자들의 3주년 소감>

신중숙 | 나를 키운 건 8할이 트래비였다

트래비의 창간 3주년은 그럴싸한 미사여구로 포장된 찬사 그 이상을 뛰어넘은 개인적인 감회가 남다르다. 어찌 보면 대학시절 ‘신문 기자’를 꿈꿨던 내게 몰랑몰랑한 트래비의 기사를 쓴다는 자체부터 ‘알’을 깨고 ‘세계’로 나온 ‘시초’였다. 언제나 ‘처음’은 어렵고 서툴고 미숙한 법. 트래비와 함께 해온 성장통은 고스란히 지금의 나를 만든 전부라 해도 부끄럽지 않을 정도다. 뿐만 아니라 버라이어티한 직업의 독자들과 관광청, 항공사, 여행사, 호텔, 리조트 등 여러 분야의 업계 친구들, 연예인, 유명인사 등의 셀러브리티까지. 좁디좁았던 인간관계의 폭을 ‘여행’으로 깊고 넓게 만든 것도, 아무 것도 가지지 못한 내게 자신감을 실어 준 것도, 여행뿐 아니라 문화 전반의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게 한 것도 다름 아닌 ‘트래비’ 덕이었다. 이처럼 오롯이 덕만 보고 살았으니, 이제는 온몸을 불살라 3살 된 트래비를 위해 아낌없이 주련다. 조금 엇나가면 부드럽게 타이르고, 나태해질 때에는 보다 신선한 자극을, 훌륭한 컨텐츠에는 아낌없는 격려와 칭찬으로 말이다. 지금까지 트래비의 세 돌을 지켜봐준 많은 사람들에게 지면을 빌어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황정일 | 순수한 여행정보만 담은 유일한 주간지

신 개념의 여행정보 매거진을 만든다며 분주했던 모습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새 3주년을 맞이했다. 트래비 창간 당시에는 콘셉트가 뭔지도 잘 몰랐고, 여행신문과 어떤 차이가 있는지도 감이 오질 않았다. 세 살이 된 지금 주간 여행정보 매거진 ‘트래비’라는 입지 하나는 확실하게 잡은 것 같아 흐뭇하다. 순수하게 ‘여행’만을 테마로 했다는 점과 주간지로서 매주 꼬박꼬박 새로운 소식을 들고 독자를 찾아가고 있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트래비만이 할 수 있는 일일 테다. 이면에 기자들과 디자이너들의 뼈를 깎는 인고의 고통이 수반되고 있다는 거~ 3년, 참 의미가 많은 숫자다. 힘든 시기를 넘겼다는 얘기일 수도,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았다는, 그러면서도 앞으로 어려워질 수도 있다는 의미. 앞으로 무럭무럭 성장할 트래비에 하루 빨리 적응해야지!

오경연 | 어느 5년차 여행기자의 일상

회사에 입사한 지 햇수로 어언 5년째이다. 입사 초기에는 대학생처럼 보인다는 즐거운 오해(?)를 심심찮게 받기도 했건만, 어느덧 ‘연륜이 쌓여간다'는 둥’, 심지어 ‘노숙해 보인다’는 말까지 들을 정도니 빠른 세월의 흐름을 절감케 된다. ‘여행기자’라는 타이틀을 지고 살다 보니 다양한 일을 겪게 된다. 어디어디를 여행할 예정이니 추천 일정을 짜 달라, 심지어 밤늦은 시간에 전화해 환율을 물어보는 사람까지 있을 정도다. 속으로는 넌덜머리를 내면서도 입으로는 일일이(모르면 찾아가며) 답변해 주는 것을 보면 이 직업에 인이 박혔나 싶기도 하다.

박나리 | 여행 떠나기 좋은 5월에 태어난 아이

작년, 창간 2주년으로 분주하던 트래비 편집부에 생일 케이크를 들고 나타났던 게 엊그제 같은데. 시간 참 빠르다. 매 주 단위 인생을 살면서 가끔은 호흡이 짧아 숨이 턱에까지 차 올 때도 많았다. 사고하고 싶은데 머리는 굳고, 손은 움직이나 온기가 느껴지지 않던 시간들. 따져보니 365일 중 57일을 해외에 머물러 있었다. 1년 중 2달은 국경을 넘어 있었단 얘기다. 취재에서 돌아오면 늘 몸이 고된 탓으로 친한 친구들과도 소원해지고 짜증도 늘고 투정도 부쩍 심해졌다. 몸과 마음은 늘 힘들었지만, 한 권 또 한 권 트래비를 만들면서 큰 위로가 된 건 다름 아닌 ‘보람과 격려’였다. 유독 능동적인 피드백을 주는 우리 독자분들, 사소한 기사 하나에도 전화며 메일 문의를 서슴지 않는 여러분들 덕에 트래비가 또 한 살 더 먹을 수 있었다. 5월은 세상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계절의 여왕이 아닌가. 여행을 떠나기 더 없이 좋은 계절에 태어난 트래비라 늘 모든 사람들을 꿈꿀 수 있게 하지 않나 싶다. 그저 좋은 글, 더 재미있는 기사로 모두와 소통할 수 있음 하는 바람이다.

김수진 | 출산 휴가 중

지난 5월16일. 3.8kg의 귀여운 공주님을 낳고 현재 파주에서 산휴휴가 중이다. 여자의 몸으로 가정을 꾸리며 더 없이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 준 모습에서 트래비 내 많은 싱글 여기자들은 불끈불끈 결혼에 대한 의지와 자신감을 얻곤 했다. 두 배 힘든 몸으로 누구보다 트래비가 3주년을 맞는 데 고생했던 김수진 기자의 화려한 컴백을 기다리며…. 취재부로 돌아오면 얼마나 공주님 자랑을 늘어놓을까. 벌써부터 귀가 간지럽다.

<트래비 기자들의 10문5답>



1.
나의 3년 전/ 3년 뒤의 모습은?

한윤경 그땐 새벽 마감을 감행할 만한 체력이 있었다. 허나 3년 뒤라니. 그 부분에선 한숨만…
신중숙 객원기자 타이틀을 벗고 정식으로 입사해 <트래비> 창간을 준비하던 시기/ 세계일주를 한다거나 해외 도시 한곳을 콕 집어 살며 그동안 트래비에서 보고 노하우를 마구마구 펼쳐보고도 싶다
황정일 여행신문에 입사해 수습을 마치고 분위기를 익혀갈 무렵. 열정과 재미로 한창 들떠 있던 시기인데다 몸도 마음도 가벼웠다. 대략 65kg 정도?(지금은 85kg -_-;;)/ 아이와 알콩달콩 재미난 가정을 꾸리고 있을 듯. 설마 100kg을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니겠지
오경연 트래비 자매지인 여행신문의 장거리지역 담당기자/ 요즈음과 마찬가지로 마감에 시달리면서 ㅋ
박나리 한창 연극 하겠다고 대학원을 휘젓고 다니던 시절. 창작의 고통으로 밤마다 머리채 꾀나 부여잡던 질풍노도의 시기/ 아마도 등단한 소설가가 되어있지 않을까(음하하! 꿈도 야무져)

2. 생에 가장 좋았던 여행지

한윤경 늘 부르짖지만, 공항리무진 안에서 비몽사몽 보이는 새벽 한강, 그리고 전남 순천
신중숙 터키. 자연과 문화, 사람들까지 너무도 완벽한 여행지임에 틀림이 없으니까. 게다가 개인적으로 좋은 여행 동무들을 얻은 곳이기도 하여 더욱 각별한 곳
황정일 베트남. 한국과 한국사람 대한 무조건적인 호의. 잊을 수 없다. 나라도 자연도 사람도 모두가 아름다운 그곳
오경연 터키. 의외로 음식이 입에 맞지 않아 고생했지만, 이를 상쇄시킬 만큼 따뜻한 현지사람들과 기독교, 이슬람을 아우르는 거대한 역사에 반했다
박나리 뉴욕. 스물다섯 이십대의 정점에서 들여다본 그곳은 거대한 놀이터였다. 맨해튼에 사는 친구 집에 가방 풀며 한 달간 현지인처럼 살아봐서 더 좋은가. 양키즈 구장에서 야구구경하고 블루노트에서 재즈 듣고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보다 배터리파크에선 책 읽던 그 여유. 서른에도 마흔에도 느끼지 못할 스물다섯의 뉴욕
 
3. 여행을 떠나는 독자에게 추천하는 책

한윤경 트래비만한 게 없다. 장소 따라 다르겠지만 휴양지라면 추리소설 강추
신중숙 이동진 기자의 <필름 속을 걷다>. 읽을수록 감칠맛 나는 문구 하나하나와 담백한 글 솜씨에 감탄감탄! 2회 정독할 정도였으니
황정일 개인적으로 책 읽는 것 정말 싫어하는데…
오경연 무거운 주제보다는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 항공사에 따라 기내도서를 비치하고 있으니 이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박나리 각각 나라에 맞는 책 한권씩. 뉴욕이라면 폴 오스터, 체코에선 카프카나 쿤데라, 런던에선 제인오스틴이나 도리스레싱 소설을. 그러나 책은 반드시 한권만! 욕심내다간 버리고 싶어진다(증말)

4. 무인도에 가져가고 싶은 3가지

한윤경 책, MP3, 그런데 무인도를 휴양지쯤으로 알고 있는 듯. 무인도는 안 가고 싶다!!
신중숙 일단 소중한 사람들을 제한다면 애완견 ‘빈’, PMP, 무인도의 풍경을 담아 놓을 카메라
황정일 먹을 것만 충분히 갖춰져 있다면야 나머지는 필요 없음
오경연 (소프트웨어가 빵빵하게 든) 노트북, 스노클링 장비, 맛있는 와인^^
박나리 노트북, 무한 캔 맥주, 클래식 자전거

5. 잦은 출장으로 애정전선에 문제가 생긴 적이 있다? 없다?

한윤경 없다. 나이 탓인가?
신중숙 있다. 소개팅에서 만난 다수의 남자, 여행기자의 실체를 알게 되면 금세 겁에 질려하는 경우가 있더라. ‘이렇게 바쁜 사람과, 이토록 출장이 잦은 사람과 미래를 함께할 수 있을까’ 하고 말이지. 여행기자를 꿈꾸는 후배들이여, 내 모든 것을 이해해줄 평생의 짝부터 만든 다음에 이 일을 시작하길
황정일 있다. 8월 결혼을 앞두고 하나하나 준비해야 하는 시점인데, 바쁘단 핑계로 평일엔 시간을 내지 못하는 처지. 지난달에는 트래비로 부서이동을 하자마자 한 달 내내 해외에 있게 됐다. 입이 백만 스물 두개라도 할 말이 없다
오경연 애정전선에 문제가 있을 ‘시추에이션’이 아님(현 오리지널 싱글). 흙~
박나리 (누굴 좀 만나봤어야지). 소개팅남과 잘 되다가도 열흘씩 출장 다녀오면 도로 아미타불. 내 마음도 식고 그 마음도 식고. 에헤라디야~

6. 여행기자라는 직업이 행복한 순간

한윤경 속 모르는 사람들이 마냥 부러워할 때?
신중숙 말레이시아에서 사온 스파 용품으로 목욕을 마친 뒤, 태국 아로마 향초를 켜 두고 프랑스산 실크 잠옷에 튀니지 와인을 홀짝이며 요즘 한참 빠져있는 일본 드라마를 볼 때. 최근 문득,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니 저러니 해도 여행기자라는 그 자체가 가장 행복! 
황정일 마감 시간에 쫓겨서 휘갈겨 쓴 글임에도 불구하고 독자들이 “잘 썼네, 나도 가고 싶다”라는 반응을 보일 때
오경연 내 기사를 읽고 여행을 가고 싶어졌다는 리뷰를 들을 때
박나리 고여 있지 않고 늘 새로운 곳,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되는 출장의 순간에서

7. 앞으로 꼭 가보고 싶은 곳

한윤경 독일, 파주(출산휴가 중인 김수진 기자가 침이 마르게 자랑하는 그녀의 집 동네라), 그리고 경주
신중숙 몰디브, 산토리니, 이집트, 케냐, 뉴욕, 캐나다.................................... 아! 너무 많다
황정일 보라보라. 영화 <트리플X>에서 처음 접한 곳으로 이후 신혼여행은 꼭 보라보라에 가고 싶다는 꿈에 사로잡혔다. 하지만, 역시 꿈일 뿐!
오경연 남미
박나리 쿠바와 칠레, 아르헨티나로 대변되는 남미. 마르케스와 네루다의 도시에서 남미 문학의 정수를 느껴보고 싶다

8. 주 단위 인생, 마감 증후군이 있다면?

한윤경 일주일을 딱 반으로 나눠 두 종류의 인간처럼 산다. 마감 전과 마감 후. 게다가 ‘이번 주’를 ‘이번 호’라고까지 하더만.
신중숙 마감 증후군에 시달리진 않는다. 솔직히 마감이 반갑지. 마감일이 정해지면 당장이라도 ‘달리고’ 싶고 더 최선을 다하고 싶다
황정일 시간을 헤아리는 개념이 다르다. 월요일이 지나면 화요일이 오고, 이번주가 지나면 다음주가 오고하는 식이 아니다. 이번 호 마감하면 일주일이 지났구나, 네 번 마감하면 한달이 지났구나, 창간특집과 여름휴가와 가을허니문을 마감하면 1년이 지나는구나, 하게 되지. 마감인생이란 말을 입에 달고 살다가 ‘인생마감’이라 했다가 뒤통수도 종종 맞기도
오경연 취재뒷담화에도 쓴 적이 있지만, 날짜 단위가 아닌 요일 단위로 시간이 흘러간다
박나리 미친 듯 주말 약속을 잡는다. 일주일 간 못한 술, 쇼핑, 수다, 맛 기행, 늦잠 까지. 정말 미친 듯 놀고 쉰다. 왜냐? 주중에는 ‘하늘이 두 쪽이 나도’ 무조건 늘~마감해야 하니까

9.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 

한윤경 기사 하나까지 꼼꼼히 맛나게 읽어 주시고 종종 talktalk도 보내 주시는 독자분들. 고맙습니다.
신중숙 트래비에 대해 아낌없는 칭찬과 리뷰를 보내주는 독자분들께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는 고마움을 느낀다. 독자님들~ 앞으로도 잘 부탁해요!!!
황정일 “요즘 트래비 볼 만한 게 없어진 것 같아요”라는 지적, 참 고맙다
오경연 때로는 격려, 가끔은 날카롭게 꼬집는 리뷰를 남겨주는 트래비 독자분들이야 말로 트래비를 3년 간 키워준 숨은 공신입니다
박나리 독자들에 의해, 독자들이 만드는 여행잡지가 되기 위해 더 많은 지적과 조언 부탁할게요~

10. 나에게 트래비는 □□□다

한윤경 살찔까 걱정하면서도 계속 퍼먹는 체리 주빌레?
신중숙 내 전부. 트래비 없는 나를 상상하긴 힘드니까. 닭살 돋는 표현일진 모르나 2008년 5월의 나에게 트래비는 전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황정일 새로운 도전. 개인적으로 변화를 싫어하는 성격인지라 분명 트래비는 나에게 새로운 도전이다. 그래도 적응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다, 많이…
오경연 동화책. 늘 나를 꿈꾸게 하니까
박나리 자신감. 글 쓰며 여행하고 싶다는, 그래서 더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든든한 자신감의 원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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