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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ce]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 찬란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재현하다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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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래비 위드 플래이스>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전
찬란한 메소포타미아 문명을 재현하다

녹슬고 으스러진 유물에서는 과거만이 남아 있지만, 생생하게 빛나는 황금 유물에는 현재를 단박에 그 시간으로 돌려놓는 힘이 있다. 인류 최초의 문명과 제국을 이룩한 페르시아의 옛 영광은 변하지 않는 황금처럼 지금도 여전히 살아 숨쉰다.

글 travie writer 류진 사진제공 컬쳐 앤 아이리더스


“소그디아나를 건너 스키타이부터 에티오피아까지, 산드에서 사르디스까지 이것이 내가 다스리는 왕국이다(This is Empire, I Rule).”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벽에 적힌 문구에서 페르시아의 전성기를 구가한 아케메네스 왕조 다리우스 왕의 목소리가 쩌렁쩌렁 울리는 듯하다. ‘황금의 제국 페르시아 전’이 열리는 국립 중앙 박물관 전시실은 위엄으로 가득하다. 인류 최초의 문명이 발생한 메소포타미아와 최초의 제국을 이룩한 아케메네스 왕조의 전성기로 떠나는 여행은 수천 마일 건너에 있는 이란 땅으로 시간을 거슬러 오른다.

여행객들을 가장 먼저 반기는 건 날개 달린 사자 모양의 황금 각배. 아케메네스 왕조가 영토 전쟁의 승리를 축하하는 포도주를 따라 마셨을 법한 황금 잔이다. 사자의 눈 아래 눈물까지 새겨진 섬세하고 정교한 문양은 당시 아케네메스 왕조의 하늘을 찌를 듯한 권위를 상징한다.
황금 잔과 단검 등의 유물을 지나면 벽 위에 나란히 걸려 있는 인장이 눈에 들어온다. 5cm 정도의 원통형 인장은 화물과 서신을 운반하는 동안 다른 사람이 볼 수 없게 하기 위해 고안된 도구. 왕을 알현하는 신하의 모습, 사냥 장면 등이 촘촘하게 새겨져 당시 사람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이란의 선사 문화와 문명을 향한 길’에서는 흙으로 빚은 기상천외한 모양의 주자들을 만난다. 수사슴의 코, 바퀴달린 흑소의 머리 등에 주전자의 입구를 빚어 만들어 낸 주자는 흡사 장난감 같기도 해서 아이들에게 인기가 많다. 일상적인 토기에도 기하학적인 문양을 새겨 넣은 그들의 감각은 21세기의 내로라하는 디자이너들 못지않게 창조적이다.

수소의 몸과 수염 난 사람, 독수리의 날개를 가진 라마수가 지키고 있는 만국의 문을 지나면 페르시아 제국 탄생의 위대한 역사를 한눈에 조망할 수 있다. 아케메네스 왕조에서 최고의 권위를 자랑했던 다리우스대왕상과 정복의 일등 공신인 파르티아 군인상을 비롯해 페르시아 제국 사람들의 생김새를 재현한 가면과 두상들이 마치 이란의 페르세폴리스 박물관을 옮겨온 듯 실감나게 세워져 있다.

전시의 대미는 신라의 유물들로 장식된다. 수천년 전, 경주로 이어지는 유라시아 실크로드를 통해 이란의 장인들이 시공의 경계를 넘어 신라인들의 삶에 예술혼을 전했다는 이야기는 눈앞에서 현실이 된다. 토기와 페르시아 주자가 꼭 닮은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사실, 기원전 6세기 서아시아에서 이집트에 이르는 오리엔트 일대를 제패한 페르시아 제국의 찬란한 문화를 보여 주는 유물들은 한갓 흙과 쇠로 만들어진 물건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그것들이 아우라를 품은 이유는 견뎌낸 시간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 때문이 아닐까. 이란국립박물관의 일급 컬렉션을 눈앞에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다. 유리관 안에 갇혀있는 수많은 유물들이 들려주는 이야기는  또 다른 여행이 되기 충분하다. 8월31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전시회를 통해 떠나는 여행

신하순의 13번째 개인전 ‘기억의 유람기’
5월18~27일, 한전아트센터
신하순 교수가 2007년 여름 캠핑카를 빌려 45일간 유럽 여행을 하며 쌓은 추억을 담은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아름다운 경치와 행복한 기억을 담은 보기 편안한 그림들이 가득하다.

여행에 관한 우리와 당신의 이야기
6월7~22일, 홍대 상상마당
채지형, 유호종, 홍유진, 고유석 등 여행 사진가와 작가들이 펼치는 사진 전시 & 강연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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