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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사랑한 남부 프랑스-①리옹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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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dden Pieces of Rhone-Alpes
내가 사랑한 남부 프랑스


흔히 프랑스를 말할 때 자연스레 따라오는 몇 가지 ‘고정관념’이 있다. 와인, 치즈, 그리고 파리. 우리나라 사람들의 ‘파리 사랑’은 유독 지극한지라, 다른 지방의 매력들을 자칫 간과할 여지가 다분하다.
프랑스 남부에 자리한 론알프스에는 ‘전형적’ 고정관념 이상으로 여행자들을 열광케 하는 매력이 있다. 신선하고 맛있는 와인과 치즈, 갓 구워낸 빵의 향기는 미각과 후각을 동시에 끌어당기며, 몇 세기에 걸쳐 형성된 도심 골목은 잠자는 도시인의 문화욕(慾)을 자극한다. 전원적인 풍미가 가득한 시골길의 매력 역시 빼놓을 수 없다.

글·사진  오경연 기자 
취재협조  프랑스정부관광성 한국사무소
www.franceguide.com




1 리옹 구시가지 거리 2 포비에 노틀담 성당



Lyon 
City of Lion


론알프스의 주도이자 프랑스 제2의 도시, 리옹은 기원전 골(Gaul, 갈리아) 족이 다스리는 로마 제국의 식민도시로 출발해 14세기에 프랑스에 합병되기 전까지 독자적인 문화를 발전시켜 왔다. 프랑스에 귀속된 이후에도 16세기 르네상스 시대를 주도하며 프랑스의 중심도시로 굳건히 자리매김해 온 리옹. 군정시대였던 로마 당시에는 군사 주둔지였으며, 기독교 시대 대주교가 절대적인 권력을 행사해 온 기나긴 역사의 중심지 리옹은 오늘날 프랑스를 넘어 유럽 역사를 이해하는 척도와도 같다.


2,000여 년의 세월을 입다 리옹 역사지구

1998년, 리옹은 도시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다. 기원전 43세기부터 약 300여 년 동안, 북서유럽의 중심지로서 역사의 수혜를 입은 리옹 구시가지(Old Lyon)는 유럽 내에서도 갈로 로만(gallo-roman) 시대의 건축물 및 르네상스 시대의 건축물을 가장 다수 보유한 지역으로 알려져 있다. 역사적인 관점에서도 클라우디우스, 카리칼라 두 명의 황제를 배출했으며 아우구스투스 황제가 거주하기도 했던 ‘명당’으로서 그 흔적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다.
리옹 역사지구를 둘러보려면 포비에에서 출발하는 것이 ‘정석’. 포비에 노틀담 성당(Basilique de N.D. de Fourviere)은 포비에 언덕 위에 지어진 노틀담 성당이다. 19세기 말에 지어진 바실리카 양식의 성당으로, 시민들의 헌금으로 지어진 리옹시의 상징적 건축물이라 할 수 있다. 성당 옆의 전망대에서 리옹을 관통하는 론 강을 위시한 시내 전체는 물론, 날씨가 좋으면 프랑스 최고봉인 알프스 몽블랑산까지 조망할 수 있어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인근에는 로마시대 포로(광장)의 터가 자리잡고 있어, 현재 마켓플레이스로 활용되고 있다.

이제 언덕에서 내려와 시내 중심지로 들어가 보자. 론 강 유역에 자리잡은 벨쿠르 광장(Place Bellecour)은 로마 시대부터 사람들의 거주지로 활용되어 왔으며 16세기에 광장으로 조성된 유서깊은 장소이다. 시내 중심부에 위치한 지리적인 이점으로 리옹 관광의 출발지이기도 하다. 광장 중앙에는 리옹 출신의 유명한 조각가 ‘르모’가 완성한 루이 14세의 기마상이 서 있다. 리옹시에서 가장 넓은 광장을 중심으로 노천카페와 레스토랑 등이 둘러싸듯이 형성되어 있어 시민들의 휴식처로 애용되고 있다. 광장 인근에 인포메이션 센터가 있어 여행정보를 얻기에도 유용하다.

 ‘빛의 신’의 도시 리옹의 어원은 오랜 역사에 걸맞게 이천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리옹은 로마제국의 식민도시로서 ‘루그두눔(Lugdunum)’이라는 명칭으로 불리웠는데, 켈트어로 루그두눔의 ‘루그’란 빛의 신인 ‘루고스’를, ‘두눔’이란 ‘언덕’을 지칭해 두 단어를 조합하면 루고스 신의 언덕이라는 뜻이다. ‘리옹’이라는 발음과 유사한, 힘과 용맹을 상징하는 ‘사자(라이언)’가 도시의 심볼이다.



1 자코뱅 광장 2 메르시에 거리 야경 3 살라드 리요네즈 4 르곤 식당 전경 5 론알프스 로컬 와인 6 송아지콩팥요리


도시는 잠들지 않는다 메르시에 거리

코르들리에(Les Cordeliers)는 명실공히 리옹 상업지구의 중심부이다. 코르들리에에서도 메르시에 거리(Rue Merciere)는 고전적이면서도 독특한 감각의 아이템이 가득한 기념품·의류가게, 감각있는 라이브음악을 감상할 수 있는 펍, 쁘렝땅 백화점 등의 ‘쇼핑 스폿’이 밀집해 있다.

특히나 대부분의 가게들이 비교적 밤늦은 시각까지 문을 닫지 않고 운영하기 때문에, 특색 있는 야간 조명으로 ‘빛의 도시(City of Light)’라고 불리우는 리옹의 한 단면을 엿보기에도 최적이다. 메르시에 거리에 위치한, 자코뱅의 동상이 세워진 분수가 있는 메인광장(Jacobins Square)은 쇼핑, 혹은 미식으로 지친 몸을 쉬어가기에 좋은 쉼터이자 ‘만남의 광장’이다.

‘로컬 퀴진’을 맛보다 부숑

리옹을 빛내는 수많은 문화 아이콘 중의 하나로 ‘미식’을 빼놓을 수 없다. 현대 프랑스요리의 거장으로 손꼽히는 세계적인 요리사, 폴 보뀌즈(Paul Bocuse)의 고향이기도 한 리옹에는 무려 1,500여개가 넘는 레스토랑과 61명의 스타 쉐프가 포진, ‘미식 도시’의 명성을 뒷받침한다. 요리 용어 중 양파를 듬뿍 사용하는 타입의 음식을 리옹의 이름을 따서 지칭한 ‘리요네즈(Lyonnaise)’라는 표현이 있을 정도.

그중에서도 전형적인 리옹 스타일의 메뉴를 선보이는 가게들은 특별히 구분지어 ‘부숑(Bouchon)’이라고 한다. 전형적인 ‘리옹식’ 샐러드인 살라드 리요네즈(Salade Lyonnaise)를 위시해 소시지의 일종인 소씨쏭(Saucisson) 등 지방의 특색있는 요리를 다수 접할 수 있다.

많은 부숑들이 몰려들어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는 지역 중 하나인 메르시에에 위치한 르 곤(Le Gone)에서는 송아지콩팥요리가 주방장 추천 메뉴다. 쌉싸름한 맛이 도는 콩팥은 리옹에서 나는 레드와인과 곁들여 먹으면 특유의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 Le Gone 위치 57, rue Merciere Lyon 2?eme 전화번호 04-78-92-85-09

 



1 알록달록한 색깔이 인상적인 순무 2 가공하지 않은 생달팽이 3 최상의 신선도를 자랑하는 생굴은 프랑스 사람들도 특별한 날에만 맛볼 수 있는 진미이다 4 다양한 종류의 와인을 갖춘 주류전문점 5 신선한 생햄 6 수십 종의 치즈들 

미식문화의 바로미터 레 알 드 리옹

레 알 드 리옹(Les Halles de Lyon)은 리옹의 주방을 엿볼 수 있는 곳으로, 갖가지 식재료 및 음식들을 맛볼 수 있는 시장이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식재료 전문시장으로 리옹의 대표적인 마켓 중 하나. 1859년부터 시작해 1971년 실내 마켓으로 새롭게 단장하여 오늘날까지 운영되고 있다. 폴 보뀌즈가 신선한 식재료를 구매하기 위해 즐겨 찾는 곳으로 널리 알려져, ‘Halles de Lyon-Paul Bocuse’라는 이름으로도 불리운다. 

시장 안에는 약 56개의 상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이곳에서 파는 재료들은 신선도를 최우선시하는 프랑스인의 정서에 걸맞게 하나같이 ‘살아 있는’ 듯 싱싱하다. 껍데기가 붙어 있는 생달팽이, 나무에서 갓 딴 듯 푸른빛이 도는 올리브열매 등 하나같이 신선한 것들뿐이다. 시민들이 가장 애용하는 시장인 만큼, 가장 많이 눈에 띄는 재료는 역시나 일상 식단에서 가장 흔히 찾게 되는 치즈와 햄 종류가 주종을 이룬다. 해산물 코너에는 연어, 참치 등 비교적 큰 덩치의 생선들을 그램으로 즉석에서 잘라 파는데, 역시나 선명한 색깔을 띠는 신선한 재료들이다. 

해산물코너 한 구석에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자연산 굴은 판매자에게 요청시 직접 껍질을 따서 레몬즙을 뿌려 주므로 즉석에서 신선한 생굴을 맛볼 수도 있다. 뻣뻣한 돼지털이 고스란히 붙은 베이컨, 부리와 볏까지 고스란히 달린 닭머리와 같이 그로테스크한(?) 재료들까지 진열장에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재료의 신선도를 소비자들에게 눈으로 확인시켜 주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우리 정서와는 다소 맞지 않지만 프랑스식에 걸맞는 음식문화를 발견해 나가는 재미도 쏠쏠하다. 중앙에 위치한 식재료 전문매장의 가장자리로는 이름있는 케이크숍, 론알프스산(産)을 위시해 프랑스 각 지방의 와인들을 총망라한 주류전문점이 자리잡고 있어 여행자들의 쇼핑 욕구를 부채질한다. 

위치 102 cours Lafayette, 3e arr 운영시간 오전 8시~오후 7시(일부 숍 12시~오후 3시까지 휴점, 일요일 오전 8시~오후 2시까지/ 월요일 휴무)

깊고 진한 초콜릿의 맛 시브  

시장의 끝에 자리잡은 ‘시브(Seve)’는 코코넛 빈을 직접 공수해 다크초콜릿을 만드는 이름난 초콜라티에 숍으로, ‘피에르(La Pierre des Monts d’Or Specialite)’라는 과자가 명물로서 사랑받고 있다.

 



1 론 강 유역에서 열리는 중고책시장 너머로 보이는, 책을 그린 벽화가 인상적이다 2 제방에 앉아 독서 삼매경에 빠진 여행객 3 생텍쥐페리 기념비 4 독특한 외관의 생텍쥐페리 공항 5 <어린왕자>의 초판을 재현한 벽화

주말에 만끽하는 ‘정서적 사치’
중고책벼룩시장

리옹시를 관통하는 론 강은 예로부터 운송유통경로로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해 왔으며, 현재에 이르러서는 도시의 빼어난 조경을 완성하는 미학적 요소로서도 사랑받고 있다. 강을 따라 약 5km 거리에 걸쳐 형성된 론 강 제방(Banks of the Rhone) 인근에는 산책로와 공원이 조성되어 있어, 이곳에서 비상시적으로 야외 카페, 콘서트 무대 등이 세워져 여행객은 물론 인근 시민들의 쉼터로서의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론 제방에서 펼쳐지는 크고 작은 이벤트 중 하나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토, 일요일 주말 동안 열리는 중고책벼룩시장(Second-Hand Booksellers’ Stands)이다. 15세기, 프랑스 최초의 서적이 인쇄된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도시가 리옹이다. 이후 리옹은 ‘출판의 도시’로서 프랑스에서 굳건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 같은 ‘위상’을 반영하듯 책을 테마로 한 시장이 주말마다 유동인구가 가장 많이 몰리는 론 제방에서 열리는 것. 만화책에서부터 탐정소설, 동화책, 고서(古書)까지 다양한 종류의 책을 만날 수 있으며, 인근에 거주하는 리옹 시민들이 손때묻은 책을 서고에서 직접 가져다 팔기 때문에 가격 역시 저렴할 수밖에 없다. 잘만 뒤져 보면 ‘보물’을 건질 수 있으니 눈을 동그랗게 뜨고 ‘책의 세계’로 빠져 보시라.

위치 quai de la Pecherie 운영시간 토요일 오후(오후 5시 전후로 대부분 가판을 접음), 일요일 오전 8시~오후 6시

어린왕자를 만나다 생텍쥐페리

리옹의 생텍쥐페리 사랑은 ‘관문’이라 할 수 있는 공항에서부터 출발한다. 그의 이름을 딴 ‘생텍쥐페리 공항’에 도착한 여행객이라면 적어도 한 번 이상은 ‘생텍쥐페리’라는 이름을 되새김질하게 마련.

공항을 벗어나서 리옹 시내에서 그의 행적을 따라가다 보면 의외로 ‘홈그라운드’라는 이점에 걸맞지 않게 변변치 않은 흔적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시내 중심가에 위치한 벨쿠르 광장 동북쪽으로 숨듯이 세워진 생텍쥐페리 기념비(Memorial Monument to Antonie de Saint-Exupery)가 그의 모습을 추측케 하는 전부이다. 기념비는 그조차 높은 대리석 기둥 위에 있기 때문에 망원렌즈라도 들이대지 않으면 외관을 식별하기 힘들다. 조종사로서 세계 1, 2차 대전이라는 역사적인 전쟁에 모두 참전했던 공적을 기려서일까(그는 세계 2차대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던 1944년 공군으로 참전 중 실종되었다), 생텍쥐페리의 모습은 비행기 조종사의 모습이며 옆으로 그가 낳은 세계적인 캐릭터, 어린왕자의 모습이 나란히 자리잡고 있다. 동상을 벗어나 역시 동북쪽으로 발걸음을 돌리면 도보 5분 이내의 가까운 거리에 생텍쥐페리 생가가 있지만, 자그마한 표지판이 아니었으면 식별하기 어려울 만큼 ‘심플’하게 방치되어 있어 생가로서 굳이 찾아갈 만한 방문지라고 하기는 어렵다.

 



City Sketch

알프스에서 시작되는 론강과 손강의 교차점에 자리한 리옹. 로마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역사, ‘프랑스 최강’으로 손꼽히는 축구팀 등 수천년을 넘나드는 멋이 살아있는 도시이다. 이 같은 매력은 전통과 현대의 모습을 나란히 비교, 감상할 수 있는 구시가지와 신시가지의 전경에서 뚜렷이 발견할 수 있다.



1 레 알 드 리옹의 전경 2 신선한 염소젖 치즈 3 리옹 거리에서 발견한 미식도시의‘전리품’앞치마 4 리옹 구시가지의 전경 5 구시가지에서도 클래식한 외관과 전통으로 이름난 시청 실내에서 펼쳐진 퍼포먼스



리옹 실크의 본산 크루아루스 Croix-Rousse 

리옹은 태생(胎生)부터 럭셔리한 도시이다. 중세시대부터 견직물 직조산업이 발달, 전 유럽으로 독자적인 품질의 ‘리옹산(産) 실크’를 납품하면서 부유한 상업도시로서 굳건히 자리매김했다. 리옹은 현재까지 명품 브랜드 ‘에르메스(Hermes)’의 바탕 천을 생산해 오고 있어 오랜 명성을 증명하고 있다. 크루아루스(Croix-Rousse)는 포비에와 함께 리옹 역사지구를 상징하는 지역이다. 6세기 이탈리아에서 견직물 제조업자를 초빙, 프랑스왕이 리옹을 ‘견직물 도시’로 정책적으로 육성할 것을 선포하면서 발달해 왔다. 리옹 견직물자 ‘카뉘(Canuts)’들이 직물을 짜던 곳이며 현재까지 예술가들의 공방으로서 그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오랜 건물 사이로 좁다랗게 이어지는 골목길에는 수세기 동안 전해져 내려오는 ‘실크의 향기’가 남아 있는 듯하다.



6, 11 리옹 시내 곳곳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벽화의 모습. 가짓수만큼이나 주제도 다양하며, 리옹 도시의 역사를 반영하는 특유의 문화유산이다 7, 9 메르시에 거리에 다수 포진한 길거리의 인형은 실제 사람과 착각할 만큼 디테일이 살아 있다 8 메르시에 거리는 남녀노소 할것없이 부숑에서 맛있는 음식을 먹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10 리옹 구시가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좁은 아치형 골목길 12 구시가지 거리에 앉아 환담을 나누는 리옹 젊은이들



신기한 ‘인형나라’ 기뇰 Guignol  

2008년 리옹은 ‘기뇰 200주년’을 맞아 크고 작은 행사를 연중 선보인다. ‘기뇰(Guignol)’이란 끈이 아닌 손으로 조종하는 인형 또는 그 인형을 등장시키는 인형극으로서 리옹 출신의 인형제조업자 로랑 무르게(Laurent Mourguet)가 최초로 고안, 현재 세계적으로 널리 퍼지게 되었다. 로랑 무르게는 카뉘 출신으로, 리옹산 실크를 이용해 인형을 제작한 것으로 유명하다.

‘인형의 도시’답게 리옹 시내 곳곳에서는 다양한 형상의 인형을 발견할 수 있다. 얼핏 보아서는 실물과 구분할 수 없을 정도로 정교하게 제작된 인형들은 리옹의 정서와 어울리는 색다른 아이콘으로서 여행자들에게 훌륭한 ‘눈요깃거리’를 제공한다.



론강 유역의 대형 벽화가 그려진 건물

벽화를 보면 리옹 역사가 보인다

리옹을 특별하게 하는 또 하나의 요소로 벽화(mural)를 꼽을 수 있다. 도시 전역의 건물 곳곳마다 약 100여 개가 넘는 벽화들이 산적해 있으니, 벽화는 명실공히 리옹의 ‘시티 아이콘’이라 하겠다.
재미있는 점은 리옹의 벽화가 단순히 이미지만을 선보이는 데 그치지 않고, 이를 통해 리옹의 역사를 전달해 주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한 건물에서 리옹에서 발간한 출판물을 세세하게 그려낸 벽화를 발견했다면, 또 다른 건물에서는 뤼미에르 형제의 영화에 대한 오마주가 새겨진 벽화를 찾아낼 수 있다. 아예 건물을 통째 전세내어(?) 리옹 출신의 유명인사들을 총망라해 놓은 대형 벽화가 있을 정도. 리옹의 벽화들은 ‘떼 드라 크레아씨옹’이라는 벽화전문예술팀이 주축이 되어 완성했으며, 이들은 유럽 전역에서 벽화예술활동을 활발히 펼치고 있는 ‘유명인사’다.
 

생텍쥐페리 Antonie de St Exupery
소설가이자 조종사. <어린 왕자>, <인간의 대지>, <야간 비행> 등 주옥같은 작품을 발표했다. 벽화에는 그의 대표작인 <어린 왕자>의 주인공이 그가 직접 그린 소설 속 삽화 모습 그대로 나란히 자리하고 있어 친근하다.

뤼미에르 형제 Auguste et Louis Lumiere
영화의 아버지. 오귀스트 뤼미에르와 루이 뤼미에르 형제를 통칭하는 표현으로, 이들은 시네마토그래피를 발명하여 세계 최초 영화를 촬영했다. 영화산업으로 유명한 리옹의 주춧돌이라 할 수 있는 존재들이다.

토니 가르니에 Tony Garnier
근대 공업도시의 근간을 이룩했다는 평가를 받는 리옹 출신의 프랑스 건축가.
<리옹 공업도시계획>, <리옹시 경기장> 등의 저서는 도시건축을 꿈꾸는 현대 건축가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폴 보뀌즈 Paul Bocuse
<미쉘랑 미식가이드북>에서 ‘세기의 요리사’라고 극찬한 현대 프랑스요리의 거장. 리옹출신인 그는 한때 리옹에서만 레스토랑을 열어, 전세계 미식가들을 리옹으로 끌어당기는 일등공신 역할을 담당했다. 현재 유럽은 물론 아시아, 미주지역에서까지 그의 이름을 딴 레스토랑을 만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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