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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훈 칼럼 - “우리집이좀엄해요”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6.08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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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말은 아이에 대한 양육 태도를 물어 보면 흔히 부모들이 하는 말이다. 그런데 엄하다는 부모의 기준은 대부분 아이들을 무섭게 대하는 것을 의미한다. 거기에 더해 혼을 낼 때는 용서가 없으며 더 나아가 불안감마저 유발시켜겁을먹도록하는경우까지를포함한다.

그러나 이런 언행들은 엄밀히 말해서 엄하다기보다는 아래 사람들의 의견을 경청하지 않고 자신의 생각대로 아래 사람들을 처벌하는 폭군의 행동 양상이라 할 수 있다. 폭군앞에서는 처벌이 무서워 명령을 잘듣는듯 보이지만 돌아서면 공포의 대상이 되며 이에 따른 분노나 미움으로 반발심을 부추기게 된다. 이와 마찬가지로 무섭게만 대하는 부모를 가진 아이들은 처음에는 부모 말을 잘 듣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는 단지 혼나지 않기 위해서 명령과 지시에 따르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부모와 아이사이에는 대화가 단절되어 부모의 경험을 통해서 세상을 배우는 기회 및 사회성 체득의 기회를 박탈 당하게 된다.

진정 엄한 부모란 아이들을 무서운 태도로 겁을 주지않으며 혼을 내더라도 육체적인 체벌은 절대 가하지 않는다. 아이가 잘못하면 조용히 꾸짖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말을 잘 듣고 따른다. 이는 아이 스스로 자신이 잘못해서 올바른 교정을 위해서 야단맞고 있다고 납득하기 때문에 효과가 발생하는 것이다.

진정 엄한 부모는 아이의 잘못을 바로잡는 것뿐 아니라 평소 생활을 통해서도 자식에게 모범을 보이면서 절제된 생활을 한다. 자신이 스스로 생활 안에서 모범을 보여 주면 아이들에게 큰소리를 낼 필요도 겁을 줄 필요도
없어지게된다.

또한 엄한 부모는 아이가 잘못하면 바로 그 즉시 아이의 행동을 바로잡아 준다. 잘못한 것은 그 자리에서 즉시 바로 잡아 주어야 아이가 쉽게 이해를 하고 바로잡게 된다. 이런 방식은 아이에게 반복된 행동 교정을 통해 자신이 잘못하면 그냥 넘어가지 않고 혼이 난다는 생각을 심어주어 바른 태도를 유도하는 것이다.

진정 엄한 부모는 아이 사정을 고려하고 용통성을 발휘하되 아이가 시정해야 할 것은 빠른 교정을 위해 노력하며 이때원리와 원칙을 중요시한다.


*김태훈 선생은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교수, 경기도 광주 정신보건센터장과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신경정신과 외래 교수를 역임했다. 현재 사랑샘터 정신과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www.wellmin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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