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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용호 칼럼 - 한약에 대한 오해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6.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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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도비만으로 고생하던 여성분이 20kg 넘게 감량 후 치료를 마치면서 하던 얘기가 있다. 한약 먹고 살찐다는 얘기만 들었지 이렇게 잘 빠질 줄 알았다면 진작에 감량할 걸 왜 그렇게 살았나 모르겠다고. 그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꼈지만, 한편으로는 한약에 대한 잘못된 오해를 풀어 주기 위해 들이는 노력을 생각하면 진이 쭉 빠진다.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통제할 수 없을 만큼의 정보들이 넘쳐나고 있다. 그러나 정보의 대부분이 검증이 안 된 내용들이다 보니 한약에 대한 잘못된 상식들도 여과 없이 전달되는 것 같다. 아니 땐 굴뚝에 연기가 날 리 없겠으나 진실을 파헤쳐 보면 오비이락(烏飛梨落)격으로 오해를 산 경우가 적지 않다. 현재 일반 환자들이 생각하는 한약은 치료약 개념보다는 보약 개념이 일반적이다. 하여 한약을 조제할 때 살을 안 찌도록 해 달라는 당부에 당부를 환자들은 거듭한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면 한약은 살을 찌게 할 수도 있고, 살을 빠지게 할 수도 있고, 전혀 살과 무관할 수도 있다.

왜 그럴까? 한약은 한 가지 처방만으로 되어 있는 것이 아니고 개인의 체질과 질환에 따라 다양한 약재가 마치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형성하듯 맞춤옷처럼 구성이 된다. 따라서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라도 개인의 체질에 따라, 원인에 따라 다양한 약재로 여러 가지 처방전이 구성된다.

기운이 없고 피곤하며 밥맛이 없어 힘들어하는 사람이 체력을 올리고 신체 대사기능을 활성화시키는 한약을 먹게 되면 컨디션은 회복되고 더불어 소화기능이 개선되니 밥맛이 좋아진다. 그 결과 음식 섭취량이 늘어나고 체중의 증가로 이어진다. 엄밀히 말하자면 살이 찐 게 아니라 정상적인 컨디션을 회복하면서 본래의 체중을 회복하였을 뿐이다.

비만이란 질환은 단순히 음식섭취의 문제만은 아니며 유전적인 영향력을 배제할 수는 없다. 체질적으로 비만한 유전자를 갖고 있어도 자신의 식습관보다는 어렸을 때 먹었던 한약에 원인을 맞춘다. 소아기에 투여하는 한약은 보통 밥을 잘 안 먹고 면역력이 떨어져 있는 아이들에게 사용을 하는데 갑자기 입맛이 살아났던 소아기의 기억이 오래 지속이 되는지 성인이 되어서도 그때 이후로 살이 쪘다고들 생각한다. 한약은 현재의 몸 상태를 개선하고 치료한다. 그로 인해 원래의 체중을 회복하는 사람도 있을 테고 소화기 기능 개선으로 기존 체중보다 더 살이 찌는 경우도 있겠지만, 살이 찌는 직접적인 원인이 되지는 않는다.


*도용호 선생은 동국대학교 한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대한한방부인과학회, 대한한방비만학회 회원이며 현재 마이다스한의원 원장으로 진료중이다. 031-444-4060 www.imyd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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