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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여름휴가특집-theme1.책 읽으러 가는 여름여행

  • Editor. 트래비
  • 입력 2008.06.27 00: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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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향대로 골라가는 여름휴가
“남 따라가는 여름여행 싫다 싫어!”

매년 여름휴가를 일년 열두달 손꼽아 기다렸건만 황금 같은 휴가 날이 다가올 무렵이면 결국 우왕좌왕 헤매하다가 남들 다 가는 어느 해수욕장 모래밭이나 바글바글한 수영장 한구석에서 머릿수나 채워 주기 일쑤다. 아무려나 좋은 사람과 함께하는 휴가라면 그곳이 어딘들 좋지 않을까. 하지만 하루하루 일상사에 쫓겨 자신의 취향 챙기기에 소홀했던 사람이라면 이 기회에 한껏 이기적이 되어도 좋다. 이번 주에는 여름휴가특집으로 세 가지 취향별 여름여행 패턴을 소개해 드린다.



theme1.  책 읽으러 가는 여름여행
내 안의 ‘독서본능’을 찾아서

늘 ‘바쁜 시간에 쫓겨’ 책 한 권 읽을 틈이 없는 직장인이라면, 모처럼의 여유로운 시간이 허락되는 여름휴가 기간을 적극 활용해 보는 것은 어떨까. 근무 시간 내내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며 자판을 두드리던 ‘디지털적인 삶’에서 탈출, 산천초목 어디건 매미소리 울리는 자연 속에서 다만 며칠이라도 빳빳한 책장을 한 장 한 장 넘겨 가며 ‘아날로그적인 삶’을 꿈꿔 보는 것은 어떨지.

오경연 기자   사진 트래비 CB



조계종 ‘본당’에서 참나를 찾다 해인사

신라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는 해인사는 굳이 불교신자가 아니라도 귀에 익은, 한국의 3대 사찰 중 하나이다. 유네스코 지정 세계문화유산인 팔만대장경을 보유한 역사적 사찰로 ‘한국불교의 성지(聖地)’로도 불리운다. 기기묘묘한 기암괴석, 빼어난 모양새의 소나무에 어우러진 사찰의 고요한 모습은 종교를 떠나 일반 대중의 발걸음을 해인사로 돌리게 하는 ‘원동력’이다. 가야산 자락에 위치하며 뒤로는 매화산을 등지고 있어 사시사철 빼어난 자연경관 역시 백미로 손꼽힌다.
위치 경남 합천군 가야면 치인리 10번지  전화 055-934-3000 
홈페이지 www.haeinsa.or.kr 

★ 여기선 이 책을 
<오만과 편견>, <엠마>┃제인 오스틴

오래된 사찰에서 새삼 읽어 내려가는 고전은 또 다른 묘미를 선사한다. ‘할리우드가 가장 사랑하는 작가’ 제인 오스틴의 대표작인 <오만과 편견>, 그리고 <엠마>. 소설 구석구석에서 찾아낼 수 있는 섬세한 여성의 심리묘사들은 19세기에 씌여졌음에도 불구하고 21세기에 이르기까지 식지 않는 공감대를 형성한다.


천불천탑의 신비에 쌓인 도량 운주사


운주사는 황석영의 소설 <장길산> 또는 정호승의 시 <운주사에서> 등의 문학작품을 통해 대중에 친근한 사찰이다. 운주사 내부는 꼭 아늑한 시골 여염집을 방문한 듯 수수한 인상을 풍긴다. 또한 운주사는 사찰 하나에 무려 1,000개의 불상과 1,000개의 탑이 세워져 있다는 ‘천불천탑’으로 불가사의한 신비를 간직하고 있기도 하다. 물론 많은 불상과 탑이 유실되어 현재는 불과 석탑 17기, 석불 80여 기만이 운주사를 지키고 있다. 운주사의 산 능선에 자리잡은 두 기의 거대한 와불(臥佛) 역시 유명한데, ‘와불이 일어나면 새로운 세상이 도래한다’는 말이 전해지고 있어 더욱 유명하다.

위치 전남 화순군 도암면 대초리 20  전화 061-374-0660 
홈페이지 www.unjusa.org 


★ 여기선 이 책을 
<작은 기쁨>, <작은
위로>┃이해인

수녀 이해인의 시집은 마치 고요한 숲속에서 삼림욕을 하는 듯한 즐거운 착각 속에 빠지게 한다. 언제 어느 페이지를 펼쳐 읽더라도 마음이 청정해지는, 시들은 자연을 모태로 하여 순수한 신앙과 결합한 심상의 조화로 찌들고 삭막한 도시인에게 안성맞춤인 ‘아스피린’과도 같다. 그가 2002년 선보인 시집 <작은 위로>에 이어 6년 만에 침묵을 깨고 올해 선보인 신작 <작은 기쁨>은 전작의 계보를 잇는 매혹적인 시들로 가득하다. 산책하듯 훌쩍 뒷산에 오를 때 부담없이 손에 쥐고 가기에 딱 좋은 책이다.


국내 최대 규모의 수목원 경상북도 수목원

평균해발 약 630m의 고산지대에 위치한 경상북도 수목원은 보현산, 향로봉, 수석봉 등의 높은 산들이 동서남북으로 빽빽이 뻗은 경북의 오지에 위치하고 있다. 무려 3,222만m2에 달하는 넓은 부지 위에 조성된 국내 최대 규모의 수목원이다. 총 1,500여 종의 17만 본에 달하는 식물들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종(種)에서부터 희귀본까지 다양하다. 고산식물원, 창포원 등 총 24개로 분류되어 있어 자연 및 식물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체험학습의 장으로도 적극 활용하기에 안성맞춤. 빽빽한 나무 사이로 조성된 산책로에서 도심의 번잡함을 털어내고 자신만의 명상 시간을 가져 보는 것도 좋겠다.

위치 경북 포항시 북구 죽장면 상옥리 1-1번지  전화 054-262-6110
홈페이지 www.gbarboretum.org

 ★ 여기선 이 책을 
<모모>, <끝없는 이야기>┃미하엘 엔데

‘피터팬 신드롬’이라 해도 좋다. 어린 시절 한없이 순수하던(혹은 아무것도 모르던?) 동심의 자양분이 되었던 미하엘 엔데의 동화책은 ‘알 것 다 아는’ 나이의 어른일지라도 때때로 생각나는 고향과도 같은 존재이다. 한때 ‘국민드라마’였던 <내 이름은 김삼순>의 그녀 역시 <모모>에 빠져들지 않았던가. 미하엘 엔데는 연금술사와도 같은 매그러운 화술로 남녀노소 모두를 사로잡는다. 시간도둑을 쫓는 고아소녀의 이야기 <모모>, 그리고 책 속의 판타지 세계로 모험을 떠나는 개구쟁이의 모험담을 담은 <끝없는 이야기>를 읽으며 동심의 세계로 다시 한 번 돌아가 보는 것은 어떨지.


도심에서 만나는 산책로 서울숲

문화예술공원, 자연생태숲, 환경놀이터, 자연체험학습원, 습지생태원, 수변공원….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시골의 풍경이 아니다. 바로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 한가운데에서 만날 수 있는 서울숲 내부의 모습이다. 2005년 115m2에 달하는 부지 위에 꾸며진 서울숲은 서울시에서 뉴욕의 ‘센트럴 파크’, 영국의 ‘하이드 파크’에 버금가는 도심의 쉼터를 마련하고자 정책적으로 선보인 야심찬 프로젝트이다. 나무그늘 속 벤치에 앉아 유유자적 책을 읽으며 삐죽 솟은 빌딩건물을 바라보는 것은 색다른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자전거 도로, 산책로 등이 빼곡한 나무 사이로 잘 닦여져 있어 잠시 짬을 내어 훌쩍 산책하기에도 좋다. 길가에서 자연스레 접할 수 있는 야생동물들 역시 서울숲의 매력 중 하나. 최근 아기사슴이 태어나 아이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고.

위치 지하철 2호선 뚝섬역 8번 출구. 도보 15분 거리  전화 02-460-2905 
홈페이지 parks.seoul.go.kr/seoulforest

★ 여기선 이 책을 
<달콤한 나의 도시> ┃정이현

요즈음 2030 직장인 여성들에게 인기몰이 중인 SBS 드라마 <달콤한 나의 도시>. 원작소설인 <달콤한 나의 도시>의 ‘밋밋한’ 캐릭터인 김영수에 익숙한 이라면 원작의 룰을 깨고 샤방샤방한 꽃미남 이선균을 내세운 드라마에 배신감(?)을 느낄 수도 있겠다. 서울에서 살아가고 있는 지극히 평범한 여자들의 이야기를 경쾌한 스토리로 풀어나가는 <달콤한 나의 도시>. 그야말로 서울 도심 한가운데에서 선택할 수 있는 최고의 독서 리스트가 아닐까 싶다. 현대문학상, 이효석문학상을 섭렵한 작가의 만만치 않은 내공에 대중성까지 갖추어 책을 손에 잡는 즉시 단숨에 읽어 내려가게 만드는 흡입력을 자랑한다.




꽃과 나무가 아름다운 사찰 영평사

이름만 들어도 호쾌한 기운이 느껴지는 장군산에 위치한 영평사. 풍수적으로도 금강을 거슬러 올라가는 ‘역룡(逆龍)’의 기운이 센 명당이라고 하니, 매연 속에 쇠약해진 심신의 기운을 되찾기에 최적의 공간이지 싶다. 갈수록 오염되어 가는 자연환경 속에서도 아직 반딧불이, 가재가 사는 청정자연 속에 숨듯이 자리잡은 이 사찰에는 봄이면 진달래·철쭉이, 여름이면 백련·옥잠화가, 가을에는 선모화 등과 같은 다양한 꽃들이 앞다투어 피어나며 도량 건물을 병풍처럼 둘러싼다. 특히나 불교를 상징하는 이미지인 연꽃, 그중에서도 백련(白蓮)이 활짝 피어나는 모습이, 텃논을 가득 메운 모습이 장관을 이루는데 여름이 제철이라 마침 이맘때쯤 감상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위치 충남 공주시 장기면 산학리 441번지  전화번호 041-857-1854
홈페이지 www.youngpyungsa.org 

★ 여기선 이 책을 
<화>,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틱낫한

베트남의 선승(禪僧)이자 평화운동가인 틱낫한의 베스트셀러 <화>는 삭막한 오늘을 살아가는 현대인들의 필수 지침서와도 같다. ‘끓어 오르는’ 내부의 화를 다스리면 마음의 평화를 절로 찾을 수 있으며, 화내는 것을 멈추는 순간 일상의 작은 행복을 되찾을 수 있다는 틱낫한의 가르침은 사실 누구나 알 수는 있지만 정작 실천하기 어려운 삶의 지혜를 조목조목 짚어내고 있다. 그의 신작 <살아 있는 지금 이 순간이 기적>은 바쁜 현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한 53개의 ‘게송(불덕과 교리를 서술한 시구)’을 통해 아침부터 저녁까지 작은 것에도 감사할 줄 아는 겸허한 마음을 통한 풍요로운 삶을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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